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하드보일드를 읽는다 김봉석의 하드보일드 소설 탐험 2
김봉석 지음 / 예담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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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하드 보일드를 읽는다.]


[2015. 9. 4 ~ 2015. 9. 6 완독]


[다른 사냥꾼이 잡은 노획물]


[예담 서평단 활동]





 원래 ‘계란을 완숙하다’라는 뜻의 형용사이지만, 계란을 완숙하면 더 단단해진다는 점에서 전의()하여 ‘비정 ·냉혹’이란 뜻의 문학용어가 되었다. 개괄적으로 자연주의적인, 또는 폭력적인 테마나 사건을 무감정의 냉혹한 자세 또는 도덕적 판단을 전면적으로 거부한 비개인적인 시점에서 묘사하는 수법을 의미한다.

 불필요한 수식을 일체 빼버리고, 신속하고 거친 묘사로 사실만을 쌓아 올리는 이 수법은 특히 추리소설에서 추리보다는 행동에 중점을 두는 하나의 유형으로서 ‘하드보일드파’를 낳게 하였고, 코넌 도일(Arthur Conan Doyle) 류의 ‘계획된 것’과는 명확하게 구별된다. 원래 이 장르는 1920년대 금주령시대의 산물이라고 하며,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도스 파소스(DosPassos) 등 미국의 순수문학 작가들의 문학적 교훈을 적용시키려고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하드보일드 [hard-boiled] (두산백과)


 개인적으로는 '책의 리뷰'가 묶여진 책은 잘 찾지 않는다. 이제까지 쌓아온 나름의 독서 성향에 맞추어 책을 고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책을 고르는 재미'를 남에게 맡기기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연유로 직접 어떤 책을 읽고 나서 '다른 사람의 생각이 궁금할 때' 인터넷을 뒤지며 리뷰를 찾아 보는 경우가 아니면 이러한 종류의 책은 찾지 않는다. 당연한 얘기지만 타인이 받아들인 사실과 내가 받아들인 사실은 차이가 있으니 말이다.

 하드 보일드. 하드 보일드? 찾아보자. '비관적 세계관, 나라는 존재를 지켜나가는 것, 자신의 심연을 바라 보며 걸어가는 것.' 등 소설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딥 다크(Deep Dark)'한 세계관을 자랑한다. 이상과 현실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인생이 재미있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하지만 '하드 보일드'라고 분류를 시킬만한 이야기들은 모두 '축축 처진다.' 라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가 있다. 


 세상에는 어떤 절대적인 도덕이나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기에 자신만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
p158

 세상은 아름답고 정의롭고, 사람 사이에는 정과 신의가 넘치는 그런 빛의 세계가 아닌 세상은 음울하고 비관적이며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난, 흡사 고담시와 같은 면모를 보이는 어둠의 세상이 '진짜'라고 생각한다. 폭력이 난무하고 남을 속이는 사람이 득세를 하고 정직하게 살면 나락으로 떨어지는... 아마 우리는 새까만 어둠 속에 살고 있으면서 눈부신 빛을 동경하는 세상에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드 보일드 소설이 인기가 있는 점이 이렇게 우리가 눈을 가리고 있는, 아니면 인식하지 못하는 세상에 대해서 그리고 있으니 말이다. 

 뭐랄까. 나의 이해의 범주에 벗어난 사건이나 인물을 그려내는 모습이 흥미롭다고 해야하나?

 이러한 이유로 <나는 오늘도 하드 보일드를 읽는다>는 눈에 잘보이는데 꼽아놓아야 겠다. 이런 종류의 소설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딥 다크한 책을 많이 읽어온 작가가 소개해주는 책에 대한 흥미가 생기기 때문이다.
 

 보르소와 위탁 가정을 거치며 성장한 부슈는 열여섯 살 때 입대하여 베트남 전쟁에서 '땅굴 쥐'로 활동했다. 인간의 가장 어두운 면을 일찌감치 경험한 해리 보슈.

 암흑 세계의 이야기, 전쟁 이야기, 타인의 삶은 물론 자신의 삶까지 파멸로 이끌어 가는 이야기, 사회에서 버림 받은 이야기, 탐정 이야기, 퇴역한 스파이 이야기... 내가 평생 모를 아니 어쩌면 지금도 내 옆에서 벌어지고 있을 지도 모르는 타인의 삶을 소설로 바라보며 '짜릿한 재미'를 느끼기는 것보다는 각각의 책에서 풍겨나오는 '세상에 대한 태도'가 흥미롭다.

 어떻게 저런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어쩌면 좋은 방향으로 갈 수도 있었는데... 내재된 본능을 사람은 이길 수 없는 것일까? 저 선택에 따른 결과를 알면서 그렇게 행동하는가? ... 3자의 입장으로 바라보는 것과 동시에 내가 저런 상황이라면 어떠한 태도를 취했을까?라는 "만약에(What If)" 라는 가정을 하면서 책 속으로 성큼 성큼 빠져 들어가는 나를 보며 '나와 다른 타인'을 엿볼 수 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평범과는 무관한 삶을 살고 있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반전을 넘어선 무엇인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있었다.

 특히나 다른 사람이 써내려간 리뷰를 찬찬히 살펴보는 일은 즐겁다. 소설에서 내가 받아들인 '태도'와는 또 다른 '태도'를 취하고 있는 작가에서 동질감과 이질감을 동시에 느낄 수가 있었다. 내가 '별로'라고 생각하고 있는 '리뷰를 모아놓은 책'에 대한 편견에 변화를 줘야 겠다. 어물쩡 거리며 도서 코너를 돌아다며 새로운 책을 노획하는 '헌터'가 되는 것도 재미있지만, 다른 '헌터'가 잡아놓은 맛있는 책도 또한 좋다는 것을. 

 당장 보고 싶은 책을 몇가지 적어 놓았다. 작가가 잡아 놓고 숨겨놓은 노획물을 찾으러 도서관으로 가야겠다.



세상에는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있고, 때로 그들을 인간이 아닌 다른 것으로 만드는 무엇인가도 있다.
p199


<책 속의 책>

<64> <유골의 도시> <증명 3부작> <토르스 토르소> <나는 살인자를 사냥한다> <악의 교전> <이름없는 독>
<모두의 엔딩>
 


 

 

 

+ 이 리뷰는 예담 서평단 활동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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