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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밀도 - 나를 나답게 하는 말들
류재언 지음 / 라이프레코드 / 2023년 1월
평점 :
[에세이] 대화의 밀도
류재언 지음 / 라이프레코드 / 307쪽

<대화의 밀도>라는 책 제목에 이끌려 책소개를 보게 되었다. 변호사이자 남편이자 세 아이의 아버지인 저자의 대화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고 해서 흥미가 생겼다. 그렇게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편하게 읽을 수 있었고, 대화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었다.
고래는 공격적이지 않지만, 아무도 고래를 만만하게 보지 않는다. (25쪽)
대화의 초반부터 날카롭게 파고들어 대화의 주도권을 빼앗고, 마음에 들지 않거나 다른 주장을 펼치는 이에게 공격을 가하는 상어식 대화가 아닌, 자연스럽게 대화에 어울려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필요할 때는 담담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고래식 대화를 해야한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공격적이지 않지만 만만하지 않은 고래!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손이 가는 옷은 따로있다’라는 글에서 정말 마음에 드는 부분이 있었다.
존재만으로 마음이 편안하고, 부재가 궁금하고 아쉬우며, 아무런 이유 없이 그냥 내 의식이 향하고 있는 이들. 이들이 진짜 내 사람이다. (114쪽)
‘내 사람’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몇 명이나 있을까? 생각해보았다. 많지는 않지만, ‘내 사람’은 몇 명 존재하고 있었다. 그들 중에는 자주 만나지 못해도, 존재 자체만으로도 든든한 이도 있었다. 참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그냥 주어지는 좋은 대화는 없다. 좋은 대화는 노력의 산물이다. (149쪽)
좋은 대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그냥 주어지는 좋은 대화는 없다’라는 글도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상대의 눈을 바라보고 진심으로 듣고, 적절한 답을 하려 노력하는 순간이 떠올랐다. 소중한 사람과의 대화일수록 더 그런 것 같다.
‘소중한 지인들에게 선물한 열 권의 에세이’라는 글도 좋았다. 저자는 누군가에게 선물을 줘야할 때, 대부분 책을 선물한다고 한다. 이 글에는 책 제목과 선물 받는 사람에 대한 메모가 적혀 있었는데, 선물 받는 사람에게 딱 맞는 책을 잘 골라서 선물한 것 같다. 받는 사람도 기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앞으로 누군가에게 책을 선물할때는 이런 식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내가 좋아하는 책을 선물하곤 했는데, 선물 받는 사람에게는 맞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무작정 ‘그 사람도 좋아하겠지’가 아닌, 그 사람이 처한 상황 같은 것을 고려해서 고민해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인생의 시계에 순간을 각인하는 방법’이라는 글에서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다.
기억하고 싶은 장면, 분명히 그리워할 순간을 마주할 때, 나는 그 순간을 기록한다. (304쪽)
기억하고 싶은, 나중에 그리워할 순간, 그 순간을 기록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인 것 같다. 저자도 그런 습관을 가지고 있었기에 이렇게 책 한 권이 나온 것이겠지? 앞으로 기록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하는 순간이었다.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 더 밀도 있게,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좋은 대화를 많이 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 책에서 밀도 있는 좋은 대화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서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