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부채 파란 부채 ㅣ 햇살그림책 (봄볕) 63
이영림 지음 / 봄볕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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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부채 파란 부채]
우리 반 아이들의 상상이 쑥쑥 자라난 시간
전래동화 ‘빨간 부채 파란 부채’를 떠올리면 코가 길어지는 할아버지가 생각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오늘 아이들과 함께 읽은 이영림 작가님의 <빨간 부채 파란 부채>는 그 익숙한 소재를 현대적인 감각과 아이들의 고민으로 멋지게 비틀어낸 그림책이다.

발표하기 부끄러워하는 주인공 지우의 모습에서 우리 반 아이들의 모습이 겹쳐 보였던, 유쾌하고도 따뜻했던 수업 기록을 정리해본다.

뻔한 옛날이야기?
아니, 아주 특별한 현대판 판타지!

수업 시작 전, 제목을 듣자마자 아이들은 "코 길어지는 거요!",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 귀신 아니에요?"라며 각자의 기억을 소환했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은 발표가 너무나 하기 싫어 화장실에 숨어버린 소년 ‘지우’다.

우연히 얻게 된 빨간 부채와 파란 부채. 빨간 부채를 부치면 커지고, 파란 부채를 부치면 작아진다! 지우는 이 마법 같은 힘으로 무엇을 했을까? 발표를 피하려고 몸을 아주 작게 줄여 선생님 서랍에 숨기도 하고, 친구의 발표를 도와주기도 하며 종횡무진 활약한다.

"선생님, 저는 커서 뭐가 되고 싶냐면요..."

책 속에서 지우가 장래희망 발표를 걱정하는 장면을 보며 우리 반 아이들과도 '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현실파: 화가, 수의사, 간호사, 요리사, 아이돌
* 상상파: 우주 과학자
* 야망파: 부자 (어떻게 부자가 될지 고민해보기로 숙제를 줬다! )

아직은 모르겠다고 고민하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그 고민조차 지우와 닮아 있어 아이들은 금방 이야기에 몰입했다.

? 만약 나에게 이 부채가 있다면? (아이들의 엉뚱 발랄 상상력)

지우가 위기의 순간에 용기를 내어 친구들을 돕는 장면을 보며, 우리 반 아이들에게도 물었다. "너희라면 무엇을 키우고, 무엇을 작게 만들고 싶니?"

빨간 부채로 '쑥쑥' 키우고 싶은 것
-동물 친구들: 햄스터를 키워서 같이 밥 먹고 싶고, 물고기나 장수풍뎅이를 키워서 등에 타고 하늘을 날거나 헤엄치고 싶단다. (장수풍뎅이를 크게 키워 비싸게 팔아 부자가 되겠다는 나의 농담에 아이들이 빵 터졌다! 💸)
-씨앗: 꽃씨를 크게 키워서 꽃이 빨리 자라게 하고 싶다는 예쁜 마음도 있었다.

파란 부채로 '쏙쏙' 줄이고 싶은 것
- 미니어처 세상: 말을 작게 만들어 미니어처로 키우고 싶고, 인형이나 모자를 작게 해서 인형 놀이를 하고 싶어 했다. 🧸
- 가벼운 선물: 맛있는 치킨 닭다리를 작게 해서 가볍게 들고 온 뒤, 교실에서 빨간 부채로 엄청나게 키워 우리 반 모두가 배부르게 먹자는 기발한 아이디어까지! 🍗

선생님의 마음 한 조각: '미덕'은 키우고 '걱정'은 줄이고
아이들의 물건 중심 상상도 좋았지만, 나는 조금 더 마음의 이야기를 보태보았다.

"선생님은 마음속에 있는 '용기'와 '열정'이라는 미덕 보석을 빨간 부채로 크게 키우고 싶어. 반대로 '못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하는 마음'과 '슬픈 마음'은 파란 부채로 아주 작게 만들어서 날려 보내고 싶어."

지우가 결국 다른 사람을 돕는 자기만의 꿈을 찾았듯, 우리 아이들도 이 부채를 통해 배려와 도움의 가치를 느꼈기를 바란다.

<빨간 부채 파란 부채>는 단순히 크기가 변하는 재미를 넘어, '나를 드러낼 용기'와 '남을 돕는 기쁨'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보여주는 책이다. 발표를 두려워하는 아이, 혹은 자신의 장점을 찾지 못한 아이들에게 지우의 성장기는 큰 응원이 될 것이다.

특히 학교 현장에서 '나의 꿈'이나 '미덕 교육'과 연계해 수업하기에 좋은 책이다.

#빨간부채파란부채 #이영림작가 #봄볕출판사 #그림책수업 #참사랑20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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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
미하엘 엔데 지음, 프리드리히 헤헬만 그림, 신동화 옮김 / 비룡소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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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


『모모』의 작가 미하엘 엔데가 들려주는 또 하나의 깊은 이야기.


오필리아는 부모님의 바람처럼 유명한 배우가 되지는 못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너무 작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로 그 작은 목소리 덕분에

배우들이 대사를 잊었을 때 조용히 속삭여 주는 ‘프롬프터’로서

누군가를 빛나게 하는 사람이 되었다.


세월이 흐르고,

극장이 문을 닫게 되면서

오필리아의 자리도 사라진다.

인생의 무대가 끝난 듯 보이던 그때,

그녀 앞에 ‘그림자’ 하나가 나타난다.

장난스럽고 제멋대로인 작은 그림자.


그 만남을 시작으로

외로움, 고집, 슬픔, 욕심, 기쁨…

마치 우리의 삶 속에서 만나는 감정과 갈등처럼

각기 다른 이름을 가진 그림자들이 하나둘 찾아온다.


오필리아는 그 갈등을

자신이 알고 있는 시와 문학 작품을 연극으로 풀어낸다.

그렇게 세상 어디에도 없던

‘그림자 극장’이 시작된다.


누군가는 보잘것없다 여겼을

작고 조용한 목소리.

하지만 그 목소리는

상처받은 그림자들을 품고

서로를 이해하게 만드는 힘이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등장하는 그림자.

그 이름을 듣는 순간

책장을 넘기던 나도 잠시 숨을 멈추게 되었다.


우리가 살아가며 반드시 마주하게 될 존재.

피하고 싶지만 외면할 수 없는 마지막 그림자.


그 장면이 두려움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

이 책이 더욱 따뜻하게 남는 이유다.


오필리아의 삶은

특별해 보이지만 사실은 우리의 삶과 닮아 있다.

원하던 길이 아니어도,

세상이 나를 주목하지 않아도,

내가 가진 어떤 작은 능력이

누군가에게는 빛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상실과 외로움 속에서도

오필리아가 긍정적으로 나아갔다는 점이다.

무대가 사라져도

삶은 또 다른 무대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


이 책을 덮으며 생각했다.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목소리가 있고,

그 목소리는 언젠가

빛을 낼 자리를 만나게 된다는 것을.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남기는 그림책.

삶과 죽음, 상실과 희망을 함께 품은

미하엘 엔데다운 이야기였다.


#오필리아의그림자극장

#미하엘엔데

#인생그림책

#비룡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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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계획만 잘 세워도 학교생활이 달라집니다 - 미루지 않고 해내는 아이의 비밀
김수현 지음 / 우리학교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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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프롤로그부터 마음이 풀렸다.
김수현 선생님이 “나는 P라서 정리를 잘 못한다”고 고백하는 부분.
정리를 잘 못하는 교사라니, 그 솔직함이 먼저 위로가 됐다.

나는 개인적으로 J지만,
적어 놓고도 어디에 적었는지 몰라서 다시 찾는
어딘가 P 같은 J다. ^^;;
그래서인지 이 책은 처음부터 “잘하라”고 다그치지 않고
“괜찮다, 여기서부터 같이 보자”고 말해주는 느낌이었다.

교사로, 엄마로 아이들을 만나며
가장 중요하다고 느끼는 건 결국
아이를 ‘자기주도적인 사람’으로 키우는 일이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기질적으로 잘 해내는 아이들도 있지만,
‘내 아이’는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으니까.

그래서 늘 고민한다.
어떻게 해야 아이가 스스로 계획하고, 스스로 움직이게 될까?

저자는 그 답을 ‘계획력’이라고 말한다.
이 책이 좋은 이유는,
계획력을 막연한 의지나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길러줄 수 있는 능력으로 다룬다는 점이다.

각 장마다 핵심 개념을 또렷하게 짚어 주고,
중간중간 우리 아이를 점검해 볼 수 있는 질문을 던진다.
교실에서, 가정에서
어떤 말을 해 주면 좋은지
실제 대화 예시까지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어
‘아, 이렇게 말하면 되겠구나’ 하고 바로 떠올릴 수 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각 장의 말미에 정리된 양육자의 고민 Q&A다.
학부모라면 한 번쯤 품었을 질문들,
말로는 묻기 어려웠던 그 ‘가려운 지점’을
정말 정확하게 짚어준다.

또 이 책은
단순히 시간표를 잘 짜는 아이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계획을 세우기 위해 꼭 필요한
수 개념, 시간 개념 같은 수학적 기초까지 함께 다룬다.
계획이 배움 위에 서야 한다는 걸 알고 있는,
역시 현직 교사다운 시선이다.

읽다 보면
“아, 이건 꼭 해봐야겠다” 싶은 장면들이 하나씩 쌓인다.
처음부터 다 바꾸지 않아도 좋다.
한 장씩, 한 가지씩
우리 아이에게 맞는 방식으로 적용해 보기 좋은 책이다.

‘미루는 아이’를 바꾸는 책이 아니라,
아이를 이해하는 어른부터 바꾸게 하는 책.
그래서 더 오래 남는다.

#미루지않고해내는아이의비밀
#시간계획만잘세워도학교생활이달라집니다
#김수현지음
#우리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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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캣치하이킹 - 제16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장편 부문 대상 수상작 ㅣ 웅진책마을 128
서율 지음, 윤태규 그림 / 웅진주니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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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캣치하이킹〉.

표지만 보면
왁자지껄한 모험 동화 같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이야기는 생각보다 훨씬 깊어진다.

길냥이들의 여행 이야기.
그리고 그 여행의 시작은
자율주행 강아지 유치원 셔틀버스를
캣치하이킹하는 순간부터다.

자유롭게 살아가는 길냥이들,
그리고
안전하지만 정해진 일상 속에 사는 반려견들.

이 책이 재미있는 건
그 차이를 선악으로 나누지 않는다는 점이다.
길냥이는 자유롭지만 늘 위험 속에 있고,
반려견은 보호받지만
본능적인 자유를 조금은 내려놓는다.

‘길수저’와 ‘집수저’.
흙수저, 금수저를 떠올리게 하는 이 표현이
웃기면서도 씁쓸하게 남는다.
선택할 수 없는 출발선 위에서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존재들처럼.

캣독 포레스트로 떠난
럭셔리(?) 여행 속에서 벌어지는 갈등들은
아이들 눈높이의 모험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우리가 동물을 대하는 방식,
그리고 함께 산다는 것의 의미를
계속 묻고 있다.

나는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다.
대신 길에서 만난 네 마리의 길냥이에게
밥을 주는 사람이다.
그래서
집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마음을
완전히 이해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생명을 끝까지 책임질 자신이 없어서
쉽게 선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입양했다가 끝까지 책임지지 못하는 사람들,
끝까지 함께했지만
무지개다리를 건넌 후
그리움 속에 남겨진 사람들,
이른바 ‘펫 로스 증후군’까지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캣치하이킹〉은
그 모든 모습을
설명하지 않고
판단하지도 않는다.

아이의 시선으로,
동물의 시선으로
조심스럽게 보여줄 뿐이다.

그래서 더 오래 남는다.
웃기고 귀엽게 읽었는데
책을 덮고 나면
조용히 마음을 건드린다.

이건
동물 이야기이면서
사람 이야기이고,
선택과 책임에 대한 이야기다.

가볍게 읽히지만
가볍게 잊히지는 않는 동화.
어른에게도 충분히 필요한 이야기다.

#오늘은캣치하이킹
#서율_글
#윤태규_그림
#웅진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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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피자 ㅣ 북멘토 그림책 33
강수린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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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피자

아이들과 씨싱크원더(C-S-I) 활동부터 시작했다. 아이들은 피자에게 눈이 있다고 신기해하였고, '여러 가지 피자'나 '딸기 피자'처럼 다양한 모양과 색깔에 시선을 빼앗겼다. 단순히 먹는 음식이 아닌, 각자의 개성을 뽐내는 특별한 존재로서 피자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이 책은 '피자'라는 단어에 '활짝 피자', '어깨 피자'와 같은 중의적인 의미를 담아낸다. 아이들은 제목을 보며 '내가 피자가 된 느낌이다', '우리는 모두 다양한 피자다'라고 추론했다.

​이야기 속에서 도우가 없다는 이유로 놀림받던 피자는 결국 손님에게 '속이 편하고 부드러운 신메뉴'로 인정받았다. 남들과 달랐던 그 모습이 가장 훌륭한 특별함이 된 것이다. 아이들은 이 결말을 통해 자신만의 방식과 속도가 가장 소중하다는 교훈을 얻는다. 우리 모두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멋진 피자임을 깨닫는다.

​책을 읽은 후 아이들은 자신만의 '00 피자'를 구상했다. 웃음 피자, 괴물 피자처럼 즉각적인 감정을 표현한 피자도 있었고, 거대한 피자, 작은 피자처럼 크기를 중심으로 잡은 아이도 있었다.
​우리는 이 활동에서 단순히 크고 작은 피자가 아닌, 그 안에 담긴 의미에 대해 깊이 있게 이야기 나누었다. "거대한 피자는 단순히 크기만 큰 것이 아니라, '꿈은 거대해야 해'처럼 의미가 거대한 피자"라는 점을 함께 배웠다.

아이들은 피자에 '작지만 소중한 진심', '활짝 피어날 용기',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미덕을 담아내며, 자신의 내면적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는 귀한 경험을 했다.

​이 그림책은 우리 아이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내가 최고'라는 자존감 메시지를 전달한다. 스스로를 피워낼 힘과 용기를 주는 따뜻한 이야기다. 다른 아이와 비교하며 주눅 들지 않고, 자신만의 색깔로 활짝 피어나도록 응원하는 귀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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