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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블루스
마이클 푸어 지음, 전행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7월
평점 :
환생은 죽은 생명체가 다시 태어나는 것으로 불교에서는 윤회라는 말과 함께 자주 쓰이고 일부의 다른 종교에서도 종교적 내용을 언급할 때 함께 쓰인다. 현재까지 환생이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례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환생을 믿고 싶어하며, 그에 따른 인연 또한 바라기도 한다. 현세에 못이룬 것을 다음생에 이루게 된다던지, 이번생에 인연맺은 사람과 다음생을 함께 하길 바라기도 한다. 여기, 완벽한 인생을 살기 위해 환생을 거듭하는 한 남자가가 있다. <환생 블루스>는 북음까지 주어진 1만번의 기회를 통해 죽음과 사랑을 뛰어넘어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인간이 구현할 수 있는 완벽한 삶에 대한 가능서의 검증과 그 끝없는 욕망과 환희에 관한 이야기이다.
“난 우주에서 가장 지혜로운 인간 영혼이야.” 그가 상기시켰다. “이번 한 번만 날 믿어줘.”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들은 좁고 울퉁불퉁한 해안을 가로질러 다시 걷기 시작했다. 그들 앞의 잿빛 물속에는 수천의 가능한 생명이 있었다. 수지가 손을 들어 올렸다. “봐!” 그녀가 말했다. “저거!”마일로가 보았다.
“내가 어쩌나 보려고 아무거나 고른 거지” 처음에 마일로는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바라볼수록 그녀의 선택이 맞는 듯했다.
“평화.” 그가 말했다. 스승님도 옳다고 허락할 듯했다.
“평화.” 수지가 따라 말했다. 그녀가 물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신들의 사랑을 받은 영혼이자 현명한 남자 마일로는 가장 오래산 영혼이다. 그것이 행복인지 불행인지, 성공인지 실패인지, 기회인지 사고인지는 모른다. 다만 그는 상어에게 잡아먹혀 죽게된 이후로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영혼이 되었다 8000년 동안 수많은 삶과 죽음을 겪으며 반복되는 환생을 통해 삶을 차곡차곡 쌓으며 어딘가 비워져있을지도 모를 인생의 단편을 매꿔가는 중이다. 그러던 중 한 곳에 정착해 양초 가게를 열어 소박한 일상을 살며 행복을 누리는 것이 그의 소원인 죽음의 신과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죽음의 신인 수지는 마일로가 다른여자와 수만번의 사랑을 하고 위기의 빠지고 신들의 숙제를 해결하는 모든 과정을 바라보게 된데, 그러면서 사랑을 느끼고 그를 이해하게 되고, 마일로 역시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수지와 마일로는 신들의 눈을 피해 사랑을 나누지만, 마일로에게는 여전히 죽음의 과제가 남아있다. 처형되거나 전투중 사망하거나 총에 맞거나 창에 찔려죽기도 한다. 매번 탄생과 죽음을 반복해야하는 마일로. 불현 듯 죽음이 찾아와 그를 데려가고 신들은 이제 그에게 다섯 번의 기회가 남아있음을 알리는데...
저자 마이클 푸어는 단편소설을 많이 써온 작가여서인지, 각 목차마다 한편의 단편소설을 읽는듯한 빠른 전개와 간결한 줄거리를 잘 유지시켜준다. 다소 난해하고 철학적인 소재인 생사의 고락을 가벼운 블랙코미디로 표현하기도 하며, 로맨스가 다분한 러블리한로맨스로 표현하기도 한다. <환생 블루스>는 단편소설에 강한 작가의 장편소설이기에 여러 장르적 재미, 스릴러적, 추리적, 환상적, 로맨틱, 코미디한 다양한 감성을 각자의 다른 소설을 읽는 듯하게 표현해내어 모든 장르를 아우르며, 또한 8천년이란 시간을 두고 내세와 현세 그리고 또 다음생으로 연결지어지는 막대한 스케일을 SF와 환상문학으로 버무려 탁월하면서도 지루할 틈없는 단편같은 장편을 선보인다. 개인적으로 영화로 만들어질 경우 그의 수많은 모험과 엄청난 스케일과 다양한 감성을 표현해야기에 기대되면서 우려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