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의 바다 제5침공 The Fifth Wave 시리즈
릭 얀시 지음, 전행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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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의 바다]


[★★★]


[과연 끝은 어떻게 되려는지..] 


[2016. 6. 5 완독]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니면 쓸거리가 없어서...)




 

 <제 5침공>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떠올린 클로이 모레츠 주연의 <제 5침공>. 듣자하니 영화가 거하게 말아 먹었다는 소문이 들리던데... 헤에... 저예산 영화라 흥행은 했구나! 그럼 2편도 나오겠군...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으니 왈가왈부할 수도 없으니 줄이자. (클레이 모레츠가 보고싶기는 함.)



 세상은 서서히 멈춰가는 시계다.

p15

 어떤 이유인지도 모른체 외계인의 침공을 받은 지구. "웨이브(물결)"고 명명된 죽음의 손길. 치료 불가능한 전염병, 전자파, 해일 그리고 외계인이 인간의 몸을 숙주로 인간을 암살해 그 누구도 서로를 믿지 못하게 만들게 된 처참히 파괴된 지구.


 마치 SF의 거장 필립 딕 K 의 단편 소설 <임포스터>와 <스크리머스>를 보는 듯하다. 지구를 침공해온 외계인이 인간의 모습을 하고 인간 속으로 숨어들어 스파이짓을 하는 <임포스터>. 고도로 발달된 사람끼리의 전쟁이 어느 순간 기계와의 전쟁으로 변했고, 인간을 잘 죽이기 위해 인간의 모습까지 취하고 있는 기계로 인해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스크리머스>. 두 단편을 적절하게 섞어 놓은 <피프스 웨이브(다섯번째 물결)> 의 두번째 이야기, <무한의 바다>.


 필립 딕 K라는 이름을 언급하기 미안할 정도로 <피프스 웨이브>와 <무한의 바다>가 재미없기는 하다. 모든 작품이 '전쟁 후'이든 '침공 후'이든 인간이 멸망해가는 모습인 디스토피아를 그려내고 있는데, 핍립의 작품은 짧고 굵게 디스토피아을 그려내고 있다면 <피프스 웨이브>시리즈는 여기에 하이틴 로맨스를 넣어놨다고 해야하나?



 "그건 총이 아니었어."

 ...

 "십자가 였어."

p38

 '인간에게 기생해 인간을 죽이는 외계인' 덕분에 서로를 믿을 수 없게 된 상황이 되자, 외계인이 인간을 죽이는 경우 뿐만 아니라 인간이 인간을 죽이는 경우가 존재하는 세계. (이 설정을 확장시켰으면 재미있었을 텐데... 로맨스라니..) 단 하나뿐인 혈육인 동생을 지키기 위해 싸워왔던 주인공 캐시와 외계인이 기생한 인간이지만 인간에 대한 연민을 넘어 사랑까지 느껴 캐시를 지켜왔던 에번의 얘기가 <무한의 바다>로 넘어와 계속 된다.


 인간 폭탄이라는 새로운 설정이 전작에서 느꼈던 실망감을 어느정도 해소 시켜 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기우였을까? 죽이지 않으면 죽는다 한없이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가 작품을 지배하는 것 치고는 독자에게 디스토피아라는 특유의 매력을 선사해주지는 못했다.



 네 전투능력이 아니라, 싸우려는 네 의지를 무너뜨리는 게 목적이라고.

p272


 주인공 캐시는 언제나 자신의 생존을 위해 노력할 뿐이나 에반을 마음 한구석에서 그리워하고, 에반은 에반대로 스스로가 외계인이 아니고 인간이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다시 캐시를 찾기 위해 길을 나서는 우직함. 어떻게 보면 정말 애틋하고 아슬아슬한 실.전. 연애물(총을 들었으니...실전은 실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이외의 이야기들이 따로 논다고 해야할까? 둘의 로맨스를 방해하려고 등장한 또 다른 인간형 외계인인 그레이스는 어처구니없게 리타이어. 새롭게 등장한 인간 폭탄도 너무 손쉽게 해체되버리고, 파편화된 이야기는 다음 편을 예고하는 떡밥 하나만 던져주고는 맥없이 끝나버리니 '영~ 아닌데?'라는 생각이 절로든 소설이었다.


 

 일급 스포일러.




 인간은 놀라울 만큼 예측 불가능 하지.

p270

 "그래도 인간이죠... 나처럼 인간이라고요."

p388


  외계인이 기생했다던 인간 또한 외계인이 인간의 머릿속에 심어놓은 프로그램일뿐, 인간 본연의 모습은 그대로라는 충격적인 떡밥이 <무한의 바다>에 던져진 가운데(신체만 강화되었을뿐..), 주인공 캐시와 에번은 자기들끼리만 애틋한데... 2편에 와서 점점 실체를 드러내는 외계인의 목적이 궁금함을 자아내기는 한다. 근데 주인공 커플이 과연 여기서 어떤 역할을 하게될런지가 더 궁금한 소설이랄까. 내가 난독증이 아닌 이상은 전혀 연관성을 찾지 못하겠거든...


 아직 완결이 나지 않았으니 뭐라 말을 못하겠다만, <헝거 게임>과 <메이즈 러너>를 뛰어넘기는 아직 무리라고 본다. 그래, 그냥 <메이즈 러너>를 보자. (굳이 이런 종류의 하이틴 로맨스를 보고 싶다면, <뱀파이어 아카데미> 시리즈나, <트와일라잇>시리즈를 추천해 주고 싶네) 과연 결말을 어떻게 내려나? 벌려놓은 이야기를 어떻게 수습할지가 궁금해지는 <피프스 웨이브>시리즈. 일단 영화도 봐둘까?



 나를 찾아왔다는 사실을 안다.

...

'나의' 소리없는 자.

p410



덧. 책에서는 <제5침공>으로 기술했으나 한국판은 <피프스 웨이브>. 분명 읽고 정리했는데 검색이 없어서 찾아보니 역시나... 똑같은 출판사인데? 일안함? ㅋㅋ 아니면 '영화 <제5침공>의 2번째 이야기'이라고 하던가..


http://blog.naver.com/kim30c/220367771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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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처한 미술 이야기 1 - 원시,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미술 : 미술하는 인간이 살아남는다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1
양정무 지음 / 사회평론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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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이야기]


[우리의 삶 어디선가 이뤄지는 미술, 그 위대함]


[2016. 5. 20 ~ 2016. 6. 3 완독]


[인터파크신간리뷰단 활동]




 월말에는 항상 처지는 듯. (의지박약)

5월에 마감해야할 리뷰가 6월 초라니..흙흙... 분발하자.

하지만 벌써 6월이니 벌써 달렸어야 하는...데? 한주간 책 한자도 보지 않았군요. 반성합니다.




 단순해 보이는 미술에도 역사의 무게가 담겨 있고, 단순해 보이는 미술에도 맥락이 존재합니다.

p4

 인류가 이루어낸 진보라는 게 무슨 의미인지 고민하게 되요.

p318


 처음 <난.처.한 (응? 뭘 노린 제목이냐 이건) 미술이야기>를 읽어 나가면서 든 생각은 '이거 완전 전세계사 공부 아니냐?'. 4만전 전의 원시 시대에 등장했던 빗살무늬 토기, 주먹도끼, 벽화 등과 같은 작품은 미술 공부인지.. 인류사 공부인지 혼란 스럽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특히 '연천 전곡리 주먹도끼'라는 유물이 "인도 동편에 주먹도끼를 만들 능력이 없었다는 학설을 뒤집는" 어마어마 한 역할을 했었기에 인류사 공부라는 쪽으로 추가 기울어 졌었다. 하지만 미술이라는 이름으로 남겨진 유물은 그 자체로 당시의 삶이였기 때문에, 한점의 벽화, 토기와 같은 것들로 인해 과거를 상상하는 자극제가 되어서 좋은 시간이였다. (그래도 미술하는 인간만이 살아남았다는 것은 억지..)



 미술은 그 시대의 이름이다.

 전 세계 모든 인류가 우리와 비슷하게 살아가고 있으리라는 착각

 

 과거의 삶을 엿볼 뿐만 아니라 같은 시기에 다양한 형태로 존재했던 미술 작품을 감상하면, 현대의 세상이 다채로운 모습을 지니고 있었던 것처럼 과거의 삶도 다이나믹하고 다채로웠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특정 문명의 우월성을 엿보자 하는 것이 아니였다. 그저 멀고 먼 과거로 부터 내려온 선조의 에너지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다는 것이라는 책의 구절이 마음에 들었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저 세상에 가면 신이 두 가지 질문을 할 거라고 믿었지.

'인생에서 기쁨을 찾아냈는가?'

'당신의 인생이 다른 사람을 기쁘게 했는가?'

영화 <버킷리스트> 中

 생각해 보십시요. 만일 최고의 상태에 도달했다면, 완벽한 성취를 이루어냈다면 변하는게 좋겠습니까, 그대로 유지되는게 좋겠습니까?

p202 


 어느덧 원시 미술실을 지나 이집트 미술실로 들어왔다. 나일강을 측량했다는 '나일로 미터'를 지나 (이쯤되면 미술이야기가 아니고 전 분야를 망라 한다고 봐야겠다.) 거대한 피라미드 앞에 섰다. 많이 훼손되어 사면이 매끈한 직선으로 떨어지지는 않지만, 피라미드가 내뿜는 거대한 위용은 이집트인이 추구하는 '완벽' 그 자체였다.


 어디선가 많이 들어봤던 원시 시대의 미술과는 달리 이집트 미술이 죽음뿐만 아니라 완벽을 추구했다는 점이 새롭다. (여기서 부터 무식 인증인가..) 정면성의 원리, 처음 들어봤다. 많은 벽화가 입체적으로 대상을 표현한 것에 비해서 대상을 벽에 꾹꾹 눌러서 그린듯한 이집트의 미술이 그냥 '이집트만의 특색'이 아니였다는 사실이 놀랍다.


 얼굴은 옆 얼굴, 눈은 정면을 보는 눈, 어깨와 상체는 정면을 향하는 형태에 걷는 동작을 취하고 있으며 한 다리는 측면으로 틀려있는 기이한 형태. 이는 이집트인이 생각했던 완벽한 순간에 가장 부합하는 형태였고, 오직 왕과 같은 높은 신분만이 그렇게 그려질 수 있는 영광을 얻게 되었다는 점을 착안하니,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생각은 깔끔하게 지워지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슬며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또한 스핑크스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대상이 사실은 호루스를 형상화 했다는 점, 익히 알고 있는 투탕카멘의 유물들이 간신히 도굴되지 않고 발견된 거의 유일한 파라오였다는 등의 깨알같은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특히, 이 닿는 것까지 계산하여 만들었다는 아부심벨 신전의 내부는 꼭 가고싶은 장소 중 한곳이 되었다.


 하지만 책 속에서 계속 언급되는 영국의 대영박물관과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 등은 이집트가 우리 나라와 마찬가지로 얼마나 문화를 수탈당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자, 매력이 넘쳤던 이집트실을 지나 이번에는 메소포타미아실로 넘어왔다. 많은 사람이 들어봤을 그 이름. 위대한 문명의 발상지. 티그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강을 여기서 만나다니... 재미있다. 근데 딱히 머릿 속에 남는 미술품은 없네? 날개 달린 인간의 얼굴을 한 황소 수호신 '라마수' 조각상 말고는 없다. 그래.. 뭐 없더라. 이집트가 너무 좋았어서..


 어떤 높고 두꺼운 심리적 벽이 놓여진 미술이 생각보다 매우 삶과 밀접하며 어렵지 않다는 점을 상기시켜주는 책.미술 작품 하나로 인해 다양한 삶을 엿보고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책. 분명 한번 봐서는 모두 이해 하지 못할 지식이 도처에 널려 있어 다시 한번 봐야하지만... 과연 언제가 될련지는 모르는 그런 책. 반가웠다.





 이미지의 이면에 담긴 의미나 의도를 보다 풍족하게 읽어내는 연습, 인간 사회의 다양한 모습들을 깊이 있게 성찰 하실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p530





+ 이 리뷰는 인터파크도서 신간리뷰단 활동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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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권선생님 1 아이들의 권선생님 1
호우 글.그림 / 재미주의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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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권선생님 Vol.1]


[★★★]


[어떻게 해석할지 궁금하다]


[2016.5. 23 완독]





아이의 눈은 어른보다 솔직하다.


그 시선이 예리하다.

p31


 도서관에 놀러갔다가 반납 코너에 살포시 놓여있던 <아이들의 권선생님>.

빌릴 책을 고민하는 와중에도 시선이 자꾸 만화책에 끌렸다. 척척척, 빌릴 책을 쌓아놓고,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권선생님> 시리즈 세권을 들고는 햇볕이 잘드는 구석 창가에 자리를 잡고 쭉쭉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어느 한적한 시골 마을 초등학교.

이곳의 분위기와는 어울리는 않는 (잘생긴) 새로 오신 선생, 하권. (구권, 신권 드립은 좀.... 중권 상관 하지그랬어요!) 아, 겨우 5명 정도의 아이들이 있는 분교에 왜 자원해서 오게 되었는가? 이때 부터 클리셰.(진부하다는 뜻으로 쓰이는 프랑스어) 역시나... 어둠의 업계(조폭)에 몸을 담고 있는 형님이 아닌가...



가장 좋아하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연주회에 갈때에도 똑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습니까? 이미 그 곳을 외울만큼 잘 알고 있지만 이 특정 피아니스트가 그 곡을 어떻게 해석할지 듣고 싶은 거지요.

<디어 존, 디어 폴> 中​

p56

왜 팼냐.

이겼냐.


(끄덕)

됐어, 그럼.

집에들 가라.

... 잘했다.

p54


 좋아.

그래도 좋다. 식상한 주제를 다채롭게만 만들어 준다면 그깟 클리셰는 아무것도 아니다. 이 책의 진정한 매력은 권선생의 쿨함이니까. 겉으로는 밝고 속으로는 사연을 하나씩 가지고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권선생을 통해 해결되는 모습의 감동은 잠깐이고, 그 사이사이를 채워주는 쿨함이 좋았다. 그리고 애들이랑 놀아주기 힘들다는 견공 멍구의 일기가 맛깔나게 뿌려져 재미있게 보았다.



(아이들)

 질문요.


(권선생)

 아껴도.

p86

 특별한 아이들.

가정 폭력, 위태로운 부잣집 도련님,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할머니를 여읜 아이, 가난한 아이 ... 어떻게 보면 흔하지만 절대로 흔하지 않은 이야기들.


 그리고 권선생.

심드렁하게 시간을 죽이는 듯 하면서도 아이들을 전부 챙겨주는 가슴 따뜻한 쿨한 남자. 그 뒷얘기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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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간이 신입생의 일기 라임 청소년 문학 14
뤽 블랑빌랭 지음, 이세진 옮김 / 라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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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간이 신입생의 일기]


[★★☆]


[얼간이 중의 얼간이]


[2016. 5. 23 완독]



 나는 보잘 것 없는 얼간이 대열에 기꺼이 합류할 테다.

p8


 오랜만에 도서관에 놀러가서 두껍고 빡신(?) 책을 읽기 위해 얇고 읽기 쉬운 책을 하나 집어들어 술술 읽은 책. 고등학생도 아니고 중학생으로 진학하는 끝물 초등학생의 귀여운 투쟁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시작부터 황금같은 학창시절에 (초등학생 시절에. 하하! 귀엽다) 부모의 등쌀에 밀려 공부, 공부, 또 공부만을 해서 성적만 좋고 마음을 나눌 친구가 하나없다는 속마음을 일기장에 적어 놓는다.


 평균 99 점.

이 위대한 점수를 맞기 위해 주인공의 부모는 TV 볼 권리, 게임할 권리, 주말에 친구와 놀 권리(심지어는 야외학습..) 등을 빼앗고 공부만 시켰다. 그래서 중학교에 가서 공부를 못하는 척하며 즐겁게 인생을 보내려 안간힘을 쓰는 모습니 귀여우면서 한편으로 서글프다.



 넌 여기서 숫자에 고개를 처박고 좋은 성적만 받을 줄 알았지.

바로 네 옆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고 있어.

p130


 "공부가 나중에 하고싶은 일에 방해가 되게 하지 않으려고 공부를 한다." 는 말이 있다. 멋진 말이다. 자신의 앞날을 위해서 훌륭한 금욕을 실행하고 있는 멋쟁이. 하지만 다수의 학문에서 인간에게 있어 가장 큰 영향을 주고 받는 시기가 어린 시절임을 감안할 때, 헬리콥터 부모(극성 부모)와 같이 미친듯이 아이들을 공부시키는 것이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될까.


 아이에게 찬란한 미래를 만들어 주기 위해 아이의 인생은 물론, 부모의 인생, 더 나아가 가족 관계까지 불행한 영향을 미치는 극성이 과연 좋을까. 그렇게 사회에 이해와 배려가 부족해지고 있음을 우리 모두가 인식하고 있지만 이런 환경 속에서는 그저 인정없는 사회적 괴물만이 탄생할 뿐이 아닐까. (공부를 못한 본인의 변?) 학생때 만든 인연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평생 친구인데 말이다. (돈과 관련이 되지 않는다면..)


 이러한 인식을 깔고 주인공의 얘기를 따라가니, 꼭 얼간이(?)가 되라는 희안한 응원을 하게 된다. 그렇다. 주인공은 훌륭한 얼간이가 되었다. 성적은 곤두박질 치고 살짝 사춘기의 모습을 보이니 자신의 원하는 친구와 놀 시간도 생기고 집에서 공부의 스트레스 없이 편하게 쉴 수 있게 되었다. 올레!



 솔직히, 문제는 근사했다. 소설 뺨치게 재미있는 문제였다.

p88

 얼간이 중의 얼간이가 이렇게 완벽한 우승자가 되다니!

p99


 하지만 일부러 공부를 못하는 척은 힘든 일일까? 문제에 매료되어 (엄청나구만...) 정신없니 문제를 풀고나니, 더 이상 속일 수 없게 되었다. 주인공은 첫눈에 반한 모나와 우직한 친구 바질의 곁에 친구로 계속 남아 있을 수 있을까? 어린 아이지만 전혀 어린아이 같지 않은 능구렁이 같은 모습과 우정과 사랑에 목말라 있는 풋풋한 모습을 동시에 찾아 볼 수가 있는 소설이었다.  




 아무리 신명나게 살아도, 나중에 돌아보면 늘 후회가 남는게 인생이야.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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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혐오가 어쨌다구? - 벌거벗은 말들의 세계 우리 시대의 질문 2
윤보라 외 지음 / 현실문화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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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혐모가 어쨌다구?]


[여성 혐오를 찾으신다면 다른 책을 일기를 권합니다]


[★★]


[2016. 5. 12 ~ 2016. 5. 13 완독]



 가부장제 사화에서 기대(강요)되는 여성의 역할은 남성의 도구가 되는 것이다.

p96

 여성에 대한 혐오와 비난은 나쁜 여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여성을 참조해 사회적 필요에 따라 재구성 되는 것이다.

p16


 2016년.

지금 시대를 관통하는 단어를 하나 꼽으면 '혐오'라는 단어를 쉽게 떠올릴 수 있다. 특히, 벌레 충(蟲)이라는 한자를 사용하여 OO충, XX충 식으로 특정 프레임을 만들어 까내리는 혐오 열풍은 시대를 아우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최근 일어난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연일 뉴스에서는 여성 혐오에 대한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뿌리깊이 박혀있는 방향성 잃은 유교 사상으로 인해 여성의 입지는 남성보다 낮다는 인식을 일단 깔고 간다. 회사가 어려워져 인력감축을 해야될 시에 나이순으로 짜르는 것 이외에도 남성보다는 여성을 더 쉽게 감축 대상으로 잡고 있는 것을 흔히 볼 수가 있었다. (역차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기로 한다. 여성 혐오가 궁금해서 빌려본 책이니...)


 아마 가장(家長)의 책임감 같은 전통적인 가치를 더 부여했다는 추측이 들기도 하고... 음...? (아...오늘 필력이 부족하다)



 아무튼.

세상에 만연해 있는 '남여/여남 성 대립'이라는 프레임에 관해서 몇몇 여성 작가의 시선은 어떠한지 궁금해서 빌려본 책이였으나 시덥지 않은 결말로 끝나버리는 책이였다. 서로를 자극하기 위해 특정 사건에 대한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카더라~"라는 식의 조작/ 날조되어 이러한 프레임을 가속화 시키고 있음을 흔히 볼 수있다.


 이러한 사건에 휩쓸리는 우리는 둘째로 치더라도,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의 시작인 대화를 할 작은 틈 조차 용납하지 않는 지금의 세태는 어디서 부터 잘못되었는지 모르겠다. 혹자는 어릴적부터 내몰린 치열한 경쟁 사회가 계속되면서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없어졌다고도 하고, 초원의 절대율법인 약육강식의 논리에 따라 소수/약자로 칭할 수 있는 이들을 물어뜯으며 쾌락을 느낀다고 하는 등 여러 가설들을 들어왔지만 시원한 대답은 아직 찾지 못하였다.


 


 여성의 외모와 성적 매력은 취업, 연애, 인간 관계 등 모든 영역의 성패를 좌우하는 자산 가치의 최종 심금이 되었다.

p31

MBC 스폐셜 - 노처녀가.

 인격의 통일성은 더 이상 미덕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살벌하게 경쟁적이고 굴욕적인 일상을 견디는 방식이 어딘가, 누군가에게 자기혐오, 비루함, 억울함, 불만, 짜증을 부려놓은 것이다. 그래야 다음 날 말짱한 것처럼 다시 시작할 수 있다. 견딜 수 없는 일상을 견디게 해주는 것이 자기 분열이다.

p51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기존의 '부모와 자녀'로 이루어진 전통적인 가족이 1인 가족, 딩크족(아이를 낳지않는 부부), 비혼(주체적으로 결혼을 하지않음), 동성 가족 등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가족으로 바뀌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음을 기억하자. 우리가 이러한 새로운 가족을 호불호(好不好)와 상관없이 확대되어 가고 있기 때문에 피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이에따라 전통적인 가부장제 사회의 끝자락에서 그 몰락을 지켜보고 있는 시대가 우리일 수도 있는 일이 아닌가? 그래서 옛날부터 아버지라는 단어와 연관되어 있는 가장의 책임감, 어머니라는 단어와 연관되어 있는 육아/가사와 같은 것들에 대한 가치와 의미가 위협, 또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세대가 확실히 많아졌다.


 통계청 2015년 사회지표의 3번째 단락에서 (#링크 : 2015 한국의 사회지표 주요결과) "결혼은 '해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감소하고, 이혼은 '할 수도 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증가하고 있으며"라는 구절로 미루어 보아 확실히 옛날과 변화하고 있는 세대의 인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 전통적인 가치에 대한 반발이 각종 프레임 싸움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가설을 세워본다.


 책에 대한 얘기가 하나도 없었지?

<여성 혐오가 어쨌다구?>라는 결국 지금 벌어지고 있는 성별 프레임 싸움에 대한 사족밖에 되지 않는다. 여성 혐오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과 해결해 나가야 하는 목표 따위는 전혀 보이지 않고, 프레임 싸움을 가속화 할 논란 거리만 무수하게 남겨줬을 뿐이다. (겉만 핥았다는 소리다.) 그래, 지금 익명을 빌미로 벌어지고 있는 인터넷 싸움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일정한 거리에 일정하게 놓여있는 두개의 직선처럼 끝나지 않는 싸움에 지치기만 하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대중의 수용도가 가장 빠르게 증가한 국가 중 하나다.

p245

 오늘날 한국 성소수자들은 오래된 혐오의 새로운 얼굴을 마주하고 있다. 성소수자들의 가시화와 인권 운동의 성장, 대중 인식의 변화를 통해 뿌리 깊은 편견에 균열이 갔지만, 동시에 신자유주의 위기와 경제/정치적 양극화, 강경 보수 정권 재집권이라는 맥락속에서 성소수자 혐오가 정치적으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p229


 오히려 여성 혐오 보다는 뒷편에 있는 성소수자에 대한 얘기를 읽어보기를 권한다. 뜨겁게 달아오르는 성별 프레임 싸움보다는 전통적(...)으로 엄청난 억압을 받았던 성소수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더 생각할 거리를 주고 있다. '부모 - 자녀' 라는 '정상 가족'이라는 의식에 사로잡혀, 종교에서 정해줬기 때문에 자행되었던 성소수자 억압. 지금도 '질병'이라는 의식에 묶여 강제적으로 성정체성을 찾지 못하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


 이제는 동성 커플에 대한 반발로 옛날 보다는 많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지만, 이러한 새로운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다시 새로운 편견/이데올로기가 생겨나는 것은 아닐까 무섭다. 그리고 내가 그런 생각을 가질까봐도 무섭고...




 혐오가 파괴하는 누군가의 존엄은 나의 존엄과 어떻게 연결되는가. 이런 질문에 함께 답해야 할 때다.

p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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