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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의 역사
에밀리 프리들런드 지음, 송은주 옮김 / 아케이드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최근 신예작가들의 눈부신 활약이 돋보인다. 그중 이번에 소개할 <늑대의 역사>의 저자 에밀리 프리들런드 역시 그렇다. 그녀는 2017년 맨부커상 최중 후보와 펜로버트w빙엄상 결선 진출, 앤드류 카네기상 문학상 후보 등으로 화려한 데뷔를 보였다. 영미문단에서 가장 떠오르는 신예로 주목받므녀, 가디언, 뉴욕타임스 아이리시 타임즈등 주요 언론의 찬사를 받으며 많은 문학가로부터 호평과 주목을 받고 있다. <늑대의 역사>가 무엇이 그렇게 특별한 것일까?
“네 어린 시절에 쉬운 먹잇감은 누구였어?”
“내가 늑대에대해 아주 아는 게 많다는 얘기안 했나?”
“하! 걸스카우트였구나. 내가 잘 알지. 넌 긴장하면 꼭 걸스카우트가 나오더라.”
“그러니까, 난 너의 늑대 전문가야. 뭐든 물어 봐.”
“그럼 쉬운 먹잇감이 누구였지?”
이 이야기는 차가운 미네소타 북부의 몰락한 히피문화의 생생함을 담아내는 동시에, 그곳에서 고립되어 보호받지 못한채 자란 십대 청소년 소녀의 성장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이 소녀가 한 젊은 부부의 보모로 일하게 되면서, 돌봐온 아이가 죽게되고, 그 죽음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서늘한 공포보다는 묵직한 긴장감, 알싸한 추리보다는 진한 감동이 가슴을 먹먹하게하는 서스펜스장르의 소설이다. 이 이야기를 두고 세익스피어의 수준에 버금가는 비극이라 평가, 낯설고 무서운 세계의 선과악을 탐미한 미스터리라는 평가 등이 이어지는 것만봐도 단순 장르소설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스릴러보다는 성장소설에 가깝다. 한 소녀가 사춘기의 불안정과 두려움을 품은채 늑대처럼 한 무리의 사람들 속에 내 버려진채 성장하게된다. 그녀가 돌봐온 4살소년 폴의 죽음, 그것을 둘러싼 진실과 비밀, 그리고 비밀스러운 동급생 친구 릴리, 역사선생님 그리어슨과의 관계로 진행된다. 읽다보면 성장의 중요한 배경과 요건들이 한 인간의 인격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중요함을 가지는 지가 여실히 들어난다. 린다는 사람과의 관계를 쌓는 것을 배우지 못하고 내버려진 환경에서 스스로 터득해나간다. 어쩌면 그것이 <늑대의 역사>에서 ‘늑대’라는 비유에 알맞은 것일지도 모른다. 늑대는 외로움이나 흉포함을 상징하는데, 린다가 우정, 사랑, 기쁨, 슬픔, 증오 등을 배우는 과정이 오롯이 혼자 경험하고 성장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을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 이야기는 한 늑대같은 소녀가 동경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주목받고 친밀함을 형성하고 싶어하지만, 비밀과 잘못된 접촉을 통해, 호기심으로 시작된 유대감에 대한 소망이 결국 슬픔과 외로움으로 이어지고, 결코 채워지지 않은 갈망으로 끝나는 이야기 이다. 다소 우울감이 있지만, 나름의 서스펜스와 성장을 가진 소설. 성장소설을 좋아한다면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