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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도 돌아가고 싶은 그때가 된다
박현준 지음 / M31 / 2020년 5월
평점 :
[에세이] 지금 이 순간도 돌아가고 싶은 그때가 된다
박현준 지음 / M31 / 248쪽 / 발행 2020년 5월 20일 / 책 읽은 날 2020년 5월 22일

이 책은 음악을 보통 이상으로 좋아하고, 몇 장의 앨범을 발표했고, 현재는 음악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저자의 이야기이다. <지금 이 순간도 돌아가고 싶은 그때가 된다>는 책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읽게 되었다. 책 제목 정말 잘 정한 것 같다. 이 책의 제목처럼, 지금 이 순간도 언젠가는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수많은 날들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스물에서 서른으로 우리가 건너온 보통의 순간들’을 담고 있는 이 책은 1장 ‘스물에서’, 2장 ‘서른으로’, 3장 時의 時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을 통해 30대 남자 사람의 살아온 이야기, 생각들을 읽어볼 수 있었다. 그의 글은 다소 낯설기도 했지만, 지루하지는 않았다. 또래의 이야기라서 그런가? 친근감이 들었다. 남자사람친구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느낌이었다. 낯설기도 하지만, 또래라서 공감되는 느낌의 그런 책이었다.
저자는 ‘윤상’을 정말 좋아하는 것 같았다. 그의 음악은 잘 모르는데, 고등학교 때 친구가 윤상의 ‘문득 친구에게’가 담겨있는 CD를 만들어서 선물해준 기억이 났다. 여러 가수의 노래가 담겨있던 그 CD는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이 나서 찾아서 들었다. 오랜만에 들은 윤상의 노래는 처음 들었을 때보다 더 좋았다. 다른 노래도 찾아서 들어보고 싶을 정도였다. 음악을 많이 듣는다고 생각했는데,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음악 놓고 윤상도 모른다.’에 해당되는 것 같기도 하다.

스물아홉에서 서른이 될 때, 마음이 복잡하고, 나이 들어간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지나고 나면 별거 아니었는데, 그때는 그게 큰일 같았다. 남자들도 그런 기분이 드는지 궁금했었는데, 그렇지 않다고 했던 한 남자선배의 말이 떠올랐다.
삼십 세가 되어버린 지금 나는 생각한다.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내뿜은 담배 연기처럼 또 하루가 멀어진다는 것이,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다는 것이 전혀 새로운 심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때도 똑같이 그렇게 가슴 진하게 느꼈었기 때문이다. - 91쪽
저자의 말대로, 스물아홉에서 서른이 된다는 것은 별로 달라지는 것이 없다. 지나고 보니 정말 그랬다. 그때 고민했던 것이 후회될 정도다. 지금 생각하면 돌아가고 싶은 때가 바로 그때가 아닌가 싶다. 돌아갈 수 있다면, 더 열심히 일했을 것 같다. 그리고 하고 싶은 공부도 찾아서 하고, 더 많은 사람을 만났을 것 같다.
앞으로도 단순한 아라비아 숫자의 조합에 쉽사리 흔들리지 아니하며, 그저 내게 주어진 그 시기를 잘 살아내 보고 싶다. 그래서 30대의 막이 내려도 지금처럼 지난 10년을 반추하며 담담하게 40대를 맞이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생각은 차치하고 일단 생존을 목표로 한번 잘 살아봐야겠다. 그럼 또 그때 가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 92쪽
‘그저 내게 주어진 그 시기를 잘 살아내 보고 싶다.’는 저자의 말처럼 내게 주어진 30대의 시간을 잘 살아내야 할 것이다. 스물아홉에 하지 못했던 일들, 남아있는 30대에 다 하고, 그 후에 다가올 40대, 50대, 그 이후의 시간들도 담담하게 맞이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때를 위해서라도 지금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멈출 때가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게 해 준 책이었고, 30대 남자사람의 생각을 읽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언젠가 책을 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많은 경험을 하고, 좀 더 많이 생각하고, 글도 많이 써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른 책들도 부지런히 읽어봐야 할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