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왕관을 쓴 랑이 꼬리가 보이는 그림책 21
김은숙 지음, 김정숙 그림 / 리잼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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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황금 왕관을 쓴 랑이

김은숙 지음, 김정숙 그림 / 리잼 / 36



 

이 책의 주인공은 지렁이 랑이. ‘지금까지 지렁이가 주인공인 이야기가 있었던가?’ 생각해보았다. 그냥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는 지렁이. 누군가는 생김새 때문에 싫어하는 지렁이. 바로 그 지렁이의 이야기를 이 책에서는 어떻게 담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책 표지에는 황금 왕관을 쓴 랑이가 그려져 있었다. 지렁이 랑이는 어떻게 황금 왕관을 쓰게 되었을까?

 


봄비가 내리고 꽃밭에 물 향기가 번진 어느 날, 지렁이 랑이가 땅 위로 올라왔다. 랑이는 지난해 쌓인 낙엽을 흙과 버무려 먹은 다음, 구슬을 빚어냈다. 빚어낸 구슬들로 탑을 쌓은 랑이에게 근사한 생각이 떠오른다.

탑은 왕국에 있어. 그렇다면 이곳은 왕국이야. 그럼 나는?’

 


 

그렇게 자신만의 왕국의 왕이 된 랑이. 그런데 한 가족이 찾아와 '피스'를 심는다. 삽으로 흙을 파내는 바람에 랑이가 만든 탑이 모두 무너지고 만다. 랑이는 서둘러 이사를 갔다가 다시 옛집을 찾으려고 한다. 옛집의 흙밥을 먹고 있는데 잔뿌리를 뻗으려던 피스가 소리친다. 

누구야? 내 땅에 와서 나를 건드리는 자가?”

 

여왕이 될 거라고 말하며 땅을 침범한 피스 때문에 속상해진 랑이는 친구 곰실이가 놀러와도 반갑지 않았다. 잠도 안 오고 밥맛도 없었다.

 

며칠 뒤, 다시 옛집을 찾아간 랑이. 피스는 큰 뿌리 둘레에 잔뿌리들이 자라고 있었다. 땅 위에서 바라보니, 잎이 톱니 모양이고 줄기에도 가시가 돋아 있었는데, 도무지 착한 나무로는 보이지 않았다.

 


그때, 할머니가 꽃밭에 나와 피스에게 말을 건넨다

장미야, 어서어서 크렴. 그래야 멋진 오월의 여왕이 되지.”

 

그제서야 피스의 정체가 장미라는 것을 알게 되고, 장미에게 여왕이라는 호칭을 붙여준다는 것도 알게 된 랑이. 곰곰이 생각하던 랑이는 피스와 싸우지 않기로 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옛집에 찾아가 입으로 피스 주변에 길을 내주고 흙을 헤뜨려 준다. 담쟁이 아래 썩은 풀잎 조각과 달팽이 똥도 물어다 준다.

 

피스는 과연 꽃을 피워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꽃 한 송이도 저절로 크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또 한 번 깨닫게 되었다. 많은 이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거기에 지렁이의 역할도 한 부분 차지한다.

 

평소 지렁이를 보면 밟지 않으려 하면서 그냥 지나치고는 했다. 옆에서 어떤 사람은 징그럽다는 표현을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엄청 소리를 지르고 호들갑을 떠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지렁이를 지나치게 싫어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지렁이를 싫어하는 어른들에게도 이 책을 권한다. 이 책을 읽는다면, 중요한 것들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지렁이를 본다면 더 이상 소리를 지르며 징그럽다는 표현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책은 그림 색감이 선명하고 좋았고, 이야기에 쓰인 표현들도 구체적이고 좋았다. 책의 크기도 그림책 치고는 작은 편이었지만, 그렇게 많이 작은 것도 아니어서 괜찮았다.

 

아이들에게도 지렁이의 역할을 알려주면 어떨까? 이 책으로 자연스럽게 알려주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지렁이를 만나게 된다면? 아이들이 지렁이를 무서워 한다거나 징그러워 한다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서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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