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은 영혼들
알리사 가니에바 지음, 승주연 옮김 / 열아홉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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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스릴러의 계절이 돌아왔다. 쨍쩅 내리쬐는 햇빛, 타들어가는 온도, 호흡이 가빠지는 이 시기에 우리에게 필요한 건 서늘함을 느끼게 해 줄 한권의 장르소설이다. 문장 한줄한줄 읽을 때마다, 압박감과 공포감에 사로잡혀 온몸에 털이 곤두서는 느낌, 주위의 공기가 차가워져 등골이 오싹해지는 소설이야말로 최고의 냉방시스템이다. 때문에 유독 여름에 장르소설이 많이 출간되고, 그 많은 작품 속에서 딱 맞는 취향을 찾기란 어려운 게 사실이다. 여기 다소 취향에 따라 갈리기 보다는 일단 그 나라부터 유독 독특해 거를수도 있는 장르소설이 있다. 추리스릴러라면 일본, 독일, 미국, 북유렵이 많이 알려져 왔는데, 이번에 소개할 책은 러시아 추리소설이다.

 

저자 알리사 가니에바는 데뷔를 남성 필명으로 했는데, 당시 그녀의 정체가 밝혀지자 문단에서는 적지않은 충격을 받았다 한다. 젊은 여성이 썼다는 것을 믿기 어려울 정도의 남성적인 세계관과 과감하고 굵직한 서사, 이번에도 그 장점은 여전하며 러시아 소도시를 배경으로 한 활기차고 매혹적인 불가사의한 핏빛 풍광의 추리소설을 선보인다고 한다. 과연 영국 가디언 지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있는 30세 이하의 모스크바 문화예술인인 알리사 가니에바의 작품은 어떤 이야기를 담아낼까?

 

비가 차창밖에 부딪치던 날 , 어두운 밤에 운전중인 니콜라이. 신호등의 정차신호에 따라 차를 세웠는데, 한 남자가 다가온다. 니콜라이에게 동행을 요청하는 사람. 부유한 옷차림과 비틀거리는 행동이 술에 취한것인가 싶었는데, 그를 태운후 그를보니 딱히 그런 것 같지도 않다. 낯선남자를 태운 니콜라이는 그와 몇마디후 계속 주행하다 사고를 일으키고, 빗길에 미끄러진 차량은 진흙두덩이에 들이박게 되고, 그 자리에서 낯선남자는 사고사한다. 니콜라이는 순간적인 두려움에 그를 버리고 도망가고, 다음날 보도에 의해 그 남자가 경제발전부 장관 람진이란 사실을 알게된다. 이제 잠재적 용의자가 된 니콜라이, 과연 자신의 무죄를 입증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님 죄를 숨길수있을 것인가?

 

한편 니콜라이의 직장 상상인 세묘노바는 람진과 내연관계에 있던 여성 사업가이다. 수많은 남자와 관계를 맺으며 화려한 생활을 가져온 그녀. 그리고 람진을 연모해온 비서 레노치카. 레노치카는 세묘노바가 범인일거라 의심하고, 학교교장이자 람진의 아내인 엘라 세라게예브나는 남편의 죽음에 대한 슬픔보다, 남편이 생전에 세묘노바와 불륜의 관계였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급기야 공연장에서 그녀와 몸싸움을 벌이기 까지하는데... 읽다보면 복잡한 애증관계 관력관계 친분관계가 줄지어 이어진다. 때문에 연달은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끝없는 추문과 알 수 없는 비밀들이 수면위로 서서히 떠오른다. 그리고 누군가는 숨기고, 누군가는 밝히고, 누군가는 도망치고, 누군가는 쫓는다. 러시아의 붉은 도시를 배경으로 인물들이 서로를 감시하면서 잠들지 못하고 뻔뻔하고 소름끼치는 욕망과 비밀은 잇다른 시체들로 들어가게 된다. 읽다보면 막장극이 따로 없다. 막장 스릴러 좋아한다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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