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에게도 하지 못한 말, 아무에게나 쓰다 - 늘 남에게 맞추느라 속마음 감추기 급급했던 당신에게
유수진 지음 / 홍익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에세이] 아무에게도 하지 못한 말, 아무에게나 쓰다

유수진 지음 / 홍익출판사 / 216쪽 / 발행 2019년 5월 22일 / 책 읽은 날 2019년 5월 30일

 

 

노트북에 작가놀이폴더가 있다. 맨 처음 폴더에서 시작된 그 폴더는 현재 따로 독립된 폴더가 되어 문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 폴더에 저장된 글은 고객에디터를 모집한다는 잡지에 보내서 실린 적이 몇 번 있다. 그리고 청취자가 일일DJ로 나서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신청서를 보내서 일일DJ를 한 적도 있다. 그때 느낀 것은 내가 쓴 글이 책에 실리거나, 방송되거나 하는 것이 좋은 일이지만, 내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나만의 비밀 일기장을 남들에게 공개하는 것 같은 부끄러움도 뒤따른다는 거였다. 모르는 사람들이 내 글을 읽거나 방송을 듣는다는 건 그래도 괜찮은데, 가까운 사람들, 특히 가족들과 함께 방송을 들었을 때, 엄청 부끄러웠다. (진짜 일기장을 들킨 기분) 그래도 좋은 일이 더 많았으니까, 앞으로도 글을 쓰게 될 것이고, 언젠가 팟캐스트를 시작할 수도 있다.

 

 

 

이 책의 작가도 그런 마음이었을 것 같다. ‘아무에게도 하지 못한 말, 아무에게나 쓰다라는 책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것을 글로 적어서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읽게 되고, 그를 아는 사람들도 읽게 되었는데, 책 한 권이 나와서 기분이 좋다가도, 어쩌면 조금 쑥스러워지는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글을 솔직하게 적은 것 같다.)

 

 

 

작가는 문예창작학을 전공하고, 편집자, 홍보 담당자로 일을 했다고 한다. 세 번의 퇴사를 경험했고, 이번에 첫 번째 책을 냈다.

 

 

 

이 책은, 캄캄한 마음속을 마주하다 / 그래도 너에게는 꺼내고 싶었던 이야기 / 지켜내고 싶었던 회사 안에서의 나 / 아무에게도 하지 못한 말, 아무에게나 쓰다 / 4개의 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작가의 마음 속 이야기들과 글에 관한 이야기들도 좋았고, ‘지켜내고 싶었던 회사 안에서의 나의 이야기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경력 공백기, 쉬는 시간으로 채웠습니다부분을 보니 작가는 경력 공백기에도 면접을 보러 다니고, 프리랜서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여행도 다녔다. 면접에서 할 말이 많이 있었을 것 같다.

 

 

 

'아무에게도 하지 못한 말, 아무에게나 쓰다' 부분을 통해 글쓰기에 대한 작가의 생각도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매일 아침 밥 짓는 소리처럼, 쓰기'에서 '글 쓰는 일이 매일 아침 밥 짓는 소리처럼 꾸준하고 성실했으면 좋겠다.' 라고 적었는데, 작가의 브런치에 방문해보니 정말 꾸준히 글을 쓰고 있었다.

이 책은 잠깐 쉴 틈도 없이 단숨에 읽어버렸다.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책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고, 술술 읽혔다. 책을 덮고 나서는 브런치에 가입을 했고, 글을 한 편 썼다. 여러 사람들이 쓴 글도 읽어보았는데, 좋은 글이 많았다. 앞으로 열심히 글을 남겨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블로그에 글을 쓸 때도, 좀 더 신경 써서 글을 남겨봐야겠다.

 

 

 

 

 

 

인화된 사진을 앨범 속에 넣고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알게 될 것이다. 손바닥만한 네모난 필름지 안에 담긴 그 어떠한 순간들 중에서도 특별하지 않은 순간은 없다는 것을. - P60

때로는 지루하고 재미없게 느껴질지라도 이제는 안다. 애초에 누가 시키지도 않았고 대가를 바라지 않는 일이란 것을. -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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