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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서 하는 일에도 돈은 필요합니다
이랑 지음 / 창비 / 2020년 8월
평점 :
[에세이] 좋아서 하는 일에도 돈은 필요합니다
이랑 지음 / 창비 / 332쪽

전 사실 ‘좋아서 하는 일’ 보다 ‘먹고사는 일’을 우선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렇게 먹고사는 일을 정신없이 하다보면 그 일에서 ‘좋아하는 과정’이 생기곤 합니다.
8-9쪽
<좋아서 하는 일에도 돈은 필요합니다>라는 책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아무리 좋아서 하는 일이라도 그게 일이 되면 당연히 돈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을 하는 거니까 정당하게 돈을 받아야 하겠지?
이 책을 이랑 작가는 정말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었다. 한국과 일본을 무대로 가수이자 작가, 영상감독으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그 일들에서 성과를 이루고 있는 것이 작가소개에 적혀있었다. 책도 여러 권 냈고, 2017년에는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포크 노래상도 받았다고 한다.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은데, 주변으로부터 '한 가지만 하라'는 말을 많이 듣고 있다고 한다.
이랑 작가의 책을 읽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의 음악은 들어본 적이 없다. 책에서 가끔씩 등장하는 노래가사를 보면, 그의 글과 그림과 비슷하게 솔직한 내용의 노래들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을 끝까지 다 읽는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다. 다 읽고 드는 생각은 자신의 이야기를 정말 솔직하게 썼다는 것이다.
기억에 남는 내용은,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포크 노래상을 받으면서 트로피를 경매에 부치는 퍼포먼스를 해서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인터뷰를 할 때, 인터뷰이를 제외한 나머지 관계자들 (포토그래퍼를 비롯해서 인터뷰어에 이르기까지) 에게는 급여가 주어진다는 사실이었다. 이 사실을 알고 언젠가부터 인터뷰 요청이 들어오면 인터뷰페이를 20만원씩 지급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과 일본을 무대로 공연을 하는데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서 공연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보험설계사 공부를 하게 되고 보험회사에 취직했다고 한다. 보험설계사 자격증도 취득해 스스로 '금융예술인'이라고 하고 있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남·여 성별 구분에 대해서 불편함을 느껴본 적은 없다. 그런데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이들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 수업에 찾아온 학생들이 자신의 상태를 다양하고 정확한 언어로 표현할 때, 출석부에 남·여로 구분된 성별란이 불편해진다.
......
지난주 청소년 워크숍에서 수업이 끝나기 전, 수업 평가지를 나눠 주며 성별란의 남·여 표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수강생들은 성별 선택 항목을 아예 없애거나, ‘선택 안 함’ 항목을 추가해 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결국 우리는 성별란에 ‘선택 안 함’ 항목을 추가하기로 하고, 각자의 펜으로 칸을 그려 넣었다. 새로운 세대가 새로운 언어로 바꿔 나갈 많은 것들이 생생하게 다가오고 있었다.
229-230쪽
<좋아서 하는 일에도 돈은 필요합니다> 라는 책을 통해 전혀 알지 못했던 ‘이랑’이라는 사람에 대해 알게 된 것 같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 사람이고, 생각 같은 것도 확실히 표현하면서 살아가는 것 같다. 책 한 권을 통해서 작가에 대해 많은 것을 알지는 못하겠지만, 이 책에서 그렇게 느껴졌다.
글을 쓸 때 작가가 솔직하게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다 해놓은 것 같은 책이었다. 그리고 작가의 글 중에 나와 다른 생각을 읽으면서,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하고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되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