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집 이야기 7080 땅콩집 이야기
강성률 지음 / 작가와비평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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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집 이야기 7080]


[인생이란 늘 이렇게 엇갈리는 것]


[2015. 9. 6 ~ 2015. 9. 8 완독]


[작가와 비평 서평단 활동]





씨발! 인생이 뭐 별거 있나? 복불복이지 뭐.

p117


 내가 태어나기 전의 일, 지금의 나보다 어렸을 적의 젊었을 때의 부모님을 생각하니 조금 웃긴다. 50년대와 60년대를 다룬다고 하니 할머니 할아버지가 젊었을 때라니... 그때가 어땠을지는 감도 잡히지 않는다. "격동의 한반도"라고 불리는 전후 시대를 그린다는 말이 살짝 공감은 가지 않지만. (한국사를 공부해보면 격동이 아닌적이 있었나 싶거든) 



"오메이 씨벌..."

 구수한 사투리와 찰진 욕으로 소설의 시작 신호탄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버성겨진? 헐썩? 폴세? 폭폭증?"과 같은 사투리를 알아듣기가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그 당시의 말투가 너무 충실하잖아!) 이러한 부분이 중요한 것은 아니였으니 쭉쭉 읽어 나갔다. 


꿈은 너무나 달콤해요. 비참한 현실에 비해 너무 아름답고, 편안하고. 

p104


 일제 수탈과 6.25 전쟁으로 인해 위가 보이지 않을 만큼 바닥으로 떨어진 나라를 구하기 위해 애썼던 시기를 지나 (이 시기는 땅콩집 이야기 1권에서 다루어 진듯 보인다.) 모든 사람의 힘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던 때, 주인공 태민은 대학생이 되었다. 공부를 하며 사랑도 하며 ROTC를 지원하여 장교가 되어 군복무를 수행하는 그의 인생은 여느 사람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부마 민주 항쟁과 광주 민주화 운동으로 인해 부대에 비상이 걸렸을 때도 실제로 겪어보지 않아 가슴에 와닿지는 않는다. 오히려 지뢰를 밟은 자신의 부하의 아픔에 슬퍼할 뿐이다. 역사에 실릴만한 '큰 사건'이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작가의 음성과는 별개로 태민의 생활은 '평범한 우리', 그 자체이다.


 군복무를 마치고 대학교 교수가 되기 위해 나가지 않는 교회를 나가고, 보내지 않던 선물을 보내며, 차디찬 낡은 셋방에서 가족을 위해서 자존심을 굽히고 굽혔던 태민. 그 와중에도 대한민국은 어디론가 나아가고 있다. 역도산이 박치기로 레슬링을 제패하고 조오련은 대마도를 수영으로 건넜으며, 이산가족 상봉이 극적으로 이루어 진다.


 자신의 노력 여하에는 상관없이 대학교내의 파워 게임, 다은이의 시기와 질투, 올곧은 마음으로 인해 '교수가 된다'라는 단어는 멀게만 느껴지고 마음 속에는 '패배자'라는 단어만 그려낸다. 그 와중에 사고로 동생과 딸을 저승으로 보내며 우여곡절 끝에 '대학 교수'라는 타이틀을 따낸 주인공의 얼굴에 비친 비릿한 미소가 서글프다.


 '역사의 소용돌이', '격동의 시대', '과연 역사는 반복되는가?'에 대한 물음에 대답을 하기 보다는 '그 시절을 치열하게 살아왔던 시대의 그림자'를 보여준다. 피로 쌓아올린 자유와 지금의 대한민국. 역사서에 단 한줄로 기록될 잊혀진 사건들의 거대한 움직임이 3자의 입장으로 바라보는듯, 멀찌감치 물러서있는 시선이 '현재의 거대한 움직임'에서 한발자국 떨어진 우리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나는... 우리는 역사의 테두리 어디에 서있을까.





인생이란 늘 이렇게, 엇갈리며 살아가는 것.

p383



<못다한 책 속 한마디>


이 시대의 최고 가치이자 지상 명령이라 강조되는 안보! 그러나 그것을 빙자한 강압 통치의 그늘에서 민주와 인권, 자유는 또 얼마나 유린되고 있을까?

p107


모든게 뒤죽박죽, 과연 무엇이 문제인가? 나의 어쭙잖은 양심인가? 그렇다고 막살수는 없지 않은가? 아! 나와 이 세상은 서로 맞지 않다.

p233


하루 두끼를 학교에서 해결하는 나라, 자정까지 야간 자율 학습을 시키고 새벽 2시까지 학원이나 과외 공부를 받게하는 나라가 대한민국 말고 또 있을까? 중고등학생 학력 경시대회에서는 수많은 상을 타오면서도 노벨상 수상자는 하나도 배출하지 못한 나라.

p182


 세상의 모든 사람을 사랑하며 살고 싶었다. 그런데 이 순간, 나는 후배의 불행에 대해 환호하고 있다. 동정하기에 앞서 나의 득실만 분주하게 계산하고 있다.

p209


 이제 대학원을 갓 졸업한 사람에게 무슨 경력이 있을 것이며, 유경력자만 써주기로 한다면 신출내기들은 언제 경력을 쌓는단 말인가?

p212


 

 

 

+ 이 리뷰는 작가와 비평 서평단 활동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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