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 워크 - 242억 켤레의 욕망과 그 뒤에 숨겨진 것들
탠시 E. 호스킨스 지음, 김지선 옮김 / 소소의책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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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에 얽힌 상호 의존과 불평등을 조명하는 내용을 담고있다.

패션의 완성은 신발이라는 말이 있지만 사실상 신발제작과정까지 깊게 관심 가진적은 없다. 메이드 인 코리아, 메이드 인 이태리 같은 신발을 보고 대충 그렇구나 생각만 하지 구체적으로 신발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소비되며 어떻게 사라지는지 그게 왜 중요한 지 관심갖지 않았다.

셰브넴은 신발 공장에서 일한다.

주 5일 근무가 아니라 한 달에 쉴 수 있도록 주어진 날짜가 총 5일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자유롭지 않다.

동료는 토요일 근무를 거부했다가 해고됐다.

셰브넴은 그래서 더욱 묵묵히 일한다.

잔업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와는 상관없이 그는 항상 고정된 월급 197유로를 받는다.

하지만 그가 제작한 부츠는 서유럽으로 넘어가면 한 켤레당 200유로에 팔린다.

셰브넴이 한 달 꼬박 주 6일 근무를 해서 받는 월급보다 많은 돈이다.

그리고 영국 여성들은 평균 24켤레의 신발을 보유하고 있다.

브랜드 신발은 인기에 힘입으면 엄청나게 팔려나간다.

특히나 리미티드 신발같은 경우 가격은 두 배 세 배 그 이상으로도 팔린다.

그러나 신발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실상은 달랐다. 신발을 만들어내기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엄청난 희생을 치러야 했다.

우리도 잘 아는 유명한 한 신발 회사는 노동자들을 법정한도 177배가 넘는 발암물질에 노출시키고 1주일에 60시간 넘게 일하게 하면서 임금으로는 고작 10달러를 줬다. 자국민을 고용했다면 절대 불가능했을 일이었다. 책에서는 자국이었다면 최소 임금 1200달러 이상을 줘야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그는 타국에 공장을 세워 외국인 노동자들을 고용했고 최악의 노동환경에서 그들의 노동 착취력 임금으로 고작 10달러를 주고 자신의 꿈을 실현시켰다.

그리고 회사는 제품으로 총수익 95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책에서는 신발과 관련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이윤창출에 매달리는 기업, 저임금 신발 노동자, 한정판 운동화 수집가, 맨발로 거리를 누비는 어린아이들. 환경 운동가 등이다. 책은 어떻게 신발이 만들어지고 소비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신발을 만드는 노동자들의 상황도 열악하지만 신발제작에 필요한 가죽을 제공하는 동물들의 실태도 잔인하다.

가죽을 얻기위해 지능이 높은 동물들에게 스트레스와 고통을 주고 살상하는 방법이 끔찍하다.

전혀 몰랐던 사실이었는데 전체 가죽 제품의 50%를 차지하는 것이 신발이라고 한다.

충분히 대용품인 신소재 신발들이 있다. 버섯 가죽도 벨벳처럼 아주 부드러우며 금색과 밤색이 광이 난다고 한다. 그 외에도 콩, 포도, 사과, 파인애플가죽도 있다. 더욱 많은 소재들이 활용가능해지면 좋겠다.

그리고 항상 궁금했던 것이다.

매 해 쏟아져나오는 신상 브랜드 신발들은 과연 다 팔리지 않으면 어디로 가는걸까? 신발들은 곧장 매립지로 향한다. 그리고 매립지는 빈민국에 위치하고 그 곳의 아이들은 맨발로 생활한다. 참 아이러니하다.

충격적인 스토리들이 많이 나온다. 읽다보면 내 생각보다 정말 심각한 상황이라는 걸 느낄 수 있다. 환경전문가들이 모든 피해는 사람이 입을 것이며 종말이 다가온다고 이토록 한 마음으로 외치며 경고하고 있었는데 몰랐던 것이 마음아팠다. 앞으로 신발을 신을 때마다 책의 내용이 떠오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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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플라스틱을 먹었습니다 - 환경과학자가 경고하는 화학물질의 위험
롤프 할든 지음, 조용빈 옮김 / 한문화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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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사라지고 있는 환경운동가들.

요즘 들어 빠르게 나빠지고 있는 생태계를 보면,

그들이 진실을 말하지 못하게 하는 이익집단들이 원하는 세상은 오지도 못하고 같이 멸망할 것만 같다.

우리의 편의를 위해 사용하는 많은 물질때문에 죽어가는 생물들이 너무나 많다.

미국에서는 말라리아를 박멸하기 위해 한 때 살충제를 트럭에 싣고 공원에 뿌리고 다녔는데 그로 인해 모기만 죽은 것이 아니었다. 함께 있던 새들까지 영향을 받았다.

미국을 상징하던 흰머리독수리는 알을 두껍게 유지하지 못해 멸종위기까지 다다랐고 결국 위기의식을 느낀 이들이 무분별한 사용을 금지시켰다.

플라스틱에 대한 이슈도 여전히 뜨겁다.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리사이클링 방법도 나오지만 사실은 아무 소용 없다. 그리고 쓰레기는 이미 재활용 수요를 초과한 지 오래다.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모른척 외면하고 싶었던 진실인지도 모른다.

시간이 지나면 바닷속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은 세상이 올거라고 말한다. 끔찍한 일이다.

그리고 결국 그 영향은 최상위 포식자인 우리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온다.

육류랑 생선을 아예 먹지 않고 살더라도 우리에게 오는 피해를 막을 수는 없다. 미세플라스틱 때문이다.

미세플라스틱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분해되면서 생기는데 아주 작은 크기다. 그래서 인간이 호흡할 때마다 몸에 쌓인다고 말한다. 이미 공기와 내리는 눈, 높은 산의 만년빙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자연환경의 상태가 좋지 않았고, 우리들이 알게 모르게 독성 물질을 섭취한다는 것을 알았다.

사람들은 이보다 더 이상 나빠지진 않겠지라는 흐린 눈으로 계속 더 자연을 망가뜨리고 있었다. 결국 그것들이 자신에게 되돌아오는 것이지만 당장에 체감하지 못하니 멈추지 않는다. 슬픈 현실이지만 책에서 말하는 미래가 정말 실현될 것 같다.

왜냐하면 1982년에 과학자들이 예측한 대기 중 이 산화탄소 농도가 정확히 2020년에 들어맞았기 때문이다. 지구의 운명도 머지않아 결정될 것인가 생각이 많아진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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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사물, 움직이지 못하는 인간 - 교통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김창균 지음 / nobook(노북)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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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이 점점 더 발전해감에 따라 필요한 화물을 운송하기 위해서, 그리고 이동의 편리성을 위해서 교통량은 계속 증가했고 이제는 거의 포화상태라고 한다. 하지만 한 번도 교통문제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보지는 않았다. 왜 그랬을까?


앞으로 어떤 식으로 교통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지 궁금했다.



책에서는 부산, 대전, 수원 등 일부 도시에 새로운 교통수단인 트램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그런데 실상 주민들의 의견은 반반으로 나뉜다. 솔직히 지금 차도 다니기 힘든 곳에 트램까지 넣으면 거의 교통체증으로 죽어나갈 것이라는 의견과 지역발전을 위해 좋다는 의견이다. 인구밀도가 높은 곳의 교통문제는 도통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들 중 60%가 아파트 거주민이라고 한다. 아파트는 빠르게 새로운 시스템들을 도입하고 있다. 이미 모빌리티 수단에 적응한 사람들이 더 빠르고 편리한 것을 원할텐데, 교통환경은 아직 거기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책을 보며 신경쓰였던건 교통약자에 대한 부분이었다. 교통약자는 일명 '차를 소유하지 못한 사람들'로 대중교통이나 보행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들의 수가 상당한데 특히나 열세에 놓여있다고 한다.


집의 문만 열고 나가면 도로고, 골목길이며, 차가 쌩쌩 다니는 곳에 사는 사람들의 경우도 환경이 좋지 않은데 해결할 기미가 없으니 사람보다 교통이 우선시 되는 것 같아 분노하기도 한다. 이를 가지고 정부의 안전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교통공학박사의 말을 듣다보니 손 볼 곳이 하나 둘이 아니구나 싶었다.


사람들은 도로를 확장하면 교통혼잡이 해결될 거라고 하지만 앞으로의 추세를 봤을 때 자동차 대수는 계속 늘어날 것이기에, 새로운 도로가 완공되어도 다시 혼잡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한다. 계속해서 도로만 만들 수는 없으니 뭔가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해보였다.



저자는 해외의 좋은 사례들을 가져와 국내에서 도입하기를 바라고 있다. 다양한 의견들을 내놓는데 그 중 하나가 우리나라에서도 계속 말이 나오고 있는 투자 개발을 한 지역에 몰지 않고 고루 안배하여 지역별 거점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거의 십 년이 지나도 크게 달라진 건 없다.



그리고 자연재해와 운송과도 연관지어 바라보고 있었는데,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라 많이 흥미로웠다.


요즘 지구온난화를 비롯해 기후변화가 일상에 큰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 천재지변이 많이 생길텐데 우리나라 운송수단이 자연재해에 잘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다!!



국내 위험물과 독극물 운송의 약 80%가 육상에서 차량으로 운반된다고 한다. 그리고 실제로 위험물 관련 사고도 발생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는 위험물 차량 관리 프로그램 메뉴얼이 탄탄했다. 전문가들이 즉각 비상 대응하도록 하고 저수지나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은 피해가기도 했다. 우리도 꼭 벤치마킹했으면 좋겠다.



저자는 교통공학박사로서 많은 나라를 연구했는데 서울의 버스 승차는 마치 전쟁터 같다고 말한다. 이렇게 발전한 한국에서 이동수단은 계속 불편하다는 것이 참 모순이다. 계속되면 삶의 질도 떨어지겠지. 지금만 봐도 시골로 가면 차도 없고 도로가 뻥 뚫려 속이 확 트인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모두가 은연중에 느끼고 있을 것이다. 하루 빨리 이 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 우리나라와 다른 해외의 교통법과 사례들이 신기하면서도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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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장사의 신이다 - 일단 돈을 진짜 많이 벌어봐라 세상이 달라진다!
은현장 지음 / 떠오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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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의 신'의 주인공인 저자는 3천만 원 창업 자본으로 시작한 치킨 프랜차이즈를 200억 원에 매각한 성공 신화의 인물입니다.


예전에 뉴스기사를 통해서도 본 적이 있는데요 


그 치킨 브랜드는 바로 '후라이드 참 잘하는 집' 입니다.


일명 '후참잘' ㅎㅎㅎ 



사실 이것보다 더 놀라웠던건 폐점률이 0% 였다는 건데요 보통 자영업을 하면서 손대는 가게마다 대박을 터트린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처음부터 부자는 아니었고 오히려 가난한 어린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군대를 다녀온 후 장사에 첫 발을 들여놓은 것인데요. 결국 맨 땅에서 시작하여 레드오션이라는 치킨 시장에서 자신만의 치킨 프랜차이즈로 성공했다는 것이 대단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어떤 노하우가 있고 어떤 노력을 했을지, 그리고 알려주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장사가 잘 되면서 가맹점을 내달라는 연락이 많이 왔다고 합니다. 자신이 장사를 할 때는 조언을 해 준 사람이 하나도 없었지만 자신에게 조언을 바라는 사람들한테는 무상으로 전해주고 싶었다는 저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자연스럽게 진짜 간절함과 가짜 간절함이 구분됐다고 합니다.


사실 처음에는 누구나 시키는 대로 하겠다고 하지만 자신의 습관이나 살아온 세월이 있다보니 말처럼 쉽지 않죠. 나중에는 온갖 핑계를 대며 제대로 하지 않는 사람들이 생겼다고 합니다.



자신의 인생을 걸고 도전하는 가게인데도 1년을 못 버티고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보며 놀랍기도 했구요. 저자는 친지 장례식장에서도 주문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런 순간에도 일을 하는 자신이 맞는지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가족들이 오히려 너의 삶이니 최선을 다하라고 했다는 것이 대단해보였습니다 .남다른 간절함을 엿볼 수 있었던 일화였습니다.


회사를 다니더라도 1년은 완벽히 적응했다기엔 애매하고 3년에서 5년차가 되야지만 어느정도 반열에 올라섰다고 할 수 있는데요. 사업도 마찬가지인 듯 했습니다. 시작하자마자 대박이 터지고 가만히 있어도 주문이 들어오는 행운은 단발성이거나 드물고, 어느정도의 스텝을 밟아야 했습니다.



저자도 장사를 해서 6개월 만에 부자가 될 수 있다면, 세상에 가난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눈여겨 봐야할 건, 5년 이상 이끌어 갈 수 있는 내게 맞는 업종을 잘 선택해야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룸카페가 대세라고 끌려가고 치즈등갈비가 대세라고 끌려가고 그런 건 장기적인 관점에서 좋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도 요즘 말이 나오는 것인데, 조금 핫한 sns가게를 보면 보통 자기 멋대로 쉬는 시간을 갖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그것이 사치라고 합니다. 남들이 다 하니까 나도 쉰다는건 변명이고 그냥 내가 쉬고싶을 뿐이라고 하죠. 



그리고 손님들도 느낌으로 압니다. 그리고 그런 가게는 자연스레 찾지 않게 됩니다. 주변에 비슷한 가게가 많은데 굳이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헛걸음 할 지도 모르는 가게는 그냥 안 가고 말죠. 



저자도 장기적으로 보면 적자가 날 위험이 크다고 합니다. 특히나 더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입장이라면 말이죠.



만약 정말 노동이 힘들면 차라리 키오스크 기계를 들여놓는 것도 좋다고 합니다. 



저자가 20년 간 일군 회사를 매각하고 받은 돈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세월이었다고 생각하는데 저자는 20년간 하루 4시간 이상 자본적이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몸을 혹사해서 건강도 좋지 않았습니다.



제 3자의 입장에서 보면 로또다! 라고 할 것 같은데


저자는 회사를 매각한 후 바로 우울증에 걸렸습니다.


안그래도 좋지 않았던 몸인데 정신까지 피폐해진 것이죠.



하루에 200통씩 오던 전화가 매각 이후 한 통도 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한 순간에 필요없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내가 해야 할 일도 사라지고, 동시에 곁에 있을거라 생각했던 사람들도 같이 사라졌습니다.


덕분에 6~7개월 동안 아무와도 연락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친하던 사람들이 안면몰수하면 굉장한 상처가 되는데, 한 사람도 아닌 모두가 그랬다 생각하면 상처가 클 수 밖에 없을 것 같았습니다.



지금은 극복해서 잘 지내고 있지만, 그 일을 계기로 돈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누군가가 나를 필요로 할 때 살아있음을 느낀다는 것이죠.



지금 저자는 자영업자를 위한 컨설팅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이 책의 판매 인세 수익금은 보육원에 전액 기부된다고 합니다. 멋진 마인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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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름 어머니 - 가끔은 나를 잊어버리는 어머니를 위한 시
이혜숙 지음 / 행복에너지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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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름 어머니>는 딸이 어머니를 위해 만든 특별한 시집이다.


이혜숙 시인은 어머니가 치매 판정을 받은 이후로 어머니에게 읽어드릴 시를 짓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장 먼저 어머니에게 시를 들려드렸다.


병원 생활에 지친 가족을 위해 자식이 할 수 있는 정말 아름다운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느덧 시가 150여 편이나 모였고 이렇게 시집을 내게 되었다.


작가가 어머니와 병원생활을 함께하며 북받쳐오르는 감정을 그대로 담은 시들이라 하나하나 인상깊었다.




우리나라 노인인구 83만 중 치매인구가 8만이 넘는다.


무려 노인인구의 10%에 가까운 수치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보니 더 슬프고 감정이입이 된다.



작가는 어머니와 순간들을 하나씩 떠올린다.


철없이 행복했던 어린시절의 과거를 회상하기도 하고...


갑자기 나보다 더 어려진 어머니를 보면서 슬퍼하기도 하고...


곁에 계시는 것에 고맙기도 한 여러가지 복합적인 감정이 담겨있다. 그 중에서도 인상깊은 시들이 있어 적어본다. 



한복 입고


단아한 모습으로


세뱃돈 쥐여 주시던 어머니



그래, 올해도 건강하고


새해 복 많이 받아라



어머니 세뱃돈 


받고 싶다


어머니 새해 덕담


다시 듣고 싶다



말없이 누워만 계시는 어머니


그 침대 옆에서 맞이한 설날



주머니에 넣어둔


세뱃돈을 어머니 당신에게


드리고 싶은 이 마음 아실까?



- 설날 , 이혜숙-


내 곁을 떠나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세 가지.  내 입을 떠난 말, 이미 쏴버린 화살, 그리고 흘러간 세월이다. 어쩔 땐 불가능하지만 흘러가는 세월을 그대로 잡아두고 싶기도 하고 되돌리고 싶은 순간도 존재한다. 




기쁜 날보다는


외롭거나


힘들때


아플때 더 


어머니를 찾았다



내가


필요할 때는


시도 때도 없이


그렇게 당신을 찾았다



어머니


이제부터는


저를 자주 찾아주세요.



- 언제나 당신을 찾았듯, 이혜숙-


우리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받는다. 그래서 슬프고 힘들 때 가장 의지하는 사람들을 찾게된다. 내 마음의 평안을 찾을 수 있는 곳이 그 곳이기 때문이다. 잘해줬던 부분도 있지만 기댔던 부분이 컸기 때문에 떠올리면 미안한 마음이 먼저 드는 것 같다.



오랜만에 앨범을 펼쳤다


30년 전 어머니 환갑날 사진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다


지금은 한 걸음도 내딛기 힘든데



훨훨 날 듯 걸어 다니시는 모습이


반갑기도 하고 생소하기도 했다



세월의 무상함에


가슴이 뻐근했다



혼자 걸어 다닐 수 있다는 건


얼마나 큰 행복인가!



- 오래된 사진, 이혜숙-


요즘은 사진첩에 대부분의 사진을 저장해두다보니 앨범을 가지고 있는 집이 많지 않은 것 같다.



디지털 기기의 좋은 점은 동영상촬영이 가능한 것으로, 꼭 동영상으로 사랑하는 이들을 담으라고 조언하는 글들을 많이봤다. 하지만 사진은 출력하여 사진첩에 모아두는 것이 더 좋은 것 같다.



가족들이 함께모여 얘기나누며 사진첩을 넘길 수 있는 순간들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행복하게 보여줄 수 있는 순간들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좋아했던 생선회


이가 안 좋아 드실 수 없다



어머니가 좋아했던 거봉


신맛으로 못 드신다



어머니가 좋아했던 빵


소화가 안 되어 못 드신다



모든 게 때가 있듯이


효도도 때가 있다.



- 모든 게 때가 있듯이, 이혜숙 -


너무나 공감갔던 시와 구절이다. 말할 수 있을 때 좀 더 대화하고, 함께할 수 있을 때 좀 더 같이 다니고, 먹을 수 있을 때 좀 더 자주 식사를 했어야 했다. 지나고 나서야 알게되는 것 중에 가장 서글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모두에게 어머니가 있기에 더 먹먹하고 공감가는 시집이었다. 이혜숙 시인은 이 책으로 2022년 신문예 시 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는 아름다운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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