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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을 해도 나 혼자 그리고 고양이 한 마리
무레 요코 지음, 장인주 옮김 / 경향BP / 2019년 6월
평점 :
품절

일본하면 몇몇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문학, 음식, 다도, 만화, 온천... 생각해보면, ‘힐링문화’의 시초는 일본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일본을 연상하게 하는 것들은 사람들에게 여유와 기쁨을 주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카모메 식당>으로 알려진 무레 요코. 그녀의 작품도 편안함과 친근함으로, 때론 경쾌함과 유쾌함으로 독자를 힐링시켰는데, 이번에는 어떨까? 이번에는 한 고양이와 나의 그림일기 같은 에세이이다. 골목대장 암고양이 C와 나의 일상생활을 소소하게 하지만 미소짓게 그려낸다. 주인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하는 몹쓸 여왕님 C, 그리고 어쩌다보니 그녀(고양이)의 충실한 집사가 되버린 나. 특별할 것 없지만 편안함과 재미가 있는 이야기를 만나보자.
'새끼고양이의 태도가 대범하다 못해 뻔뻔하기까지 해서
주인인 나조차도 “뭐가 그렇게 잘났니?” 하고 고개를 갸웃거릴 정도였다.
‘갈 곳 없는 나를 거둬 줘서 고마워.’라는 감사는 찾아볼 수 없고,
마치 ‘너한테 와 줬다.’는 식의 태도였다.
말이 주인이지, C와 나의 관계는 여왕님과 시녀에 가까웠다.'
- 어느날 운명처럼 (때론 악연처럼) 찾아온 까탈스러운 여왕 고양이님 C와
‘세계에서 가장 집고양이에게 많이 혼나는 주인’의 오늘 하루.
20년전, 아파트 한 구석에서 고양이 한 마리를 주었다. 두 눈은 덮는 검은 털과 유난히 큰눈의 새끼 고양이. 처음에는 몸짓과 울음소리 때문에 수컷이라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태어난지 두어달 된 여자아이였다. 그 뒤로 ‘나’와 그녀의 기막힌 동거는 시작됬다. 단지, 길을 잃은 고양이를 잠시 돌봐줄 생각이었는데, 아무도 찾는 사람이 없으니 함게하게 된 것이다. 헌데 고마워하기는커녕, 도도하고 신경질적인 나의 여왕님 C(고양이)는 마치 내가 ‘고용’되었다는 듯, 오히려 ‘네가 고마워해야지’라는 태도다. 그렇게 나의 고생길은 시작되었다.
C양은 도도, 신경질, 까탈, 예민함의 여왕님이다. 작은 몸집으로 동네 수고양이들에게 덤비고, 길고양이들과의 싸움판도 마다하지 않는다. 입맛은 어찌나 까다로우신지, 사료를 종류별로 사다가 뷔페를 차려놔야만 한입 겨우 드신다. 시간개념은 어찌나 철저하신지 꼭 새벽에만 울어대는 통에 난 수면부족에 시달려야 한다. 내 노래나 춤사위가 거슬리면 빼애액!하고 울어대는 아기처럼 목청껏 울어댄다. 그만하라고! 라고 꾸중듣는 기분이다. 그밖에도 발톱 깎기 소동, 태풍 부는 날 날뛰기, 외출 후 달래주기 등 하나부터 열 가지 모든 일상이 그녀 C양의 수발과 혼꾸멍 투성이다. 19년, 함께여서 소란했고, 함께여서 행복한 순간들... 그 이야기의 끝은 어떨까?
- 무레 요코의 고양이 사랑이 듬뿍 묻어나는 에세이
귀여운 그림과 웃픈 소동까지, 나와 그녀, 아니, 집사와 여왕님의 그림일기
어느 날 운명인줄 알았던 만남, 전생의 악연이였는지 골치 꽤나 썩히는 유별난 고양이 C와의 일상은 그렇게 시작된다. 아마 반려동물, 특히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들이라면, 이해가고 동감할만 한 순간들이 꼬물꼬물 귀여운 고양이그림과 함께 쓰여 있다. 밥주기, 물주기, 털빗기, 마사지하기, 달래주기, 놀아주기 등 사실 별로 특별한 이벤트는 없다. 하지만, 유별난 고양이 성격에 주인은 매 순간이 속시끄러운 날들이고, 그 고양이에 대한 뒷담화와 푸념이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한다다. 특히, 새벽마다 정시에 울려대는 알람시계처럼 울어대는 통에, 수면부족으로 수명단축이 될 위기까지 겪어야만 하는 저자 무레요코. 때문에 버럭 화를 내기도 하지만, 이내 곧 미안해지는데, 그 모습이 꼭 우리들(반려동물 보호자) 모습과 꼭 닮아 '뜨끔'하는 순간도 있다.
저자는 고양이를 최우선으로 살아왔다. 여행도 참고, 외식도 빠지고, 낮에도 되도록 외출하지 않았다. 그런 노력과 고충을 알아주기를 바라지만, 시간이 지나고, 추억이 쌓인 만큼, 늙어가는 고양이의 모습에, 이제는 그저 함께 있어주기만을 바라게 된다. 아마, 모든 반려동물을 키우는 독자들의 마음이 같지 않을까? (최고의 공감 포인트)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건, 가족을 만든다는 것이고, 그 가족 중에서도 어린아이나 노인과 함께하는 것과 같다. 내가 그의 보호자가 되어 튼튼한 울타리가 되어야만 한다. 하나부터 열가지 챙겨줄 것 들 투성이라, 피곤하고 버겁기도 하지만, 그 반려동물이 주는 ‘조건 없는 사랑’ ‘계산 되지 않는 사랑’에 평범한 일상에도 문득 미소지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어쩌면 그 미소가 ‘기침을 해도 나혼자’인 우리들이 혼자여도 괜찮고, 외롭지않고, 행복할 수 있다는 증거이지 않을까? 집사들은 필히 공감할 소박한 에세이 <기침을 해도 나 혼자 그리고 고양이 한 마리>이다.
+@ 반려동물(특히 반려묘)을 키우는 사람들의 마음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써 내려간다. 공감과 미소가 한가득!
일상에세이로 구구절절 늘어놓는 고양이와의 하루 + 저자의 푸념이지만, 편안하고 가뿐하게 읽히기에 머리식힐 책으로 추천!
고양이의 생각을 대사식으로 상상해 써넣은 점이 재밌다. (어쩌면 내 반려동물이 그런 생각을 할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