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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가의 철학 - 휴대전화 컬렉터가 세계 유일의 폰박물관을 만들기까지
이병철 지음 / 천년의상상 / 2019년 8월
평점 :
[인문학/역사] 수집가의 철학
이병철 지음 / 천년의상상 / 408쪽 / 발행 2019년 8월 5일 / 책 읽은 날 2019년 8월 19일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휴대전화 전문 박물관인 여주 시립 폰박물관. 저자는 이 곳의 관장이면서 휴대전화 수집가다.
그가 수집한 휴대전화가 박물관에 전시되어있고, 이 박물관은 저자가 나라에 기증한 것이다. 저자는 여주시가 박물관을 개관하는데 어려움을 겪자 공채를 거쳐 관장에 취임했다.
이 책의 1,2,3장은 유선전화, 휴대전화 박물관 이야기와 함께 저자가 휴대전화를 수집해 폰 박물관을 세우고 나라에 기증한 사연이 담겨있다. 4,5,6장은 폰박물관 전시유물 3천여 점 중 37점이 담겨있는데 기기 하나하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사진을 보면서 예전에 내가 사용하던 휴대전화가 있을까? 하고 찾아보기도 했다.
청소년 시절 폴더폰 부터 시작해, PDA폰, 스마트폰 등등... 그동안 참 많은 휴대전화를 사용했었고,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데, 그동안 사용한 휴대전화만 비교해 봐도 얼마나 많이 발전한 것인지. 정말 놀랍다.
이 책을 통해 느낀 것 중에 옛날에 승승장구하다가 단종된 외국 기업의 휴대전화가 있는가 하면, 우리나라 기업이 만든 휴대전화가 지금은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렀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선두는 또 바뀔 수 있겠지만 말이다.
책에 사진자료들이 잘 나와 있어서 흥미로웠는데, 신기한 건 가장 처음에 있었던 ‘국산 전화 1호 탁상용 자석식 전화기’였다. 한 번도 본 적 없던 거여서 그랬나보다. 언젠가 아버지께 들은 적이 있었는데, 말로만 들었을 때보다 사진으로 보니까 더 잘 이해되었다. (자석과 이어진 핸들을 돌리면 전기가 일어나 전화국에 신호가 전달되고 교환원이 응답하는 전화기!) 정말 신기했다.
‘수집가의 안목이 역사가 된다.’는 말이 인상 깊었다. ‘수집되지 못하면 역사로 기록되지 못하고, 역사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저자는 초등학교 때부터 우표를 수집하고, 30대의 10년은 한국 나비 분류 체계를 바로잡은 석주명에 대해 연구하여 <석주명 평전>을 쓰고, 40대에는 탐험사, 50대에는 우먼리브와 우리말 문법 등 10년마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했다고 한다. 60대 10년은 휴대전화를 수집해 폰박물관에서 보냈다고 한다. 이러한 모습들에서 책 제목대로 '수집가의 철학'을 느낄 수 있었다.
밑줄 긋기 (‘지은이의 말’에서)
어떤 물건이 이다음에 문화유산이 될지 당대에는 모른다. 세월이 흐른 뒤 그 물건이 지닌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판단하는 것은 수집가의 몫이다. 수집가가 수집하지 않은 물건은, 역사에 기록되지 못한 사건처럼 후세에 전해지지 못한다. 수집가의 안목이 역사가 된다. - 이것이 나의 신념이고, 그 결과물이 휴대전화 박물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