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치는 게 뭐 어때서 - 씩씩한 실패를 넘어 새로운 길을 만드는 모험
김수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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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도망치는 게 뭐 어때서

김수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60



 

지금은 미국에서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정말 좋아하는 가수의 인터뷰 기사를 보다가 알게 된 실패 이력서라는 것이 있다. 자신의 인생에서 실패했던 순간들을 이력서처럼 적어보고 돌아보는 것이다. 그때 그게 인상적이어서 실패 이력서를 써본 적이 있다. 요즘도 가끔 업데이트하고 있다. 그 이력서를 쓰면서 느낀 건, 생각보다 크게 실패한 건 많이 없고, 했던 고민이 반복된다는 거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때 썼던 실패 이력서가 떠올랐다. 그래서 다시 그 글을 살펴보다가 오랜만에 업데이트도 했다. 업데이트라는 건, 또다시 한 가지의 실패를 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별로 반갑지 않지만 반드시 딛고 일어나야 하는, 반복되는 실패다. 그 실패의 내용은 면접에서 떨어졌다.’는 이야기다.

 

하던 일을 그만두고, 다시 구직활동을 하는, 취업준비생이 된 지금, 계속되는 실패를 딛고 일어서야 하는 때가 바로 지금이다. 말이 쉽지, 행동으로는 쉽지 않다. 실패가 계속되면 아무래도 주저앉게 되고 다시 일어설 힘이 생기지 않는다.

 

이 책의 저자 김수민 아나운서는 대학교 3학년 때 SBS 아나운서가 되었다. 그때 당시 최연소 합격 기록을 세웠다고 신문기사도 실리고 했다. ‘최연소 합격은 어디를 가나 주목받는다. 그때 처음 알게 되고 그가 진행하는 방송을 보기도 했다. 매번 챙겨보지는 못했지만, 진행하는 거 괜찮다고 생각하면서 본 기억이 있다. 그가 SBS를 떠난다고 했을 때는 조금 의아했지만, 이유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궁금하기도 했다. 그 궁금증은 이 책을 통해 풀렸다.

 

지금은 결혼도 하고, 한 아이의 엄마도 된 김수민 아나운서. - 그가 97년생이라는 걸 생각하면 빠르다는 생각도 들지만 - 결혼과 엄마가 되는 것 같은 데 빠르고 늦고가 어딨겠어 - 조금 부러운 면도 있었다. (그의 나이도, 상황도)

 

이 책에서 좋았던 점은 그가 자신의 실패를 인정하고 그냥 주저앉아 있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다시 일어나 새롭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런 모습을 닮으려고 노력해야겠다.

 

지금 이 상황에서 이 책을 만난 건 어쩌면 행운인 것 같다. 친필사인이 되어있는 책을 사게 된 것도 좋았다. 그가 적어준 기꺼이 실패하고 씩씩하게 일어나길이라는 메시지도 보고만 있어도 힘이 났다. 살면서 겪게 되는 실패가 반가울 일이 없지만, 실패했다고 다음이 없겠나? 그의 말대로 씩씩하게 일어나면 될 일이다. (이게 이렇게 말하기는 쉬워도 행동이 어렵긴 하다. 그래도 앞으로 나아가보기로 한다.)

 

밑줄 긋기

 

막다른 길은 새로운 길을 찾을 때라는 걸 알려줄 뿐이다. 막다른 길 앞에선 용기내어 자기 자신을 위해 도망칠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에겐 도망칠 자유가 있다. (11)

 

내가 가장 쥐고 싶었던 것은 나의행복, ‘나의, ‘나의삶이었다. (31)

 

자격이라는 게 어떤 위치와도 비슷하다면 어떤 자격, 위치는 누가 주는 것이 아니라 오롯이 내가 만드는 것 아닐까? (85)

 

자신의 의지로 타인이 대신해줄 수 없는 것을 하는 일,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되는 것, 자유. 그것이 21세기에 적합한 지속가능한 원동력이 아닐까. (117)

 

할 수 있을까? 내가 될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묻는 대신 인생에서 가장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나를 살게 하는 소망은 어떤 것인지, 무엇이 내게 가장 가치 있는 것인지 묻다 보면 꿈은 현실에서 점차 독립해 내게 그간 본 적 없는 용기를 선사해줄 것이다. ‘두려움보다 중요한, 무언가에 대한 확신이 현실의 물음표들을 처단해주겠지. 그럼 그때 두려움 없이 그 가치를 향해 나아가면 된다. (123)

 

무언가가 될 나이 같은 건 사실 없다. 그러니 조급해하지 않아도 된다. 설사 그게 내가 원하는 시기가 아니더라도, 내가 원하는 모양이 아니더라도, 포기만 안하면 결국엔 반드시 하게 된다. 그게 무엇이든. (149)

 

한때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렸다고 해도 삶의 변수들 앞에서 우리는 계속해서 목적지를 수정해가며 경로 재탐색을 누르기 마련이니까. 속도의 비교는 정말 찰나에만 유효한 것이다. 잊지 말자, 당장의 속도보다 중요한 게 분명히 있다는 것을. (250-251)

 

용기가 필요할 때면 언제든 이 책에서 우리가 다시 만나 서로를 위로할 수 있으면 좋겠다. (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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