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을 해도 나 혼자 그리고 고양이 한 마리
무레 요코 지음, 장인주 옮김 / 경향BP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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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하면 몇몇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문학, 음식, 다도, 만화, 온천... 생각해보면, ‘힐링문화’의 시초는 일본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일본을 연상하게 하는 것들은 사람들에게 여유와 기쁨을 주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카모메 식당>으로 알려진 무레 요코. 그녀의 작품도 편안함과 친근함으로, 때론 경쾌함과 유쾌함으로 독자를 힐링시켰는데, 이번에는 어떨까? 이번에는 한 고양이와 나의 그림일기 같은 에세이이다. 골목대장 암고양이 C와 나의 일상생활을 소소하게 하지만 미소짓게 그려낸다. 주인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하는 몹쓸 여왕님 C, 그리고 어쩌다보니 그녀(고양이)의 충실한 집사가 되버린 나. 특별할 것 없지만 편안함과 재미가 있는 이야기를 만나보자.


 

'새끼고양이의 태도가 대범하다 못해 뻔뻔하기까지 해서

주인인 나조차도 “뭐가 그렇게 잘났니?” 하고 고개를 갸웃거릴 정도였다.

‘갈 곳 없는 나를 거둬 줘서 고마워.’라는 감사는 찾아볼 수 없고,

마치 ‘너한테 와 줬다.’는 식의 태도였다.

말이 주인이지, C와 나의 관계는 여왕님과 시녀에 가까웠다.'

 

 

 

 

- 어느날 운명처럼 (때론 악연처럼) 찾아온 까탈스러운 여왕 고양이님 C와

‘세계에서 가장 집고양이에게 많이 혼나는 주인’의 오늘 하루.


 

20년전, 아파트 한 구석에서 고양이 한 마리를 주었다. 두 눈은 덮는 검은 털과 유난히 큰눈의 새끼 고양이. 처음에는 몸짓과 울음소리 때문에 수컷이라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태어난지 두어달 된 여자아이였다. 그 뒤로 ‘나’와 그녀의 기막힌 동거는 시작됬다. 단지, 길을 잃은 고양이를 잠시 돌봐줄 생각이었는데, 아무도 찾는 사람이 없으니 함게하게 된 것이다. 헌데 고마워하기는커녕, 도도하고 신경질적인 나의 여왕님 C(고양이)는 마치 내가 ‘고용’되었다는 듯, 오히려 ‘네가 고마워해야지’라는 태도다. 그렇게 나의 고생길은 시작되었다.


 

C양은 도도, 신경질, 까탈, 예민함의 여왕님이다. 작은 몸집으로 동네 수고양이들에게 덤비고, 길고양이들과의 싸움판도 마다하지 않는다. 입맛은 어찌나 까다로우신지, 사료를 종류별로 사다가 뷔페를 차려놔야만 한입 겨우 드신다. 시간개념은 어찌나 철저하신지 꼭 새벽에만 울어대는 통에 난 수면부족에 시달려야 한다. 내 노래나 춤사위가 거슬리면 빼애액!하고 울어대는 아기처럼 목청껏 울어댄다. 그만하라고! 라고 꾸중듣는 기분이다. 그밖에도 발톱 깎기 소동, 태풍 부는 날 날뛰기, 외출 후 달래주기 등 하나부터 열 가지 모든 일상이 그녀 C양의 수발과 혼꾸멍 투성이다. 19년, 함께여서 소란했고, 함께여서 행복한 순간들... 그 이야기의 끝은 어떨까?



- 무레 요코의 고양이 사랑이 듬뿍 묻어나는 에세이

귀여운 그림과 웃픈 소동까지, 나와 그녀, 아니, 집사와 여왕님의 그림일기

 

 

어느 날 운명인줄 알았던 만남, 전생의 악연이였는지 골치 꽤나 썩히는 유별난 고양이 C와의 일상은 그렇게 시작된다. 아마 반려동물, 특히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들이라면, 이해가고 동감할만 한 순간들이 꼬물꼬물 귀여운 고양이그림과 함께 쓰여 있다. 밥주기, 물주기, 털빗기, 마사지하기, 달래주기, 놀아주기 등 사실 별로 특별한 이벤트는 없다. 하지만, 유별난 고양이 성격에 주인은 매 순간이 속시끄러운 날들이고, 그 고양이에 대한 뒷담화와 푸념이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한다다. 특히, 새벽마다 정시에 울려대는 알람시계처럼 울어대는 통에, 수면부족으로 수명단축이 될 위기까지 겪어야만 하는 저자 무레요코. 때문에 버럭 화를 내기도 하지만, 이내 곧 미안해지는데, 그 모습이 꼭 우리들(반려동물 보호자) 모습과 꼭 닮아 '뜨끔'하는 순간도 있다.

 

 

저자는 고양이를 최우선으로 살아왔다. 여행도 참고, 외식도 빠지고, 낮에도 되도록 외출하지 않았다. 그런 노력과 고충을 알아주기를 바라지만, 시간이 지나고, 추억이 쌓인 만큼, 늙어가는 고양이의 모습에, 이제는 그저 함께 있어주기만을 바라게 된다. 아마, 모든 반려동물을 키우는 독자들의 마음이 같지 않을까? (최고의 공감 포인트)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건, 가족을 만든다는 것이고, 그 가족 중에서도 어린아이나 노인과 함께하는 것과 같다. 내가 그의 보호자가 되어 튼튼한 울타리가 되어야만 한다. 하나부터 열가지 챙겨줄 것 들 투성이라, 피곤하고 버겁기도 하지만, 그 반려동물이 주는 ‘조건 없는 사랑’ ‘계산 되지 않는 사랑’에 평범한 일상에도 문득 미소지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어쩌면 그 미소가 ‘기침을 해도 나혼자’인 우리들이 혼자여도 괜찮고, 외롭지않고, 행복할 수 있다는 증거이지 않을까? 집사들은 필히 공감할 소박한 에세이 <기침을 해도 나 혼자 그리고 고양이 한 마리>이다.


+@  반려동물(특히 반려묘)을 키우는 사람들의 마음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써 내려간다. 공감과 미소가 한가득!

일상에세이로 구구절절 늘어놓는 고양이와의 하루 + 저자의 푸념이지만, 편안하고 가뿐하게 읽히기에 머리식힐 책으로 추천!

고양이의 생각을 대사식으로 상상해 써넣은 점이 재밌다. (어쩌면 내 반려동물이 그런 생각을 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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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이 연금보다 강하다 - 건강 나이를 10년 앞당기는 최강의 근력 운동
김헌경 지음 / 비타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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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평균 수명은 82.7세이다. 의학의 발달로 점점 기대수명을 늘어나는 추세이다. 출산율 저하, 수명연장으로 한국도 노령화국가에 접어들었다. 때문에 우리들의 관심사는 ‘노후’에 몰려있다. 실버문화는 날로 늘어나고, 직장을 구할 때 보는 주조건은 안정과 장기근무로 변하였다. 또한 이제, 보험과 연금은 필수항목이다. 그런데 문화 경제적인 것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우리는 정작 ‘건강’에 대해서는 간과하고 있다. 당장 눈앞에 놓인 ‘여유와 행복’과 ‘일과 돈’ 때문에 그것을 이루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인 ‘건강한 몸’을 뒤로 밀어둔 것이다. 여기 <근육이 연금보다 강하다>라는 책이 있다. 이제 재테크가 아닌 근육테크를 시작할 때이다.



‘이제 우리가 목표로 해야 하는 것은 단순히 오래 사는 ‘장수’가 아닌

건강하게 오래 사는 ‘건강 장수’ 이다.‘


 

 

- 근육을 단련해라! 후에 적금만기보다 유용할테니.

나이든 사람, 나이를 들어가는 사람, 곧 나이갈 들사람 모두를 위한 근육강화운동!

 

 

저자 김현경은 일본에서 건강장수의료센터에 근무하고 있다. 그녀는 노화와 근육에 관한 연구를 매진했고, 다양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해 고령자를 위한 쉽고 효과적인 근력강화운동을 설파해왔다. 나이가 들수록 겪을 수 있는 일들, 낙상사고, 요실금, 근감소증, 보행기능저하 등을 방지하기 위한 노인맞춤동작들이 주요 운동이다. 때문에 난이도가 낮고, 쉽게 설명되어 있으며, 누구나 따라할 수 있다.

 

 

내용은 근육운동의 중요성을 시작으로, 현 100세 시대, 노화를 준비해야하며, 노화는 곧 근육감소와 퇴화임을 밝힌다. 약보다는 운동이 장수비결이라 말하며, 본격적인 운동에 들어간다. 운동은 하루 10분이면 충분하다. 오히려 긴 장시간의 운동은 혈압, 체온같은 기본대사에 불리할 수 있으며, 근육에 피로감을 더하거나,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노년증후군을 예방하는 전신근력강화운동과 일상생활에서 할 수 있는 바른자세와 걸음걸이 로 기초적인 운동을 숙지하게 되면, 본격적인 노년증후군별 근력 강화 운동에 들어간다.

 

 

 

<ex 허약을 위한 둔근강화운동> 페이지는 시력이 안좋은 노년층이 보기 쉽게, 큰 그림과 큰 글씨, 간단한 설명과 쉬운 운동법으로 구성되어 있다. 위 운동처럼, 의자를 지지하면서 하는 운동법이 많다. 때문에 부상의 위험이 적다. 또한 위의 중둔근운동은 여성들의 힙라인을 위해 수행해도 좋은 동작이다. 즉 꼭 노년이 아니더라도 활용할 저강도 저근력 저지구력을 위한 운동이 많다.

 

 

 

다른 책들과 다른점은, 노화에 특화된 운동법이라는 것이다. 보통 운동법은 목적별, 성별, 부위별, 질병별(주로 물리치료의 일환으로), 다이어트별(빼고 싶은 부분 집중적으로)로 진행되는데, 이 책은 5대 노년증후군별로 나눠 진행된다. 허약, 근감소증, 낙상, 보행기능퇴화, 요실금으로 나눠 각 증후군에 맞게 운동이 처방되어 있다. 특히, 준비부터 강화까지 짜여있기에, 노년의 독자도 부상없이 근육에 열과 유연성을 올려놓고 실행되기 때문에 부상에 관한 염려를 덜게된다.

 

 

 

이 책을 읽어보자. 강력추천하고싶다. 노인이아니여도 좋다. 우리는 나이들고있으며, 노화를 향해 나아가는 중이니, 특히 근력이 부족한 여성에게도 유익한 동작이다. 맨손으로 할 수 있고 특별한 장소나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기에 충분히 습관화할 수 있다. 죽기 직전까지 내 손발로 자유롭게 생활하고 싶다면, 지금시작하자. 오늘이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이니.



+@  이 책은 노년층을 위한 운동법이며, 5대 노년증후군별로 나눠 진행된다.(때문에 각자 증상에 맞는 운동을 선택할수있다)

10분 소요와 의자에 체중을 기대는 식의 운동으로 매우 쉽고 부상의 위험이 적다

노안을 위한 큰 글씨와 그림, 간결한 설명으로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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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이 좋아진다 - 약에 의존하지 않고 혈당치를 낮추다
미즈노 마사토 지음, 오승민 옮김, 이주관 감수 / 청홍(지상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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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중에 유전이 잘되는 병이 ‘암’뿐일까? 여기 병 자체보다, 유전과 합병증이 무서운, 소리 없이 질병 ‘당뇨병’에 관한 책이 있다. <당뇨병이 좋아진다>의 저자 미즈노 마사토는 양친 모두가 당뇨병인 의사이다. 그는 자신의 건강을 위해, 아내에게 “오늘부터 주식(主食)을 끊을래” 라는 선고를 하고, 철저한 당질제한 생활을 실천해 나간다. 결과는 놀라웠다. 1년만에 14kg감량, 간수치 정상화, 당화혈색소 정상화. 이런 수치적인 결과뿐만 아니라, 저자는 몸소 몸이 가벼워지고 일상생활에 활력을 느꼈다. 이에, 저자는 자신이 직접 경험한 당뇨병을 예방 치료하는 ‘당질제한’에 관한 서적을 출간했다. 바로 이 책 <당뇨병이 좋아진다>이다. 



‘지금이 바로 전환점입니다. 내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건 나 자신뿐입니다.

이 책은 하나의 계기를 여러분께 제공합니다. 이를 위해 이 책에서는

당질이 미치는 여러 영향들과 당질제한의 뛰어난 효과에 대해 소개합니다.‘

 

 

 

 

- 약에 의존하지 않고 혈당치를 낮우는 의사가 쓴 ‘당질 제한법’

건강 붐도 다이어트도 아닌, 본연의 건강을 되찾는 방법은?

 

 

저자 미즈노는 당뇨병내과 외래에서 10년을 근무한 의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건강은 좋지 못하다. 비알코올성 지방성 간염 상태, BMI 30의 중등도 비만이다. 심지어 그의 부모는 모두 당뇨병으로 그가 유전적 요인으로 당뇨병에 걸릴 확률은 64%이상이다. 이에 저자는 만삭인 아내의 배보다 나온, 자신의 배를 보며 위기감을 느끼고, ‘주식을 끊겠어’라는 선언과 함께 당질제한식을 시작한다. 결과는 놀라웠고, 이 방법을 자신의 환자들에게 적용시킨 결과 ‘탈 인슐린율 100%’에 달성하기에 이른다. 이제, 인슐린없이 ‘당실제한’만으로도 당뇨병이 치료가능하다는 것이다.

 

 

책은 당뇨병의 기본적인 가이드, 현재 치료법을 부정하면서 시작된다. 그는 지금의 치료법이 잘못되었으며, 반드시 상식이 옳지는 않고 때론 벽이되며 궤도수정이 필요할 때임을 역설한다. 기존의 당뇨병 식사요법인 칼로리의 60%를 혈당치를 높이는 음식을 활용하라는 것을 부정하며, 칼로리보다는 식사의 구성에 집중한다. 그는 꽤 충분한 양의 단백질을 의식적으로 섭취해야하며, ‘단백지방식’의 또 다른 영양소인 지방을 충분히 섭취해 근육감소를 막아야 한다고 한다. 또한 단것에 중독된 사람일 경우, 철분결핍과 단백질부족을 극복하고 당질을 줄여나갈 것을 권유한다.

 

 

 

 

- 당질제한의 이론, 방법, 결과는 물론,

환자(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질의응답까지

 

 

책은 당뇨병치료를 위한 ‘당질제한’에 관한 식이치료법에 관한 것이다. 당뇨병의 주요원인인 당질에 관한 이론과 당질의 위험(비타민 미네랄 고갈, 비만 간염 간경화 유도, 뇌기능저하, 만성피로, 치주질환, 동맥경화, 치매, 암발병 등)에 대해 의학적으로 설명하며,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당질’을 제한해, 당뇨병을 치료할 수 있는지. 저자가 몸소 실천하고 환자들에게 적용한 성공적인 사례와 함께 소개한다. 그가 말하는 방법은 철분과 단백질을 보충하는 방법, 당질은 1식 20G이하로 줄이기, 섭취음식의 칼로리가 아닌 당질량에 주목하기, 단백질과 지방으로 된 식단구성하기, 조미료의 당질 위험 인지하기, 청량음료수 금지하기, 비만체형 마른체형별 가이드라인, 임산부와 고령자를 위한 가이드라인 등을 소개한다.

 

 

이 책은 탄수화물과 단순당의 섭취를 제한하는 식사요법이 왜 당뇨병 치료에 쓰이는 약보다 효과적이며, 100%성공을 하는지, 의학적인 이론부터 실질적인 경험한 사례들까지 들어, 정확한 사실을 이론화 수치화 한다. 또한 당질의 위험과 당질제한으로 얻을 수 있는 건강적 이점(체중감소, 혈압감소, 치매와 암 발생률 저하, 임신이 수월해짐 등)을 상세히 이야기해 독자(환자)로 하여금 각오를 다지게 만든다. 또한 당질제한에 관한 궁금증과 시행했을 경우 나타나는 염려부분까지 Q&A로 만들어 정리해 새로운 식이요법을 할 경우 나타날 부작용, 그 걱정를 덜어준다.


<당뇨병이 좋아진다>는 식이요법을 통한 당뇨병 개선방안이다. 이 책은 이를 통해 말하는 것은 아마 이것이 아닐까? 병을 고치는 건, 의사가 아니라 환자본인이며, 약보다는 생활개선이 우선이라는 사실.

 

 

+@  의학적으로 분석한 이론적부분과 실제 본인이 겪은, 환자들에게 얻은 데이터를 활용해 신뢰도와 설득력을 높인다. 이 당뇨치료법은 우리들이 흔히 말하는 ‘저탄지고지방’ ‘케톤식이’와 유사하며, 쉽게 보자면 ‘탄수화물 제한인 GI 다이어트’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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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인 프렌치 - 미국 여자, 프랑스 남자의 두 언어 로맨스
로런 콜린스 지음, 김현희 옮김 / 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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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라는 영화가 있다. 영화배우인 남주인공 밥은 광고 촬영차 일본을 방문하고, 사진작가의 아내인 샬롯은 남편을 따라 일본에 왔다. 둘은 같은 미국인이고, 낯선 땅인 일본에서 다른 문화와 언어로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느끼며, 공허함과 외로움을 느낀다. 우연히 호텔바에서 마주친 이들은 적응하지 못하는 서로의 모습을 보며, 같은 감성을 공유한다. 그리고 통역이 필요없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빠져든다. 이처럼, 다른 언어가 쓰이는 곳에서 사람은 위축되고 고독을 느낀다. 이 영화는 그것이 사랑에 빠지는 원인이 되었지만, 이미 사랑에 빠진 사람이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면 어떨까? 이번에 소개할 에세이 <러브 인 프렌치>는 미국여자와 프랑스여자의 ‘언어 로맨스’이다.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그들, 사랑은 통역이 불필요하다지만, 이들에게는 통역이 간절해 보인다. 언어가 사랑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모든 커플은 서로 소통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올리비에와 내가 지닌 차이점들은 마치 마트료시카처럼

서로의 진짜 모습을 감춘 채 은연중에 상대를 덜 신뢰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말았다.‘

- 솔직한 미국여자, 예민한 프랑스남자의 복잡미묘 소통과 불통 로맨스

낯선 언어로 사랑을 나눌 때, 우리의 사랑은 위기일까? 행복일까?


솔직하고 담백한 여자 로런, 그녀는 미국을 떠나 제네바로 이사를 가게 된다. 남편 올리비에의 직장일 때문이다. 결혼 전 연애시절, 둘의 다른 출생지로 인한, 문화와 언어차이는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예민한 프랑스 남자 올리비에는 이미 수년에 걸쳐 영어를 익힌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어릴 적 미국인 영어교사의 소개로 홈스테이를 한 탓이다. 때문에 그들의 연애는 달콤했고, 로맨틱했다. 단, 장거리 연애여서 피곤한 것만 빼면. 현재는 로맨스는 커녕, 모든 것이 문제가 되기 시작한다. 바로 서로 다른 ‘언어’ 때문에 말이다.


원치 않는 이사지만, 어쩔 수 없었고, 로런은 타지에서 적응하려고 노력한다. 그의 나라의 언어, 문화를 배우고, 그와 관계된 가족과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누군가가 말할 때는 피곤할 정도로 집중해야하고, 말할 때는 떠듬떠듬하며 간신히 의사를 전달해야만 한다. 독립적인 자신의 성격과는 다르게, 아기처럼 작은일 하나도 남편에게 의지해야만 한다.그리고 결정적으로 가장 가까워야할 남편 올리비에와 거리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이제 그들은 단순 언어를 넘어, 미국인과 프랑스인, 예술가와 과학자, 유신론자와 무신론자, 여자와 남자로 끊임없이 서로를 해석해야만 한다. 과연, 이들의 사랑은 ‘언어의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까?

- 소설 같으면서 그렇지 않은 에세이.

‘사랑에도 통역이 필요할까요?’에 대한 대답은 YES!


여기 서로 다른 남녀가 있다. 로런(녀)은 미국인으로 진실하고 직설적인 태도를 중요하게 여기는 환경에서 자랐다. 올리비에(남)는 좀 더 정련된 자기표현을 높이 평가하는 환경에서 자랐다. 로런은 ‘친밀함’을 자유분방한 태도로 표현했지만, 올리비에는 그런 태도가 경솔하고 무분별하다고 생각했다. 로런은 스포츠에 열광하는 사람을 이해했지만, 정작 남자인 올리비에는 스포츠에 열을 올리는 거구의 사내들이 즐비한 업계 문화를 결코 이해하지 못한다. 이처럼 하나부터 열까지 다른 부부. 읽다보면 대체 어떡해 사랑에 빠지게 된 건지 의문이 들 정도이다. 사랑의 콩깍지인가? 파워 오브 러브인가?


이 책은 소설 같은 연애담이다. 서로 정 반대의 남녀가 ‘사랑’으로 인해 빠져들고, 서로를 몸짓으로 이해하지만, 결혼이라는 현실적인 공간과 실질적인 시간을 공유해가며, ‘사랑’마저도 미워져버리는, 사사건건 시비와 작은일도 다툼으로 이어지는 위기를 맞게 된다. 하지만, 정작 소설처럼 쓰여지진 않는다. 물론 내용상 ‘언어학적 로맨틱 코메디’라는 부분은 보인다. 샐러드를 다 먹었다는 표현을 잘못해서, ‘나 죽었어요’라고 내뱉는 여주인공을 봐도 그렇다. 발음과 뉘앙스, 문법으로 인한 오류는 주인공은 괴로울지라도, 독자에게 언어유희적인 위트를 선사한다.


이런 점은 분명 ‘소설 같다’ 하지만, 이 것은 로런이 쓴 에세이이다. 타국의 언어를 배워야하고, 문화를 익혀야하고, 관계를 맺는 과정이 일기를 쓰듯 ‘사건’을 감정의 덩어리로 풀어낸다. 또한 미국인인 그녀가 프랑스어를 배우면서 생기는 각종 어려움이 쓰여 있는데, 언어학 책인지 문법책인지, 참 상세하게도 설명한다. 이 부분이 때론 언어의 차이를 알아가는,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지적 ‘기쁨’으로 받아들여질지, 단순 로맨틱 코미디의 재미를 추구해, 지루한 ‘실망’으로 받아들여질지는 독자의 선호에 달렸다.

하지만, 분명한건, 이들의 말싸움을 보자면 ‘어! 맞아!’하는 순간이 온다. 어떤 연인이든, 그것이 이들처럼 서로 다른 언어권자가 아니더라도, 관계에 있어 ‘소통’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공감가는 대목이 많다. <러브 인 프렌치>를 읽어보란 말은 아끼겠다. 취향에 따라 기대에 부흥할지도, 못할수도있으니까. 하지만 <더 타임스>가 주목한 100권에 선정될 만 하다. 단순 로맨스가 아니라 ‘다른 언어’를 배움으로써 성장하는 한 여성의 성장일기이자, 서로 다른 두 남녀의 ‘소통’과 ‘이해’로 결혼생활을 극복하는 러브스토리를, 독자의 단순 감흥을 넘어 언어학적 고찰로 이어지게 만들었으니.



+@  로맨틱 코미디 소설만을 기대하진 말자, 분명 언어적 유머코드와 외국남녀의 로맨스가 스토리지만,

서로다른 문화권과 언어권에 관한 정보와 설명이 있는, 한 여자의 타국 적응기에 가까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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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링 미 백
B. A. 패리스 지음, 황금진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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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 패리스가 돌아왔다. 그녀는 심리,여성 스릴러하면 떠오르는 대표작가 중 하나이다. 그녀의 전작을 보면, ‘도메스틱 스릴러’ 성격으로 주로 여성화자가 등장한다. 가족, 연인, 지인처럼 주변인물로부터 신체보단 정서적 폭력을 당해, 느끼는 공포감을 여성작가가 여성화자의 입을 빌려, 연약하면서도 아슬아슬한 ‘심리 서스펜스’를 그려냈다. 전작 <비하인드 도어>는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는 쇼윈도 부부지만, 집착과 광기로 얼룩진 부부생활을. <브레이크 다운>에서는 살인사건 피해자의 마지막을 목격한 사람으로서의 죄책감과 공포감을 그려냈다. 이번 <브링미 백>은 어떠한가? 이번에도 특유의 심리적이며 여성적인 서스펜스인가? 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하지만, 후회없는 선택이니 주목해 보자.



'사랑이라는 말이 나오고 내 이름을 부른데 당황하여 메시지를 노려본다.

메시지를 한 번 더. 이번에는 좀 더 천천히 읽는다 무서워서 등골이 오싹해진다.

이 개자식은 메시지가 레일라한테 오는거라고 내가 착각하길 바라는 거다.

하긴... 아니, 속임수다. 한 단계 나아간 놈의 수법이다.

하지만 내 손가락은 이미 그녀의 이름을 입력하고 있다'

레일라?

 


- 12년전 사라진 나의 약혼녀, 12년후 ‘공포의 러브레터’를 보내다.

‘나를 사랑했다면, 그녀를 죽여줘.’ 현재 나의 연인이자, 자신의 언니를 죽여 달라는...

 

 

 

첫눈에 서로에게 반한 핀과 레일라. 둘은 서로에게 완벽한 커플이다. 그들은 프랑스로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레일라가 뜻밖의 고백을 하고, 그것을 들은 핀은 배신감에 치를 떨며 그녀를 다그친다. 이미 모든 여행은 엉망진창이 되버렸고, 돌아오던 길 도로변 주차창에서, 핀은 분은 삭히며 화장실로 향한다. 그리고 다시 차로 돌아오자, 레일라는 보이지 않는다. 기다려도 오지 않자,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밤길을 헤맨다. 미친 듯이 그녀를 찾지만, 결국 찾지못해 경찰에 신고를 하게 된고, 그는 그날에 대해 솔직히 진술하기 시작한다. 단, 진실은 진실이되, 온전하지 않은 진실을 말이다.

 

 

12년 후. 핀에게 새 연인이 생긴다. 그녀는 다름 아닌 전 연인이자 실종된 레일라의 언니, 앨런이다. 레일라의 추모식에서 처음 만난 둘은 같은 아픔을 지닌 채, 서로에게 빠져든다. 이제 결혼을 앞둔 시점. 뜻밖의 연락이 온다. 레일라 실종당시 수사를 담당한 수사관 토니이다. 예전 레일라의 늙은 이웃이 그녀를 목격했다는 제보를 한 것이다. 소식을 들은 핀은 얼핏 본 것이고 늙은 목격자의 말이라, 단순히 늙은이의 착각일거라 넘기지만, 곧이어 레일라와 앨런이 함게 나눠가졌던 러시아 인형이 발견되고, 그 인형은 두 연인이 가는 곳마다 놓이게 된다. 알 수 없는 공포 불안에 휩싸이는 핀. 그런 그에게 한 통의 메일이 온다. 바로, 12년전 그토록 사랑했고 찾아 헤매던 레일라. 그녀는 유혹과 협박을 넘나드는 ‘제안’을하는데...‘날 만나고 싶으면, 앨런을 죽여버려’

 

 

 

- 그의 ‘온전하지 않은 진실’ 때문에 반전을 예감은 하지만, 의심과 호기심을 계속된다.

여전히 재미있다! 그러나 여전한 단점도 존재한다. 패리스의 개성일지 고집일지?

 

 

 

작가는 몇 편을 작품을 연달아 쓰다보면, 재능을 펼칠 영역이 정해지고, 고유의 개성을 가지는 법이다. B.A 패리스도 그렇다. 여성화자를 이용해, 살얼음이 낀 물위를 걸어가는 듯한, 아슬아슬함과 연약함의 심리스릴러를 선보여 왔다. 또한 주로 정신적인 폭력에 주목했고, 낯선 연쇄살인마가 아닌 친근한 주변인물로 인한 위험으로 생생한 공포감을 선사해왔다. 물론 놀라운 반전 또한 있었다. 이번에는 어떠한가? 도태되었는가 발전되었는가? 여전히 그녀만의 장점은 존재한다. 뛰어난 심리묘사, 일상에서의 실감나는 위협상황, 빠져들 듯 한 속도감, 군더더기 없는 문체, 심리스릴러로써의 오락적인 면모는 충분하다는 것이다. 다만, 몇 가지 변화가 보이는데, 이게 장점일지 단점일지는 독자마다 다르게 느낄 것이다.

 

 

이번에 여성화자가 아닌 ‘남성화자’를 내세웠다. 심리적이든 신체적이든 ‘약자’에 속한 여성피해자의 입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때문에 생명에 직결되는 공포감보다는, 비밀의 폭로에 대한 두려움 혹은 메일발송인이 실종된 연인이 맞는지 아닌지에 대한 혼란의 가중이 주로 느껴지는 심리라는 것이다. 즉 위협적인 공포감이 극에 달한 전작과는 다르게, 끊임없은 궁금증과 불안감이 복잡하게 뒤엉키며 지속되는 형태이다. 무엇을 선호하든 취향의 문제이다.

 

 

 

또 다른점은, 저자가 이번에는 반전에 관한 미끼를 먼저 던져놓는다. 초반에 ‘온전한 진실이 아니다’라는 언급에서 ‘남성화자’인 핀이 연인을 잃은 단순 ‘피해자’가 아닌, 무언가에 연루되거나 직접 실행했을 가능성을 두고 시작한다. 때문에 대놓고 커다란 떡밥하나를 던진 격인데, 스릴러에 입문하는 사람은 옳다구나 덥썩 물어 놀라운 반전을 맛볼 수 있으나, 매니아 층에게는 오히려 그 것을 제외한, 다른 것을 의심하게 만드는 힌트의 역할을 하기에, 반전을 예상하는 아쉬움을 주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한가지 분명한건 스릴러적 재미는 만족스럽다는 점이다. 일찌감치 그 반전을 예감했어도, 저자가 반전을 위해 자잘하게 놓아둔 지뢰와 함정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독자로 하여금 꾸준하게 의문을 재기하며 저자의 속임수를 탐색하게 만드는 지구력이 있다. 읽어보자. 무슨 말이 필요있겠는가? 도태든 발전이든, 고집이든 개성이든 재밌으면 그만이니.


+@ 여성화자와 사이코패스 연인이라는 일반여성심리스릴러가 아니다. 남성화자가 이끈다. 

초반에 던져놓은 '온전한 진실'이란 부분에서, 초보자에게는 반전을, 매니아에게는 예상및 복선찾기라는 즐거움을 준다.

중간에 실종된 연인인 레일라의 시점이 중간중간 짧게 한두장으로 삽입되어 있다.

아르테 출판사의 특징인, 쉽고 가독성있게 오락적으로 읽히는 장르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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