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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엔 마라탕 5 - 꿔바로우를 부르는 마라탕 ㅣ 생일엔 마라탕 5
류미정 지음, 손수정 그림 / 밝은미래 / 2025년 6월
평점 :
마라 향을 따라 웃음이 피어나는 책 생일엔 마라탕꿔바로우를 부르는 마라탕을 읽어보쟈
『생일엔 마라탕』은 제목만으로도 혀끝이 간질거리는 동화다. 특히 다섯 번째 이야기 「꿔바로우를 부르는 마라탕」 편은 입안에서 향과 감정이 함께 춤추는 듯한 에피소드로,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따끈한 위로를 전해준다.
이야기 속 주인공은 친구들과 생일을 맞아 마라탕 집에 간다. 고소한 마장소스와 붉게 끓는 육수, 그 안에 하나둘 빠져드는 당면, 어묵, 청경채, 팽이버섯, 푸주… 그 모든 재료가 저마다의 삶처럼 어우러진다. 마라탕은 혀를 찌르듯 얼얼하지만 곧이어 감칠맛이 입안을 휘감아 따뜻한 여운을 남긴다. 작가는 그 특유의 맛을 “처음엔 낯설지만, 곧 친구가 되는 맛”이라고 표현하며, 새로운 우정과 용기의 맛으로 비유한다.
하지만 진짜 마법은 꿔바로우가 등장하면서 시작된다. 외로웠던 아이의 생일상에 친구가 꿔바로우 한 접시를 올려놓는 장면은 음식이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마음을 전하는 언어임을 보여준다. 바삭한 튀김옷과 새콤달콤한 소스가 입에서 ‘찰칵’하고 어울리는 그 순간, 독자는 단단했던 마음이 스르르 풀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마라탕의 얼얼함과 꿔바로우의 달콤함은 서로 다른 성격이지만 함께 있을 때 더욱 빛난다. 마치 우리 삶이 때로는 눈물 짓게 하고 때로는 웃게 하는 것처럼, 이 두 음식의 조화는 이야기에 감칠맛을 더해준다. 작가는 그런 맛의 조합을 통해 친구 사이의 이해, 다름을 인정하는 따뜻함을 그려낸다.
『생일엔 마라탕』은 단순한 음식 동화를 넘어, 관계의 깊이와 마음의 온도를 다시 들여다보게 해주는 책이다. 꿔바로우를 부르듯 다정하게 내 이름을 불러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 그리고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이야기다.
이 책을 덮고 나면 마라 향이 입안에 남고, 마음에는 따뜻한 국물이 고이게 된다. 어린 독자들에겐 새로운 감정의 맛을 알려주고, 어른들에겐 잠시 잊고 있던 마음의 식탁을 떠올리게 하는 소중한 동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