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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상대는 추첨으로
가키야 미우 지음, 이소담 옮김 / 지금이책 / 2019년 2월
평점 :

대한민국을 비롯 다양한 나라에서 저출산고령화를 겪고 있다. 저출산은 출생률이 저하되는 현상으로 초창기에는 남성의 경제력 부족이 문제로 인식되었으나, 현재는 낮은 취업률, 개인주의, 가치관의 다원화, 성격문제, 인간관계 스트레스 등 다양한 문제로 인해 발생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일본에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때문에 이 소재를 이용한 드라마가 인기리에 종영되었다. 대표적으로 ‘어른 고교’ ‘결혼상대는 추첨으로’가 있는데, 어른고교는 결혼을 하지 않는 어른들을 위한 연애를 가르치는 학교로, 결혼상대는 추첨으로는 추첨 중매결혼 법 이라는 상상에서 시작된다. 인기 일본 드라마의 원작소설이자, <70세 사망법안 가결>로 사회문제를 기발한 상상력으로 풀어낸 작가, 가키야 미우. 이번에는 ‘저출산 비혼화’에 도전한다.
‘정부는 저출생대책으로 내년 4월 1일부터 ‘추첨맞선결혼법’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대상은 25세에서 35세까지 이혼 전적과 자녀와 전과가 없는 미혼 남녀로,
본인의 나이에서 플러스마이너스 5세 범위에서 무작위 추첨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저출생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만혼화를 국가적 위기로 인식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일환으로 법을 제정했다고 발표했다.‘
- 발칙한 상상력으로 바라본 저출산 비혼화라는 사회문제!
정부가 맛선 주선자? 결혼 의무화가 법안이 된다면?
생산 인구 저하로 국가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고령 인구에 대한 의료, 복지로 막대한 비용이 지출되고, 지방자치단체는 인구유출로 소멸 위기이며, 외국인 유입으로 인해 치안이 악화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 모든 것이 만혼화에 따른 저출산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해소할 대한으로 파격적인 법안을 내놓는다. 그것은 바로 ‘추첨맞선결혼법’이다.
‘추첨맞선결혼법’은 결혼적령기인 25~35세까지 이혼전적과 자녀와 전과가 없는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본인의 나이에서 위 아래로 5세 범위를 두고, 무작위 추첨 방식으로 맛선을 보게하는 것이다. 정부 주도하에 이뤄지는 강제맞선은 총 3회가 주어지고, 상대를 모두 거절할 경우 테러박멸대에서 2년간 의무 복무 해야 한다. 야당은 결혼이라는 사적인 일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인권침해이자 국가적 수치라며 강력하게 반발하지만, 당사자인 미혼남녀들은 저마다의 사정으로 이 제도를 맞이하게 되는데...
엄마의 집착과 답답한 시골생활을 결혼으로 청산하려는 요시미, 뛰어난 외모의 소유자로 결혼까지 생각한 연인이 있었으나 막 이별통보를 전해들은 나나, 유명교수와 기모노 장인을 부모로 둬 부유하지만 자신과 같이 검소한 여자를 원하는 란보, 20대 후반이지만 서툰 센스와 자존감 부족으로 모태솔로의 길을 걸어온 남자 다쓰히고, 2명의 여자와 2명의 남자. 그들에게 이 법안은 기회일 것인가? 절망일 것인가?
- 무거운 사회현상를 가볍고 재밌게 시작하는 ‘맞선연애소설’
소재는 기발했으나, 전개는 아쉽고, 결말은 고심하게 되는 ‘사회문제소설’
가키야 미우는 2005년 <회오리>로 추리소설 신인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작가이다. 때문에 장르적 재미를 살리며, 기발한 상상력을 소재로 삼고, 반전이라 생각될만한 방향전환의 줄거리가 특징이다. 그의 기발한 소재가 다소 허황되고 어이없는 면모가 있지만, 현실적인 사회문제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웃음으로 쉽게 시작하고, 고심으로 어렵게 마무리되는 작가이다. 저자는 저출산, 고령화, 노후자금, 청년실업, 주택 마련 대출 같은 다양한 사회문제를 소설로 풀어냈는데, 이번에는 ‘저출생 비혼화’를 풀어냈다.
얼핏 보면 연애 못하는 4명의 남녀에게 닥친 강제추첨맞선이라는 기발한 상상력이 빗나는 가상연애소설 같지만, 그 안은 예민하게 촉각을 곤두세운 사회소설이 존재한다. 이 소설은 저출산 만혼화 추세가 고착되고 있고, 현 시행되는 출산장려지원책은 국민을 설득하기 턱없이 부족하며, 출생률 문제를 국가의 통치 도구로 활용될 우려를 표하고 있다. 사회문제를 단순 현상으로 보고, 내 문제가 아니라 생각하는 독자에게, 극약처방급인 독재적이고 극단적인 해결방안을 상상하게 만들고, 그안에 방황하거나 나아가는 인물, 대립하는 관계들을 설정해, 사회의 위기와 불안을 독자로 하여금 좀 더 가깝게 느끼고 고심하게 만든다.
호기심을 끌만한 기가 찬 소재가 매력적이고, 사회문제를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설을 찾는다면 읽어보자. 하지만 결코 오락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을 명심할 것, 현실과 정확하게 맞닿아 있어서 웃프고, 오늘날의 저출생 비혼화는 나라의 존폐, 개인의 행복과 권리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