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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불통이다 - 우리의 마음은 어떻게 소통을 방해하는가?
손정 지음 / 한국표준협회미디어 / 2019년 9월
평점 :
일상생활에서 항상 소통의 어려움을 느끼는 편이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절대 그런 나의 모습을 보여주거나, 소통이 안되서 불편함을 표현하지는 않는다. 다만 마음속깊이 불통으로 인한 화만 켜켜이 쌓여갈 뿐이다.
"도대체 왜 말이 안통할까?"의 의문으로 설명된 소개에 끌려, 불통의 궁금증을 풀기위해 선택한 책이다.
화자와 청자의 역할을 명확히 수행할 때 비로소 소통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화자는 전하려는 메시지를 객관적으로 잘 전달하고, 청자는 메시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화자를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껏 대화를 하면서 나는 화자로서도 청자로서도 올바른 태도를 갖고 있지 않았던것 같다.
화자일때는 메시지의 객관화 보다는 주관화에 힘썼고, 청자일때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비뚤어진 시각으로 받아들이곤 했다.
소통의 결과로 청자의 행동변화를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는데, 나는 행위의 결정권을 화자인 내가 꽉 움켜쥐고 부정적 감정을 키우는 소통을 하고 있었다. 화법의 차이를 알고 적용하면 아이와의 원활한 소통에 유용한 방법 일 듯하다.
"신발 끈 묶어라." / "신발 끈 풀렸다." (p.26)
어렵지만 두 화법의 차이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대화를 시도하면 아이나 후배들과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소통의 부재, 불통의 가장 큰 원인인 지각 오류와 그것을 해소하는 방법에 대해서 1장 의사소통의 원리, 2~3장 화자의 올바른 자세, 4~5장 청자의 자세, 6장 소통잘하는 법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아울러 저자는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례로 사용하고 있는 "열두 명의 성난 사람들"을 먼저 보기를 추천하고 있다. 아직 책을 읽기 전이라면 영화를 먼저 보고 책을 읽기를 추천한다. (불통상황에 대한 연상으로 상황의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소통은 메시지를 만들고 전하고 받고 상대를 공감하는 일의 순환이다." (p.61)
불통의 상황을 흔히 경험하게 되는 투사에 대한 이야기다. 나 또한 같은 상황을 두고도, 내 감정의 상태를 덧씌워 아이를 혼내거나, 남편한테 짜증을 부리곤했던 경험이 많다. 그리고는 말로만 일관된 양육태도를 부르 짓고 있는 모순된 엄마다. 우리 아이는 내 투사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엄마의 말은 오른쪽귀 인, 왼쪽귀 아웃으로 마음을 닫고 견뎌내고 있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이 글에서 제안하고 있는 것처럼 화가나서 감정이 격해져 있을 때는, 잠시 멈추고 엉뚱한 사람에게 화내고 있는건 아닌지 잠깐이라도 생각하는 습관을 만들어야 겠다.
불통의 시작은 나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 것에서 출발한다. 부부나 부모자식, 직장동료, 직장상사와의 관계에서 무엇이 가장 문제인지를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화부족", "소통의 어려움"을 말한다. 나 역시 문제가 있었던 대화의 주제가 다시 등장하면 도돌이표를 만난 것처럼 다시 불통의 원인이었던 곳으로 돌아가곤 한다. 서로를 공감하면서 해결점을 찾아가야 대화가 이어질것을 알면서도 서로가 자신의 의견이 옳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그러면서 마지막에 '자기만 잘났고, 자기 생각이 다 옳은 줄 안다!'는 한마디를 덧붙여 소통을 완전히 차단하곤 한다. 나의 주장을 바꿀 수 있는 용기를 내기가 어려운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인것 같다.
"나는 내 주장을 바꿀 용기가 있는가? 소통은 이러한 용기에서 시작될 수 있다." (p.99)
청자의 입장이든 화자의 입장이든 서로의 의견이 다르고, 인식하고 있는 정보의 내용이 다른 그 순간 불통은 시작된다. 이글의 3번 배심원처럼 논리적인 증거가 새로이 나온다 하더라도 새로운 사실을 받아들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일례로 내가 어렸을 적 컴퓨터 게임은 테트리스, 보글보글과 같은 짧은 시간 언제든 멈출 수 있는 게임이 대부분이었는데, 요즘 아이들은 대부분 온라인에서 가상의 전쟁 등에 참여하는 형태의 게임을 주로 하고 이런 종류의 게임은 진행시간을 예측할 수 없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인 나는 열심히 게임을 하고 있는 아들의 튀통수에 대고 '30분만 더하고 끝내라!' 라고 소리치곤 한다. 변화된 정보를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 아이에게 일방적으로 이야기하고 30분이 되어도 게임을 끝내지 않는 아들에게 또 다시 화를 내곤 한다. 내가 아들이 받아들여주지 않을 지언정 올바른 대화를 시도하고자 했다면 '이번 판만하고 끝내자!'라고 소통을 시도했어야 한다.
"의사소통은 단순히 화자가 청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리더와 구성원, 부모 자식 사이에서는 자존감 상승, 문제해결력 향상의 역할도 하게된다." (p.153)
틀렸다가 아닌 다르다로, 불통의 원인을 타인에게서, 외부에서 찾지 말고 내 안에서 찾을 수 있기를, 가면을 쓰고 하는 대화가 아닌 맨얼굴을 들어내고 대화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 타인을 대할 때는 봄 바람처럼 너그럽게 대하고 나를 지킬 땐 가을 서리처럼 엄하게 하라." (p.239)
챕터마디 새롭거나 전문적인 용어를 써머리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고, 질문형태의 생각해볼 내용을 제시하여 소통의 오류를 교정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영화를 보고 난뒤 책을 읽었다면 나의 소통 과정의 오류를 좀 더 쉽게 알아볼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드는 책읽기 였다.
대인춘풍 지기지상! 모두가 행복하게 소통하는날 까지 열심히 노력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