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혐오가 어쨌다구? - 벌거벗은 말들의 세계 우리 시대의 질문 2
윤보라 외 지음 / 현실문화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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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혐모가 어쨌다구?]


[여성 혐오를 찾으신다면 다른 책을 일기를 권합니다]


[★★]


[2016. 5. 12 ~ 2016. 5. 13 완독]



 가부장제 사화에서 기대(강요)되는 여성의 역할은 남성의 도구가 되는 것이다.

p96

 여성에 대한 혐오와 비난은 나쁜 여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여성을 참조해 사회적 필요에 따라 재구성 되는 것이다.

p16


 2016년.

지금 시대를 관통하는 단어를 하나 꼽으면 '혐오'라는 단어를 쉽게 떠올릴 수 있다. 특히, 벌레 충(蟲)이라는 한자를 사용하여 OO충, XX충 식으로 특정 프레임을 만들어 까내리는 혐오 열풍은 시대를 아우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최근 일어난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연일 뉴스에서는 여성 혐오에 대한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뿌리깊이 박혀있는 방향성 잃은 유교 사상으로 인해 여성의 입지는 남성보다 낮다는 인식을 일단 깔고 간다. 회사가 어려워져 인력감축을 해야될 시에 나이순으로 짜르는 것 이외에도 남성보다는 여성을 더 쉽게 감축 대상으로 잡고 있는 것을 흔히 볼 수가 있었다. (역차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기로 한다. 여성 혐오가 궁금해서 빌려본 책이니...)


 아마 가장(家長)의 책임감 같은 전통적인 가치를 더 부여했다는 추측이 들기도 하고... 음...? (아...오늘 필력이 부족하다)



 아무튼.

세상에 만연해 있는 '남여/여남 성 대립'이라는 프레임에 관해서 몇몇 여성 작가의 시선은 어떠한지 궁금해서 빌려본 책이였으나 시덥지 않은 결말로 끝나버리는 책이였다. 서로를 자극하기 위해 특정 사건에 대한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카더라~"라는 식의 조작/ 날조되어 이러한 프레임을 가속화 시키고 있음을 흔히 볼 수있다.


 이러한 사건에 휩쓸리는 우리는 둘째로 치더라도,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의 시작인 대화를 할 작은 틈 조차 용납하지 않는 지금의 세태는 어디서 부터 잘못되었는지 모르겠다. 혹자는 어릴적부터 내몰린 치열한 경쟁 사회가 계속되면서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없어졌다고도 하고, 초원의 절대율법인 약육강식의 논리에 따라 소수/약자로 칭할 수 있는 이들을 물어뜯으며 쾌락을 느낀다고 하는 등 여러 가설들을 들어왔지만 시원한 대답은 아직 찾지 못하였다.


 


 여성의 외모와 성적 매력은 취업, 연애, 인간 관계 등 모든 영역의 성패를 좌우하는 자산 가치의 최종 심금이 되었다.

p31

MBC 스폐셜 - 노처녀가.

 인격의 통일성은 더 이상 미덕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살벌하게 경쟁적이고 굴욕적인 일상을 견디는 방식이 어딘가, 누군가에게 자기혐오, 비루함, 억울함, 불만, 짜증을 부려놓은 것이다. 그래야 다음 날 말짱한 것처럼 다시 시작할 수 있다. 견딜 수 없는 일상을 견디게 해주는 것이 자기 분열이다.

p51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기존의 '부모와 자녀'로 이루어진 전통적인 가족이 1인 가족, 딩크족(아이를 낳지않는 부부), 비혼(주체적으로 결혼을 하지않음), 동성 가족 등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가족으로 바뀌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음을 기억하자. 우리가 이러한 새로운 가족을 호불호(好不好)와 상관없이 확대되어 가고 있기 때문에 피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이에따라 전통적인 가부장제 사회의 끝자락에서 그 몰락을 지켜보고 있는 시대가 우리일 수도 있는 일이 아닌가? 그래서 옛날부터 아버지라는 단어와 연관되어 있는 가장의 책임감, 어머니라는 단어와 연관되어 있는 육아/가사와 같은 것들에 대한 가치와 의미가 위협, 또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세대가 확실히 많아졌다.


 통계청 2015년 사회지표의 3번째 단락에서 (#링크 : 2015 한국의 사회지표 주요결과) "결혼은 '해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감소하고, 이혼은 '할 수도 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증가하고 있으며"라는 구절로 미루어 보아 확실히 옛날과 변화하고 있는 세대의 인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 전통적인 가치에 대한 반발이 각종 프레임 싸움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가설을 세워본다.


 책에 대한 얘기가 하나도 없었지?

<여성 혐오가 어쨌다구?>라는 결국 지금 벌어지고 있는 성별 프레임 싸움에 대한 사족밖에 되지 않는다. 여성 혐오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과 해결해 나가야 하는 목표 따위는 전혀 보이지 않고, 프레임 싸움을 가속화 할 논란 거리만 무수하게 남겨줬을 뿐이다. (겉만 핥았다는 소리다.) 그래, 지금 익명을 빌미로 벌어지고 있는 인터넷 싸움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일정한 거리에 일정하게 놓여있는 두개의 직선처럼 끝나지 않는 싸움에 지치기만 하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대중의 수용도가 가장 빠르게 증가한 국가 중 하나다.

p245

 오늘날 한국 성소수자들은 오래된 혐오의 새로운 얼굴을 마주하고 있다. 성소수자들의 가시화와 인권 운동의 성장, 대중 인식의 변화를 통해 뿌리 깊은 편견에 균열이 갔지만, 동시에 신자유주의 위기와 경제/정치적 양극화, 강경 보수 정권 재집권이라는 맥락속에서 성소수자 혐오가 정치적으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p229


 오히려 여성 혐오 보다는 뒷편에 있는 성소수자에 대한 얘기를 읽어보기를 권한다. 뜨겁게 달아오르는 성별 프레임 싸움보다는 전통적(...)으로 엄청난 억압을 받았던 성소수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더 생각할 거리를 주고 있다. '부모 - 자녀' 라는 '정상 가족'이라는 의식에 사로잡혀, 종교에서 정해줬기 때문에 자행되었던 성소수자 억압. 지금도 '질병'이라는 의식에 묶여 강제적으로 성정체성을 찾지 못하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


 이제는 동성 커플에 대한 반발로 옛날 보다는 많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지만, 이러한 새로운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다시 새로운 편견/이데올로기가 생겨나는 것은 아닐까 무섭다. 그리고 내가 그런 생각을 가질까봐도 무섭고...




 혐오가 파괴하는 누군가의 존엄은 나의 존엄과 어떻게 연결되는가. 이런 질문에 함께 답해야 할 때다.

p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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