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없는 인생 기획 - 현역일 때 미리 준비하는
도영태 지음 / 김영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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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오랫동안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다. 청년 고용인구는 해마다 저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비정규직이 판치는 세상이다. 필자 역시 취준생이며 하루하루를 자기계발에 힘쓰고 있다. 취직도 안 한사람이 퇴직에 관한 책을 읽는다는 건 어불성설에 가까운 일처럼 느껴진다. 다만 미리 준비하면 좀 더 철저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해 취직 전에 퇴직 관련 책을 읽는 패기(?)를 부려보았다.

 

 

책의 주요 논지는 퇴직 후에 놀 생각하지 말고 일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100세 시대를 사는 현대에 60세에 퇴직한다고 해도 40년이라는 공백의 시간이 남는다. 그 시간 동안 연금만 받고 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며 일없이 놀면 삶의 의욕도 떨어진다고 한다. 저자는 가지고 있는 취미도 생산성을 띄는 게 좋다고 한다. 예를 들어 TV, 영화보기 등의 취미는 소모적이고 재화를 생산해내지 못하지만 글쓰기 같은 종류는 자소서 대필이나 신문투고 등의 방법으로 소득을 증진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최대한 돈을 적게 쓰고 모아두는 것도 필요한 일이다. 최근 트렌드가 욜로라고 하지만 돈을 탕진하는 것만이 다는 아니다. 오히려 소확행 식으로 조그마하게 돈을 쓰고 저축하는 것이 퇴직을 위한 최대한의 대비라고 말한다.

 

 

창업하는 것에 대해서는 경종을 울린다. 밑천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창업은 불확실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차라리 1인기업이나 강연을 통해 수익 만들기를 추천한다. 저자의 주장은 상당히 현실적이다. 특히나 40~50대인 시니어를 대상으로 책을 썼기에 그들이 공감할 수 있을만한 주제로 구성되어있다(꼰대가 되지 말라고 거듭 강요하는 부분등)

 

 

생각한 대로 20대인 필자가 읽기에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이 책의 내용은 거의 직장인을 초점으로 되어있기에 취준생보다는 직장인이나 퇴직을 앞둔 사람에게 추천할 만 하다. 저자가 강사로 뛰어다니고 있기에 책 내용은 전반적으로 가볍고 쉽게 읽을만하다. 다만 필자가 자기계발서 특유의 반복되는 주장 논법을 좋아하지 않기에 조그마한 아쉬움을 지울 수는 없었다. 아마 직장인이 돼서 다시 읽어보면 다른 느낌을 받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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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하는 뇌 상식사전
이케가야 유지 지음, 박소현 옮김 / 김영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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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까지만 해도 인간의 영혼은 심장에 있다고 생각했다. 현대로 접어 들어가면서 우리 신체 기관에 대한 의문이 하나둘 풀려나가기 시작했으며, 과거에는 상당수 비밀로 싸여있었던 뇌에 대해 많은 점이 밝혀졌다. 현대 뇌과학자들은 인간의 생각과 행동 기제는 뇌에서 분비되는 전기신호와 화학물질의 부산물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사람의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서 필요한 건 뇌에 대한 지식이 아닐까? ‘착각하는 뇌 상식사전은 대중들에게 신체에서 가장 자기 멋대로 구는 기관을 알아가기 위한 길을 터준다.

 

 

책의 내용은 상당히 유익하고 흥미롭지만 내용 전개에 있어 어렵게 서술되어있지는 않다. 80개의 목차는 각각 하나의 질문과 한 장 분량의 해설로 되어있다. 병렬적 구조로 구성되어있기에 첫 장부터 읽을 필요는 없다. 저자는 뇌의 작용으로 생기는 착각을 인지편향(인식과 사실에 괴리가 생기는 일)이란 말로 설명한다. 인지상의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인간의 뇌가 초창기 호모 사피엔스와 거의 동일하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자연선택에 의해 만들어진 뇌 구조는 과거 야생환경에 최적화되어있다. 하지만 인류는 진화해온 시간에 비해 상당히 짧은 기간 동안 문명을 일구어냈다. 특히 현대에 10년은 과거의 동일한 기간보다 더 급박한 차이를 만들어낸다. 뇌가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때도 에너지는 상당히 소모되며 변화의 흐름이 빠를수록 뇌는 기존의 정보를 확고히 하려고 한다.

 

 

필자가 직접 문제를 풀어보면서 책을 읽어본 결과 약 60~70% 정도의 정답률을 보였다. 본능적으로 정답이라고 생각되는 것과는 반대되는 문제를 고른 결과였다. 특별히 인상 깊은 문제는 인간은 표정에서 나오는 변화보다 몸에서 느껴지는 감정변화에 더 민감하다는 점이다. 저자는 몸의 진화과정이 표정보다 오래되었기 때문에 행동의 변화로 느껴지는 차이를 읽는 것이 본능적으로 민감한 기제라고 말한다. 또 인간은 도덕적인 행동을 하고 난 뒤에는 반도덕적 행동에 관대해진다고 한다.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난 뒤에는 환경 오염과 관련된 물건을 사도 죄책감을 덜 느낀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책 내용이 어렵지 않아 독해력이 부족한 사람이라도 읽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 다만 책의 근거들은 오랜세월동안 저자가 직접 연구한 결과이기에 하나하나 곱씹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광고나 마케팅에 종사하는 사람한테도 추천해볼만하다. 인간의 뇌는 파고들면 들수록 신기하며 엉뚱하다. 오늘은 얼마나 많은 인지편향을 내 뇌가 일으키고 있을까? 너무 가까이하기 보다는 조금 떨어져 있는게 뇌란 친구한테는 적당해 보인다.

 

 


 

착각하는 뇌 상식사전, 뇌과학, 인지편향, 책,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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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패권전쟁과 한반도의 미래 - 신냉전 시대, 우리는 어떻게 부강한 나라가 될 수 있을까
김택환 지음 / 김영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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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평화를 안겨주리라 여겼던 2차 북미정상회담은 예상 밖의 결과를 내었다. 극적인 협상 결렬 끝에 한반도 평화 기류는 난항을 금치 못하리라 생각된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우리민족끼리의 합의와 협력은 비교적 쉽게 이루어졌지만, 북미회담에서는 그렇지 못한 건 여러 국가의 이익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반도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한반도는(지금은 분단으로 인해 사실상 섬나라라 볼 수 있지만) 오래전부터 외세의 개입을 무시할 수 없는 지정학적 위치에 처해있다. 조선 시대까지는 중국에 의존하였고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의 지배를 받았으며 독립 뒤에는 미국의 비호하에 극적인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해양세력(일본, 미국)과 대륙세력(중국, 러시아)의 중간 다리 역할을 했기에 격동의 역사에서 많은 고통을 받았다.

 

저자는 한반도를 에워싼 4개의 강대국(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의 석학과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21세기 한반도의 지정학적 상황을 분석했다. 일단 4개의 강대국 모두 스트롱맨(강경파 지도자를 일컫는 말)이 집권한 상황이다. 이들 지도자는 대개 민족주의를 앞세워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이 패권 국가로서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거나 일본이 중국과 센카쿠 열도 분쟁에 얽혀있는 일이 대표적이다. 러시아는 중국, 북한과의 협력을 내밀히 하거나 중동 분쟁에 간섭하는 등 과거 소련 시대의 영향력을 되찾으려고 한다.

 

현재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으로 인해 지정학적 패러다임이 새롭게 재정립될 기류를 띄고 있다. 실리만 따지고 있는 트럼프의 외교전략은 어디로 튈지 모르지만 대북제재로 위기에 처한 북한을 협상테이블에 올려놓았다. , , 3자 구도로 재편될 것을 두려워한 일본, 중국, 러시아는 각각 이북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로서의 동맹을 재차 강조하면서 자국의 경제발전체제를 따라오라고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는 옛 사회주의 국가로서의 친분을 재차 활용하려고 한다. 일본은 북일 정상회담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연이어 김정은 국무 위원장에게 강조하고 있다.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현 상황에서 대한민국은 단순한 중간자 역할보다는 한반도 정세 드라이버로서 정국을 제대로 이끌 필요가 있다. 저자는 또한 4차산업혁명의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가지고 있는 첨단, IT산업 인프라를 잘 활용해 다음 혁명을 이끌 선두주자로서 자리매김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를 위해 북한과의 협력은 필수적이다. 이북의 값싼 노동력은 반도체등의 제조업 공장 이익을 최대화 할 수 있으며 다른 산업에도 상당한 강점이다.

 

책의 내용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다. 파편적으로 나온 뉴스의 내용을 알기 쉽게 정리했고 지정학적 위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독자라면 재밌게 읽을 만하다. 아쉬운 건 책 자체가 2차 북미정상회담 이전에 나왔기에 희망 섞인 내용이 없지 않다. 4개 강대국의 속내를 분석한 점은 이 책의 최고 장점이라 할 수 있다. 확실한 근거를 제시하기 위해 여러 전문가의 관점을 인터뷰함으로써 객관성도 높였다. 무엇보다 복잡한 한반도 정세에 대해 기본지식을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일독을 권할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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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풀니스 -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
한스 로슬링.올라 로슬링.안나 로슬링 뢴룬드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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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갱신되는 언론의 보도를 보면 테러, 경제 침체, 정치적 갈등으로 인하여 세상은 점점 나빠지는 것처럼 느낀다. 뉴미디어에서도 이런 행태는 반복된다. 유튜브, 유사 언론, SNS를 통한 가짜 뉴스와 허위사실 등은 자극적인 내용으로 가득하고 팩트는 남아있지 않다. 그럼 객관적 지표로 볼 때 세상은 점점 안 좋아지고 있는 걸까? 팩트풀니스의 저자 한스 로슬링은 전 세계에 깊게 드리워진 비관주의의 허울을 벗겨내기 위한 삶을 살아왔다.

 

 

내가 읽은 팩트풀니스는 김영사에서 출간 전 교정지 상태로 배부받은 것이다. 책의 소재는 절대 가볍지 않지만 쉽게 쓰여 있고 번역 자체도 괜찮아 독해하기에 어려움은 없다. 머리말을 보면 세계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어느 정도 인지를 테스트할 수 있는 간단한 문제가 있다(서구 사회에서 대다수 문제의 정답률은 침팬지보다 아래였다! - 침팬지가 찍을 확률인 33.3%보다 정답률이 아래인 것) 저자의 말에 따르면 서구에 사는 선진국 국민들은 서양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아직도 절대적 빈곤의 비율이 상당하다고 생각한다.

 

 

객관적 지표는 이와 다르다. 전 세계인구 70억 명 중에 50억은 중간 두 단계 생활 수준을 영위하고 있다. 최상위층 소득수준과 최하위층은 각각 10억 명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가 절대 빈곤층에 속해있다고 여기는 아프리카에서도 상당수가 중간단계에 접어들었다.

 

 

문화적 측면이 경제 수준에 연관되어있다는 주장도 저자는 전면에서 반박한다. 한스 로슬링의 고향인 스웨덴을 근거로 과거 1, 2단계에 있었던 조국은 지금 아프리카, 중동 국가들처럼 가부장제가 확고히 존재했다고 한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문화 수준은 변화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실제로 1단계 국가에서는 출산율이 상당하지만 경제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여성 인권 증진도 같이 따라와 출산비율이 점점 떨어진다고 한다.

 

 

위의 사실들 및 앞서 이야기했던 문제와 관련해 인간이 오해 속에서 세상을 바라보게 된 건 10가지 본능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인간이 원초적으로 가지고 있는 본능들은 오랜 세월 동안 진화적으로 최적화된 행동 기제이기 때문에 바뀌기란 쉽지 않다. 이성적 작용과 비판적 사고를 겸비해야만 진실을 볼 수 있지만, 세상에는 가짜정보로 가득하다. 저자는 일생 객관적 통계로 확립된 진실을 세계 여러 사람에게 알려주는 일을 목표로 살아왔다. 그의 유작 팩트풀니스는 저자의 인생 역작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통계적 근거가 충분하다. 물론 절대적 빈곤에 대해서만 주 논지를 끌고 왔기 때문에 상대적 빈곤에 대해서는 미흡하다.(대한민국에서의 상대적 빈곤과 관련된 서적 - 빈곤을 보는 눈) 다만 세상을 너무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세상은 아직 괜찮다는 희망을 얻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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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수유병집 - 글밭의 이삭줍기 정민 산문집 1
정민 지음 / 김영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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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 질리도록 책을 읽고 온갖 고전을 찾아서 보았다. 존 스튜어트 밀, E.H., 밀란 쿤데라, 소스타인 베블런 등 뛰어나다고 여겨지는 이국 학자의 지식을 답습하려고 온갖 노력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렇게 목표로 한 11독을 끝마치고 지금까지 읽은 책과 지식을 돌이켜 봤을 때 나의 사유 상당수가 외국의 시선에 치중된 것을 느꼈다.

 

 

한국(동양)의 고전보다 이국의 것들을 더 중요시 여긴 건 2가지 이유에서다. 첫째는 현대에서 지식인들이 사용하는 언어의 다수가 서양에서 왔기에 그 문화에 들어가려는 나의 욕구가 상당수 반영됐다. 둘째는 한국이 개혁개방과 신문물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해 굴욕적인 역사적 상황을 겪었다는 나의 주관적 인식 때문이다. 정민 교수의 글은 내 생각을 정면에서 반박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는 고전에 담긴 내용은 오랜 시간을 거쳐 축적되어온 지식이자 보편적 진리라고 한다. 동서양이란 지리적 차이가 있더라도 핵심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말이다. ‘이야기 동양 신화라는 책에서도 서양의 그리스, 북유럽의 탄생신화와 궤를 같이하는 동양의 이야기가 상당수 존재한다. 예를 들어 북유럽에서는 세계를 탄생시킨 유미르라는 거인이 존재하는데 이를 아스가르드의 신들이 물리치고 만물이 생겨났다는 이야기가 있다. 동양은 혼돈에서 반고라는 거인이 태어나고 시간이 흘러 노쇠 된 몸이 쓰러지면서 인간과 생명이 탄생했다고 한다.

 

 

한국의 사상가들에 대한 편견도 이 책에서 상당수 깨졌다. 허준의 동의보감이 중국에 역 수출되면서 조선의 의학 위상을 높인 이야기는 뜻밖이었다. 다산의 일화도 흥미 깊다. 정약용 선생이 평생 700여 권의 책을 저술해낸 가장 큰 원동력은 메모라고 한다. 시간 있을 때마다 고전을 읽으면서 중요한 내용과 자기 생각을 메모했으며 이를 발췌해서 모은 게 그가 집필한 수많은 서적이라고 한다.

 

 

책은 개인주의자 선언과 같이 지금까지 써놓은 글들을 모아 저술했기에 일관적인 구성은 아니다. 이 점이 조금 아쉬웠으나, 반대로 생각하면 한편 한편의 글 완성도는 뛰어나기에 출근/퇴근길 지하철이나 짬짬이 시간내 읽기에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정민 교수가 글을 어렵게 쓰는 편이 아니라서 책을 많이 읽지 않은 사람에게도 큰 부담은 없어 보인다. 전작인 오직 독서뿐도 군대에서 읽고 책을 열심히 읽어야겠다는 의미 부여를 준 책이라 추천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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