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아이에게 화를 내고야 말았습니다.

오늘도 아이에게 화를 내고야 말았습니다 - 좋게 말할 생각이었는데
이시다 가쓰노리 지음, 신찬 옮김 / 프리즘(스노우폭스북스) / 2019년 2월

이 세상에 아이에게 화를 내지 않는 부모가 있을까? 내 생각엔 없을 것 같다. 횟수가 적고 많고의 차이일 뿐이지 아예 화를 내지 않는 부모는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만큼 아이를 돌보는 것은 정말 어려운 것이고 참을 인은 수없이 많이 필요하다. 그래도 아이에게 웬만하면 화를 내지 않도록 감정을 조절한다고 하는데도 가끔씩 욱! 하고 큰 소리가 나오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많은 육아 서적에서 본 것처럼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하라는 메시지가 강하다.

아이에 대한 고민은 내가 생각하는 고민 속에 해답이 있다는 걸 알았다. 상담 내용과 함께 5가지의 원칙을 설명해주고 있는데 상담자들의 고민을 곱씹으며 고민속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제시된다. 이걸 보면서 내 문제는 나만이 해결할 수 있고 내 아이의 문제는 아이의 부모가 제일 잘 알고 해결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아이를 키우면서 화를 내지 않고 대화로 풀어나갈 수 있는 다섯 가지 원칙을 제시하고 있는데 다섯 가지에 모두 공감했지만 특히 2원칙인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나도 어렸을 적엔 물론이고 지금도 누군가 강요하는 일은 반발심으로 더욱 하기 싫어지는데 어린아이들은 얼마나 더 심할지 생각하게 되었다.

강요하기보다는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멀리서 지켜보고 격려하고 신뢰와 믿음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잘 알지만 현실은 너무나 어렵다.

공부하기를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방법들도 효과적으로 보였고, 아이도 하나의 인격체니 생각을 존중해 주라는 것, 부모의 생각을 전환하는 게 아이 교육에 있어 효율적이라는 걸 배웠다.

이 원칙들을 자주 들여다보고 아이도 가치관이 있는 하나의 인격체라는 걸 한 번씩 상기해야 할 듯하다. 미래의 내 아이와 불화로 다투지 않고 몸과 마음이 건강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육아 서적을 읽는다.

장 건강하면 심플하게 산다

장 건강하면 심플하게 산다 - 장 리셋 3주의 건강혁명, 획기적 변화를 체험하라
이송주 지음 / 레몬북스 / 2019년 1월

어렸을 적엔 피부가 굉장히 좋았다. 하지만 그건 사춘기를 접어들기 전까지의 이야기다. 중학교로 올라가면서 백옥같던 피부는 매일 화농성에 좁쌀에 온통 울긋불긋했고 이 현상은 중학교 졸업 때까지 지속되었다. 중학생 이후로는 그때만큼은 아니지만 가끔 트러블이 올라오고 있다. 사춘기 시절의 여파로 지금도 피부는 흔적이 난무하다. 신랑도 학창시절 많이 힘들었다고 한다. 특히 군대에 있을 때 그랬다는데 우리 부부를 닮아서 그런 건지 아이는 지금 아토피로 고생 중이다.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그리고 거기다 플러스로 변비까지. 우리 집은 인스턴트는 거의 먹지 않고 자연식품 위주로 소식하는데도 왜인지 모르겠다. 그래서 이 책을 안 읽어볼 수가 없었다.

이 책은 내과 의사 이송주가 건강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나쁜 상황은 아닌 사람들을 반건강 상태로 보고, 그들을 치료하고 관리해준 사례를 보여주면서 장 건강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있다.

1장부터 3장까지는 장에 대한 이야기로 장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장에는 100조개가 넘는 세균이 살고 있는데 이 세균들의 무게를 합치면 1~1.5kg이나 된다고 한다. 이 세균들을 세 종류로 나누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유익균과 유해균 그리고 중간균으로 나뉘는데 중간균은 우세하는 균 쪽으로 붙어서 해바라기 균이라고도 불린다.

내가 대충 알고 있는 장은 수분을 흡수하고 연동운동을 통해서 대변을 밖으로 내보낸다.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이 외에도 장은 정말 많은 일들을 하고 있었고 그 일들은 정말로 우리 몸에 중요한 일들이었다. 다른 장기와 함께 협력하고 도와 우리 몸을 건강하게 지켜주고 있었다. 우리 몸에서 그다지 중요한 장기로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고 왜 저자가 장을 치료하라고 하는지 조금 알 것 같다.

4장부터 7장까지는 장 리셋 3주 프로그램의 상세한 이야기로 아토피와 갑상선 기능이 좋아지고 당뇨병과 지방간, 고지혈증이 개선되었다고 한다. 또한 난임이었던 부부가 임신에 성공했다니 장이 우리 몸에서 얼마나 중요한 장기인지 깨닫게 되었다. 비록 짧은 3주이지만 3주를 꾸준히 지속해 장 건강을 계속 유지한다면 우리 몸이 정말 처음과 같을 순 없겠지만 그 상태와 가까워질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장 건강하면 심플하게 산다>를 읽고 나도 장 리셋을 하려고 몇 번 시도했지만 잘 지키지 못하고 흐지부지 돼버린 게 대부분이다. 정말 나의 건강을 위해서 인내심과 자제력을 가지고 시도해야겠다고 생각이 든다. 집에 고구마가 넘쳐나서 사례로 나온 식이섬유가 많은 고구마로 시도하다가 다시 돌아가고, 참 어렵다. 두 돌 아이와 체력전을 하다 보니 그런 거라고 혼자 위안 삼고, 일단 하루 2리터 물 마시기부터 차근차근 시작해봐야겠다.

우리 몸의 중요 장기 중 하나인 장에 대해서 얕게나마 알게 되어서 좋았고 앞으로 식습관이라든지 내 몸을 너무 과부하 걸리지 않도록 더 신경 쓰고 돌봐야겠다고 다짐해본다.

허리통증 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완치법

허리통증 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완치법
장형석 지음 / 건강한책 / 2018년 11월

질병으로 인한 것이든 사고로 인한 것이든 아픈데 장사 없다는 말을 최근에서야 제대로 실감했다.

건강했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해 하루 동안 누워만 있다가 겨우 병원으로 가서 약물과 물리적인 치료로 일상생활과 가벼운 물건 들기는 할 정도로 좋아졌지만 아직은 조심조심하며 무리하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다. 바로 신랑의 이야기다.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책에서는 허리 질병의 원인으로 운동 부족, 스트레스나 나쁜 자세 등을 꼽는데(모든 병의 원인이겠지만) 신랑의 상황과 너무 맞아떨어져서 깜짝 놀랐다.

일이 바빠 운동 한지 기억도 안 나고 업무가 갑자기 운전직으로 바뀌어 스트레스를 받는 데다 온종일 앉아서 운전을 하니 허리가 얼마나 긴장을 하고 스트레스를 받았을까. 일상생활엔 지장이 없지만 아직까지 운동치료를 받고 있는 신랑이 조금 안쓰러웠다. 무거운 것 들어 나르기나 이것저것 본인이 하던 것을 내가 하고있는 걸 보면 얼마나 미안하고 답답했을지..

이 책 <허리통증 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완치법>은 왠지 옆에 공책을 놓고 아니면 연필을 들고 밑줄이나 중요 부분을 옮겨 적으며 읽어야 할 것만 같은 학창시절이 생각났다. 전체적으로 교과서 느낌이 폴폴 풍기며 큰 목차와 작은 제목, 단락별로 소제목이 있는 우리 몸의 허리에 대한 지식으로 메꿔져 있다.

한의학 박사가 집필한 책답게 한방요법과 합께 허리통증 치료법이 상세히 소개되어 있는데 나는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았다.

집에서 할 수 있는 허리통증을 줄여주는 방법에는 냉찜질, 온찜질, 반신욕, 마사지 등이 있다. 허리가 아픈 이후에 온찜질기를 살까 신랑과 잠깐 이야기하다가 흐지부지 돼버렸는데 하나 장만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앞부분보다는 뒷부분에 해당하는 Part 5 이후 부분을 열심히 읽었는데 유용한 정보가 가득하다. 허리에 좋은 건강식단을 위한 식품 정보와 올바른 자세 그리고 허리에 좋은 운동이 소개되어 있는데 스트레칭은 사진과 함께 설명되어 있어 따라 하기 수월했다. 신랑이 책을 읽고 매일 계단 오르기와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데 확실히 많이 좋아지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

이 책은 허리 건강뿐 아니라 우리 전체적인 몸을 위한 책이기도 한 것 같다.

저도 남의 집 귀한 딸인데요

저도 남의 집 귀한 딸인데요
악아 지음 / 봄름 / 2019년 1월

시가에 가면 나는 쥐 죽은 듯 조용하게 있다 온다. 먼저 말 걸기 전에는 입을 안 열고 어머님의 말에 적당한 리액션만 하는 결혼 6년 차다. 아직 시가가 불편하고 어려운 건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아마 나는 20년 차가 되어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왜냐하면 시가 식구들이 다 기가 센(!) 편이기 때문이다.

말을 잘 안 하는 이유는 딱히 공감대도 크게 없기도 하고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라는 말을 철석같이 믿어서 이기도 하다. 예전 직장 생활할 때도 그랬고 시가 식구들과의 시간에서도 그렇고 많이 당하기도 하고 내 입을 틀어막기도 했기 때문이다.

시골 분들이라 투박하고 해서 그런 건지 원래 말투나 말 습관이 그런 건지 처음엔 몰랐는데 얼마 전에 알게 됐다. 후자라는 것을. 평생 잊히지 않을 시부모님 그리고 시누이의 어록이 조금이지만 많이 있는데 문득 떠오를 때마다 열받는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내가 잘 받아쳤으면 이렇게까지 답답하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저자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약간의 팁을 주었다. 식구들의 성격이나 성향을 파악해서 이럴 땐 이런 말 저럴 땐 저런 말이 나오겠구나 미리 예상하고 딱 받으라는 것이다. 그러면 무언의 1승으로 통쾌할 것 같다. 그리고 사랑받으려 애쓰지 말라는 저자의 조언은 나도 잘 실천하고(?) 있다. 물론 나도 처음엔 잘 하려고 했다.

결혼 후 안부전화를 자주 같은 가끔 드렸는데 이런저런 일로 힘들고 시간이 없어 못 드렸더니 어머님이 '넌 손가락이 부러졌니', 이 일이 얼마 지나지 않아 시누가 '엄마한테 전화 좀 자주 드리세요'라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그 이후로 지금까지 내가 먼저 전화드리지 않는다. 필요하면 어머님이 먼저 전화하신다. (그렇다고 어머님과 사이가 안 좋은건 아니다 좋다.) 친정은 그러지 않는데 시가는 왜 이리 안부전화에 목을 매는 걸까. 내가 시어머니가 되면 알게 되려나.

집중해서 읽으면 두 시간이면 충분한 이 책 <저도 남의 집 귀한 딸인데요>로 많은 공감도 했고 나와 같은 동지를 많이 만난 것 같고, 재미있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받아칠 말도 몇 개 알아두어 많은 수확을 거두었다. 에피소드를 읽으며 내 속이 열날 때도 있었지만 점점 변화돼가는 시가의 분위기에 내 마음을 내려놓기도 하면서 부럽기도 했다.

그리고 쭉 읽어보고 생각해보니 싸움과 상처의 원인은 항상 '말' 때문인 것 같다. 말 때문에 상처받고 말 때문에 다투고... 그놈의 말, 말, 말! 말하기 전에 한 번만 더 생각해주시면 안 될까요? 저도 남의 집 귀한 딸이거든요.

나중은 영영 안 올지 몰라서

나중은 영영 안 올지 몰라서 - 후회 없이 나로 살기 위한 달콤한 여행법
범유진 지음 / 저녁달고양이 / 2019년 1월

우리가 인생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중요시하는 것이 바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일을 해야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고, 먹고 싶은 것 먹고 하고 싶은 것 하며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순적이게도 일을 하며 하고 싶은 것을 하기란 굉장히 어렵다. 많은 사람들이 하고 싶은 것 중에 대부분을 차지하는 게 여행인데 2박 3일 혹은 1박 2일의 짧은 기간임에도 조금 더 모아서 나중에 더 좋은 데로 가자고 미루거나 지금 상황이 안되니 나중을 기약하면서 쿨하게 떠나지 못한다. 지금의 나도 그런 상황을 여러 번, 매번 겪고 있으니 도대체 이건 누구를, 무엇을 위한 인생인지 한탄하게 된다.

<나중은 영영 안 올지 몰라서>의 저자 범유진도 보통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이런 상황들을 지나왔다. 일을 해야 하기에 아파서는 안되었고, 아파도 일을 해야 하기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그냥 넘겼다. 그래서 죽을 뻔했다. 저자는 여기서 나중은 영영 안 올지도 모른다고 깨달았다. 그러자 떠났다.

프랑스, 스페인, 체코, 헝가리,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와 일본 그리고 중국을 다녀온 여행이야기로 저자가 직접 그린 그 나라의 음식들과 풍경을 함께 볼 수 있어 시각적으로 많은 자극을 준다.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가장 큰 흥미 가운데 하나가 음식이라고 생각하는데 각 나라의 음식들을 그림으로 보니 더욱 여행을 꿈꾸게 만든다.

그 중에 하나 제일 먹어보고 싶은 게 있다면 하몽이다. 하몽은 스페인의 전통 음식으로 돼지 뒷다리를 소금에 절여 건조한 것으로 숙성 과정을 거친 햄인데 TV에서 몇 번 봤을 때 그 맛과 풍미가 어떤지 굉장히 궁금해 하몽먹으러 스페인에 가보고 싶어했었다. 이번에 책으로 또 만나게 되니 궁금증이 더 부풀어 터질 것만 같다. 여행 관련 글이든 사진이든 방송이든 간에 그건 내 마음을 항상 뒤흔들고 설레게 만든다.

여행 프로그램을 꼬박 챙겨 보고 여행 책자를 사서 보면서도 떠나지 못하던 저자는 죽을 고비를 넘기고야 하고 싶던 여행을 떠났다. 저자에겐 그 시기가 인생을 다시 돌아보게 되는 전환점인 셈이다. 사람들은 이런 시기를 겪어야 정말 인생에서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깨닫고 그제서야 진짜로 나를 위한 삶을 즐기며 산다. 나 또한 그럴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나는 당장 도전하지 못하고 내 인생의 전환점이 오길 기다리고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