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중국어 공부법 - 마카오항공, 대한항공 출신 스튜어디스가 쉽게 알려 주는
강윤주 지음 / 위닝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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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포자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중국어를 시작했었다. 직장에서 일부 지원을 받아 쌩초보가 전화중국어를 하루 10분씩 2년정도 공부했었다. 물론 공부했던 2년간 꾸준하게 공부했던 건 아니었다. 분기단위로 진행되는 교육을 참석했다 말았다 하곤 했다.

결론적으로 다시 시작할때마다 레벨1을 반복하고, 레벨2까지 겨우 올라갔다가 레벨2의 벽을 넘지 못한채 또 쉬고 있는 중이다.

노오오오력은 하지 않은채 '나는 아무래도 외국어 뇌가 없는것 같다'는 말같지도 않은 핑계를 대면서 말이다.

직장인 중국어 공부법이 레벨1만 반복하고 있는 나에게 레벨업의 다리가 되어 줄 것 같은 기대감을 품고 읽기 시작한다.

강윤주작가는 마카오항공, 대한항공 승무원 출신으로 지금은 다양한 연령,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 쉽고 재미있는 중국어를 가르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5장으로 구성된 이 글은 저자가 중국어를 시작한 계기부터 인생의 변곡점이 생길때마다 중국어가 어떤 도움을 주었는지에 대한 이야기와 중국어 공부에 성공할 수 있는 팁을 알려 준다.

단순히 쉬운 공부법이나 성공할 수 있는 공부법만을 담지 않고 중국어를 매개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경험을 함께 소개하고 있어 중국어 공부 의욕을 북돋아 준다.

"不怕慢只怕站(느린 것을 두려워 하지말고 멈추는 것을 두려워 하라)." (p.65)

비단 중국어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언어는 오랜시간 꾸준히 시간을 투자해야 내것이 된다.

하지만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언어 공부를 아주 쉽게 시작하고 쉽게 포기한다.

왜? 절실하지 않고, 꼭 필요하지도 않고, 심지어 지루하고 재미없기까지 하니까 말이다.

계속할 이유는 없고 그만 둬야 할 이유는 수십가지가 포기하는 나에게 명분을 만들어 주고 있다.

내가 계속 포기하는 이유 역시 늘지는 않고 재미없는게 가장 큰 이유였다.

"중국어를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문법을 따지지 말자. 한자에 연연하지 말자. 무조건 들리는 그대로 따라 하며 조금씩 무(無)에서 유(有)로 채워가는 과정을 아이처럼 즐겨야 한다." (p.86)

한가지 고정된 방법으로 변화없이 반복만 하고 있기 때문에 공부가 지루하고 재미없는 거였다. 학교 다닐때 문학선생님께서 대부분 쓰지 못하고 그리기도 어려워 하는 법 헌(憲) 자를 '갓 머리 밑에 왕 사 심'으로 알려주셨던 적이 있다. 국어교과서에서 한자 병기가 없어진 개편 교과서 세대라 유난히 한자에 약한 내가 어려운 법 헌(憲)자를 아직도 잊어 버리지 않고 기억하는 이유다.

요즘처럼 매체도 많고 방법도 많을 때 한가지에 얽매이지 말고 책에서 제안하고 있는 것처럼 노래든 중국드라마든 유튜브채널이든 간에 나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쉽고 재미있는 공부법이 제출 중요한 것 같으니 말이다.

"책으로만 하는 공부는 죽은 공부다. 지금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 뭐든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중략) 분야를 가리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소위 '덕질'하는 것들을 중국어로 즐길 수 있다." (p.169)

중국어에 입문한 학생들이 하기 쉬운 실수(예를 들어 성조와 한자)와 포기에 이르게 하는 공부법과 포기하지 않고 극복할 수 있는 공부법(노래, 낭독, 덕질 등)을 설명하고 있어서, 공부를 시작한지 오래 됐지만 실력이 늘지 않아 답답한 사람이나 중국어를 이제 막 시작한 사람이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었다.

다만, 중국어와 관련된 에피소드(한중미래숲 청년봉사단 활동 사례 등)가 챕터에 따라 반복되는 부분이 있었던건 조금 아쉽다.

나도 기운내서 다시 중국어 레벨업에 도전해 봐야 겠다.

"美梦成真" (p.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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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날, 가정식 - 5인의 아틀리에에서 만나는 5색 일본 가정식 레시피
미쓰하시 아야코 외 지음, 지영 옮김 / 라온북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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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날 가정식은 제이엔에이치푸드를 운영하고 있는 외식업 새내기 지영 작가가 일본 요리연구가 5인의 아틀리에를 소개한 책이다.

20년차 가정주부임에도 요리는 꽝이라 보기 좋고 맛도 좋은 요리에 도전하고 싶어서 이 책을 읽어 보기로 한다.

[쓰지무라 마도카] 전통발효 음식 전문가

'만들어 먹는' 식사 모임이 열리는 아틀리에

가장 맛있는 음식은 '먹는 사람이 즐겁게 먹을 수 있는 음식' 이라는 철학 아래 언제나 즐거운 기분으로 요리에 임한다고 한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든 에피타이저나 디저트로 활용할 수 있는 요리들이 수록되어 있다. 집에서 먹기도 좋지만 손님상에 내놓기에도 부족하지 않은 비주얼도 갖추고 있는 요리들로 나 같은 요리초보도 접근하기 쉬운 레시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레시피 말미에 팁으로 구하기 어려운 재료는 손쉽게 대체할 수 있는 재료를 함께 제시해서 도전을 도와준다

[다카하시 이쿠코] 유럽식 치즈 플레이팅 전문가

치즈 감정평가사이자 치즈 친선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행복을 부르는 접대살롱 이쿠코의 테이블을 운영하고 있으며 테이블 코디, 치즈 플레이팅, 달지않은 타르트 레슨 등 다양한 수업과 함께 참석자의 소소한 행복을 공유하는 컨셉으로 아틀리에를 운영하고 있다.

접대살롱을 운영하는 전문가 소개 답게 홈파티에 활용이 가능한 손쉽게 만들 수 있고, 보기에도 예쁜 메뉴들이 소개되어 있다.

[시게무라 미유키] 마음을 전하는 요리연구가

작곡가, 보석감정사, 디저이너 그리고 요리연구가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전통과 현대, 향토와 세련됨이 공존하는 요리를 소개한다.

그녀는 요리를 마음을 전하는 수단이라고 강조하며 요리의 즐거움을 전하고, 건강한 식탁에 오를 것 같은 일품요리와 반찬으로 활용할 수 있는 요리레시피를 소개한다.

[오타 미오] 오감을 충족시키는 요리전문가

자연식, 허브, 먹거리 교육에 관심이 많은 요리연구가로 삶의 기본이 바로 음식에 있다고 생각하고, 그녀의 아틀리에 '아로마의 교실'에서는 접대요리, 아로미테라피, 테이블코디 등의 수업을 하고 있다.

접대에 어울리는 일품요리 레시피가 주로 수록되어 있다.

[미쓰하시 아야코] 식의 마음을 가르치는 요리연구가

바르게 먹는 것이 곧 잘사는 법이라는 철학과 신념을 바탕으로 전통요리의 근간을 지키며, 어린아이, 주부를 대상으로 식탁육아강좌를 진행하고 음식교습, 식생활교육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건강한 농산물로 만든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요리레시피들이 다양하게 수록되어 있다.

각각 다른 분야의 다섯명의 요리연구가의 요리철학과 그녀들의 아틀리에를 감상하면서 예쁘게 플래이팅된 요리사진은 시각적인 만족도를 높여준다. 나 같은 초보들도 쉽게 도전할 수 있는 난이도 중, 하의 요리레시피가 주를 이루고 있어서 실생활에 활용하기 좋은 책이었다. 더불어 간단한 요리레시피로 부담없이 접근할 수 있는 점 또한 호감이 간다.

다만, 시기적으로 일본식 가정요리를 관심갖고 보는게 조금 마음이 불편해 지는건 아쉬운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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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희망 버리기 기술
마크 맨슨 지음, 한재호 옮김 / 갤리온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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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처음 마주한 순간의 느낌은 '극단적이다'였다.

아니나 다를까 책 소개에서도 '희망버리기라는 도발적 주제로 돌아왔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저자 마크맨슨은 자기계발서의 패러다임을 바꾼 문제적 작가로 알려져 있다. 신경끄기의 기술에 이어 이번 저서 희망버리기 기술도 '희망'이라는 긍정의 메시지를 '자기파괴적'이라는 부정적 메시지로 해석하고 있다. 한마디로 나의 고정관념을 내려 놓고 읽어야 하는 책이라 책장을 쉬이넘기기 어렵다.

자기통제와 희망의 연관 관계 설명을 위해 기술한, 망가진 육체와 지진 잔해 사진을 응시하며 모든 것을 잃은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미소 짓는 엘리엇의 사례는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데이터에 기반한 이성적 결정을 하는 생각 뇌와 오로지 감정에 의존해서 판단하는 감정 뇌, 2개의 뇌가 행동을 결정하게 된다고 한다.

다이어트나 금연 등이 필요한 것을 인지하고 있지만 감정 뇌가 고통을 반복하는 길을 선택하기 때문에 자기통제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것이 자기 통제의 근본적인 문제다. 이것이 희망의 근본적인 문제다. 자신과 세계에 대한 형편없는 가치 판단을 채택하고 받아들이는 감정 뇌의 문제다." (p.70)

생각 뇌가 관찰과 논리로 지식을 만들어 낸다면 감정 뇌는 고통에 대한 경험을 중심으로 가치관을 형성하기 때문에 각자의 경험과 선호도에 따른 위계를 정하고 그 위계에 따라 행동하게 된다.

주말을 활용할 때도 각자가 가진 감정 뇌의 위계에 따르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 휴식에 중점을 두기도 하고, 파티(음주가무)에 중점을 두기도 또는 여행에 중점을 두기도 하는 것이다.

위계에 따른 행동결정의 이유는 '재미'로 나타나고, 고통에 대한 경험을 통해 위계가 바뀌기도 한다. 이성보다는 감성이 행동에 영향력을 훨씬 더 많이 행사하고 있음을 알게하는 글이다.

"우리가 어떤 것을 가치있게 여기기를 그만두면, 우리는 더는 거기에서 재미나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중략) 그것은 성장을 의미한다. 그것은 우리가 희망을 찾았기 때문에 오는 결과다." (p.88)

감정 뇌의 중요한 결정의 준거가 되는 도덕적 간극에 대해 어릴적 경험의 중요성과 그에 따른 가치관 형성의 연관성을 설명하고 있다.

어릴적 경험 축적으로 가치관이 형성된다는 건 새로운 사실은 아니다. 다만, 극단적인 행동 패턴과 가치관 형성의 준거로 작용될 뿐만 아니라 변화시키기도 어려운 점을 생각해 본다면 부모 또는 선생님 등 보호자의 사소한 행동도 아이의 감정 뇌에 깊이 새겨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양육 및 보호자의 태도가 신중해야 힌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는 대목이다.

작가는 희망 = 믿음을 극단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종교, 이념, 정치, 스포츠, 팬덤(낮은 수준의 종교) 등을 미래에 대한 희망을 위해 믿는 다고 말한다. 전적으로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미래에 대한 안녕과 심신의 평화를 위해 종교적 믿음을 선택하고 있는건 맞지만 집단을 동요시키기 위해 희망을 품게하는 믿음을 강요한다는 논리가 조금 억지스럽다.

"우리는 상황이 최악일 때 외부의 영향에 가장 쉽게 휘둘린다. 삶이 무너져 내리는 순간이라는 것은 우리의 가치관이 우리를 저버렸고 우리는 어둠속에서 그것을 대체할 새로운 가치관에 매달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p.125)

책장이 넘어 갈수록 도발적주제로 돌아왔다고 경고한 카피가 이해가 된다. 희망의 원천이 분열과 증오이며 희망은 뭔가가 망가지기를 원하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희망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희망을 품는 것만으로 망가지고 분열과 증오를 일으킨다거나 행복을 추구하면 행복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역설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나 혼란스럽다.

2부의 주된 주제는 인간이 자신의 기대에 따라 범하는 지각적 오류인 '파란점 효과'다. 일상의 선입견과 제자리를 찾아야 안심이 되는 관성의 법칙과 일맥상통하는 논리로 이해된다.

중간 그어디쯤에 고정하고 있는 관성으로 행복한 일을 겪고 있어도, 불행한 일을 겪고 있어도 대부분 중간 그 어디쯤인 '7점'으로 복귀한다고 한다.

행복에 대한 관성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나 역시 좋든 나쁘든 이벤트로 인해 기분의 변화를 겪어도 곧 제자리를 찾곤 하니까 말이다.

희망버리기와 함께 연상하긴 어렵지만 안티프래질(외력에 의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강해짐) 강화 필요성 역시 공감되는 부분이다. 외부 자극에 노출될 때마다 멘탈이 망가지는건 바람직하지 않으니 말이다.

"우리가 안티프래질해질수록 감정 반응은 더 우아해 지고 자신은 더 잘 조절하게 되며, 가치관은 더 절도있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안티프래질은 성장/성숙과 동의어다. " (p.267)

저자의 역설적 표현의 희망버리기 기술은 희망을 쫓으며 고통을 키우지 말고, 희망이 아닌 조금 더 개선되는 삶을 위해 노력하라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더 나은 것을 희망하지 말라. 그냥 더 나아져라." (p.326)

작가의 역설적 표현 동의되지 않는 첫부분은 읽기가 많이 힘들었고, 역설에 대한 이유를 이야기하는 후반부부터 조금 편해지긴 했지만 힘든 완독이이었다.

개인적으로 칸트, 니체 등 철학서적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것도 아마도 책장이 넘어가기 어려웠던 이유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다.

선호하는 책읽기 성향에 따라 다소 호불호가 있을 수 있는 책이다.

희망이라는 관점을 파격적으로 기술한 글로 니체와 칸트를 좋아하고 비틀어보기를 통한 관점의 이해를 선호하는 독자라면 분명 선호할 책인것 같다.

1부 보다는 2부가 조금은 쉽게 읽힌다. 어렵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천천히 주의깊게 읽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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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두 번째 이름, 두부 - 유기견 출신 두부의 견생역전 에세이
곽재은 지음 / 시드앤피드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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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다. 그리고 나의 반성도...

우리집도 아이의 고집을 못이겨 아이가 중학교 2학년때쯤 말티즈를 분양 받아서 키우고 있다.

강아지를 분양 받아야겠다고 했을때 이미 강아지를 키우고 계시던 분들은 대부분 사지말고 유기견 보호센터에서 반려견을 입양하라고 권하시곤 했다. 그럼에도 나는 유기견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유기견 보호센터 입양을 하지않고 애견숍에서 강아지를 구입했다.

잘 크고 있는 우리 강쥐가 들으면 서운할지도 모르지만, 두부의 이야기를 읽고 나서 그때 유기견 보호센터에서 입양을 했어도 좋았을것 같다는 생각과 반성을 하게된다.

강아지를 쉽게 샀던 사람들의 변덕으로 아무 이유없이 버려진 아이들이었을텐데, 버려지는 이유가 있었을거라고 미리 짐작했던 나의 편협했던 생각이 아쉽다. 유기견 보호센터 관계자분들은 강아지가 나오는 TV 프로그램의 인기를 매우 경계한다고 한다. 프로그램 때문에 마구잡이로 입양됐던 강아지들이 프로그램 종료와 함께 많이 유기되기 때문이다.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 나 역시 강아지가 예쁘고 사랑스럽지만 강아지를 키우려고 마음먹은 사람들한테 신중하게 생각하고 또 생각해보고 반려견을 맞으라고 권한다. 한 생명을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일이 장난같은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유기견 입양도 대단하지만 장애가 있는 유기견 입양을 실행해 옮긴 두부 엄마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유기견에 대한 생각이 많이 좋아진 지금도 나는 장애 유기견을 입양할 용기를 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내가 키우던 강쥐도 아프거나 장애가 생기면 계속해서 키우는 것에 대한 고민이 생길텐데 이미 불편한 두부를 가족으로 맞을 수 있는 용기를 낸 두부 엄마가 존경스럽다.

반려견을 키우고 있어서 강아지나 고양이가 등장하는 책은 에세이나 애니메이션이나 종류를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 편이다.

유기견의 인생역전, 심지어 입양을 꺼리는 장애견 이야기라고 해서 가슴이 찡하기도 하고, 장애 유기견을 입양한 견주가 대단해 보이기도 해서 읽어 보기로 한다.

두부 엄마는 미국 유학중 유기동물보호소에서 한쪽 눈이 없는 두부를 만나 입양하고, 두부에게 좋음 음식을 먹이려고 수제간식을 만드는 바잇미를 창업했다고 한다. 역시 유기견 입양은 아무나 하는게 아니다. 난 우리 강쥐 사료주기도 힘든데, 나랑 너무 비교되는 견주다.

 

우리 강아지도 실외 배변을 한다. 낮에는 집에 혼자 있어야 하는데 실외 배변을 고집하고 있어서 안타깝다.

물론, 간혹 너무 급할때는 두부처럼 참지 않고 실수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평소의 소변양에 비해 작은 양의 소변을 본걸 볼때마다 시간이 없음을 핑계로 산책을 데리고 나가주지 못한게 못내 미안해 지곤 한다.

(그런데 왜! 꼭! 실수는 배변패드가 크던 작던 배변패드의 끝에서 하는 걸까? 산책을 시켜주지 않은 나에게 복수하는걸까?)

우리 강쥐도 두부처럼 바쁜 날 아침에는 어김없이 선비처럼 어슬렁 거리면서 산책을 한다.

여기 저기 냄새를 맡고, 지나가는 아이들에게 다 아는척을 해주고, 나무마다 마킹을 하면서 내 마음이 바쁜건 1도 몰라준다.

하지만, 저녁에 퇴근을 하고 들어올때 정신없이 반가워할때면 모든게 용서된다. 처음에 아이때문에 같이 살게된 강쥐가 요즘엔 아이보다 나에게 더 필요한 가족이 되었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자~

너무나 사랑스럽고 귀여운 두부의 비법이다. 우리 강쥐가 저랬으면 바로 굶겼을 텐데 두부 엄마의 두부 사랑에 다시 한번 놀란다.

"내가 만약 엄마가 주는 아무 음식이나 먹으면서 현실에 순응했다면, 과연 이런 최고급 간식을 만들 수 있었을까? 내가 만약 소변을 집에서만 눴다면, 하루 네번 산책을 하며 보내는 사색과 고뇌의 시간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p.184)

강아지가 나이가 많아질수록 아프면 어쩌지, 죽으면 어쩌지 하는 생각을 종종 하게된다. 아직은 건강하지만 내가 이 아이가 나이들어 아프고 힘들어 할때도 지금처럼 사랑해 줄 수 있을까 하면서 말이다. 나의 변함없는 사랑과 책임감이 계속될 수 있기를 바라며 책읽기를 마친다.

"철근 같은 뼈다귀도 씹어 먹던 네가,

어느 순간부터 말랑한 간식만 찾고,

하루 종일 장난감을 못살게 굴던 네가,

누워서 잠자는 시간이 더 길어지고,

산책 나가면 있는 힘껏 나를 잡아끌던 네가,

먼저 집으로 발걸음을 돌리고." (p.231)

지금 강쥐와 함께 하는 반려견 가족도 읽으면 좋겠지만, 강아지 입양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 반려견 가족이 읽었으면하는 책이다.

유기견과 강쥐를 가족으로 맞는 책임감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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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불통이다 - 우리의 마음은 어떻게 소통을 방해하는가?
손정 지음 / 한국표준협회미디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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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에서 항상 소통의 어려움을 느끼는 편이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절대 그런 나의 모습을 보여주거나, 소통이 안되서 불편함을 표현하지는 않는다. 다만 마음속깊이 불통으로 인한 화만 켜켜이 쌓여갈 뿐이다.

"도대체 왜 말이 안통할까?"의 의문으로 설명된 소개에 끌려, 불통의 궁금증을 풀기위해 선택한 책이다.

화자와 청자의 역할을 명확히 수행할 때 비로소 소통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화자는 전하려는 메시지를 객관적으로 잘 전달하고, 청자는 메시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화자를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껏 대화를 하면서 나는 화자로서도 청자로서도 올바른 태도를 갖고 있지 않았던것 같다.

화자일때는 메시지의 객관화 보다는 주관화에 힘썼고, 청자일때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비뚤어진 시각으로 받아들이곤 했다.

소통의 결과로 청자의 행동변화를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는데, 나는 행위의 결정권을 화자인 내가 꽉 움켜쥐고 부정적 감정을 키우는 소통을 하고 있었다. 화법의 차이를 알고 적용하면 아이와의 원활한 소통에 유용한 방법 일 듯하다.

"신발 끈 묶어라." / "신발 끈 풀렸다." (p.26)

어렵지만 두 화법의 차이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대화를 시도하면 아이나 후배들과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소통의 부재, 불통의 가장 큰 원인인 지각 오류와 그것을 해소하는 방법에 대해서 1장 의사소통의 원리, 2~3장 화자의 올바른 자세, 4~5장 청자의 자세, 6장 소통잘하는 법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아울러 저자는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례로 사용하고 있는 "열두 명의 성난 사람들"을 먼저 보기를 추천하고 있다. 아직 책을 읽기 전이라면 영화를 먼저 보고 책을 읽기를 추천한다. (불통상황에 대한 연상으로 상황의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소통은 메시지를 만들고 전하고 받고 상대를 공감하는 일의 순환이다." (p.61)

불통의 상황을 흔히 경험하게 되는 투사에 대한 이야기다. 나 또한 같은 상황을 두고도, 내 감정의 상태를 덧씌워 아이를 혼내거나, 남편한테 짜증을 부리곤했던 경험이 많다. 그리고는 말로만 일관된 양육태도를 부르 짓고 있는 모순된 엄마다. 우리 아이는 내 투사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엄마의 말은 오른쪽귀 인, 왼쪽귀 아웃으로 마음을 닫고 견뎌내고 있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이 글에서 제안하고 있는 것처럼 화가나서 감정이 격해져 있을 때는, 잠시 멈추고 엉뚱한 사람에게 화내고 있는건 아닌지 잠깐이라도 생각하는 습관을 만들어야 겠다.

불통의 시작은 나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 것에서 출발한다. 부부나 부모자식, 직장동료, 직장상사와의 관계에서 무엇이 가장 문제인지를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화부족", "소통의 어려움"을 말한다. 나 역시 문제가 있었던 대화의 주제가 다시 등장하면 도돌이표를 만난 것처럼 다시 불통의 원인이었던 곳으로 돌아가곤 한다. 서로를 공감하면서 해결점을 찾아가야 대화가 이어질것을 알면서도 서로가 자신의 의견이 옳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그러면서 마지막에 '자기만 잘났고, 자기 생각이 다 옳은 줄 안다!'는 한마디를 덧붙여 소통을 완전히 차단하곤 한다. 나의 주장을 바꿀 수 있는 용기를 내기가 어려운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인것 같다.

"나는 내 주장을 바꿀 용기가 있는가? 소통은 이러한 용기에서 시작될 수 있다." (p.99)

청자의 입장이든 화자의 입장이든 서로의 의견이 다르고, 인식하고 있는 정보의 내용이 다른 그 순간 불통은 시작된다. 이글의 3번 배심원처럼 논리적인 증거가 새로이 나온다 하더라도 새로운 사실을 받아들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일례로 내가 어렸을 적 컴퓨터 게임은 테트리스, 보글보글과 같은 짧은 시간 언제든 멈출 수 있는 게임이 대부분이었는데, 요즘 아이들은 대부분 온라인에서 가상의 전쟁 등에 참여하는 형태의 게임을 주로 하고 이런 종류의 게임은 진행시간을 예측할 수 없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인 나는 열심히 게임을 하고 있는 아들의 튀통수에 대고 '30분만 더하고 끝내라!' 라고 소리치곤 한다. 변화된 정보를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 아이에게 일방적으로 이야기하고 30분이 되어도 게임을 끝내지 않는 아들에게 또 다시 화를 내곤 한다. 내가 아들이 받아들여주지 않을 지언정 올바른 대화를 시도하고자 했다면 '이번 판만하고 끝내자!'라고 소통을 시도했어야 한다.

"의사소통은 단순히 화자가 청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리더와 구성원, 부모 자식 사이에서는 자존감 상승, 문제해결력 향상의 역할도 하게된다." (p.153)

틀렸다가 아닌 다르다로, 불통의 원인을 타인에게서, 외부에서 찾지 말고 내 안에서 찾을 수 있기를, 가면을 쓰고 하는 대화가 아닌 맨얼굴을 들어내고 대화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 타인을 대할 때는 봄 바람처럼 너그럽게 대하고 나를 지킬 땐 가을 서리처럼 엄하게 하라." (p.239)

챕터마디 새롭거나 전문적인 용어를 써머리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고, 질문형태의 생각해볼 내용을 제시하여 소통의 오류를 교정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영화를 보고 난뒤 책을 읽었다면 나의 소통 과정의 오류를 좀 더 쉽게 알아볼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드는 책읽기 였다.

대인춘풍 지기지상! 모두가 행복하게 소통하는날 까지 열심히 노력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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