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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 - 쉽게 잠들지 못하는 밤은
안녕하신가영 지음 / 빌리버튼 / 2017년 3월
평점 :
[에세이]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
안녕하신가영 지음 / 빌리버튼 / 280쪽
노래를 듣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좋아하는 가수도 많다. 안녕하신가영도 그 중에 한 명이다. 이름만 들어도 안부를 물어오는 것처럼 다정한 느낌이 드는 가수.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이라는 제목처럼, 쉽게 잠들지 못하는 밤에 들으면 좋은 노래들을 많이 부르는 가수이다. 그 가수가 책을 썼다고 해서 관심이 생겼고, 책이 나오자마자 읽어보았다. 그리고 얼마 전에 다시 생각이 나서 이 책을 또 꺼내 들었다.
이 책을 읽고 안녕하신가영의 노래만큼이나 따뜻한 글들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런 느낌의 에세이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이런 생각은 작년에 했던 안녕하신가영의 유튜브 라디오 <대신 말해주는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기도 했다. 그때 사연이 소개되어서 너무 기뻤다. 사연을 소개해주는 안녕하신가영의 목소리는 너무 따뜻했고, 짧은 사연에서 숨겨진 의미까지 파악해 내는 게 놀라웠다. 사연 후에 해주는 말이 너무 따뜻하고 감동적이었던 기억이 있다. 정말 책 한 권을 내서 선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안녕하신가영은 ‘목적 없는 글쓰기’를 좋아한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일기 쓰기를 싫어했는데, 선생님께 검사를 맡아야 하는 글이어서 숙제로 느껴졌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 걸까? 목적 없이 솔직하게 쓰는 글에서는 편안함이 느껴진다. 이런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매력이 있다.
이 책에서 특히 좋았던 글은 ‘말의 힘’이라는 글이었다.
앞으로도 물론 다분히 노력해야겠지만 전하고 싶은 글과 말을 항상 잘 다듬어서 정성스럽게 하나의 결과물로 만들어내는 일을 꾸준히 이어나가고 싶다. 그런 노력들이 잘 담겨져 많은 사람들이 정성스럽게 일구어내는 삶의 일부분이 될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있을까. (59쪽)
이 책에는 안녕하신가영의 에세이와 함께 노래 가사가 실려 있다. 노래 가사 중에서는 미발표곡도 실려 있다. 그냥 가사만 읽어도 좋지만, 책을 읽을 때는 안녕하신가영의 노래들을 들었고, 주로 밤에 읽었다. 은은한 조명을 켜놓고 읽으면 더 좋다.
안녕하신가영의 노래 중에서 좋아하는 노래를 골라본다면, 이 책의 제목과 같은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을 빼놓을 수 없다. 그리고 <겨울에서 봄>,<반대과정이론>, <우울한 날들에 최선을 다해줘> 등을 꼽을 수 있다. 안녕하신가영의 노래 중에서 가장 먼저 좋아한 노래가 <반대과정이론> 이었던 것 같다. 그 전에 ‘좋아서 하는 밴드’ 활동을 할 때 노래들도 좋아했었지만 말이다. 이 노래들은 한번 듣기 시작하면 무한반복을 해서 듣는다. 이 책에는 없지만, 요즘에는 <지금이 우리의 전부>도 열심히 듣고 있다.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 쓴 것 같은 진심이 담긴 노랫말과 따뜻한 목소리가 마음에 든다.
앞으로도 안녕하신가영의 좋은 노래를 많이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의 생각이 담긴 글도 계속 볼 수 있다면 더 없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