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패권전쟁과 한반도의 미래 - 신냉전 시대, 우리는 어떻게 부강한 나라가 될 수 있을까
김택환 지음 / 김영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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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평화를 안겨주리라 여겼던 2차 북미정상회담은 예상 밖의 결과를 내었다. 극적인 협상 결렬 끝에 한반도 평화 기류는 난항을 금치 못하리라 생각된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우리민족끼리의 합의와 협력은 비교적 쉽게 이루어졌지만, 북미회담에서는 그렇지 못한 건 여러 국가의 이익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반도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한반도는(지금은 분단으로 인해 사실상 섬나라라 볼 수 있지만) 오래전부터 외세의 개입을 무시할 수 없는 지정학적 위치에 처해있다. 조선 시대까지는 중국에 의존하였고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의 지배를 받았으며 독립 뒤에는 미국의 비호하에 극적인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해양세력(일본, 미국)과 대륙세력(중국, 러시아)의 중간 다리 역할을 했기에 격동의 역사에서 많은 고통을 받았다.

 

저자는 한반도를 에워싼 4개의 강대국(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의 석학과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21세기 한반도의 지정학적 상황을 분석했다. 일단 4개의 강대국 모두 스트롱맨(강경파 지도자를 일컫는 말)이 집권한 상황이다. 이들 지도자는 대개 민족주의를 앞세워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이 패권 국가로서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거나 일본이 중국과 센카쿠 열도 분쟁에 얽혀있는 일이 대표적이다. 러시아는 중국, 북한과의 협력을 내밀히 하거나 중동 분쟁에 간섭하는 등 과거 소련 시대의 영향력을 되찾으려고 한다.

 

현재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으로 인해 지정학적 패러다임이 새롭게 재정립될 기류를 띄고 있다. 실리만 따지고 있는 트럼프의 외교전략은 어디로 튈지 모르지만 대북제재로 위기에 처한 북한을 협상테이블에 올려놓았다. , , 3자 구도로 재편될 것을 두려워한 일본, 중국, 러시아는 각각 이북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로서의 동맹을 재차 강조하면서 자국의 경제발전체제를 따라오라고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는 옛 사회주의 국가로서의 친분을 재차 활용하려고 한다. 일본은 북일 정상회담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연이어 김정은 국무 위원장에게 강조하고 있다.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현 상황에서 대한민국은 단순한 중간자 역할보다는 한반도 정세 드라이버로서 정국을 제대로 이끌 필요가 있다. 저자는 또한 4차산업혁명의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가지고 있는 첨단, IT산업 인프라를 잘 활용해 다음 혁명을 이끌 선두주자로서 자리매김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를 위해 북한과의 협력은 필수적이다. 이북의 값싼 노동력은 반도체등의 제조업 공장 이익을 최대화 할 수 있으며 다른 산업에도 상당한 강점이다.

 

책의 내용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다. 파편적으로 나온 뉴스의 내용을 알기 쉽게 정리했고 지정학적 위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독자라면 재밌게 읽을 만하다. 아쉬운 건 책 자체가 2차 북미정상회담 이전에 나왔기에 희망 섞인 내용이 없지 않다. 4개 강대국의 속내를 분석한 점은 이 책의 최고 장점이라 할 수 있다. 확실한 근거를 제시하기 위해 여러 전문가의 관점을 인터뷰함으로써 객관성도 높였다. 무엇보다 복잡한 한반도 정세에 대해 기본지식을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일독을 권할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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