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0. 7 (화) 11:58 p.m.
<작은 백마 상/하> 를 읽고 나서~*
이 책과의 첫 만남은 해리포터의 광팬인 내가 책의 표지에서 해리포터의 작가(조앤 K. 롤링)의 말을 발견했을 때였다. 책 표지에는 ˝이 책이 아니었다면 해리포터는 태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 조앤 롤링 -˝ 이렇게 적혀 있었고, 해리포터를 매우 좋아해서 작가까지 존경하게 된 나에게 이 대사는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그래서 결국 구매 후 읽었다. 마침 시험도 오늘 끝난지라(결과는 지못미) 더욱 여유있게 읽었다. 읽은 후의 전체적인 감상은.. 읽길 잘했다! ..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핵심 인물 혹은 동물로는 마리아, 벤자민 경, 헬리오트로프 양, 로빈, 러브데이 미네뜨, 교구 신부, 마르마듀크 스칼렛, 꼬끄 드 누와르(블랙맨), 롤프, 위긴스, 페리윙클, 자카리아, 세레나... 그리고 작은 백마. 솔직히 작은 백마는 그리 비중이 크지 않지만 가장 중요한 이 소설의 제재이다.
마리아는 금발을 가진 이 책의 여주인공이다. 로빈은 남자아이로, 마리아와 같은 나이이다. 정확한 나이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책을 읽다보면 우선 어른은 아니라는 것은 확실히 알 수 있다. 아이와 청소년사이 정도? 12~13살 정도로 여겨진다.
벤자민 경은 푸근하고 몸집이 큰 신사로, 40살 정도 되었을 듯 한데- 내가 상상한 벤자민 경의 모습은 35~38살 정도이다. 마리아의 중요한 친구로, 문 에이커 저택에 살고 있다.
헬리오트로프 양은 마리아가 런던에서 살 때부터 같이 있던 가정교사로, 마리아가 문 에이커 저택에 올 때 같이 온다. 고집이 세고 날카로운 인상이지만 올곧고 교양있는, 마리아에게 중요한 사람이다. 대충 나이는 55~60살 정도 인 듯 한데, 주름이 자슬자글할 것 같진 않다.
교구 신부는 성당에서 연설을 하는 사람(?)인데, 헬리오트로프 양과 나이가 같거나 더 많다. 내가 생각한 이미지는 눈동자가 파란색이고 백발이지만 눈빛이 맑고 올바르며 때론 날카롭게 충고하면서도 따뜻함을 잃지 않는 강인한 노중년의 신부이다. 주름이 좀 있을 듯 하다.
마르마듀크 스칼렛은 문 에이커 저택의 주방일과 집안일(?)을 담당하는 난쟁이로, 나이는 우선 좀 많을 것 같다. 여자를 혐오하지만 순수하고 쾌활한 마리아와 예의바르고 올곧은 헬리오트로프 양, 러브데이 미네뜨에게만큼은 예외이다. 마리아를 잘 챙켜주고 고양이 자카리아와 친하다.
러브데이 미네뜨는 책 내용을 보면 벤자민 경보다 5살 정도 연하이다. 35살 정도, 금발이고 예쁘고 날씬한, 온화하고 따뜻한 부인이다. 여인이라기 보다는 부인이라는 게 더 잘 어울려 이렇게 표현하였다. 로빈의 어머니이다.
롤프는 개보다 좀 많이 큰, 처음엔 개라고 소개되었지만 누가봐도 사자의 느낌이 나고 실제로 사자인 동물이다. 크고 강인한 느낌이며, 벤자민 경의 문 에이커 저택에 살며 마리아의 수호자이자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위긴스는 좀 큰 개로, 털이 멋진 귀족 개 같은 이미지이다. 상권의 첫부분에서 위긴스의 심리를 표현하는 부분을 보면 사람같아서 도무지 개 같지가 않다. 마리아와 런던에서부터 같이 왔다.
페리윙클은 작은 조랑말 정도의 흰색 말로, 마리아가 문에이커 저택에 온 뒤 그녀의 말이 된다. 롤프, 위긴스와 같이 마리아의 친구이다.
세레나는 몸집이 큰 산토끼로, 블랙맨(수렵과 무자지하게 덫을 놓는 나쁜 인간들이다.)들이 잡으려던 것을 마리아가 로빈과 함께 구해낸 것이다. 현명하고 영리하다.
이로써 대강 인물 설명은 끝났는데 막상 써야하는 감상평은 쓰기가 싫다. 그래서 간단하게 말하자면,
추리 판타지인 해리포터를 몇 번이나 반복해서 읽은 나에게는 책에서 힌트가 되는 말 몇 개만 튀어나와도 뒷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수수께끼는 아니라서 내용자체만 놓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하지만 꼼꼼하게 짜여있고 상황묘사 라던지 그런 것들이 정말 생생하고 정말 아름다웠다. 소재고 새롭고, 내용과 소설의 배경이 예쁘고 마법같은 장면이 많이 묘사된다. 문 에이커 저택과 홀, 거실, 특히 마리아의 방은 정말 사색에 잠기기에 좋은 방이었다. 파라다이스 언덕, 계곡, 숲 등 묘사가 정말 잘 되있어서 꼭 음성지원이 되는 것 같았다. 해리포터 좋아하지 않더라도 꼭!!!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이 책에서 내 마음에 쏙 드는 명언이 나온다.
˝용감한 정신을 지닌 자와 순결한 영혼을 지닌 자는 행복과 사랑이 가득한 마음으로 이 왕국을 믈려받으리라.˝
이런 내용이었다. 정말 가슴에 와닿지
않을 수가 없는 말이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은, 마리아가 달의 공주의 진주 목걸이를 찾아 블랙맨들의 수장인 꼬끄 드 누와르와 거래하기 위해 달이 유난히
밝고 큰 밤에 롤프를 타고 블랙맨의 성에 갔을 때이다. 이 때 마리아는 작은 백마가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면 블랙맨들이 더이상 실버리듀 마을에서 나쁜 짓을 하지 않고 화해할 것을 요구하였는데, 꼬끄 드 누와르와 소나무 숲으로 나와도 작은 백마가 나타나지 않자 매우 실망하며 상심하고 있었다. 꼬끄 드 누와르는 자신이 이겼다며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말하려던 그 때, 바다소리가 나고, 곧 그들은 놀랐다.
수백마리의 백마들이 달보다 환한 빛을 뿜으며 빛처럼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모습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 ˝롤프, 잠깐 멈추도록 해! 저기를 봐! 오,
저기를!˝
(중략)...그들은 눈앞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광경을 보고 너무 놀라서 그만
돌로 변해버린 것 같았다. (중략)
수백마리의 백마들이 떼지어 몰려오는
모습이었다. 그 말들은 빛처럼 빠른 속도로
달려오고 있었다. 백마들의 몸은
무지개만큼이나 가볍고 투명한 것처럼
보였다. (중략) 그것은 육지를 향해
질주하는 바다의 말들이었다. 교구 신부가
마리아에게 말해준 대로, 그 말들은
기쁨에 가득 차서 새벽의 해안가를 달리고
있었던 것이다. (중략)
˝이런!˝
꼬끄 드 누와르는 공포에 가득 찬 비명
소리를 지르면서 두 팔로 얼굴을 가렸다.
하지만 마리아는, 비록 눈부신 빛 때문에
두 눈을 감기는 했지만, 기쁨에 넘쳐서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환희에 가득 찬 어린 소녀와 두려움에
떨고 있는 어른.......
그것은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마리아는 질주하는 말들이
그들을 해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말들은 그저
햇살처럼 혹은 비가 그친 후에 떠오른
무지개처럼, 그들을 스치고 지나가리라......
- 작은 백마 (하) 중 - 』
이 부분에서 나도 마리아가 느꼈던 감정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꼈다. 내가 그 자리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마리아가 깔깔거리며 웃는 환희에 찬 웃음소리도 들리는 듯 했다.
만약 이 책을 읽는 여러분이 책에 제대로 푹 빠졌다면 나와 같은 기분을 느꼈으리라 생각한다.
단도직입적으로, 죽기 전엔 꼭 읽어봐야 할 법한 판타지 소설이다. 정말 아름다운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