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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고함 - KBS 국권 침탈 100년 특별기획
KBS 국권 침탈 100년 특별기획 '한국과 일본' 제작팀 지음 / 시루 / 201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대략 한달 전, 우리는 대한 독립 66년의 광복절을 맞이했다. 조상들의 꾸준한 저항으로 약 35년간의 식민지 생활을 복종이 아닌 저항으로 이겨낸 우리들의 독립. 한반도 역사에서 그리 긴 기간이 아니지만 그 짧은 기간동안 엄청난 만행을 저지른 일본에 대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지는 반일감정은 상상을 초월했다. 기본적인 의상, 식사, 건축, 언어, 사상 등 불과 10년전만해도 우리나라 방송에서는 나오지도 못할만큼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상황이기도 했다. 하지만 기간이 지나고 점차 개방의 모습으로 가면서 그런 감정도 조금씩 가라앉고 있다. 하지만 개방적 외교로 가면서 생기는 문제도 많이 있다. 겨우 약 10년이 지났을 뿐임에도 어린 학생, 그리 어리지 않은 대학생마저도 일본이 우리나라에 행한 만행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시작한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생겨나는 걸까. 현 정부가 들어서고, 우리나라 역사교육은 상당히 퇴보하기 시작했다. 아니 퇴보라는 말보다는 힘을 잃었다는 말이 옳을 것이다. 역사가 선택과목이 되고, 학교에서는 가르치지 않으려하고, 학생들은 암기하기 싫어 배우기 싫어한다. 역사가 기반이 되지 않는 나라는 자기주체성을 잃고 마는 것을 외국의 많은 나라들의 예에서 볼 수 있음에도, 그런 것도 역사를 배우지 않으니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일본과 우리나라가 주고 받고 싸우고 화해하고 한 것은 단지 몇십년 전의 일만의 일이 아니다. 우리가 자리를 잡고 일본이 미발전 했을 때, 우리는 건너가 문물을 전해주었고 그를 기반으로 발전한 그들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해주었다. 하나의 나라로 발전해 가는 과정에서 많은 마찰이 있었고, 싸웠고, 화해했다. 그리고 한 순간을 받아들이는 자세의 차이, 그리고 무엇을 더 중요시했는가라는 사상적 차이로 일제식민이라는 처참한 결과를 가져왔다.
즉 역사를 모르면 그에 대처를 할 수 없다. 특히나 일본과의 역사. 상호 어떤 영향을 끼쳐왔고 현재 무슨 상황인지에 대해 전혀 지식이 없다면 차후 무슨일이 있을지 어떻게 예상하고,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그를 위해 kbs에서 특별기획으로 방송한 것을 책으로 내놓았다. 일본에 어떻게 백제의 유물이 있는가, 백제와 신라의 유민이 가서 어떻게 실세가 되었는가, 대마도 주민들은 왜 고려를 무서워했는가, 조선과 일본이 어떻게 싸우고 화해하고를 반복하였는가, 그리고 참혹한 일제식민이 어떻게 오게 되었는가 등 우리나라와 일본과의 관계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놓았다.
글쓴이의 말대로, 현 우리는 일본과 미묘한 관계라고 볼 수 있다. 현 평화중심의 국제정세에서 과거의 문제로 전쟁을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과거의 반성을 하지 않는 일본을 그저 좋게만 볼수도 없는 것. 그런점에서 일본과 한국은 함께 손을 잡고 역사에 대한 반성과 함께 나아갈, 공존이 아닌 '공생'을, 나아가 '소통'을 해야 한다는 것. 그렇기에 이 책의 내용은 더욱더 가치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어느정도 국사를 배운 사람들은 어느정도 알고 있는 내용이기에 한번 더 되새길 수 있고, 국사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면 이 계기로 역사에 흥미를 가질 계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이 '일본에 고함' 이라는 제목을 지닌 이유는 두번 읽은 현재에도 모르겠다. 일본에 고하고 있는 내용은 하나도 없어보인다. 역사다. 일본과 우리간의 1000년을 넘는 역사를 적었다. 하지만 일본에 무엇을 고할까. 우리의 인식에 고함은 맞는 것 같으나 일본에 고하는 것은 없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