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글쓰기라는 단어가 들어가 작가를 위한 책이라고 생각될 수 있으나, 글쓰기에 필요한 능력들은 자아 성찰과 관련이 있기에 자기계발서를 읽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그만큼 자신을 돌아보며 자극받게 하는 책이다. 글을 잘 써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지만, 글쓰기가 먼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사람에게도 세상을 사는 방법에 대한 지혜를 전한다. 신년을 새롭게 시작하는 모든 이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나는 독서를 게을리하고 싶지 않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틈날 때마다 읽기 힘든 책을 붙잡고 골머리를 쓰고 있을 때면 배우자는 나에게 '안에서 잠근 감옥에 스스로 갇혀 있는 사람' 같다고 말하곤 했다. 나는 늘 성장하지 못해 안달 난 사람처럼 굴었다. '나는 왜 성장하고 싶은 걸까?' 이남훈의 "글쓰기를 철학하다" 안에서 대답을 찾았다. 그는 글 쓰는 사람들이 말하는 "감옥"을 얘기한다. 글쓰기를 통해 더 좋은 사람이 되고 그로 인해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면 기꺼이 나만의 감옥에 다시 들어갈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그저 아침에 눈을 떠서 하루를 허투루 보내던 지난날들이 뼈저리게 반성 되었다. 앞으로는 귀한 하루를 성장의 시간으로 채우겠다고 다짐한다. "퇴고는 곧 자기 성찰의 정점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퇴고는 '성찰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라는 소크라테스의 말에 부합하기도 한다. 이렇게 늘 성찰하는 과정이 몸에 밴 사람은 자신에게 아무리 권능이 있더라도 결코 함부로 휘두르지 않는 겸손함을 갖추게 된다."(이남훈, 《글쓰기를 철학하다》, 지음미디어, p.233) 이 부분에서 글쓰기의 퇴고라는 과정을 깊이 있게 보여준다. 이 책에는 퇴고뿐만 아니라 글쓰기의 전 과정에 대한 심도 있는 성찰이 담겨 있다. 곁에 두고 계속 읽고 싶어지는 책이다.
따뜻한 아랫목에 궁둥이를 붙이고 앉아 이 책을 단숨에 읽어버렸다. 책을 덮으니 하얀 꽃이 만개한 배 밭을 중심에 둔 송백리가 눈앞에 그려졌다. 빼그녕의 눈으로 바라보는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빼그녕에는 여러 인물들이 입체감있게 등장한다. 흥미진진한 묘사와 전개 덕분에 다 읽고 나니 그들에게 정이 들었다. 소설 속 악역인 가지마오 할아버지조차 어느새 걱정하고 있었다. 특히 주인공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특별한 생명체도 만날 수 있었다. 빼그녕의 정신적 지주가 되어주는 할머니를 읽으며 나의 외할머니가 떠올랐다. 어릴 적 할머니 댁에서 보낸 시간은 지금도 가장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무조건 내 편이 되어주는 할머니를 등에 업으면 세상 무서울 게 없어진다. 심지어 빼그녕의 할머니는 신선이 되어 그녀와 함께한다. 빼그녕이 어른 무서운 줄 모르고 동네를 활개 치고 다니는 건 할머니가 그녀에게 준 믿음 덕분이다. 드라마 몰아보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으로 비슷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바쁜 일상을 잠시 내려두고 정감 가는 송백리로 떠날 준비가 되었다면, 이 책을 펼쳐보면 좋겠다.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정아은 작가를 모르는 내가 읽어도 될까?'라는 고민으로 주춤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고민은 기우였다. '추모 소설집'이라는 말에 부담 갖지 않고 편하게 펼쳤다면 재미있는 소설을 더 빨리 만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순식간에 몰입되는 아홉 편의 소설을 만났다. 사회적인 주제로 이렇게 재미있는 소설을 쓸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장강명 작가의 소설은 신세계였다. 나는 올해 매달 지방에서 서울을 오르내리며 부동산 공부를 했다. 입지를 분석하고 단지를 임장하며 열정을 불태웠던 내게, 전세사기를 소재로 한 이야기는 경이로웠다. 재건축과 깡통전세, 신탁이 주인인 집에 대해 복습하면서도 부동산 스탠딩 코미디를 현장에서 보는 것처럼 한숨에 읽었다. 소설이 끝나면 작가의 말이 이어진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정아은 작가를 간접적으로 느껴본다. 그녀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고, 나처럼 아들이 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녀와 인연이 된 작가들을 통해 그녀의 글이 궁금해졌다. 한 작가를 기리는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독자는 그녀의 작품을 새롭게 만나거나 다시 읽고 싶어진다. 나는 그녀가 세상을 떠난 후 그녀를 새롭게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정아은 작가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는 위로를, 그녀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훌륭한 소설집으로의 첫 만남을 선물한다. 사회 문제를 다룬 소설이 재미없을 거라는 편견이 있다면, 요즘 소설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하다면, 몰입감 있는 이야기가 필요하다면 두려워 말고 읽어보길 추천한다.
. 「요즘 세대는 어떤 문제의 비결이나 해법을 나 아닌 다른 곳 또는 다른 사람에게서 찾는 데 골몰하는 것 같습니다. (중략) 그러니 먼저 자신과 주변, 세상을 잘 관찰하고 자기만의 호기심과 관심, 열정을 키우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런 다음 두려워하지 말고 자기만의 앎의 길로 나서보세요. (중략) 세상은 거대한 질문이고 우리는 각자 자기만의 삶으로 답을 작성해 갑니다.(다르게 걷기 p.95~96)」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사람은 앎에 대해 이야기하는 지식 큐레이터인 전병근 님의 인터뷰였다. 나만의 질문과 답으로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고, 그 해답을 책에서 찾으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 책은 인터뷰 형식으로 쓰여졌고 10명의 모난 돌들이 등장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속담이 생각났다. 어쩌면 모난 돌은 원래 그 자리에 있었을 뿐인데, 그 자리에 있을 만큼 노력하지 않은 돌들의 질투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을 읽고 난 소감은 삶의 고난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섰다는 점이다. 자신의 선택을 누군가에게 미루지도 않았다. 또한 자신에 대한 평가인 메타인지가 잘 되는 사람들이다. 그렇기에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지만, 방황을 하더라도 최선을 다해 그 길을 걸어간다. 오늘도 피곤하다는 이유로 전기장판에 드러누워 인스타를 보던 나를 반성하게 된다 어른이 되고 인생의 답을 찾는 이들에게 이 책은 세상의 답은 하나가 아닌 여러 가지이고, 그것을 찾는 방법을 알려주는 친절한 안내서이다. 우리는 오늘도 모두 다르게 걷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