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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딸 : 뒤바뀐 운명 1
경요 지음, 이혜라 옮김 / 홍(도서출판) / 201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80년대 생이면 어릴 적 이 중국 드라마를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황제의 딸>이다. 시즌1,2,3을 거쳐 여러 번 리메이크 된 이 드라마는 OST와 더불어 주연배우들까지 스타급으로 만든 인기 드라마이다. 사고처럼 우연한 기회에 가짜 공주가 된 말괄량이 제비역의 조미, 황제의 딸이지만 의자매인 가짜 공주(제비)를 살리기 위해 궁녀로 입궁한 자미역의 임심여, 그리고 그런 자미의 진짜 신분을 찾아주기 위해 도와주는 몸종 금쇄역의 판빙빙. 신인에 불과한 이들이 국민배우가 된 것은 이 히트 드라마 덕분이다. 궁중암투와 황실로맨스를 엮은 이 드라마는 쓰기만 하면 대작을 만들어 내는 경요 작가의 대표작이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 드라마 <황제의 딸> 원작소설이다. 중국황실의 암투 속에서 우정과 사랑을 키워나가는 로맨스, 그 추억의 드라마를 소설로 만나보자.
“제가 여기 있는지는 어떻게 알았나요...?”
“그건 차차 알려주리다. 어쩌면 마음이 통한 걸지도.
다들 우릴 찾고 있을 테니 어서 돌아갑시다.
한데 그 전에 꼭 들어야 할 말이 있소”
“무슨 말요...?”
“나와 헤어질 거요? 정말 내 삶에서 떠날 셈이요?”
자미는 이강의 눈동자를 똑바로 들여다보았다.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눈 속에 깃든 뜨거운 무언가가 제마음속으로 옮겨 붙었다.
그간 한없이 가슴에서 맴돌던 그리움은 어느덧 하나로 엉기어 단단한 맹세가 되어 있었다.
자미의 입에서 조용한, 그러나 힘있는 목소리가 시 한 구절을 싣고 흘러나왔다.
“산이 무너지고 천지가 합해질 때 그대를 떠나리.”
이강이 다시금 자미를 와락 끌어안았다. 그 한마디면 족했다.
올해 나이 열여덟, 자미는 황궁안에 들어가야만 한다. 그 이유는 어머니가 임종 전 아버지를 찾아 북경으로 가라는 유언 때문이다. 자미가 태어나기 전 제남에서 당시 보친왕이던 건륭과 어머니는 사랑에 빠졌고, 건륭은 다시 돌아온다는 약속을 하고 황궁으로 돌아갔다. 건륭이 떠난 뒤 태어난 것이 자미. 이제는 황제가 된 건륭은 자신의 딸의 존재를 모르고 있고, 평범한 백성으로 자란 자미가 아버지인 황제를 만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이제라도 아버지를 만나고 싶은 자미. 그녀는 아버지를 만날 방법을 찾지 못해 방황하던 중 우연히 제비라는 소녀를 만나게 된다.
자미는 궁내 제례 의식을 주관하는 태상사인 양대인을 통해, 황제(건륭)를 만나러 남장을 하고 그 집을 방문한다. 그리고 때마침 그 집은 제비로 인해 한바탕 소동 중이다. 열여덟살 제비는 빈민가에서 자라, 기예를 팔고 도둑질을 해 생계를 이어 천민이다. 제비는 혼례품을 훔칠 생각으로 양대인의 며느리 집을 찾았지만, 자살을 시도하는 그녀(며느리)를 돕기 위해 그녀를 도망치게 하고 기꺼이 신부차림으로 가마에 올라 양대인의 집까지 가게 된 것이다. 하지만 결국 들통이 나고 양대인이 신부를 빼돌린 제비를 잡으려 하지만, 그 자리에 있던 자미는 제비를 숨겨주어 돕게 된다. 이 인연으로 둘은 의자매를 맺게 된다.
빈민가에서 함께 의지하며 생활하던 자미와 제비. 그 동안 자미는 제비가 의협심 넘치고 천성이 나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결국 자미는 자신이 황제의 딸, 공주라는 것을 알려준다. 이야기를 들은 제비는 자미를 돕기 위해 함께 황제의 사냥터로 숨어들어갈 것을 제안한다. 하지만 가던 도중 부상은 입은 자미를 두게 되고, 자미의 어머니의 유품을 황제에게 대신 전해 자미의 신분을 되찾아주려 하지만, 황제의 아들인 오황자 영기의 화살에 맞아 크게 다치고, 정신을 잃은 제비에게서 자신이 옛 정인(자미의 어머니)에게 남겼던 정표를 발견한 황제 건륭은 제비를 자신의 딸로 오해하고, 제비는 어영부영 공주가 되어버리고, 자미는 제비가 자신을 배신한 거라 오해하고 마는데...
- 그 시절 그 때를 기억하나요?
중드 매니아가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 1위인 <황제의 딸> 소설로 읽어보세요!
의협심이 강하나 사고뭉치인 제비, 지혜롭고 마음 넓은 차분한 자미, 그리고 제비를 보호하고자하는 두 남자 오왕자 영기와 복륜대인의 작은 아들 이태, 자미와 사랑에 따진 복륜대인의 큰 아들 이강. 그리고 이들의 음해하는 황후와 용상궁. 과연, 이들은 사랑과 우정을 지키면서 황궁 암투 속에 살아남을 수 있을까? 즉 이 소설은 출신 배경도 자라난 환경이나 교양정도도 전혀 다른 두 소녀가 기이한 인연으로 맺어져, 신분이 바뀌고 다시금 신분을 되찾으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 소녀들을 도우며 사랑에 빠지는 두 남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우연한 사고로 황제를 속이고 가짜공주가 되버린 제비와 제비를 보호하면서 자신의 신분을 알리기 위해 입궁한 자미의 우정과 사랑이야기. 이 소설은 원작드라마를 거의 그대로 읽을 수 있으며, 화면 속에서 표현되지 않은 인물들의 생생한 속내를 새로이 느낄 수 있다. 그 당시 본 드라마를 다시금 보는 듯한 추억을 떠올리고 싶다면, 다시 보고 싶은데 보지 못해 안타까웠다면, 중국의 장엄한 황실과 치열한 암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로맨스를 읽어보고 싶다면 적극 추천한다! 패기 넘치고 젊음의 활기가 느껴지는 우정과 사랑의 황실모험극, <황제의 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