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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그녕 marmmo fiction
류현재 지음 / 마름모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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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아랫목에 궁둥이를 붙이고 앉아 이 책을 단숨에 읽어버렸다. 책을 덮으니 하얀 꽃이 만개한 배 밭을 중심에 둔 송백리가 눈앞에 그려졌다. 빼그녕의 눈으로 바라보는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빼그녕에는 여러 인물들이 입체감있게 등장한다. 흥미진진한 묘사와 전개 덕분에 다 읽고 나니 그들에게 정이 들었다. 소설 속 악역인 가지마오 할아버지조차 어느새 걱정하고 있었다. 특히 주인공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특별한 생명체도 만날 수 있었다.

빼그녕의 정신적 지주가 되어주는 할머니를 읽으며 나의 외할머니가 떠올랐다. 어릴 적 할머니 댁에서 보낸 시간은 지금도 가장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무조건 내 편이 되어주는 할머니를 등에 업으면 세상 무서울 게 없어진다. 심지어 빼그녕의 할머니는 신선이 되어 그녀와 함께한다. 빼그녕이 어른 무서운 줄 모르고 동네를 활개 치고 다니는 건 할머니가 그녀에게 준 믿음 덕분이다.

드라마 몰아보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으로 비슷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바쁜 일상을 잠시 내려두고 정감 가는 송백리로 떠날 준비가 되었다면, 이 책을 펼쳐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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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은 있는가요 - 정아은 추모소설집 marmmo fiction
장강명 외 지음 / 마름모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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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봤을 때 '정아은 작가를 모르는 내가 읽어도 될까?'라는 고민으로 주춤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고민은 기우였다. '추모 소설집'이라는 말에 부담 갖지 않고 편하게 펼쳤다면 재미있는 소설을 더 빨리 만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순식간에 몰입되는 아홉 편의 소설을 만났다.

사회적인 주제로 이렇게 재미있는 소설을 쓸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장강명 작가의 소설은 신세계였다. 나는 올해 매달 지방에서 서울을 오르내리며 부동산 공부를 했다. 입지를 분석하고 단지를 임장하며 열정을 불태웠던 내게, 전세사기를 소재로 한 이야기는 경이로웠다. 재건축과 깡통전세, 신탁이 주인인 집에 대해 복습하면서도 부동산 스탠딩 코미디를 현장에서 보는 것처럼 한숨에 읽었다.

소설이 끝나면 작가의 말이 이어진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정아은 작가를 간접적으로 느껴본다. 그녀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고, 나처럼 아들이 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녀와 인연이 된 작가들을 통해 그녀의 글이 궁금해졌다. 한 작가를 기리는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독자는 그녀의 작품을 새롭게 만나거나 다시 읽고 싶어진다. 나는 그녀가 세상을 떠난 후 그녀를 새롭게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정아은 작가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는 위로를, 그녀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훌륭한 소설집으로의 첫 만남을 선물한다. 사회 문제를 다룬 소설이 재미없을 거라는 편견이 있다면, 요즘 소설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하다면, 몰입감 있는 이야기가 필요하다면 두려워 말고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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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게 걷기
박산호 지음 / 오늘산책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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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대는 어떤 문제의 비결이나 해법을 나 아닌 다른 곳 또는 다른 사람에게서 찾는 데 골몰하는 것 같습니다. (중략) 그러니 먼저 자신과 주변, 세상을 잘 관찰하고 자기만의 호기심과 관심, 열정을 키우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런 다음 두려워하지 말고 자기만의 앎의 길로 나서보세요. (중략) 세상은 거대한 질문이고 우리는 각자 자기만의 삶으로 답을 작성해 갑니다.(다르게 걷기 p.95~96)」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사람은 앎에 대해 이야기하는 지식 큐레이터인 전병근 님의 인터뷰였다. 나만의 질문과 답으로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고, 그 해답을 책에서 찾으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 책은 인터뷰 형식으로 쓰여졌고 10명의 모난 돌들이 등장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속담이 생각났다.

어쩌면 모난 돌은 원래 그 자리에 있었을 뿐인데, 그 자리에 있을 만큼 노력하지 않은 돌들의 질투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을 읽고 난 소감은 삶의 고난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섰다는 점이다. 자신의 선택을 누군가에게 미루지도 않았다. 또한 자신에 대한 평가인 메타인지가 잘 되는 사람들이다. 그렇기에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지만, 방황을 하더라도 최선을 다해 그 길을 걸어간다. 오늘도 피곤하다는 이유로 전기장판에 드러누워 인스타를 보던 나를 반성하게 된다

어른이 되고 인생의 답을 찾는 이들에게 이 책은 세상의 답은 하나가 아닌 여러 가지이고, 그것을 찾는 방법을 알려주는 친절한 안내서이다. 우리는 오늘도 모두 다르게 걷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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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가 되는 법 - 읽고 쓰는 사람으로 책 세계를 만끽하기 위하여 땅콩문고
김성신 지음 / 유유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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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공정한 시선으로 글을 쓸 수 있는 사람들에게 서평의 문은 활짝 열려 있다. 더불어 이 책은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이 어떻게 의미 있는 서평가로 성장해가는지, 그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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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가 되는 법 - 읽고 쓰는 사람으로 책 세계를 만끽하기 위하여 땅콩문고
김성신 지음 / 유유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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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다른 인생을 살아내면서 마치 여행에서 우연히 만나는 인연과 같이 책을 만난다. 읽는 동안 나를 돌아보며 울고 웃는다. 그러다 문장이 마음속에 콕 박혀 문득 나를 깨운다. 그리고 이 책을 함께 읽고 싶은 사람이 생각난다. 특정한 누군가를 떠올리기도 하고, 때로는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 들 때, 우리는 서평을 쓰게 된다.

「누구나 서평가가 될 수 있지만 아무나 되어서는 안 된다. (중략) 책에 대한 사랑과 무엇보다 공공성에 대한 엄격한 자기 검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서평가 되는 법 p.18)」

이 문장에 작가의 서평관에 대한 핵심이 응축되어 있다. 결국 책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공정한 시선으로 글을 쓸 수 있는 사람들에게 서평의 문은 활짝 열려 있다. 더불어 이 책은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이 어떻게 의미 있는 서평가로 성장해가는지, 그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게 해 준다.

서평이라는 단어가 주는 부담감이 있다. 감히 도서에 대한 평가를 하는 글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식당에 다녀오거나 음식 배달 후기를 쓰는 것과는 다른 무게감이 실린다. 이 책을 통해 깨달은 것은, 서평이란 읽는 사람의 색깔이 책을 통해 남들에게 투영되는 창이라는 점이다.

책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그리고 자신만의 목소리로 책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통해 따뜻한 응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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