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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랭 할매 떡국 ㅣ 제제의 그림책
벼레 지음 / 제제의숲 / 2025년 1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서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림책] 호랭 할매 떡국
벼레 글, 그림 / 제제의숲 / 48쪽

어릴 때 ‘떡국을 두 그릇을 먹으면 나이 한 살을 더 먹을 수 있을까?’ 이런 생각 한 번쯤은 했던 거 같다. 그렇게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호랭 할매 떡국>에 관심이 생긴 건, 어릴 때 떡국을 먹으며 했던 이런 생각 때문이었다. 정감 있는 그림도 한몫했다.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는다는 호랑이 이야기. 이 호랑이는 정말 떡 하나만 줘도 된다는, 염치 있는 호랑이라는 내용으로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배고픈 호랑이가 산을 내려와 맛있는 음식 냄새가 나는 할머니 집에 가게 되고, 떡 하나만 먹으려다가 할머니에게 들킨다. 할머니는 배고픈 호랑이에게 밥상을 차려주고, 배고프면 찾아오라는 말을 한다. 그 날 이후, 호랑이는 배가 고플 때마다 할머니를 찾아가게 된다. 봄이면 진달래꽃을 꺾어 화전을 해달라고 하고 나물도 무쳐 달라고 하고, 여름에는 삼계탕, 가을에도 한 상 얻어먹는다. 그리고 겨울이 찾아왔다.

설날을 맞이해 할머니가 가마솥 가득 끓여놓은 떡국을 보게 된 호랑이. 한 그릇만 먹으려다가 한 솥을 다 먹어버린다. 떡국을 다 먹고 잠이 든 호랑이.

잠에서 깨어나 그릇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게 된다. 자신의 노란 털이 온통 하얗게 되어 있었던 것. 그렇게 호랭 할매가 되어버렸다. 할머니는 호랭할매에서 호랭이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말한다. 그건 바로 떡국 100인분 만들기! 호랭이는 할머니와 함께 가래떡을 뽑고, 할머니가 썬 떡으로 떡국을 만든다.

할머니는 동네 사람들을 초대해서 떡국을 나눠 먹는다. 떡국 만들기를 끝내고 호랭할매는 호랭이로 돌아왔을까? 맨 뒷 장에 호랭이가 호랭 할매가 된 비밀이 담겨 있어서 웃음이 났다. (새해를 앞두고 일찍 잠들면 눈썹이 하얗게 된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는데, 그때 하얗게 되는 이유와 같다.)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는다는 호랑이 이야기’를 익숙하게 알고 있고, ‘떡국을 한 그릇 더 먹으면 나이 한 살을 더 먹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본 적도 있어서 이 이야기가 낯설지 않았다. 이 이야기 속의 호랑이는 정말 떡 하나만 줘도 된다는, 욕심을 부리지는 않는다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아이들과 설날을 앞두고 함께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는 호랑이 이야기, 배고픈 호랑이의 이야기는 아이들이 이야기를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함께 가래떡을 썰고 떡국 재료들을 손질해 떡국을 끓여보는 것도 좋겠다. 떡국 끓이는 일에 아이들이 직접 참여한다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과 설날에 떡국을 먹으면서 나이 한 살을 더 먹는다는 의미도 함께 생각해 본다면 좋겠다. 어른들에게도 쉽지 않은 이야기이긴 하지만, 단순히 한 살 더 먹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성장한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