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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절벽 - 성공과 행복에 대한 거짓말
미야 토쿠미츠 지음, 김잔디 옮김 / 와이즈베리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이제 우리에게 남아 있는 열정이란 것이 있을까? 아무리 노력해도 우리는 사다리에 올라갈 수 없다. 아니 올라갈 사다리도 없다. 과거와 달리 ‘열정’, ‘노력’만으로 이 사회에서 버티기란 쉬운 일이 아니게 되었다. ‘헬조선’, ‘고용절벽’, ‘열정페이’란 키워드가 이미 우리 사회를 대표하는 수식어가 되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열정적으로 한다면, 언제가 부를 축적할 수 있다, 혹은 스스로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은 이제 버려야 할 때가 된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열정절벽> 우리 사회의 이런 모습에 대해 한 번 쯤 생각해볼 이야기를 해준다.
“일에 대한 환상과 근로자가 일을 통해 실제로 얻는 혜택 사이의 거대한 괴리를 생각한다면, 이제 ‘좋아하는 일을 하라Do What You Love, DYWL’는 표현을 철저히 파헤쳐 볼 필요가 있다. DYWL는 근본적으로 자아도취의 개념이며, 근로자에게 끊임없이 자기만족을 강요함으로써 타인뿐 아니라 자신의 근무 조건까지 스스로 무시하게 만든다.”
저자는 좋아하는 일을 하라가 우리 스스로를 옭매고 있다고 말한다. 고용주나 사회가 좋아하라는 일을 하라고 하지만, 정작 그 좋아하라는 일을 하면서 제대로 빚을지지 않아도 되는 사람은 부유한 사람들 뿐이라고 말한다. 대학 학위가 분명 상위층으로 가는 길일 수도 있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은 대학 학위가 상위층과 중산층간의 Gap이 더 크게 벌어지지 않도록 막는 수단이 되었다.
또한 주말근무, 초과근로 등은 DYWL로 인해 정당화되고 있다고 말한다. DYWL로 인해 모든 것이 정당화되어 버림으로써 ‘열정페이’ 같은 것이 나온 것인지도 모른다. 무급 인턴이라는 것도 말이다. <굿와이프>의 경력단절 여성의 화려한 사회복귀 또한 이상적인 현실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저자의 다음 말은 우리 사회의 단면을 날카롭게 보여준다.
“열정이 근로자가 갖춰야 할 새로운 자격 요건이 되면서 각각의 열정을 비교하고 그에 따라 보상이나 처벌을 하기 위해서는 열정을 측정할 방식이 필요했다. 관리자들은 이 무형의 품질을 측정하기 위해 가장 손쉽고 가장 진부한 방법을 선택했다. 바로 사무실에서 보낸 시간이다.”
저자는 말한다. “덜 일하고 더 많이 보상받는 것을 몽상으로 치부하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자유를 얻을 수 있다. 노동을 공정하게 분배한다는 더 큰 목적을 위해, 일에서 벗어나 여가를 즐길 수 있는 휴가와 안식년, 공공연금 등을 요구 할 수 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개인의 자유를 즐길 수 있는 방법, 개인의 가치가 존중되는 공간, 그리고 개인의 삶에서 중요한 가치를 찾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