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성 - 스페셜앨범 WINTER POETRY [재발매]
신혜성 노래 / 뮤직앤뉴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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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터인가

 음악은 스트리밍 서비스로 마음에 드는 곡만 골라 듣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앨범 전체를 죽 들어본 적이 언제인지 잘 모르겠다.

 

 근데 이 앨범 노래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한 편의 완결된 중편소설을 보는 것 같다.

 노래 템포도 느릿하다가 점점 빨라지고 다시 느려지는 곡을 배치한 것이 완만한 산을 오르고 내린 느린 느낌이라

 지루하지 않고. 즉 앨범 전체를 모두 듣는 것이 한 곡만 듣는 것보다 시너지 효과가 있다.

 

 겨울의 시정이 저절로 떠오름직한 

 그만의 아련하면서 로맨틱한 발라드곡이

 요즘 저녁 때 듣기 좋다. 

 

 특히 마지막 노래는 허밍소리로 은은하게 마감되기에 

 나의 취침 리플레이곡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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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 - 운명조차 빼앗아가지 못한 '영혼의 기록'
위지안 지음, 이현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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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을 땐 이렇게 젊은 그녀가 죽다니 안타까운 심정에 읽었다.

그러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다시 읽을 땐 고인은 어떤 생각으로 세상을 마무리했을까 그 마음을 알고 싶다는 생각에 읽었다.

 

그녀는 참으로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왔다. 젊은 나이에 대학교수가 되고, 번듯한 남편에 귀여운 아들까지

이른바 성공한 여성이 되는 것은 지당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런데 뜻밖에도 그녀는 갑자기 말기암환자가 된다.

 

현실부정과 세상에 대한 원망과 분노를 토로해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건만,

그녀는 내 예상과 다르게 행동한다.

냉철한 현실인식으로 유서를 쓰고 남은 이들에게 즐거움과 행복을 전달해주기 위해 유머감각을 발휘한다.

육체적인 고통의 크기가 워낙 커 그냥 죽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지만

자녀에게 "용감하게 현실에 응대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끝까지 삶을 이어간다.

그리고 가족을 포함한 주변인들에게 긍정적인 자신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자신이 활기차고 즐겁게 인생을 살아갔음을 각인시킨다.

그런 그녀가 존경스럽고 사랑스럽다.

분명 그녀에게도 우울하고 괴롭고 불안한 때가 있었겠지만

그것을 오롯이 직시하고 되도록 긍정적이고 밝은 부문에 집중하여 살았다.

이런게 진정 강하다는 것이겠지.

 

그녀가 적어놓은 생에 대한 애틋한 찬가  덕분에

떠나보낸 아버지에 대한 추억을 곱씹어 보고 내 생에 대한 사랑도 한층 키워본다.

지금 이 책을 다시 만나게 된 것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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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레빗 - 1집 It's Spring [재발매]
제이 레빗 (J Rabbit) 노래 / 미러볼뮤직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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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히 듣게 된 보석같은 음악들이었다. 난 너무 거창한 것보다 소소 담백하게 부르는 노래를 좋아하는데 이 앨범이 딱 그렇다.

 베스트 곡은 "요즘 너 말야".  "요즘 너 말야 참 고민이 많아"로 시작되는데 친구가 나에게 위로송을 불러주는 느낌이다.

 자작곡 외에 팝송에서 선곡한 곡들도 들어있다. 근데 그 선곡이 내가 원래 좋아하던 곡들(My Favorite things - 사운드오브 뮤직-, Thank you for the music -맘마미아 엔딩송-, Part of Your world - 디즈니 인어공주-)이라 기쁨이 컸다.  오케스트라의 웅장함보다 실내악의 다정다감함을 선호하는 취향이라면 정말 딱일 듯. 


 

 다음 앨범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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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달려라 - 지식공작소 마라톤 7
존 빙햄 지음, 홍은택 옮김 / 지식공작소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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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권의 달리기 서적을 읽으면서 느낀건데, 이런 책들을 쓴 사람들은 아주 탁월한 런너이거나 최소한 잘 달렸던 사람들인 경우가 많았다. 학교 다닐 때 체육시간이 제일 싫었던 심지어는 스포츠에는 콤플렉스가 있는 내가 감정이입을 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못 달리더라도 즉 소질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용기를 복돋아주는 책이 없을까? 이 책이 그랬다.

존 빙햄. 집에서 빈둥거리며 TV 보기가 취미였던 전직 음악가. 170cm에 100kg이었다면 얼마나 비만이었는지 알 수 있다. 게다가 신체조건도 그다지 좋지 않아서 살이 빠지고 보니 마라톤계의 숨겨진 보석이셨군요가 아니다. 빙햄은 요롱(허리가 완전 길고)인데다 다리는 숏다리여서 후에 마라톤을 수차례 완주했지만 상위권에 든 적이 한번도 없다.

그런데 이 펭귄 아저씨(존 빙햄의 별명)께서는 뒷줄에서 달려도, 나의 최상이 다른 사람의 최상에 비해 보잘 것 없더라도 이에 굴하지 않는다는 가치관을 참 진솔하게 쓰셨다. 화려한 문체가 아니어도, 유명한 사람의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과거의 나보다 점차 나아지는 자신을 향한 감탄, 주변사람들로부터 받았던 마음의 상처를 달리기를 통해 극복했던 경험 등이 차근차근 펼쳐지는데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진다. 마음을 움직인다. 과정의 아름다움을 이렇게 잘 표현한 글은 참 오랜만이다.

이 책은 달리고 싶지만 걱정염려가 많은(난 런너 체격도 아닌걸, 체육은 영 잼병이었는데, 달리다보면 무릎이 나간다(!)더라 등등...) 사람들에게 한 걸음 내딛을 수 있도록 하는 책이다. 나는 앞으로 낯선 도전이 두려울 때,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마다 마라톤 골찌들의 수호신이자 뒷줄의 천사 펭귄 아저씨의 책을 자꾸 펼쳐볼 것 같다. 일류가 아니어도 목표를 향한 과정의 즐거움으로 우리는 멋있게 살아갈 수 있다는 그의 주장은 삶의 모든 영역에 적용될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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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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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달리기 연습을 시작한지 1주일이 지났다.
동기는 아주 간단명료! 우울증에 좋고 혈액순환에 좋다니까.
추워진 날씨 조금 더 생기발랄하게 살고 싶어서.
무엇을 시작하면 그것에 관한 책을 찾아보는 것이 습관이기에
달리기에 관한 책을 찾아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짧은 에세이북을 발견했다.
술술 잘 읽힌다. 재미있다.

하루키는 자신의 성격을 한마디로 외곩수라 말한다. 협력하기보다는 개인플레이가 좋고 무슨 일을 할 때 자신에 걸맞는 스피드와 방법을 찾아 하는 것이 좋다고. 그는 이러한 자신의 성향에 맞게 작가가 되었으며 일을 계속하기 위한 체력관리 목적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거북이처럼 노력한 결과 20년 후 그는 마라톤 풀코스를 스무번도 넘게 나가고 철인삼종경기까지 도전했다.

역시 작가여서 그런지 달릴 때의 심리적 변화(어 만만하다 - 점점 힘들어 - 아 다 팽개치고 싶어 - 아무생각 없음 - 다음 번엔 잘 달려야지)를 상세히 썼다. 40대 중반 체력의 정점을 찍고 점차 마라톤 기록이 떨어질 때 느꼈던 우울함 내지 슬픔도 흡입력있게 표현하고. 한편 하루키는 철인 3종경기를 준비할 때 사이클을 공들여 연습하고 수영자세를 1년정도 교정하면서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우직함이 때로는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처세술서에 봤다면 흘려 봤을 지론이지만 경험이 뒷받침되어 그런지 기억에 남는다.

달리기 외에 작가론에 관한 부문도 있는데 하루키왈 뛰어난 작가가 되기 위한 첫번째 조건은 재능, 두번째는 집중력, 세번째는 인내. 두번째와 세번째는 노력하면 점차 발전할 수 있으나(정말로?) 첫번째는 타고나야 하는 것이라고 한다.

나로서는 집중력과 인내를 연마하려는 태도(!)만 제대로 되어 있다면 재능도 벌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집중력과 인내가 재능보다 윗순위! 다만 그 태도를 제대로 갖추기가 참 어렵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 자신의 작품을 꾸준히 쓰기 위한 태도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데 달리기가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라는 하루키의 추측에 나는 힘을 더해주고 싶다. 즉 달린다는 단순한 행위 속에는 즐거움-지루함-괴로움-무심의 단계를  내포하고 있어 일 할 때 느끼게 되는 다양한 감정들을 단계별로 경험할 수 있다. 이런 모의 경험을 수차례 반복하면 끝까지 일을 잘 해낼 수 있는 집중력과 인내를 기를 수 있으리라 믿는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 마라톤 경험이 있는 사람이거나, 작가의 꿈이 있는 사람에게는 보석같은 책. 경험치가 쌓인 후 다시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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