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으로 사는 인생
폴 투르니에 지음, 정동섭.박영민 옮김 / IVP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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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이 책의 주제다. 나는 모험을 향한 위대한 충동에대해 말하고자 한다. 이는 특별히 인간에게만 있는 것이며, 영원히 지속될 수 없는 것으로, 조직화라는 따분함을 피하기 위해서는 계속 새로워져야만 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 나는 모험에 대한 욕구를 하나의 본능으로 보아야한다고 생각한다.이러한 충동은 본능의 특성인 보편성을 가지고 있으며 아울러억누를 수 없는 힘이 있고, 또 이를 만족시키면 특별한 기쁨이생겨나기 때문이다. 이 모험 본능은 감춰져 있거나 덮여 있거나 억제될지는 몰라도 절대로 인간의 본성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펜대나 놀리는 소심한 사무직원도 정신 분석을 해 보면,특히 그의 꿈을 분석해 보면, 안정을 위해 희생시킨 ‘모험에대한 비밀스런 향수가 드러날 것이다. 그는 이유도 정확히 모르면서 아슬아슬한 모험 영화를 좋아할 것이며, 마음속으로자신을 영화 주인공과 동일시하여 현실 생활에 결여된 기쁨을간접 체험할 것이다.

부모에게 반항하고, 부모가 한 일이라고는 일밖에 없기 때문에 일을 하고 싶어하지 않고, 남과 다른 옷차림과 머리 모양을 하고, 남과 구별되는 말을 하고, 남과 다른 생각을 하며 살아가고, 카페 드 플로르나 생 제르맹 데 프레의 지하나 생 트로페나 그 밖의 다른 곳을 찾아가는 젊은이들을 이해해야 한다. 그들은 삶을 찾고 있는 중이다. 사람들은 이를 유행이라 하지만,여기에는 유행보다 훨씬 더 큰 의미가 있다. 이것은 모험에 대한 본능적인 욕구이며, 모험만이 제공해 줄 수 있는, 정말로살아 있다는 느낌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것은 자신만의 개인적인 모험을 하고 싶어하는 갈망이다. 이 갈망은 남과 같은 내가 아닌 바로 나 자신이 되고자 하는, 한 인간이 되고자 하는갈망이다.

다른사람이 당신의 모험에 책임져 주리라고 너무 기대하지 말아야한다. 결국 그것은 당신의 모험이지 그들의 모험이 아니기 때문이다. 진정한 모험은 극히 개인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기에개인적인 결단을 요구한다. 더구나 다른 사람의 조언은 당신자신의 태도에 크게 좌우된다. 당신의 결심이 굳으면 찬성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고, 당신이 회의적인 모습을 보이면 일을추진하라고 권하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이다.
- P81

그는 내게 "일의 의미가 무엇인지 깨달았습니다. 
바로 창조적인 모험이지요"라고 말했다.  - P101

내가 생각하기에 사랑은 인간의 모든 모험의 의미이기도하다. 하나님이 인간을 자신의 형상대로 창조하시면서 인간에게 주셨던 모험의 본능은 실상 ‘사랑의 본능‘이라고 믿는다.
그것은 자신을 주고 헌신하며 가치 있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희생을 감수하는 사랑의 본능이다. 모험의 기쁨, 무엇인가를 하는 기쁨, 누군가를 위해서(하나님을 위해서) 일하는기쁨의 원천이 여기에 있다. 만일 그가 신자라면 그 일을 하도록 부르신 하나님을 위해 일하는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인류에게 그가 추구하는 어떤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일하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이그나티우스 로욜라(St. Ignatius Loyola)의아름다운 말을 상기하게 된다. "사랑에 마음을 열지 않고 중요한 결정을 내려서는 안 된다."
- P148

모험으로 사는 인생은 두려움 없는 삶이 아니라 오히려 각종 두려움을 충분히 인지하는 가운데 영위하는 삶이다. 모험으로 사는 인생은 두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삶이다. 많은 사람이 다른 사람들은 자신보다 덜 두려워한다고 생각하고 있기에 열등감을 갖는다. 그래서 두려움을 느끼며 발작으로 두려움에 떠는 사람도 있다. 만일 어떤 사람이자신에게는 두려움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두려움을 무의식 속에 억압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려움은 인간 본성의 한부분이다. 동물의 경우에는 두려움이 삶을 지배한다. 동물이각종 위험 신호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항상 경계를 늦추지 않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 P185

모든 인생은 모험이며, 모든 모험에는 그 나름의 어려움이있다. 인생의 길은 언제나 실패로 점철되어 있다. 그러나 인생에서의 성공이란 실패만큼이나 위험하다는 사실이 문제를 더복잡하게 만든다. 조지 버나드 쇼(George Bermard Shaw)는
"나는 그 무엇보다 성공을 두려워한다. 성공한다는 것은 이 땅에서의 일을 끝냈다는 뜻이다.…인생은 무엇인가 진행될 때에만, 그리고 뚜렷한 목표가 앞에 있을 때에만 내게 의미가 있다" 고 하였다. 우리가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이는 모험의 역설적인 법칙이다. 즉 어떤 일을 끝내는 것이 바로 그 일의 성공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성공은 위험한 것이다.
- P220

그들은 그리스도인을 이렇게 비난한다. 즉 우리는 예화를사용해 문제를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경향이 강하며, 예화는그런 문제를 다 포괄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비난은옳은 것 같다. 우리는 신앙의 승리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눈물의 대가를 얼마나 치러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말하지않는 것 같다. 가장 훌륭한 종교적인 체험을 한 후에도 좀처럼가시지 않는 어려움과 의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엘리야가동굴 속에서 흘린 피눈물을 기억하라. 겟세마네에 오른 예수님이 하나님 앞에서 지상 사역의 비극적 실패에 직면했을 때, 그얼굴에 흘러내리던 피눈물을 기억하라.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고난을 통하여 자유를 얻게 되었으나, 사람들은 그들의 자유에 대해서만 말할 뿐 고난에 대해서는 자주 지나친다. 내 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날들은 바로 눈물로 얼룩진 날들이었다.
- P229

그러나 우리의 성장에서 실패가 감당하는 역할을 알기 위해서는 이런 극단적인 경우만 보아서는 안 된다. 우리는 이를일상 생활에서 볼 수 있다. 어린이는 몇 번의 실패를 통해 점차 세상을 알고, 세상과 자신의 적절한 관계를 깨닫는다. 대부분의 아기는 천장에 있는 전등을 향해 손을 뻗치다가 닿지 않는다고 운다. 넘어짐으로써 걷기를 배우고, 많은 오해를 통해자신을 더욱 잘 표현하는 법을 배우며, 어설프고 서툰 행동을통해 새로운 동작과 활동을 익히고, 왜 실패했는가를 이해함으로써 새로운 기술을 터득한다. 사춘기의 열기가 지나간 후에 그는 많은 실패를 겪을 것이며, 그것을 통해 자기의 야망을능력에 맞게 분배하는 법을 배울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꿈의영역에 모든 것을 두지 않고 무엇인가 구체적인 것을 실현할수 있게 된다.
- P233

교회 역사를 통해 바로 이러한 태도의 역전‘이 수많은 순교자와 신앙의 승리자를 배출했으며, 심지어 가장 큰 실패 가운데서도 그들에게 불굴의 힘을 주었고, 그들로 하여금 사람이나 사건을 전혀 개의치 않도록 완전한 독립심을 갖게 했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고바울은 확증한다(롬 8:28). ‘모든 것, 즉 우리의 실패 속에서도 하나님은 말씀하신다. 그분은 치유를 통해서, 그리고 병을통해서 말씀하신다. 중요한 것은 그분의 말씀을 듣는 것, 우리자신이 인도받는 것, 그분이 우리를 부르신 대로 모든 위험 부담을 감수하고 그 모험에 과감하게 직면하는 것이다. "인생은하나님이 지휘하시는 모험이다!"
- P241

이 책의 내용이야말로 우리가 영위하고자 하는 인간의 삶에 대한 참된 비유일 것이다. 우리는 모두 인생에서 어린아이로서, 길을 찾으며 길 안내인을 구하고 있다. 우리는 어떤 모험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모르는 어떤 사명을 완수해야 함을 느낀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의 병을 고치지 못하는 무력감에 시달린다. 그런데 하나님은 우리가 알아보지 못하지만우리 옆에 천사를 보내셔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인도해 주신다. 천사는 아브라함에게도, 다윗에게도, 엘리야에게도, 성탄절의 목자들에게도, 동정녀 마리아에게도 나타났다. 요셉에게 나타나 아기 예수가 헤롯의 음모에서 벗어나도록 해주었고, 사도 바울에게 나타나 로마에 복음을 전하도록 일러 주었다. 이러한 천사는 모두, 하나님이 인간의 역사에 꾸준하고 은밀하게 개입하셔서 하나님이 주신 모험을 행하는 이들을 인도하신다는 것을 상징한다.

자신을 하나님께 내어 드린 생활이 모험인 또 다른 이유는,항상 주의 깊게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하나님이 보낸 천사를청종하려고 애쓰기 때문이다. 이것은 수수께끼를 풀고 하나님의 표징(sign)을 찾는 흥미진진한 일이다. 주변 환경과 사건은,좋은 일뿐 아니라 나쁜 일도, 짜증나는 일뿐 아니라 기분 좋은일도 모두 새로운 의미를 띤다. 모든 것을 하나님이 우리에게해주시는 말씀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하나님이 이 일을 통해내게 무엇을 알려 주려 하시는가? 저 일을 통해서는 나를 어디로 이끌어 가시는가?
- P305

예수님은 시몬 베드로에게 배와 그물을 버리라고 말씀하셨다. "이제 후로는 네가 사람을 취하리라"(눅 5:10). 그러나 고기잡이라는 베드로의 세속적인 일에 관심을 보이시고 고기를많이 잡을 수 있는 길을 알려 주시기도 했다. 이제 그분은 베드로를 사람을 낚는 어부로 부르시지만, 이것은 고기를 낚는일에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다. 실은 고기를 낚는 것은 하나의모험으로서 흥미로운 일이었으며, 그것은 예수님이 앞으로 사도 베드로에게 맡기실 모든 영적이고 교회적인 사역을 모험으로서 예시했다. 세상이 두 가지가 아닌 한 가지라는 것, 세상에서 손을 떼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 세상을 비웃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관심을 가지라는 것, 이것이 성경 전체가 가르치는 바다.
- P313

우리는 과학과 기술의 진보에 등을 돌려서는 안 된다. 이것역시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잘 아는바와 같이 과학과 기술에는 자체의 한계가 있으며 해결하지못하는 문제가 많다. 또한 이는 중립적인 도구로서 선과 악 모두를 위해 사용될 수 있으며, 재앙을 불러올 수도 있고 도움을줄 수도 있다. 과학자가 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하다. 중요한 것은 과학을 어떻게 이용하느냐 하는 것이다. 리용의 비뤼나(Brunat)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나 자신을 과학의종으로 보곤 했다. 지금은 내가 하나님을 섬기고 있으며, 과학은 그 목적을 위한 종임을 깨닫는다 - P340

결코 그렇지 않다! 이렇게 점점 나이가 들면서 포부를 포기하고, 시간이 갈수록 점차 활동에서 물러나며, 노년의 법칙에따라 활동의 이치에서 존재의 이치로 이행해 가는 것 역시 하나의 모험이며, 그것도 커다란 모험이다. 새롭고 신나고 멋진일이 또 한 번 펼쳐지는 것이다. 이것은 집단에서 개체로, 확신에서 집중으로, 비본질적인 것에서 영원한 것으로 전환해가는 것이다. 사람은 그제야 인생을 살면서 성공을 거두는 것과 인생을 성공적으로 사는 것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된다. 이 차이는 바람직한 것이다. 사람들 사이에 평등을 재확립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인생을 살면서 성공을 거두는 면에서는 각각 다른 재능을 타고났지만, 인생을 성공적으로 사는면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 - P363

인생에 다양한 단계가 있긴 하지만 통일성을 부여해 주는 인생의 전체적인 의미는 하나님에 대한 순종이다. 어린아이는 자라고 발육하면서 자기에게 생명과 성장이라는 놀라운능력을 주신 하나님에게 순종한다. 청소년은 선택을 하는 가운데 자기에게 선택의 자유와 책임을 부여해 주신 하나님에게순종한다. 성인은 자신의 모든 창조적인 모험에 열정적으로몰입하면서 자신을 그분의 형상대로 만드신 하나님에게 순종한다. 나이 든 사람은 어떤 특정한 일과 덧없는 행동에서 벗어나 초월적인 가치를 추구하며, 어쩔 수 없이 연약하고 일시적이며 제한되어 있고 불완전한 자신의 인간적인 조건을 받아들임으로써, 인간을 땅에서는 외국인과 나그네"(히 11:13)로 만드신 하나님에게 역시 순종한다.
- P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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