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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은 영영 안 올지 몰라서 - 후회 없이 나로 살기 위한 달콤한 여행법
범유진 지음 / 저녁달고양이 / 2019년 1월
평점 :
우리가 인생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중요시하는 것이 바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일을 해야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고, 먹고 싶은 것 먹고 하고 싶은 것 하며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순적이게도 일을 하며 하고 싶은 것을 하기란 굉장히 어렵다. 많은 사람들이 하고 싶은 것 중에 대부분을 차지하는 게 여행인데 2박 3일 혹은 1박 2일의 짧은 기간임에도 조금 더 모아서 나중에 더 좋은 데로 가자고 미루거나 지금 상황이 안되니 나중을 기약하면서 쿨하게 떠나지 못한다. 지금의 나도 그런 상황을 여러 번, 매번 겪고 있으니 도대체 이건 누구를, 무엇을 위한 인생인지 한탄하게 된다.
<나중은 영영 안 올지 몰라서>의 저자 범유진도 보통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이런 상황들을 지나왔다. 일을 해야 하기에 아파서는 안되었고, 아파도 일을 해야 하기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그냥 넘겼다. 그래서 죽을 뻔했다. 저자는 여기서 나중은 영영 안 올지도 모른다고 깨달았다. 그러자 떠났다.
프랑스, 스페인, 체코, 헝가리,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와 일본 그리고 중국을 다녀온 여행이야기로 저자가 직접 그린 그 나라의 음식들과 풍경을 함께 볼 수 있어 시각적으로 많은 자극을 준다.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가장 큰 흥미 가운데 하나가 음식이라고 생각하는데 각 나라의 음식들을 그림으로 보니 더욱 여행을 꿈꾸게 만든다.
그 중에 하나 제일 먹어보고 싶은 게 있다면 하몽이다. 하몽은 스페인의 전통 음식으로 돼지 뒷다리를 소금에 절여 건조한 것으로 숙성 과정을 거친 햄인데 TV에서 몇 번 봤을 때 그 맛과 풍미가 어떤지 굉장히 궁금해 하몽먹으러 스페인에 가보고 싶어했었다. 이번에 책으로 또 만나게 되니 궁금증이 더 부풀어 터질 것만 같다. 여행 관련 글이든 사진이든 방송이든 간에 그건 내 마음을 항상 뒤흔들고 설레게 만든다.
여행 프로그램을 꼬박 챙겨 보고 여행 책자를 사서 보면서도 떠나지 못하던 저자는 죽을 고비를 넘기고야 하고 싶던 여행을 떠났다. 저자에겐 그 시기가 인생을 다시 돌아보게 되는 전환점인 셈이다. 사람들은 이런 시기를 겪어야 정말 인생에서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깨닫고 그제서야 진짜로 나를 위한 삶을 즐기며 산다. 나 또한 그럴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나는 당장 도전하지 못하고 내 인생의 전환점이 오길 기다리고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