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바람을 핀다는 건 세트 - 전2권
손세희 지음 / 위치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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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스포없음)

장르: #시대물 #궁중암투 #궁중로맨스 #맞바람 #복수극 #막장
스칼렛(공작의약혼녀): #막판까지 구르는 여주 #재능충만 능력자 여주 #사랑앞에는 미련 곰탱이 #고구마와사이다 만남
새뮤엘 헌팅턴(공작): #세젤쓰(세상에서 제일 쓰레기는 너다!) #암유발남
조이(공작의정부): #4가지팔아먹음 #질투심많고 멍청한여조 #비장의 카드 #알고 보면 니가 뭔 죄겠니
에드먼드 루이스(대공의기사): #인내심대박 #역대급 해바라기남 #슈퍼맨처럼 등장 #결말에 넌 최고였어
조지 킹슬리(대공): #비운의 황자 #입체적 인물 #나쁜 남자 #집착남 #소유남 #그래도 사랑인걸


평범한 시골 귀족 소녀 스칼렛, 열여덟 살이란 어린 나이에 헌팅턴 공작의 약혼녀가 된다. 수도의 공작의 부인이라는 자리에 모두들 부러워 하고 스칼렛 또한 부푼 기대를 안지만 현실은 녹록지만은 않았다. 헌팅턴 공작에게는 숨겨둔 정부가 있었고 스칼렛은 공작의 저택에 도착하자마자 정부와 마주하게 된다. 자신 보다 어린 소녀, 천민 같지 않은 아름답고 고귀한 외모. 더군다나 남편이 될 공작은 결혼식을 앞둔 약혼녀인 스칼렛을 찾지도 않는다. 스칼렛은 수동적이고 소심한 소녀였기에 모든 것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드디어 결혼식 당일 날, 가장 행복해야할 날, 스칼렛의 운명은 완전히 뒤바뀌게 된다. 불행의 시작된 것이다. 이른 새벽 저택 한 방에서 들려오는 남녀의 신음소리. 스칼렛은 공작과 정부의 정사를 목격하고 경악을 금치 못한다. 그런 그녀에게 더욱 끔찍한 소리가 들려온다. “그 여잔 임신 기계일 뿐이야” 공작의 잔인한 말에 조용하고 수동적인 그녀 안에 감춰진 진짜 그녀가 깨어난다. 자신도 모르는 악의와 음험함이 드디어 가면을 벗고 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방으로 들어온 스칼렛은 결혼준비를 하려하는데, 무어부인과 하인들이 소란을 피운다. 그녀의 웨딩드레스가 처참하게 찢어져 끔찍스러운 형색을 하고 있는 것이다. 누군지 다들 예상을 하고 수군거리는 와중에 담담하고 넓은 아량으로 스칼렛은 범인을 찾지 않겠다는 말을 건내고, 공작은 애첩을 보호할 수 있음에 한시름 놓게 된다. 하지만 진실은 따로 있었다.


첫날밤 스칼렛은 남편과 일종의 계약을 하기로 한다. 어차피 자신의 처지가 이 가문의 대를 잇기 위한 도구임을 깨달은 그녀는 몇 가지 계약을 걸고 부부관계는 임신이 가능한 날에만 하기로 한다. 공작은 그녀의 말에 한 톨의 죄책감도 없이 정부에 곁으로 떠난다. 남겨진 스칼렛은 자신의 처지를 견디지 못해 첫날밤 남편이 아닌 처음 보는 남자의 품으로 뛰어들고 마는데... 



-피폐물 말 그대로 정신이 피폐해지다 못해 너덜너덜해진다.
-막장물 말 그대로 일일드라마 보다 더한 막장극이 펼쳐진다.
-복수극 말 그대로 유쾌 상쾌 통괘 복수는 짜릿하다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솔직히 고구마 있다! 하지만 막힌막큼 뻥 뚫리는 사이다도 있다!
 

​피폐물을 선호하지 않는 이유? 고구마를 먹는 듯 한 답답함과 정신이 너덜너덜 누더기가 되는 느낌은 답답함과 우울감을 동시 유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맞바람을 핀다는 건>은 다르다. 아! 이래서 피폐물을 읽는구나! 하는 새로운 깨달음을 준다.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마지막에 고구마를 소화시키는 사이다는 유쾌 상쾌 통쾌하다. 막장에 나쁜남자가 아닌 쓰레기 같은 남자의 등장, 일일드라마 막장극을 보며 쌍욕하는 아줌마에 빙의된 듯 마구마구 욕지껄이를 하며 읽는데 그것 또한 묘한 쾌감이 뒤따른다. 공작은 나쁜남자의 개념이 아닌 여지것보지 못한 전설적인 쓰레기다. 진심따윈 없고 모든 사람을 지배, 이용하려하는데 수준이 저급하다 못해 저질이다. 스포가 될까 염려스러워 한가지만 말한다면 여주가 성경험이 적다는 이유로 본인의 쾌락을 위해 미약을 먹여 강간에 가까운 성관계를 한다. 여주 스칼렛은 이런 막돼먹을 짓을 고스란히 받고만 있는가? 참으로 다행이도 그렇지는 않다. 맞바람을 피면서 차근차근 복수극을 준비 하는데 그 과정에 로맨스와 궁중암투가 끼어들어가니 스토리 제법 탄탄하고 지루할 틈없이 전개된다.


로맨스에 관해 이야기 하자면, 로맨스에는 두 남자가 개입된다. 맞바람을 피게 되는 상대. 한명은 기사, 한명은 황자(대공). 스타일이 전혀 다른 두 남자를 번갈아가며 만나는데 펼쳐지는 로맨스 또한 전혀 다른 맛을 보여준다. 기사는 한없이 지켜보고 애태우고 절절한 해바라기형 로맨스를 보여주고, 대공은 위험하고 아슬아슬하고 소유욕 있고 집착적인 로맨스로 서로 극적으로 다르니 골라서 심취하는 맛이 있다. 


<맞바람을 핀다는 건>은 특별한 소설이다. 배경은 시대물에 로맨스 판타지임으로 신데렐라같은 동화적인 아름다운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지만, 막장도 이런 막장스러움이 없다. 양다리 걸치며 맞바람피는 여주라니. 보통 로설에서는 공작보다 더 멋진 남자가 나타나 공작을 물리치고 결혼하는 해피엔딩 결말이겠지만 여주는 남자 못지 않는 경영감각과 정치력으로 덫을 놓고 계략을 꾸며 자유를 손에 거머쥔다. 이 과정이 도덕적이거나 선하지만은 않다는 점도 무척 매력적이고 특별하게 다가온다. 누구나 한번쯤 어리석음으로 넘어지기도 하고, 나약함에 자신과 주위를 상처입히고, 자괴감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악함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작가는 아주 또렷하고 명료하게 현실을 바라본다.


+@ 참 이상하다. 조아라나 카카오페이지는 평점이 만점에 가까운데 종이책은 평점이 낮다는 것. 그게 이상하고 아쉬웠다. 취향은 제각각이지만. 일단 카카오페이지에 무료연재분을 읽어보길 권한다. 읽어보면 꽤 재밌는 소설임을 알게 될 것이다. 

단, 달달러브스토리는 기대하지 말것, 복수극이라는 작품의 특성상 다른 로설에 비해 전체적으로 로맨스가 적은편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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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커 다이어리
케빈 브룩스 지음, 오숙은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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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독하고 위험한 소설,

벙커에 갖힌 소년이 두달에 걸쳐 쓴 일기

영화 <쏘우> <큐브> 같은 밀실 소재, 그러나 더 강하고 파격적인 이야기


처음 시작의 계기는 그랬다. 영화 <쏘우> 그리고 <큐브>를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극한의 밀실에서 생존하는 스릴러가 보고 싶었기 때문에 읽게 된 책이다. 하지만 벙커 다이어리는 다르다. 납치, 폭력, 강간, 살인 등 자극적인 소재로 눈이 번쩍 뜨이지만, 무섭도록 현실적인 성찰을 담아내고 있다. 이 책은 케빈 브룩스가 2013년에 발표했다. 특유의 파격적인 소재로 인해 거센 논란의 중점에 섰고 이 책은 연령제한과 경고문구를 넣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거론될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네기 메달을 거머쥐며 영국, 독일, 미국, 네덜란드, 이탈리아, 스페인, 리투아니아 등 전 세계에 출간되며 파격적인 인세를 올렸다.


16살 소년 라이더스는 아버지가 유명인에 부유한 자산을 가지고 있지만 아들보다는 자신의 인생에 정신이 팔려 방치된 소년이다. 라이너스는 기숙하고를 뛰쳐나오고 자발적 노숙자가 괸다. 예술가 아버지와 변호사 어머니, 겉으로는 유복하지만 아무것도 가진게 없는 소년이었던 것이다. 그런 소년 라이더스가 납치를 당한다. 평범한 일요일 아침, 거리를 배회중에 역 근처에서 무거운 짐 가방을 들고 힘에 부쳐보이는 시각 장애인을 도와주려 하다가 뜻밖의 일을 당한 것이다. 친절을 배풀고자 했지만, 불운하게 납치를 당한다.


마취에서 깨어나 눈뜬곳은 외딴 벙커, 그리고 그곳에는 방 여섯 개와 부엌, 욕실, 가구와 냉장고 식기들이 있다. 모두 여섯 개씩 마치 여섯명이 사는 집처럼. 그리고 곧 그 예감대로 6명의 사람이 차례로 납치되어 온다. 승강기를 통해서. 납치된 사람은 나이며 직업이며 성별이며 제각각이다. 대체 왜 누가 이들을 납치한 것인가?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아홉 살 소녀, 젊은 여자, 덩치 큰 남자, 뚱뚱한 남자, 노인. 직업도 경영컨설턴트부터 물리학자까지. 모두 제각각이다.


이들은 한데 모여 벙커 생활을 하게된다. 이 벙커는 밀실이며 감시 카메라와 도청장치가 설치되어있다. 그리고 탈출하려는 낌새가 보이면 고문이 시작된다. 온도가 내려간다거나, 불이 켜지지 않는다거나, 음식이 지급되지 않는다거나. 가스가 살포된다거나. 이들은 점점 상황에 순응하게 된다. 상황에 타협하는 사람들 속에서. 주인공 라이너스는 탈출할 방법을 계획하고... 이런 와중에 의문의 메시지가 전달된다. 메시지의 내용은 사람을 죽이면 이 벙커에서 탈출시켜 주겠다는... 충격, 경악. 어떤말로도 부족한 이야기가 진행된다.


읽다보면 오락소설로 시작하지만 결코 오락소설로 끝나지 않는다. 무겁고 암담함 답답한 마음이 한곳을 짓누른다. 충격과 경악. 공포와 혼란. 모든 것이 뒤엉키며. 살벌하게 끔찍한 이야기를 차곡차곡 쌓아가며 아주 담담하게 진행한다. 극한의 상황에서 발가벗겨진 인간의 동물적인 욕망, 평범한 사람들이 지독한 현실을 마주했을 때 파괴되어가는 정신과 육체. 그 속에서 순응이 아니라 집요하게 탈출을 시도하는 어린 소년. 어느 것 하나 충격적이지 않은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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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임수
샤를로테 링크 지음, 강명순 옮김 / 밝은세상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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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얼굴은 보이는게 전부가 아니다.

사랑하는 이의 잘못을 덮어주기 위한 단 한번의 속임수, 그것을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퇴직 형사 리처드 린빌은 강력계의 전설 같은 인물이다. 형사로 재직하는 동안 수많은 범죄자들을 체포해 감옥에 집어넣었고, 배려심 깊고 원활한 관계 형성으로 경찰조직의 모범이 된 상징적인 인물이다. 그런 그가 어느 날 위기를 맞이한다. 한밤중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를 들은 것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경찰에 신고 했겠지만, 전직 형사였고 총도 소유했고 다음 달이면 일흔이 되는 나이임에도 항상 현역 때처럼 몸을 유지하던 터라 두려움보다는 정체모를 침입자를 확인하고자 하는 마음이 강했다. 하지만 그는 그 위기를 이겨내지 못한다. 그는 무참히 살해된 체로 발견된다. 스카보로경찰서의 후배 형사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케일럽 반장은 즉시 수사전담반을 편성해 수사에 착수하고 리처드 리빌의 딸 케이트는 아버지의 죽음을 밝히기 위해 휴가를 내고 고향으로 내려와 직접 수사에 뛰어든다. 유력한 용의자는 지난달 리처드 린빌 형사가 체포한 데니스 쇼브로 지목된다. 보복에 의한 살인으로 판단된 것이다. 데니브 쇼브가 법정에서 공공연하게 리처드 린빌에 대한 복수를 다짐했고 현재 그가 출소 후 행적이 묘연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케이트는 아버지와 사이가 각별했던 만큼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슬픔과 진척 없는 수사에 정신적으로 고비를 느낀다. 이런 와중에 뜻밖의 전화 한통을 받는다. 멜리사 쿠퍼라는 여성이다. 아버지와 가까웠던 케이트는 한번도 본적없는 멜리사 쿠퍼가 아버지의 이름을 거론하며 직접 만나서 긴히 할 이야기가 있다고 전하자 긴장한다. 진척없는 수사가 길고 어두운 터널 같이 느껴졌는데 한 빛 줄기를 발견한 것이다. 하지만 만나기로한 멜리사의 집에는 그녀가 없다. 할 수 없이 직장에 찾아갔는데 사물실에서 끔찍하게 살해된 그녀를 발견한다. 멜리사의 아들 마이클은 이런 그녀에게 더 혼란을 가중시킬 이야기를 전한다. 케이트의 아버지인 리처드 린빌과 멜리사가 내연의 관계를 가졌다는 것이다. 당시에 엄마 브렌다가 암투병을 하고 있지만 살아있었던 때이다. 케이트는 믿어왔던 아버지이자 존경해온 경찰인 리처드 린빌의 과거에 큰 충격을 받는다. 케이트는 아버지의 비밀을 더 파기위해 예전 아버지의 동료인 노먼 도릭 형사를 찾아 나선다. 다리에 총상을 입고 퇴한 노먼 도릭 형사. 그 마저도 살해된체 발견된다. 이제 더 이상 데니스 쇼브는 범인이 아닐거라 생각하는 케이트. 케이트는 자신의 아버지의 비밀스러운 과거에 동행한 이가 범인일거란 예감에 휩싸이는데... 샤를로테 링크는 추리스릴러 소설로써 범인을 찾는 이야기보다 주인공이나 그 외 등장인물 하나하나에 스토리와 심리 묘사로 이야기를 이끄는 작가이다. 하여 이번에도 많은 사정있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제목 속임수처럼 일련의 가면을 쓰는 사람들. 그 중심에는 피해자 리처드 린빌 형사도 있다. 그리고 그 외에도 고비를 가진 인물은 많으나 이들은 비슷한 양상을 보이며 한 대 묶인다. 전혀 다를 것 같은 이야기도 함께 빠르게 진행되면서 점점 교집합을 찾아간다. 스릴러에 많이 쓰이는 플롯이나 빠른 전환과 디테일한 심리묘사 때문에 영화처럼 읽힌다. 이렇게 스릴러 소설로써 많은 장점을 가졌지만, 주인공 케이트의 변화가 인상깊다.아버지를 동경하지만 정작 본인은 소극적이고 경찰조직에 녹아들지못하며 자신감이 없고 강자가 아닌 약자같은 모습이였지만 아버지의 죽음과 비밀을 목도하며 진정한 형사로 거듭나는 이야기는 인상깊었다. 인물의 심리묘사를 잘만지는 작가인 만큼 인물의 변화상도 잘 만들어냈다. 다음번에는 어떤 캐릭터로 어떤 이야기를 이끌지 많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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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된 순례자들 사형집행인의 딸 시리즈 4
올리퍼 푀치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아름답게 울리는 자동인형의 노랫소리,
수도사들의 기이한 실험
범인은 틀림없이 수도원 안에 있다!


‘순례지에서 일어난 연쇄 살인 사건, 그리고 미스터리한 자동인형과 수도원의 비밀!’ 이라는 광고 문구에 눈이 갔다. 사형집행자라는 독특한 직업과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을 잇는 중세 추리 소설이라는 점에 끌렸다. 장미의 이름은 솔직히 많이 어려워 중도 포기 했지만, 이 책은 중세 배경을 가지지만 좀 더 빠른 전개와 흥미진진한 사건들, 친절하고 세밀한 묘사로 장미의 이름 같은 분위기를 풍기되 좀 더 쉽게 읽혔다.

이 책은 ‘사형집행인의 딸’시리즈이다. 중세 시대의 마녀사냥, 암울한 가톨릭 문화, 30년 전쟁, 계몽되지 않은 미개한 당대의 분위기를 배경에 두며, 사형집행인이라는 독특한 직업을 가진 인물과 그의 가족들이 경험하는 잔인하고 무서운 모험담을 그리고 있다. 여태 사형집행인은 소 돼지를 잡는 백정처럼 무식하고 힘만 세고 무서운 사람일거라는 편견을 깬다. 좀 더 쉬운 사형집행을 위해 인체 골격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독초와 약초에도 지식이 해박한 현대에서는 마치 의사나 약사같은 이미지를 가짐으로 이야기는 내가 알지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간다.

이 책은 그 4번째 시리즈 이다. 전작을 안 읽어봤기에 잠깐 언급을 하자면, 1권 사형집행인의 딸은 중세 독일 한적한 마을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소년 살인 사건을 다룬다. 2권 검은 수도사는 템플기사단의 숨겨진 보물을 찾는 이야기가 진행된다. 3권 거지왕은 누이동생 부부의 살인 사건 용의자로 지목된 사형 집행인의 위기를 다룬다. 대충 출판사에서 소개하는 간략한 내용이다. 본인은 앞의 내용을 알지 못했는데 4권을 읽는데 무리는 없었다. 중간부터 읽어도 내용을 이해하는데 무리도 없고 중세분위기와 사형집행인의 직업을 자세하게 묘사되있기에 편하게 금방 빠져들 수 있었다.

4권의 내용은 이렇다. 손가우를 휩쓸었던 역병에서 두 아이를 구해준 감사로 막달레나와 지몬은 안덱스 수도원으로 향한다. 그들 가족과 함께 손가우 사람들도 사업 때문에 함께 떠난다. 여행길은 순탄치 않다. 폭풍우와 늑대무리, 도둑의 습격으로 인해 목숨이 위태로운 사건이 몇몇 발생한다. 그런 위기속에 여행을 강행하는 이들. 그리고 이들을 구해주는 수도사. 다행히 막달레나와 지몬은 폐마 도살업자인 먼 친척뻘인 미하엘의 집에 당도하는데, 도착하자마자 배탈이 난 막달레나. 지몬은 수도사에게 약초를 구하러 가고, 약제사인 요하네스 수도사를 만나게 된다. 마침 수도원에는 사건이 터지고. 물에 빠진 익사체를 보게 된다. 평소 지적이고 해박한 지식을 보유한 지몬은 그 시체가 익사가 아닌 살해임을 밝혀내고. 곧 이어 자동 인형이 사라지고 사람들은 괴물이 자신들을 잡아 죽일거라 공포에 떨고, 알 수 없는 전염병이 퍼지는 듯 연쇄적으로 기묘하고 흉폭한 사건들이 터지는데... 기묘한 자동인형, 수사들의 기이한 실험, 비밀스러운 수도원의 비밀. 그 한가운데 떨어진 사형집행인의 가족들. 과연 그들은 무사할 수 있을까?...

확실히 재밌었다! 그리고 새로웠다! 중세를 배경으로하는 것도, 독특한 사형집행인의 직업도, 그리고 멸시당하고 비난하는 계몽되지 않은 사회 풍경도. 작가 올리퍼 푀치의 고향을 무대로 했기 때문에 안덱스 지역에 대한 묘사와 지형이 지리학자 만큼이나 잘 묘사되었기에 몰입되기 좋았다. 독특한 소재와 인물들의 펼치는 이야기도 중세를 배경에 둔 소재와 사상 때문에 새로우면서도 그 새로움 때문인지 도통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감을 잡기 어려웠다. 확실히 매력 넘치고 후회없이 읽을 만한 귀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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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연
에스더 헤르호프 지음, 유혜인 옮김 / 북플라자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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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에서 온 악에 바친 여자가 벌이는 서스펜스로 가득 찬 스릴러

세 명의 여자, 그리고 돌이킬 수 없는 악연이 만들어낸 10일간의 지옥

 

난산 끝에 딸을 가지게 된 디디는 임신호르몬의 이상으로 치골결합 기능부진이라는 병을 얻는다. 골반이 약해져 걷지도 못하는 상태. 작은 움직임조차 고통이고, 갓 태어난 아기에게 젓을 물려줄 수도, 함께 잘 수도 없는 상황이다. 몸이 편치 않아 휠체어 신세를 져야하는 그녀였기에 산후도우미를 고용하기로 한다. 하지만 예정된 산후도우미가 계단에서 굴러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하고 불행 중 다행으로 대신 다른 산후도우미가 디디의 집에 당도한다. 과연 불행 중 다행일까? 새로운 산후도우미의 이름은 헤네퀸. 독특한 이름만큼이나 그녀는 이상하다. 보통 도우미 같지 않은 면이 있다. 산후도우미를 하기에는 생각보다 젊고, 아름답고, 돈이 많다. 게다가 산후조리뿐만 아니라 집안일도 나서서하는 친절하기 그지없는 여인. 디디는 그런 그녀를 뜻밖의 행운처럼 반기는데, 행운은 곧 불행으로 번져간다.

 

한편 헤네퀸을 전적을 조사하는 형사 미리암, 미리암의 오빠의 전부인이 헤네퀸이다. 그렇다면 왜 오빠의 전부인을 조사하는가? 이유는 인정할 수 없는 오빠의 죽음에 있다. 헤네퀸과 결혼한 오빠가 집 계단에서 실수로 추락사한 것이다. 더군다나 헤네퀸은 오빠가 남겨둔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은 뒤 종적을 감췄다. 게다가 본업인 프로그래머를 그만두고 뜬금없이 산후도우미로 일하는 것도 수상하다. 이미 경찰조사에서 사고사로 판명됬지만, 미리암은 처음부터 헤네퀸에게 소름끼치는 이상한 느낌을 받았고, 어떤 이유에서건 헤네퀸이 오빠의 죽음과 연관 있다는 직감을 떨칠 수가 없다. 형사과장으로써의 감인지. 결국 헤네퀸의 뒤를 캐다보니 아니나 다를까 그녀가 오빠에게 말한 신상정보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녀가 과거에 어떤 사망사건과 연류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한편 헤네퀸은 철저한 계획으로 디디의 가족의 도우미가 되고, 아름다운 미모와 친절한 웃음으로 가족의 신뢰를 받는다. 하지만 숨어서는 온갖 악행을 저지르며 디디의 가족을 몰살시킬 듯 기묘하고 끔찍한 행동을 보이는데

- ‘긴박하다가 아닌 조마조마하다가 만들어 내는 서스펜스 스릴러!

독자에게 미리 스포해 주는 불친절한 진행, 그러나 경기를 일으킬만한 매우 친절한 반전!

 

네덜란드, 분명 스릴러 강국은 아니다. 북플라자의 오류인가? 하지만 쓸데없는 기우였다. 북플라자의 안목은 여전하다. 불모지에서 뜻밖의 오아시스를 발견했다. 일단 이 책은 여태 읽어왔던 추리스릴러와는 다르다. 보통 범인은 누구인가?’ 를 쫓는 것이 스릴러 소설의 논점인데 이 책의 목적은 그것이 아니다. 또한 시간의 흐름에 따른 서사적 구성 또한 아니다. 그래서 이 소설은 재미난 소설이다.

 

얼마전 제프리 디버의 <옥토버리스트>라는 책을 읽었다. 다들 그 소설을 영화 <메멘토>와 연관지어 언급하곤 한다. 이유는 역순행 구조 때문이다. 이야기는 마지막 날부터 시작되며 그로인해 독자의 혼란을 가중된다. 이 소설도 그런 특별함이 있다. 역순행은 아니지만 그와 비슷하게 ‘독특한 구성을 보여준다.

 

이야기는 헤네퀸, 미리암, 디디 세여자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짧막하고 빠르게 전환되어 마치 영상을 보는듯 하다. 그리고 작가는 아주 대담하고 불친절하게 이 사건의 범인은 헤네퀸이며, 앞으로 헤네퀸이 행할 악행들을 미리미리 고발해준다. 결국 헤네퀸이 저지르는 일을 헤네퀸 시점에서보고 그 뒤에 이은 디디의 시점을 읽게된다. 독자는 디디의 시점을 읽을 때 사건을 좀 더 앞서 기다리고 있는 샘이다. 하여 사건은 긴박하지 않다. 독자는 이미 헤네퀸이 어떤 생각인지 알고 있고, 디디가 어떻게 당할지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범인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추격하는 긴박감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독자을 매력적으로 끌어당긴다. 이유는 긴박감보다 더한 조마조마함이 있기 때문이다. 범인을 쫓느라 다급하고 절박함에서 오는 '긴박감'이 아니라, 범인이 저지르는 악행들을 미리 알고 있기에 닥쳐올 미래에 대한 초조와 불안감이 속이 타들어갈 정도로 아슬아슬하게 묘사되기 때문에 독자는 심리적 압박감과 함께 '조마조마함'을 느낀다.


또한 범인을 밝혀두었으나, 헤네퀸의 과거를 찾는 여정은 여전히 미스터리가 존재하기 때문에 궁금증이 중간중간 고개를 처들고 나와 환기를 시킨다. 세여자의 악연이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독자는 고심하며 더욱 더 몰입하게 된다. 

 

마지막 반전 또한 구성 덕분에 더욱 빛을 발한다. 매번 독자에게 까놓고 패를 보여주는 터라, 독자는 이미 볼장 다 본 사람처럼 방심하고 있는데, 그 틈을 비집고 경악할 반전을 선사한다. 작가의 불친절한 스포 진행임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장은 매우 친절한 맛 좋은 반전을 준다. 소름과 경기가 어떤 건지 제대로 보여준달까? 이 책의 결말은  '방심하면 큰 코 다친다' 라는 말을 여실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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