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의 언덕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1
에밀리 브론테 지음, 황유원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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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폭풍의 언덕

에밀리 브론테 지음, 황유원 옮김 / 휴머니스트 / 588




초등학교 5학년 때 학교에서 같은 반 친구가 <폭풍의 언덕>을 읽었다고 했다. 그때 그 친구에게 지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책을 찾아 읽었다. 너무도 자랑스럽게 말하던 친구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때 책을 읽으면서 내용이 엄청 어렵게 느껴졌지만 그래도 끝까지 읽었다.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 ‘그때 내가 뭘 읽었던 거지?’ 하며 내용도 잘 생각나지 않았다. 언제 한번 시간을 내 제대로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계속했다. 그러다 이번에 이 책을 다시 읽게 되었다.

 

작가 에밀리 브론테는 언니 샬럿 브론테, 동생 앤 브론테와 함께 각자의 필명으로 공동 시집을 출간하기도 했다. 1847년에 샬럿이 <제인 에어>, 에밀리가 <폭풍의 언덕>, 앤이 <애그니스 그레이>를 차례로 출간했다. <제인 에어>는 출간되자마자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폭풍의 언덕>은 비도덕적이고 야만적이라는 이유로 오히려 비판받았다고 한다. 반세기가 지나 서머싯 몸, 버지니아 울프 등의 극찬을 받으며 작품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 책에는 샬럿 브론테가 쓴 1850년판 편집자 서문도 수록되어 있다. 이 글은 이번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번역해 소개하는 것이라고 한다.

 

처음 읽을 때는 어린이였고, 지금은 어른이 되었지만, 이 책을 쉽게 읽어내려갈 수는 없었다.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그래도 처음 만났던 때와는 다른 걸 느꼈다. 확실한 건, 이 책은 너무 어릴 때 읽지 말고 커서 읽어야 할 것 같다는 것이다.

 

1850년판 편집자 서문에 샬럿 브론테가 쓴 글처럼, 황야를 닮아있고 히스의 뿌리처럼 뒤엉켜있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히스는 어느 드라마에서 한번 본 적 있고, 히스의 뿌리가 얼마나 뒤엉켜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히스가 가득한 고지대의 황야를 떠올려보았다. 드라마에서 본 적 있는 모습과 비슷할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드라마도 폭풍의 언덕에서 영감을 얻지 않았나 싶다.)

 

<폭풍의 언덕>의 원래 제목이자 작품 내 중요한 배경이 되는 워더링 하이츠라는 이름. ‘워더링은 폭풍이 휘몰아치면 위치상 그대로 노출되고 마는 이 집이 겪는 대기의 소란을 나타낸다고 한다. 앞으로 이 작품의 원래 제목인 워더링 하이츠도 기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샬럿 브론테가 쓴 <제인 에어>도 중학교 때인가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책도 다시 찾아 읽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밑줄 긋기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유일한 기쁨은 내가 죽거나, 아니면 저이가 죽는 걸 보는 거야!”

- 259

 

이 작품은 황야를 닮았고 거칠며 히스의 뿌리처럼 뒤엉켜 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 또한 자연스러운 일은 아니었을 텐데, 작가 자신이 황야에서 태어나 자랐기 때문이다.

- 572

 

<폭풍의 언덕>은 원제이자 작품 내 중요한 배경이기도 한 워더링 하이츠라는 이름에 걸맞게 시종일관 몹시 거센 바람이 휘몰아치는 작품이다. 소설에서의 설명을 빌리자면, “‘워더링은 이 지역에서 의미심장하게 사용되는 방언으로, 폭풍이 휘몰아치면 위치상 그대로 노출되고 마는 이 집이 겪는 대기의 소란을 나타낸다.”

- 579

 

<폭풍의 언덕>에 대해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덧붙이자면 소설의 진짜 주인공은 작품의 배경이 되는 요크셔의 무어(moor)’, 즉 잡초와 히스로 뒤덮인 고지대의 황야라고 할 수 있다. ‘히스클리프라는 이름이자 성도 히스(heath)’절벽(cliff)’이 합쳐진 형태로, 실은 이 황야를 달리 부르는 명칭이나 마찬가지다. 틈만 나면 황야로 뛰쳐나가는 캐서린과 캐시가 히스클리프라는 인물과 어떤 식으로든 유착 관계를 형성할 수밖에 없는 것은 이런 의미에서 필연적이라고 하겠다.

- 58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서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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