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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일기 - 나를 위한 가장 작은 성실
김애리 지음 / 카시오페아 / 2022년 5월
평점 :
[인문학] 어른의 일기
김애리 지음 / 카시오페아 / 240쪽

이 책의 저자는 열여덟 살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해 지금까지 20년째 일기를 쓰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책에서 저자를 ‘20년 차 일기 장인’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숙제로 일기를 매일 써야 했던 초등학교 시절을 지나 중학교 때부터는 스스로 일기를 써왔다. 일기 쓰기는 어른이 되고 나서도 계속되고 있다. 저자 못지않게 오랫동안 일기를 써온 셈인데, ‘일기 장인’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일기를 매일 쓴 건 아니기 때문이다. 일기를 쓰지만, 쓸 내용이 없어서 안 쓰는 날도 많았다.
이 책의 저자는 일기를 쓸 내용이 없을 때도 일기를 쓴다고 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정말 일기 장인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중학교 3학년 IMF때 집안 형편이 어려워지고 흔들리고 방황하는 10대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그나마 혼자 있는 게 가장 편하던 어느 날, 집에 있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고 한다. 노트에 책의 목록과 짧은 리뷰를 쓴 것이 글쓰기와의 첫 인연이 되었다. 그러다가 그냥 하고 싶은 말들을 간단히 적기 시작했다. 일기 쓰기의 시작이었다.
열여덟 살이 끝나갈 때, 평생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20여 년이 흘러 서른아홉이 된 지금, 정말 매일 글을 읽고 쓰고 만드는 사람이 되었다. 스물다섯 살에 첫 책을 출간한 이후로 해마다 한 권의 책을 쓰고, 기획하고, 편집하며 10권의 책을 썼다고 한다. 그리고 여전히 일기를 쓰고 있다.
저자에게 있어서 일기장은 솔직하게 무엇이든 기록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한다. 누구나 그런 공간 하나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인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일기장에도 솔직하게 적지 못한 고민 같은 것들이 떠올랐다. 다른 사람은 볼 수 없는 일기장인데, 여기에 솔직하지 못했다. 앞으로는 일기장에 솔직하게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밑줄 긋기
돌아보면 모든 과정의 기록은 참으로 빛나요. 아무리 슬프고 보잘 것 없는 기록일지라도 그래요. 오늘 묵묵히 해낸 일, 어제와 달라진 점, 내일의 크고 작은 기대를 담담히 기록해나가는 독백의 시간. 마치 전구 하나가 반짝, 삶에 더해지는 것 같은 따뜻한 시간이에요.
- 일기 쓰기를 통해 배운 것 (80쪽)
무려 열여덟 살부터 현재까지 습관을 이어가고 있으니 일기 쓰기야말로 제 삶의 원 탑(one top), 원 워드(one word), 뿌리이자 기둥인 셈이에요. 이토록 오랜 시간 일기를 쓰다니, 훌륭한 삶이었다고 지난날을 회상하진 못해도, ‘성실하고 따뜻한 삶’이었다고 말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다름 아닌 스스로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었던 거예요. 그리고 이 문장이 제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 지 모릅니다.
‘나’로부터 달아나고자 했던 많은 시간을 지나, ‘나’에게 좋은 사람이 되기까지. 맞아요. 그 길목에는 늘 일기장이 놓여 있었습니다.
- 다름 아닌 나 자신을 위해 노력하기 (144쪽)
한 정신과 의사의 글에서 ‘우울과 절망에 빠지는 원인은 분노와 상실을 표출할 출구를 찾지 못해서’라는 문장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문장을 읽으며 나의 작은 일기장이 동시에 떠올랐어요. 언제든 활짝 열어젖히고 모든 고통과 아픔을 내보낼 출구. 오직 나만이 열 수 있고, 나만이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장소. 일기장은 바로 그런 출구입니다. 그리고 누구나 그런 공간의 존재 하나는 가져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 이 작은 공간 안에서만큼은 마음껏 용감해지고 최대한 솔직해져 보면 어떨까요?
- 무엇이든 기록하자. 단, 반드시 솔직하게 (222쪽)
꿈 많은 당신이 일기를 썼으면 좋겠습니다. 꿈으로 가는 길이 너무 멀어 도저히 닿을 수 없다고 느껴질 때마다 내가 얼마나 열심히 걷고 있는가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이요.
- 당신이 일기를 썼으면 좋겠습니다 (237쪽)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서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