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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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마션]


[★★★☆]


[생은 놀랍도록 끈질기다.]


[2015. 8. 29 ~ 2015. 9. 1 완독]









아무래도 나는 ㅈ됐다.

그것이내가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론이다.

나는 ㅈ됐다.

p14 

(ㅈ은 혹시나 싶어서..)


 한번쯤은 가보고 싶던 꿈의 공간, 아무나 갈 수 없는 미지의 세상, 최고의 과학자들도 밝혀내지 못한 그곳, 우주. 전 세계를 통틀어 몇 십명 되지 않는다는 '우주인', SF 소설 속에서나 행성간을 손쉽게 오가며 다른 종을 만날 수 있을 것이지, 우리가 살아있을 때는 아마 '우주'라는 공간은 '꿈'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이 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이니 말이다. 


 우주에 가보기를 소망하고, 우주에 직접가는 '우주인'이 되보기를 간절하게 바란 당신과 나에게 <마션>이라는 소설은 제법 흥미로운 질문을 한다. 행성을 오가는 것은 아니지만 '화성'에 가서 탐사 활동을 벌이는 도중 뜻하지 않는 기상 악화로 탐사용 장비가 자신의 몸에 꼽히기도 하고, 설상가상으로 동료들은 자신이 죽은 줄 알고 남겨둔체 화성을 탈출했다면? 지구에 무사히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아니 살아남을 수는 있을 것인가?


 여기 주인공 '마크'는 앞서 소개한 X같은 일을 모두 당한 행운아?가 여기에 있다! 정신을 차렸을 무렵 쳐다보기도 끔찍한 몸의 구멍에 동료들은 떠나고 수억 Km, 아니 상상하기도 힘든 거리에 혼자 남겨짐. 아무리 계산해 보아도 1년을 겨우 버틸만한 의식주에 지구와 연락할 방도는 요원함. 하지만 나, '마크'가 누구인가? 식물학자 겸 기계 공학자 아닌가! 공돌이의 힘을 보여주지!





30일 화성일째. 

흙에 영양분을 공급할 박테리아를 자신의 똥에서 추출했다.



36일 화성일째. 

넘치는 수소를 이용해서 감자를 키울 물을 연성했다. (갑자기 강철의 연금술사가 생각난다.)

수소폭발.



드디어 나의 계획이 이뤄지고 있다.

그것도 아주 끝내주게 말이다!

드디어 살 수 있는 가망이 생겼다.

p65


37일 화성일째.

망했다. 난 이제 죽었다.



66일 화성일째.

'시리우스 Ⅰ' 작전.



오늘은 힘을 많이 썼다. 온전히 한끼 식사를 할 자격이 있다.

p83


82 화성일째.

'패스파인더'를 찾았다.



96 화성일째.

드디어 지구와 연락이 되었다.



보고 있나, 닐 암스트롱!?

p243


119 화성일째.

에어로크 파손. 

막사 파손.

소중하게 키우던 감자 전멸.

구조선 실패.



내 견장을 보니 내가 대장이었네. 가만히 앉아 있어. 우리가 데리러 갈테니까.

578


449 화성일째.

지구로 돌아갈 유일한 방법.

나는 오늘 스카아 파렐리로 출발한다.



505 화성일째.

MAV도착. 개조 시작.



549 화성일째.

지구로 돌아갈 수 있을까?



발사 카운트.

3

2

1


.

.

.


발사!




"꺼져"

그가 밑에 있는 행성에게 말했다.

p567



 화학, 식물학, 컴퓨터 공학, 지질학, 기계 공학. 이 소설은 마치 공돌이를 위한 SF 판타지. 화학결합이 어떻게 되고, 화성흙의 성분이 어떻게 되고, 오래된 기계를 고쳐 어떻게 안테나로 만들 것이며, 탈출은 어떻게 할 것인가! 실제로 화학 계산식이 어떠한지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지만 몰라도 된다. 아니 모르더라. 그래도 좋다.


 '마크'가 살아남고자 사랑하는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 가기고자 얼마나 노력했는지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물론, 마크는 생사의 기로에 서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단순히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노력과 희생을 통해 마크를 구하려는 동료들, 그리고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한 전세계의 아름다운 모습. 좋았지만 역시나 마음에 들었던 점은 다음과 같지 않을까. 곧 있으면 개봉할 영화 <마션>이 기대되는 바이다.






생(生)은 놀랍도록 끈질기다.


p367




<못다쓴 책 속 한마디>



중요한건 액수가 아닙니다. 지금 한 인간의 목숨이 절박한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p300


지구에 돌아가면 모두에게 맥주를 살 것이다. p510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겨우 나 한사람을 살리기 위해 힘을 모았다고 생각하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p597


모든 인간이 기본적으로 타인을 도우려는 본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가끔은 그렇지 않은 듯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그렇다. p598


그래도 오늘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다. p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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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식당 13
아베 야로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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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식당. 13, 14]


[들어오세요! 따스함을 느끼고 싶다면]


[★]


[2015. 9.7 완독]




"메뉴는 저것 뿐이고... 나머진 말만하세요. 가게에 있는 재료로 되는 거면 만들어 드릴 테니까"


 '심야식당'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생각나는 구절. 대여섯명이 들어가면 꽉찰 조그마한 식당에 3~4개의 음식과 술의 가격만 한켠에 적혀져 있고, 눈가에 길게 한줄로 흉터가 진 다소 험한 인상의 '마스터'가 무심한듯 던지는 정감있는 말. 일반적으로 모두가 잠든 저녁 깊은 야심한 밤에 식당을 열고 손님을 맞이 한다는 점이 독특하다.


 누가 오냐고? 제법 많은 손님이 온다. 회사원, 친구, 호스트바 직원,  부부, 게이, 가족, 야쿠자 등 수많은 이가 오가는 그곳은 단순히 음식과 술을 먹고 마시는 그런 공간이 아니다. 



이런 저런 사정이 있겠지.


 사업에 실패한 사람, 애인에게 버림받은 사람, 큰 소리로 떠들다가 가는 사람, 여러 문제로 사랑하는 사람과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람. 무심한듯 챙겨주는 마스터의 따스함과 그곳에 자주 들리는 손님과의 대화, 그리고 평범하지만 맛깔나는 음식이 어딘가 공허함을 가지고 있는 이의 마음을 치유 한다. 이러한 '정감'을 녹여내는 작가의 이야기와 평범하는 듯 하면서도 입안에 침이 고이게 하는 세세한 음식 묘사, 특별한 듯 평범한 사연을 가진 각각의 인물들이 서로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듯한 '심야식당'은 언제봐도 입에 미소가 걸린다.



 

인연이란 참 희안하고 오묘한 거라더니.


 동명의 영화, 드라마로도 제작이 되어 많은 인기를 끌었고 우리나라에도 <심야식당>이라는 드라마로 각색을 했었다. 하지만 원작을 읽어보지 않은건지 프렌차이즈 음식점 같은 거대한 크기의 식당과 정감 없는 인물(게이가 나오면 뭐 어떤가?), 맛없어 보이는 음식. 모든 것을 그래도 차용해왔지만 '정감'이라는 단어는 차용해오지 못해 조기 종영을 면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안다. 나도 조금 보다가 '저건 아닌데..'라고 했는데 다른 시청자들이 느꼈는지 한국판은 거하게 말아먹었지. (생각해보면 노다메도 말아먹었는데...)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데 힘을 주는 것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인연'이 아닐까? 맛있는 음식도, 좋은 술도 내 옆에 좋은 사람이 있지 않다면 소용없는 일이니 말이다. <심야식당>의 따스함 아니 '사람의 따스함', 그 따스함을 위해 오늘도 심야식당을 찾는 것이 아닐까.



마스터의 마카로니 그라탱을 먹고 싶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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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시 - 한시 학자 6인이 선정한 내 마음에 닿는 한시
장유승 외 지음 / 샘터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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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시]


[해석은 마음가는대로]
 

[2015. 9. 8 ~ 2015. 9. 9 완독]


[샘터 물방울 서평단 활동]






인생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원래 세상이 그런 것이다.

p19


 한시(漢詩). '강산이 아름답고 그곳에 살고있는 사람이 아름다워 그곳에 살고 싶다.'라는 짧은 시를 읽는 독자가 느끼는 그대로의 느낌이 아닌, 강산은 무엇을 뜻하고 사람은 어떤 것을 의미하고 있으며 살고자하는 의지를 엿 볼수 있고 그러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이런 식의 교육이 '시가 시이지 못하고 고리타분한 장르'로 만들어 준 우리 나라 국어 교육 폐해로 '시(詩)'에 대한 엄청난 벽이 존재한다. 이러한 심리적 장벽과 한자를 교양으로만 살짝 배운 시대에 지나온 나에게 '한자로 된 한시'라는 장르는 에베레스트를 보는 듯 하다.


 이런 심리적 장벽으로 도서관에 방문한다고 해도 시가 꼽혀 있는 부분은 제목도 보지 않고 지나치기 일쑤인데... 자의반 타의반으로 '시(詩)'를 읽다니, 역시 한치 앞을 볼 수 없다는게 사람일인가 보다. 두려움을 안고 서문을 펼치는 순간, 나는 안심해 버렸다. 4구절/ 8구절이 기본이라는 한시가 '독자의 안정감'을 위해서 2구절/ 4구절로 줄여서 나왔다는 점, 한시라는 자체가 과거의 유물이나 고상한 문학 작품이 아닌 그저 '당시 시대를 그려냈던 하나의 도구'로 사용되었을 뿐이지 당해보라고 어렵게 쓴 것이 아니라는 말. 마음에 든다.




대야 깼다 어린 여종 혼내지 말 것이니

괜스래 타향에서 고생만 시키었네

산가의 기이한 일 하늘이 날 가르쳐

이제부터 시내 나가 내 얼굴 씻으려네.


<여종이 낡은 세숫대야를 깨뜨려서>

-윤선도-

 세숫대야라니... 반짝반짝 빛나고 세수할때 쓰는 그 세숫대야? 이 책을 읽을 만 하겠다. 먹는 것, 여유, 여행, 늙음, 그리움, 단란함, 아이, 아내, 남편, 친구, 공동체, 인간 관계 등 '삶'의 모든 것이 한시라는 형식을 통해서 나왔을 뿐이지 내용자체는 전혀 어렵지 않았다. 일상 생활의 재미, 인간 관계의 즐거움과 같은 지금도 환영받는 가치를 다루기도 하고 지금은 사라져 가고 있는 좋은 가치, 옛날에는 있었으나 지금은 없는 일과 같은 '현재와 다른 점'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었다.



 시를 감상하는 방법도 여러 방법이 있을 것이다.


1. 시만 읽기.

2. 시를 보고 스스로 감상한 후 설명 보기. <- 강추!

3. 시와 설명을 읽고 다시 시를 보고 감상하기.

4. 시를 보고 감상을 하고 설명을 보고 다시 시를 보다 다른 시각으로 감상하기.


 개인인 살아오면서 쌓아온 가치관과 경험이 차이가 있어서 같은 작품을 보고도 느낌이 다를 것이다. 물론, 가슴에 와닿는 구절에도 차이가 있겠지. 독서과 여행을 좋아하는 나는 '독서에 대한 장점', '여행의 낭만과 여유로움'을 다루는 시가 좋았지만 당신은 어떤 시가 마음에 드려나? 내가 마음에 든 시를 몇 수 적어내려가 본다.


 


만권의 책을 독파하고

만리 먼 곳을 유람한다.

<동휴로에 쓰다>

-오한응-


전진하는 효과를 알고 싶다면

계단으로 누각을 오르듯 하라

한층 또 한층 오르다 보면

제일 꼭대기에 올라 있으리.

<하군에게>

-정인홍-




늙도록 중국 한 번 가보지 못하고 그저 가는 사람 전송하는 시만 쓰네. 

-신광수-




좋은 비 날 붙들려 일부러 그치지 않아

창 너머로 하루 종일 강물 소리 들리네.

-신광한-




인생이란 따져보면 원래가 나그네

가는 곳이 집이요 고향이라네.






<적지 못한 책 속 한마디>


우리는 너무 짧은 기간 동안 '기다림'의 습관을 잊어 버렸다. p21



'까치밥'이라는 것이 있다.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 열리면, 다 따지 않고 몇 개는 꼭 남게 두었다. p42



책을 읽으면 아는게 많아 질 것 같지만, 실은 그 반대다. 책을 많이 읽을 수록 내가 아는 게 적다는 걸 깨닫게 된다. p61



 

 

 

+ 이 리뷰는 샘터 물방울 서평단 활동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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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집 이야기 7080 땅콩집 이야기
강성률 지음 / 작가와비평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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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집 이야기 7080]


[인생이란 늘 이렇게 엇갈리는 것]


[2015. 9. 6 ~ 2015. 9. 8 완독]


[작가와 비평 서평단 활동]





씨발! 인생이 뭐 별거 있나? 복불복이지 뭐.

p117


 내가 태어나기 전의 일, 지금의 나보다 어렸을 적의 젊었을 때의 부모님을 생각하니 조금 웃긴다. 50년대와 60년대를 다룬다고 하니 할머니 할아버지가 젊었을 때라니... 그때가 어땠을지는 감도 잡히지 않는다. "격동의 한반도"라고 불리는 전후 시대를 그린다는 말이 살짝 공감은 가지 않지만. (한국사를 공부해보면 격동이 아닌적이 있었나 싶거든) 



"오메이 씨벌..."

 구수한 사투리와 찰진 욕으로 소설의 시작 신호탄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버성겨진? 헐썩? 폴세? 폭폭증?"과 같은 사투리를 알아듣기가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그 당시의 말투가 너무 충실하잖아!) 이러한 부분이 중요한 것은 아니였으니 쭉쭉 읽어 나갔다. 


꿈은 너무나 달콤해요. 비참한 현실에 비해 너무 아름답고, 편안하고. 

p104


 일제 수탈과 6.25 전쟁으로 인해 위가 보이지 않을 만큼 바닥으로 떨어진 나라를 구하기 위해 애썼던 시기를 지나 (이 시기는 땅콩집 이야기 1권에서 다루어 진듯 보인다.) 모든 사람의 힘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던 때, 주인공 태민은 대학생이 되었다. 공부를 하며 사랑도 하며 ROTC를 지원하여 장교가 되어 군복무를 수행하는 그의 인생은 여느 사람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부마 민주 항쟁과 광주 민주화 운동으로 인해 부대에 비상이 걸렸을 때도 실제로 겪어보지 않아 가슴에 와닿지는 않는다. 오히려 지뢰를 밟은 자신의 부하의 아픔에 슬퍼할 뿐이다. 역사에 실릴만한 '큰 사건'이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작가의 음성과는 별개로 태민의 생활은 '평범한 우리', 그 자체이다.


 군복무를 마치고 대학교 교수가 되기 위해 나가지 않는 교회를 나가고, 보내지 않던 선물을 보내며, 차디찬 낡은 셋방에서 가족을 위해서 자존심을 굽히고 굽혔던 태민. 그 와중에도 대한민국은 어디론가 나아가고 있다. 역도산이 박치기로 레슬링을 제패하고 조오련은 대마도를 수영으로 건넜으며, 이산가족 상봉이 극적으로 이루어 진다.


 자신의 노력 여하에는 상관없이 대학교내의 파워 게임, 다은이의 시기와 질투, 올곧은 마음으로 인해 '교수가 된다'라는 단어는 멀게만 느껴지고 마음 속에는 '패배자'라는 단어만 그려낸다. 그 와중에 사고로 동생과 딸을 저승으로 보내며 우여곡절 끝에 '대학 교수'라는 타이틀을 따낸 주인공의 얼굴에 비친 비릿한 미소가 서글프다.


 '역사의 소용돌이', '격동의 시대', '과연 역사는 반복되는가?'에 대한 물음에 대답을 하기 보다는 '그 시절을 치열하게 살아왔던 시대의 그림자'를 보여준다. 피로 쌓아올린 자유와 지금의 대한민국. 역사서에 단 한줄로 기록될 잊혀진 사건들의 거대한 움직임이 3자의 입장으로 바라보는듯, 멀찌감치 물러서있는 시선이 '현재의 거대한 움직임'에서 한발자국 떨어진 우리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나는... 우리는 역사의 테두리 어디에 서있을까.





인생이란 늘 이렇게, 엇갈리며 살아가는 것.

p383



<못다한 책 속 한마디>


이 시대의 최고 가치이자 지상 명령이라 강조되는 안보! 그러나 그것을 빙자한 강압 통치의 그늘에서 민주와 인권, 자유는 또 얼마나 유린되고 있을까?

p107


모든게 뒤죽박죽, 과연 무엇이 문제인가? 나의 어쭙잖은 양심인가? 그렇다고 막살수는 없지 않은가? 아! 나와 이 세상은 서로 맞지 않다.

p233


하루 두끼를 학교에서 해결하는 나라, 자정까지 야간 자율 학습을 시키고 새벽 2시까지 학원이나 과외 공부를 받게하는 나라가 대한민국 말고 또 있을까? 중고등학생 학력 경시대회에서는 수많은 상을 타오면서도 노벨상 수상자는 하나도 배출하지 못한 나라.

p182


 세상의 모든 사람을 사랑하며 살고 싶었다. 그런데 이 순간, 나는 후배의 불행에 대해 환호하고 있다. 동정하기에 앞서 나의 득실만 분주하게 계산하고 있다.

p209


 이제 대학원을 갓 졸업한 사람에게 무슨 경력이 있을 것이며, 유경력자만 써주기로 한다면 신출내기들은 언제 경력을 쌓는단 말인가?

p212


 

 

 

+ 이 리뷰는 작가와 비평 서평단 활동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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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하드보일드를 읽는다 김봉석의 하드보일드 소설 탐험 2
김봉석 지음 / 예담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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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하드 보일드를 읽는다.]


[2015. 9. 4 ~ 2015. 9. 6 완독]


[다른 사냥꾼이 잡은 노획물]


[예담 서평단 활동]





 원래 ‘계란을 완숙하다’라는 뜻의 형용사이지만, 계란을 완숙하면 더 단단해진다는 점에서 전의()하여 ‘비정 ·냉혹’이란 뜻의 문학용어가 되었다. 개괄적으로 자연주의적인, 또는 폭력적인 테마나 사건을 무감정의 냉혹한 자세 또는 도덕적 판단을 전면적으로 거부한 비개인적인 시점에서 묘사하는 수법을 의미한다.

 불필요한 수식을 일체 빼버리고, 신속하고 거친 묘사로 사실만을 쌓아 올리는 이 수법은 특히 추리소설에서 추리보다는 행동에 중점을 두는 하나의 유형으로서 ‘하드보일드파’를 낳게 하였고, 코넌 도일(Arthur Conan Doyle) 류의 ‘계획된 것’과는 명확하게 구별된다. 원래 이 장르는 1920년대 금주령시대의 산물이라고 하며,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도스 파소스(DosPassos) 등 미국의 순수문학 작가들의 문학적 교훈을 적용시키려고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하드보일드 [hard-boiled] (두산백과)


 개인적으로는 '책의 리뷰'가 묶여진 책은 잘 찾지 않는다. 이제까지 쌓아온 나름의 독서 성향에 맞추어 책을 고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책을 고르는 재미'를 남에게 맡기기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연유로 직접 어떤 책을 읽고 나서 '다른 사람의 생각이 궁금할 때' 인터넷을 뒤지며 리뷰를 찾아 보는 경우가 아니면 이러한 종류의 책은 찾지 않는다. 당연한 얘기지만 타인이 받아들인 사실과 내가 받아들인 사실은 차이가 있으니 말이다.

 하드 보일드. 하드 보일드? 찾아보자. '비관적 세계관, 나라는 존재를 지켜나가는 것, 자신의 심연을 바라 보며 걸어가는 것.' 등 소설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딥 다크(Deep Dark)'한 세계관을 자랑한다. 이상과 현실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인생이 재미있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하지만 '하드 보일드'라고 분류를 시킬만한 이야기들은 모두 '축축 처진다.' 라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가 있다. 


 세상에는 어떤 절대적인 도덕이나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기에 자신만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
p158

 세상은 아름답고 정의롭고, 사람 사이에는 정과 신의가 넘치는 그런 빛의 세계가 아닌 세상은 음울하고 비관적이며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난, 흡사 고담시와 같은 면모를 보이는 어둠의 세상이 '진짜'라고 생각한다. 폭력이 난무하고 남을 속이는 사람이 득세를 하고 정직하게 살면 나락으로 떨어지는... 아마 우리는 새까만 어둠 속에 살고 있으면서 눈부신 빛을 동경하는 세상에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드 보일드 소설이 인기가 있는 점이 이렇게 우리가 눈을 가리고 있는, 아니면 인식하지 못하는 세상에 대해서 그리고 있으니 말이다. 

 뭐랄까. 나의 이해의 범주에 벗어난 사건이나 인물을 그려내는 모습이 흥미롭다고 해야하나?

 이러한 이유로 <나는 오늘도 하드 보일드를 읽는다>는 눈에 잘보이는데 꼽아놓아야 겠다. 이런 종류의 소설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딥 다크한 책을 많이 읽어온 작가가 소개해주는 책에 대한 흥미가 생기기 때문이다.
 

 보르소와 위탁 가정을 거치며 성장한 부슈는 열여섯 살 때 입대하여 베트남 전쟁에서 '땅굴 쥐'로 활동했다. 인간의 가장 어두운 면을 일찌감치 경험한 해리 보슈.

 암흑 세계의 이야기, 전쟁 이야기, 타인의 삶은 물론 자신의 삶까지 파멸로 이끌어 가는 이야기, 사회에서 버림 받은 이야기, 탐정 이야기, 퇴역한 스파이 이야기... 내가 평생 모를 아니 어쩌면 지금도 내 옆에서 벌어지고 있을 지도 모르는 타인의 삶을 소설로 바라보며 '짜릿한 재미'를 느끼기는 것보다는 각각의 책에서 풍겨나오는 '세상에 대한 태도'가 흥미롭다.

 어떻게 저런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어쩌면 좋은 방향으로 갈 수도 있었는데... 내재된 본능을 사람은 이길 수 없는 것일까? 저 선택에 따른 결과를 알면서 그렇게 행동하는가? ... 3자의 입장으로 바라보는 것과 동시에 내가 저런 상황이라면 어떠한 태도를 취했을까?라는 "만약에(What If)" 라는 가정을 하면서 책 속으로 성큼 성큼 빠져 들어가는 나를 보며 '나와 다른 타인'을 엿볼 수 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평범과는 무관한 삶을 살고 있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반전을 넘어선 무엇인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있었다.

 특히나 다른 사람이 써내려간 리뷰를 찬찬히 살펴보는 일은 즐겁다. 소설에서 내가 받아들인 '태도'와는 또 다른 '태도'를 취하고 있는 작가에서 동질감과 이질감을 동시에 느낄 수가 있었다. 내가 '별로'라고 생각하고 있는 '리뷰를 모아놓은 책'에 대한 편견에 변화를 줘야 겠다. 어물쩡 거리며 도서 코너를 돌아다며 새로운 책을 노획하는 '헌터'가 되는 것도 재미있지만, 다른 '헌터'가 잡아놓은 맛있는 책도 또한 좋다는 것을. 

 당장 보고 싶은 책을 몇가지 적어 놓았다. 작가가 잡아 놓고 숨겨놓은 노획물을 찾으러 도서관으로 가야겠다.



세상에는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있고, 때로 그들을 인간이 아닌 다른 것으로 만드는 무엇인가도 있다.
p199


<책 속의 책>

<64> <유골의 도시> <증명 3부작> <토르스 토르소> <나는 살인자를 사냥한다> <악의 교전> <이름없는 독>
<모두의 엔딩>
 


 

 

 

+ 이 리뷰는 예담 서평단 활동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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