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잔하려고 했을 뿐인데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시가 아키라 지음, 임지인 옮김 / 아르누보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최근 일본추리에서 화려한 데뷔로 주목받은 작가, 시가 아키라의 작품이 연이어 출간되고 있있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그리고 후속작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붙잡힌 살인귀>는 현대사회의 누구나 겪을 만한 소재인 스마트폰 분실, 와이파이 해킹이라는 일상의 공포가 만들어내는 미스터리를 그려냈다. 이번에는 클로즈드 서클과 함께 예전부터 많은 소재가 되어왔던 ‘밀실 살인’이다. 현대적인 소재를 그려온 작가가 도전하는 일본의 전통적인 미스터리 소재인 ‘밀실’ 과연 어떤 이야기가 그려질 것인가?

‘야시마 씨...절대로 하지 않았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까?

이중인격.

야시마는 취했을 때 자신이 무슨 실수를 했다는 애기를 들을 때면

항상 그 단어가 떠오르곤 했다.‘



만화와 라이오 진행으로 알려진 멋진 커리어 우먼 사이온지 사야카, 그리고 그녀의 남자친구인 하디오 디렉터 야시마. 둘은 자신의 일과 사랑에 충실하며 사는 중이다. 그런 이들에게 뜻밖의 사건이 일어난다. 바로 여자친구의 살해사건이다. 어느날, 야시마는 여자친구인 사야카의 문자에 따라 그녀의 집으로 간다. 그녀가 할말이 있다는 문자를 남긴 것인데, 문제는 그러고 나서 바로 다음날로 기억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전날 술자리에서 정신없이 마신덕에 필름이 끊긴 것이다. 분명 여자친구의 집에 간것같긴한데, 눈을 떠보니 집이고, 여자친구는 출근을 하지 않았다. 결국 야시마는 그녀의 집으로 향하고, 아파트 관리인의 도움으로 들어간 여자친구의 집안에는 사늘한 시신뿐이다.

사야카는 살해당해 있다. 사건현장에는 사야카에게 선물받은 야시마의 넥타이가 떨어져 있고, 야시마의 기억은 사라져있다. 결국 경찰은 사건현장에 남겨진 증거와 cctv와 사망추정시각을 기반으로 유력용의자를 선별한다. 야시마는 사야카의 살해 용의자가 되고, 본인 또한 정말 이 사건에 주범인지, 어떤식으로 연류되었는지, 유무죄의 판단또한 서지않은 상태. 야시마는 여자친구의 죽음을 밝히려 하는데...

속도감 있는 전개, 엔터테인먼트 소설적 재미, 영상이 떠오르게 만드는 이미지 환기력, 간결하면서도 강력한 문체 등 그의 ‘읽기 쉽고, 가독성 넘치고, 추리미스터리적 재미’는 존재한다. 오래전부터 다소 많은 나라에서 추리장르의 소재로 쓰여온 고전적인 밀실트릭, 이것을 반복해 읽다보면 따분하기 마련이데, 트릭에 집중하면서도 개성있고 유머넘치는 캐릭터의 등장과 배치, 그리고 밀실을 기억이 나지않은 용의자가 스스로 만든 것이라는 신선한 설명이 뻠함보다는 신선함으로 다가오게 만드는 밀실미스터리이다. 밀실을 많이 읽지만, 좀더 현대적인 감성과 인물, 재밌는 설정을 기대하고 싶다면 읽어볼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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