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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링 미 백
B. A. 패리스 지음, 황금진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B.A 패리스가 돌아왔다. 그녀는 심리,여성 스릴러하면 떠오르는 대표작가 중 하나이다. 그녀의 전작을 보면, ‘도메스틱 스릴러’ 성격으로 주로 여성화자가 등장한다. 가족, 연인, 지인처럼 주변인물로부터 신체보단 정서적 폭력을 당해, 느끼는 공포감을 여성작가가 여성화자의 입을 빌려, 연약하면서도 아슬아슬한 ‘심리 서스펜스’를 그려냈다. 전작 <비하인드 도어>는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는 쇼윈도 부부지만, 집착과 광기로 얼룩진 부부생활을. <브레이크 다운>에서는 살인사건 피해자의 마지막을 목격한 사람으로서의 죄책감과 공포감을 그려냈다. 이번 <브링미 백>은 어떠한가? 이번에도 특유의 심리적이며 여성적인 서스펜스인가? 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하지만, 후회없는 선택이니 주목해 보자.
'사랑이라는 말이 나오고 내 이름을 부른데 당황하여 메시지를 노려본다.
메시지를 한 번 더. 이번에는 좀 더 천천히 읽는다 무서워서 등골이 오싹해진다.
이 개자식은 메시지가 레일라한테 오는거라고 내가 착각하길 바라는 거다.
하긴... 아니, 속임수다. 한 단계 나아간 놈의 수법이다.
하지만 내 손가락은 이미 그녀의 이름을 입력하고 있다'
레일라?
- 12년전 사라진 나의 약혼녀, 12년후 ‘공포의 러브레터’를 보내다.
‘나를 사랑했다면, 그녀를 죽여줘.’ 현재 나의 연인이자, 자신의 언니를 죽여 달라는...
첫눈에 서로에게 반한 핀과 레일라. 둘은 서로에게 완벽한 커플이다. 그들은 프랑스로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레일라가 뜻밖의 고백을 하고, 그것을 들은 핀은 배신감에 치를 떨며 그녀를 다그친다. 이미 모든 여행은 엉망진창이 되버렸고, 돌아오던 길 도로변 주차창에서, 핀은 분은 삭히며 화장실로 향한다. 그리고 다시 차로 돌아오자, 레일라는 보이지 않는다. 기다려도 오지 않자,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밤길을 헤맨다. 미친 듯이 그녀를 찾지만, 결국 찾지못해 경찰에 신고를 하게 된고, 그는 그날에 대해 솔직히 진술하기 시작한다. 단, 진실은 진실이되, 온전하지 않은 진실을 말이다.
12년 후. 핀에게 새 연인이 생긴다. 그녀는 다름 아닌 전 연인이자 실종된 레일라의 언니, 앨런이다. 레일라의 추모식에서 처음 만난 둘은 같은 아픔을 지닌 채, 서로에게 빠져든다. 이제 결혼을 앞둔 시점. 뜻밖의 연락이 온다. 레일라 실종당시 수사를 담당한 수사관 토니이다. 예전 레일라의 늙은 이웃이 그녀를 목격했다는 제보를 한 것이다. 소식을 들은 핀은 얼핏 본 것이고 늙은 목격자의 말이라, 단순히 늙은이의 착각일거라 넘기지만, 곧이어 레일라와 앨런이 함게 나눠가졌던 러시아 인형이 발견되고, 그 인형은 두 연인이 가는 곳마다 놓이게 된다. 알 수 없는 공포 불안에 휩싸이는 핀. 그런 그에게 한 통의 메일이 온다. 바로, 12년전 그토록 사랑했고 찾아 헤매던 레일라. 그녀는 유혹과 협박을 넘나드는 ‘제안’을하는데...‘날 만나고 싶으면, 앨런을 죽여버려’
- 그의 ‘온전하지 않은 진실’ 때문에 반전을 예감은 하지만, 의심과 호기심을 계속된다.
여전히 재미있다! 그러나 여전한 단점도 존재한다. 패리스의 개성일지 고집일지?
작가는 몇 편을 작품을 연달아 쓰다보면, 재능을 펼칠 영역이 정해지고, 고유의 개성을 가지는 법이다. B.A 패리스도 그렇다. 여성화자를 이용해, 살얼음이 낀 물위를 걸어가는 듯한, 아슬아슬함과 연약함의 심리스릴러를 선보여 왔다. 또한 주로 정신적인 폭력에 주목했고, 낯선 연쇄살인마가 아닌 친근한 주변인물로 인한 위험으로 생생한 공포감을 선사해왔다. 물론 놀라운 반전 또한 있었다. 이번에는 어떠한가? 도태되었는가 발전되었는가? 여전히 그녀만의 장점은 존재한다. 뛰어난 심리묘사, 일상에서의 실감나는 위협상황, 빠져들 듯 한 속도감, 군더더기 없는 문체, 심리스릴러로써의 오락적인 면모는 충분하다는 것이다. 다만, 몇 가지 변화가 보이는데, 이게 장점일지 단점일지는 독자마다 다르게 느낄 것이다.
이번에 여성화자가 아닌 ‘남성화자’를 내세웠다. 심리적이든 신체적이든 ‘약자’에 속한 여성피해자의 입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때문에 생명에 직결되는 공포감보다는, 비밀의 폭로에 대한 두려움 혹은 메일발송인이 실종된 연인이 맞는지 아닌지에 대한 혼란의 가중이 주로 느껴지는 심리라는 것이다. 즉 위협적인 공포감이 극에 달한 전작과는 다르게, 끊임없은 궁금증과 불안감이 복잡하게 뒤엉키며 지속되는 형태이다. 무엇을 선호하든 취향의 문제이다.
또 다른점은, 저자가 이번에는 반전에 관한 미끼를 먼저 던져놓는다. 초반에 ‘온전한 진실이 아니다’라는 언급에서 ‘남성화자’인 핀이 연인을 잃은 단순 ‘피해자’가 아닌, 무언가에 연루되거나 직접 실행했을 가능성을 두고 시작한다. 때문에 대놓고 커다란 떡밥하나를 던진 격인데, 스릴러에 입문하는 사람은 옳다구나 덥썩 물어 놀라운 반전을 맛볼 수 있으나, 매니아 층에게는 오히려 그 것을 제외한, 다른 것을 의심하게 만드는 힌트의 역할을 하기에, 반전을 예상하는 아쉬움을 주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한가지 분명한건 스릴러적 재미는 만족스럽다는 점이다. 일찌감치 그 반전을 예감했어도, 저자가 반전을 위해 자잘하게 놓아둔 지뢰와 함정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독자로 하여금 꾸준하게 의문을 재기하며 저자의 속임수를 탐색하게 만드는 지구력이 있다. 읽어보자. 무슨 말이 필요있겠는가? 도태든 발전이든, 고집이든 개성이든 재밌으면 그만이니.
+@ 여성화자와 사이코패스 연인이라는 일반여성심리스릴러가 아니다. 남성화자가 이끈다.
초반에 던져놓은 '온전한 진실'이란 부분에서, 초보자에게는 반전을, 매니아에게는 예상및 복선찾기라는 즐거움을 준다.
중간에 실종된 연인인 레일라의 시점이 중간중간 짧게 한두장으로 삽입되어 있다.
아르테 출판사의 특징인, 쉽고 가독성있게 오락적으로 읽히는 장르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