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착각하는 뇌 상식사전
이케가야 유지 지음, 박소현 옮김 / 김영사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근대까지만 해도 인간의 영혼은 심장에 있다고 생각했다. 현대로 접어 들어가면서 우리 신체 기관에 대한 의문이 하나둘 풀려나가기 시작했으며, 과거에는 상당수 비밀로 싸여있었던 뇌에 대해 많은 점이 밝혀졌다. 현대 뇌과학자들은 인간의 생각과 행동 기제는 뇌에서 분비되는 전기신호와 화학물질의 부산물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사람의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서 필요한 건 뇌에 대한 지식이 아닐까? ‘착각하는 뇌 상식사전’은 대중들에게 신체에서 가장 자기 멋대로 구는 기관을 알아가기 위한 길을 터준다.
책의 내용은 상당히 유익하고 흥미롭지만 내용 전개에 있어 어렵게 서술되어있지는 않다. 80개의 목차는 각각 하나의 질문과 한 장 분량의 해설로 되어있다. 병렬적 구조로 구성되어있기에 첫 장부터 읽을 필요는 없다. 저자는 뇌의 작용으로 생기는 착각을 인지편향(인식과 사실에 괴리가 생기는 일)이란 말로 설명한다. 인지상의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인간의 뇌가 초창기 호모 사피엔스와 거의 동일하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자연선택에 의해 만들어진 뇌 구조는 과거 야생환경에 최적화되어있다. 하지만 인류는 진화해온 시간에 비해 상당히 짧은 기간 동안 문명을 일구어냈다. 특히 현대에 10년은 과거의 동일한 기간보다 더 급박한 차이를 만들어낸다. 뇌가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때도 에너지는 상당히 소모되며 변화의 흐름이 빠를수록 뇌는 기존의 정보를 확고히 하려고 한다.
필자가 직접 문제를 풀어보면서 책을 읽어본 결과 약 60~70% 정도의 정답률을 보였다. 본능적으로 정답이라고 생각되는 것과는 반대되는 문제를 고른 결과였다. 특별히 인상 깊은 문제는 인간은 표정에서 나오는 변화보다 몸에서 느껴지는 감정변화에 더 민감하다는 점이다. 저자는 몸의 진화과정이 표정보다 오래되었기 때문에 행동의 변화로 느껴지는 차이를 읽는 것이 본능적으로 민감한 기제라고 말한다. 또 인간은 도덕적인 행동을 하고 난 뒤에는 반도덕적 행동에 관대해진다고 한다.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난 뒤에는 환경 오염과 관련된 물건을 사도 죄책감을 덜 느낀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책 내용이 어렵지 않아 독해력이 부족한 사람이라도 읽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 다만 책의 근거들은 오랜세월동안 저자가 직접 연구한 결과이기에 하나하나 곱씹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광고나 마케팅에 종사하는 사람한테도 추천해볼만하다. 인간의 뇌는 파고들면 들수록 신기하며 엉뚱하다. 오늘은 얼마나 많은 인지편향을 내 뇌가 일으키고 있을까? 너무 가까이하기 보다는 조금 떨어져 있는게 뇌란 친구한테는 적당해 보인다.
착각하는 뇌 상식사전, 뇌과학, 인지편향, 책, 독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