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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세상을 어떻게 바꿀까? ㅣ 질문하는 사회
승지홍 지음 / 블랙홀 / 2025년 3월
평점 :
내란 사태 속 아이들에게 묻는다,
정치는 세상을 어떻게 바꿀까?
최근의 내란 사태는 정치가 얼마나 쉽게 사회를 뒤흔들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건이다. 헌정 질서를 무너뜨리려는 시도, 선동과 조작, 그리고 이를 방관하거나 조장하는 일부 정치세력의 행태는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가 결코 완성된 제도가 아님을 일깨운다. 이 혼란의 시기에, 승지홍 작가의 『정치는 세상을 어떻게 바꿀까』는 아이들에게 정치를 제대로 알려줘야 할 어른들의 책임을 묵직하게 상기시켜주는 책이다.
이 책은 정치가 권력 투쟁이나 정쟁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사는 방법을 고민하는 제도라는 점을 아이들 눈높이에서 설명한다. “왜 선거를 해?”, “정치는 왜 싸우는 거야?”, “왜 거짓말을 해도 당선돼?” 같은 질문을 피해 가지 않고, 실제 사례와 간명한 설명을 통해 정치의 역할과 원리를 하나하나 짚어간다. 복잡하고 어려운 말 대신,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돕는 구조로 구성돼 있다.
내란 사태처럼 민주주의가 위협받을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두려움에 잠기는 것이 아니라, 원칙을 배우고 다시 세우는 일이다. 이 책은 바로 그 출발점이 되어준다. '정치란 갈등을 폭력이 아닌 제도로 해결하는 방법이다', '모든 시민은 권리와 책임을 가진다', '민주주의는 질문하고 감시하는 시민을 필요로 한다'는 핵심 메시지는, 오늘날 아이들이 반드시 이해하고 자라야 할 가치다.
특히 이 책은 정치를 ‘누군가가 하는 일’이 아니라 ‘내가 하는 일’로 정의한다. 아이들은 이 책을 통해 투표, 표현의 자유, 토론, 시위 같은 시민의 행위들이 어떻게 세상을 조금씩 바꿔왔는지를 배운다. 권력은 감시받을 때 건강해지며, 침묵은 언제나 불의의 편이라는 진실도 배운다.
『정치는 세상을 어떻게 바꿀까』는 오늘 같은 위기 속에서 아이들에게 건넬 수 있는 가장 지혜로운 설명서다. 정치 혐오가 아니라 정치 이해로, 냉소가 아니라 참여로 나아가게 하는 이 책은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건강한 시민으로 자라날 씨앗을 심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