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쿠우스 범우희곡선 6
피터 셰퍼 지음, 신정옥 옮김 / 종합출판범우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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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자동차 모델 중에 에쿠우스란 이름의 차가 있다. 최상위 모델인데 라틴어로 말이란 뜻이다. 영어로는 호스(Horse)인데 같은 뜻인데도 라틴어로 써 놓으니까 잘 안 쓰는 단어라 왠지 뭐가 있어 보인다.


 

자동차만 있는데 아니라 피터 셰퍼가 쓴 같은 이름의 유명한 희곡도 있다. 재작년 초겨울 어느 날 대학로에서 오랫동안 보고 싶던 연극 에쿠우스(EQUUS)를 보았는데,메세지도 분명하고 주연 배우들 연기도 훌륭하고, 말로 분장한 배우들의 역동적인 움직임과 소리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가끔 영화나 연극 등을 원작인 책보다 먼저 보는 경우가 있는데, 에쿠우스도 연극을 먼저 보고 원작이 궁금해 뒤늦게 책을 읽게 되었다.


 

영국 시골 마을에 17살 난 소년이 말 여섯 마리의 눈을 쇠꼬챙이로 찌를 실화를 바탕으로 한 희곡으로, 다이사트란 정신과 의사와 오랜 상담을 통해 알런은 소통 없는 부모로부터 소외되어 자랐음이 밝혀지고, 말이 그에겐 예수님과 같은 절대적인 존재임이 드러난다.


 

다이사트 역시 알런을 치료하면서 말에 대한 알런의 뜨거운 열정과 삶을 보면서 부부 사이가 남처럼 냉담하고 아무런 목표도 없이 살아온 자신의 지난 삶을 돌아보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자신도 치유 받게 된다.


 

개인적으로 주목한 것은 여판사 헤스터인데 만약 그녀가 다른 판사들처럼 결과만 보고 알런을 그냥 실형에 처했다면, 그의 행위에 대한 이유는 영원히 풀리지 않은 채 드러나지 않았을 것이고, 다이사트 역시 과거처럼 그렇게 무의미하게 하루하루 평범한 정신과 의사로 살다가 죽었을 것이다.


 

한마디로 그녀는 사람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문제의 본질을 알고자 하는 참된 판사였는데 현실 세계에서도 이런 판사를 많이 만났으면 좋겠다. 


그렇지만 이 소년은 내가 이제까지 어느 한 순간에도 느껴보지 못한 격렬한 정열을 이미 가져봤어요. 사실은 난 부러워하고 있어요. 그 애를.

네 몸 안에 들어가 있고 싶다! 너와 일심 동체가 되고 싶다.
영원히 영원토록! 에쿠우스, 너를 사랑해!

그앤 사회와 단절된 현대인이죠.

아빠라고 특별한 건 없어.아빠도 가엾은 늙은 광대야.

나의 인생에 한사람만이라도 내가 뭔가 보여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 소년이 눈초리. 나를 통해 자신을 구원하려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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