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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관심 없는 마음이지만
김정아 지음 / 유노북스 / 2021년 1월
평점 :
[에세이] 아무도 관심 없는 마음이지만
김정아 지음 / 유노북스 / 280쪽

<아무도 관심 없는 마음이지만> 이라는 제목부터 와닿았다. 어떨 때는 자기 자신의 마음에도 관심을 가지지 못할 때가 있으니까 말이다. 그렇게 스스로 돌보지 못하고 상처를 입기도 하는데, 그래서는 안 될 것 같다. 자기 자신의 마음부터 잘 돌보아야 주변이 보이고, 잘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작가는 프롤로그에 이 책에 대해 말하며, 그땐 너무 어려서, 너무 바빠서, 너무 우울해서, 너무 기뻐서 혹은 너무 어리석어서 미처 기록하지 못했던, 그러나 여전히 내 마음을 자주 찾아오는 사건들, 사람들, 말들을 하나하나 관찰하며 뒤늦은 일기를 썼습니다. (4쪽) 라고 말하고 있다. 그의 말대로 너무 바쁘거나 우울한 감정이 들거나 하면 글도 쓰기 힘들다. 책을 읽으면서도 그런 느낌이 많이 들었다. 누군가의 뒤늦게 쓴 일기를 보는 느낌. 그러면서 내 마음도 들여다보게 되었다. 일기를 쓰다가 한동안 안 썼던 때가 있었다. 바쁘다는 이유로, 힘들다는 이유로, 이런저런 이유로 쓰지 않았던 시간들. 그 시간들에 대한 기록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을 하면 마음속에 새로운 시계가 생긴다. 내 일상의 시계 옆에 사랑하는 사람의 시계를 걸어 두고, 그 낯선 시간과 세계를 품는다. 챙겨 봐야 할 뉴스 채널이 추가되고, 기도가 길어져도 이 모든 것들이 짐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15쪽)
이 책의 작가가 미국에서 살던 시절, 한국에 있는 할머니와의 전화 통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뉴스에서 미국에서 안 좋은 일이 생겼다고 하면 걱정하는 전화를 거셨다는 할머니. 자는 시간과 학교 가는 시간은 피해서 전화를 거셨는데, 나중에 보니 할머니 방에는 한국과 미국 시간이 나란히 적힌 큰 도화지가 있었다. (14쪽)
사랑을 하면 마음 속에 새로운 시계가 생긴다는 말에 공감이 갔다. 사랑을 하게 되면 상대방이 꼭 외국에 나가지 않아도, 그 사람은 지금 뭐하고 있을까? 바쁘지는 않을까? 신경쓰게 되고, 배려하게 되니까 말이다.
내일의 만남을 의심하지 않아도 되는 사랑, 기대감을 가득 안고 웃으면서 단잠을 자게 하는 사랑, 생각할수록 마음이 따뜻해지고 넉넉해지는 사랑. 그런 평범한 사랑을 주고 싶다. 그런 건강한 사랑을 받고 싶다. (34쪽)
작가가 하고 싶은 사랑의 모습은 너무나 당연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소중한 것이기도 했다. 내일의 만남이 의심되지 않고, 기대되는 사랑. 평범하지만 마음 따뜻해지는 사랑, 읽으면서 생각해보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이런 사랑을 하고 싶어졌다. 가장 아름다운 사랑이 우리 주변에 있는 평범한 사랑이 아닐까? 이런 생각도 하게 되었다. 요즘은 평범하게 행복한 이들이 제일 부럽다.
글 중에서 ‘나머지 364일도 해피뉴이어’라는 글도 마음에 들었다.
새해 1월 1일엔 왠지 해도, 달도, 바람도 새것 같고, 무엇이든 꿈꾸고 도전하고 이뤄 낼 수 있을 것 같은 설렘이 찾아온다. (82쪽)
1월 1일은 새해 첫 날이라는 것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특별하게 생각한다. 내게도 특별한 하루인데, 이 날이 되면 항상 ‘올해는 더 잘 보내고, 목표를 이뤄야지’하고 다짐을 하게 된다. 뭐든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이 책의 작가도 이렇게 적어놓았는데, 새해 첫 날 하루만이 아니라 매일 매일이 소중하기에 매일 꿈꾸고 도전하고 이뤄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편안하게 읽을 수 있고, 읽는 중간중간 내 마음에 대해 생각할 수 있어서 좋았다.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면서 읽었는데, 잔잔하면서도 따뜻한 노래를 들으면서 읽으니 더 좋았다. 여기에 따뜻한 차나 귤을 먹으면서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밤에 잠이 오지 않을 때 조명 켜놓고 읽어도 좋겠단 생각도 했다. 바쁜 일상을 보내고 모처럼 휴식을 취할 때 읽으면 좋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서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