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커 다이어리
케빈 브룩스 지음, 오숙은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지독하고 위험한 소설,

벙커에 갖힌 소년이 두달에 걸쳐 쓴 일기

영화 <쏘우> <큐브> 같은 밀실 소재, 그러나 더 강하고 파격적인 이야기


처음 시작의 계기는 그랬다. 영화 <쏘우> 그리고 <큐브>를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극한의 밀실에서 생존하는 스릴러가 보고 싶었기 때문에 읽게 된 책이다. 하지만 벙커 다이어리는 다르다. 납치, 폭력, 강간, 살인 등 자극적인 소재로 눈이 번쩍 뜨이지만, 무섭도록 현실적인 성찰을 담아내고 있다. 이 책은 케빈 브룩스가 2013년에 발표했다. 특유의 파격적인 소재로 인해 거센 논란의 중점에 섰고 이 책은 연령제한과 경고문구를 넣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거론될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네기 메달을 거머쥐며 영국, 독일, 미국, 네덜란드, 이탈리아, 스페인, 리투아니아 등 전 세계에 출간되며 파격적인 인세를 올렸다.


16살 소년 라이더스는 아버지가 유명인에 부유한 자산을 가지고 있지만 아들보다는 자신의 인생에 정신이 팔려 방치된 소년이다. 라이너스는 기숙하고를 뛰쳐나오고 자발적 노숙자가 괸다. 예술가 아버지와 변호사 어머니, 겉으로는 유복하지만 아무것도 가진게 없는 소년이었던 것이다. 그런 소년 라이더스가 납치를 당한다. 평범한 일요일 아침, 거리를 배회중에 역 근처에서 무거운 짐 가방을 들고 힘에 부쳐보이는 시각 장애인을 도와주려 하다가 뜻밖의 일을 당한 것이다. 친절을 배풀고자 했지만, 불운하게 납치를 당한다.


마취에서 깨어나 눈뜬곳은 외딴 벙커, 그리고 그곳에는 방 여섯 개와 부엌, 욕실, 가구와 냉장고 식기들이 있다. 모두 여섯 개씩 마치 여섯명이 사는 집처럼. 그리고 곧 그 예감대로 6명의 사람이 차례로 납치되어 온다. 승강기를 통해서. 납치된 사람은 나이며 직업이며 성별이며 제각각이다. 대체 왜 누가 이들을 납치한 것인가?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아홉 살 소녀, 젊은 여자, 덩치 큰 남자, 뚱뚱한 남자, 노인. 직업도 경영컨설턴트부터 물리학자까지. 모두 제각각이다.


이들은 한데 모여 벙커 생활을 하게된다. 이 벙커는 밀실이며 감시 카메라와 도청장치가 설치되어있다. 그리고 탈출하려는 낌새가 보이면 고문이 시작된다. 온도가 내려간다거나, 불이 켜지지 않는다거나, 음식이 지급되지 않는다거나. 가스가 살포된다거나. 이들은 점점 상황에 순응하게 된다. 상황에 타협하는 사람들 속에서. 주인공 라이너스는 탈출할 방법을 계획하고... 이런 와중에 의문의 메시지가 전달된다. 메시지의 내용은 사람을 죽이면 이 벙커에서 탈출시켜 주겠다는... 충격, 경악. 어떤말로도 부족한 이야기가 진행된다.


읽다보면 오락소설로 시작하지만 결코 오락소설로 끝나지 않는다. 무겁고 암담함 답답한 마음이 한곳을 짓누른다. 충격과 경악. 공포와 혼란. 모든 것이 뒤엉키며. 살벌하게 끔찍한 이야기를 차곡차곡 쌓아가며 아주 담담하게 진행한다. 극한의 상황에서 발가벗겨진 인간의 동물적인 욕망, 평범한 사람들이 지독한 현실을 마주했을 때 파괴되어가는 정신과 육체. 그 속에서 순응이 아니라 집요하게 탈출을 시도하는 어린 소년. 어느 것 하나 충격적이지 않은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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