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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 2023 영국 도서상 올해의 책 큰곰자리 고학년 4
SF 사이드 지음, 데이브 매킨 그림, 송섬별 옮김 / 책읽는곰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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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SF Said는 William Blake의 시, The Tyger(1794)에서 영감을 받아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표지는 읽기 전부터 이미 묵직하고 강렬함을 뿜어낸다. 본문도 마찬가지다. 판화로 찍어낸 듯한 흑백의 삽화는 줄곧 작품의 분위기를 어둡고 깊은 골짜기로 끌고가는 듯하다.

이 이야기는 21세기, 제국주의 국가인 영국의 런던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즉, 현재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이다. 다만 정치 및 신분제도 등이 현실과 다를 뿐이다. 아담 알람브라는 런던에서 태어났지만, 배달 일로 검문소를 통과할 때마다 어디 출신이냐는 질문을 받는다. 머리카락과 피부색, 눈동자색이 다르기 때문이다. 오래 전부터 아담의 가족은 그곳에서 살고 있지만 늘 따가운 시선을 견디며 살아가고 있다.

제국의 귀족들은 점점 자기의 배를 불리며, 공유지조차 사유지로 만들며 보통의 영국 사람들조차 비참한 삶의 구덩이로 내몰고 있었다.

이 모든 상황이 제국주의 국가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미 세계 곳곳에서 이러한 일들이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도 잘 안다. 다른 점이라면 귀족이라는 신분 대신 부와 권력을 가진 자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을 뿐이다. 아마도 어린이 독자의 시각은 또 다를 것이다.

아담은 자신을 위험에서 구해 준 호랑이 Tyger를 구하기 위해 평소라면 하지 못할 말과 일들을 용기내어 하게 된다. Tyger와의 우정이 아담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힘을 끌어내게 하는 것이다. 아담은 Tyger에게 그 힘을 사용하는 법을 배우고 친구 자이디와 연대하게 된다.

귀족들의 횡포에 시민들이 손에 횃불을 들고 일어나는데, 그 대상은 더 힘이 없는 외국인을 향한다.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놀랍지는 않았다. 아담과 자이디는 Tyger를 구하고 부당한 일을 바로잡는 일에 그들의 재능을 발휘하며 그것이 더 좋은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보고, 확신을 얻는다.

이 작품은 두 아이가 Tyger를 구할 수 있을것인가라는 궁금증과 긴장감을 유지한 채 끝까지 읽게 하는 힘이 있다. 어린이 독자들도 아담과 자이디가 걷는 런던의 거리를 함께 걸어보길 바란다.

* 이 글은 책읽는곰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쓴 글입니다.

#타이거 #판타지동화 #동화책 #책읽는곰 #서평단 #서평도서 #sfsaid #ty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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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34
존 스타인벡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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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무리 악인이라도 일부를 제외하고는 자녀에 대한 애정은 무한하다. 그 누구도 그걸 막을 수는 없다. 멕시코 원주민인 키노에게도 그의 아들은 세상 무엇과도 맞바꿀 수 없는 존재였을 것이다.
전갈이 아기 요람으로 기어가고 있는 그 짧은 순간, 키노뿐만 아니라 독자도 손에 땀을 쥐게 된다. 전갈이 그 독을 쏘기 전에 키노가 그 전갈을 없애 주기를...그런 바람과는 달리 전갈의 독은 아기의 몸 속에 퍼진다. 만약 키노의 집이 움막이 아닌 제대로 된 집이었다면 아기의 요람에 전갈이 다가갈 수 있었을까? 의사는 가난한 키노가 데려온 아기의 진료를 거부한다.
불행과 불행이 겹치지만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바다로 나간 키노 부부에게 행운과 행운이 겹친다. 해초로 덮어 둔 아기의 피부는 원래대로 돌아오고, 키노는 진주 조개 안에서 타조알만한 진주를 발견한다. 키노, 조용해! 그런 말을 해주고 싶었지만, 환희에 찬 키노는 그가 가진 진주의 존재를 온 마을에 퍼지게 하고 만다.
부유한 사람이 무언가를 얻게 될 때는 세상 사람들 사이에서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이가 무언가를 얻게 되면 사람들은 호시탐탐 그의 것을 노린다. 원래 그들의 것이었던 것처럼. 승냥이 떼처럼 달려드는 적들에 맞서 그가 가진 것을 지키기위해 고군분투하는 키노가 참 안타깝다.
자연에 순응하고 고요한 일상을 살던 키노의 가족에게 연달아 찾아온 불행과 행운. 그저 아기를 의사에게 보일 수 있는 정도만큼의 진주를 발견했다면 그의 일상은 평온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가족이 받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가운데 찾아온 거대한 희망은 결국 그의 가족을 무너뜨리고 만다.
키노의 형은 키노에게 찾아온 그 거대한 행운을 두려워하고 아내 후아나는 두려운나머지 그것을 없애려 한다. 이 지점에서 독자들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볼 것이다. 나라면 어떻게 할것인가? 결국은 키노와 같은 선택을 하지 않을까? 과연 누가 자기 자녀를 좋은 환경에서 키울 기회를 포기할 수 있을까?
행운은 불행으로 바뀌고, 달처럼 완벽한 진주가 사람들의 추악한 내면을 드러내게 한다. 점점 수렁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키노의 모습은 독자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 이 글은 문예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moonyebooks #thepearl #johnsteinbeck #진주 #존스타인벡 #문예출판사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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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 마운틴 미래주니어노블 17
로런 월크 지음, 이보미 옮김 / 밝은미래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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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신청을 하고 책을 받아보기 전까지는 이 책의 두께를 알지 못했었다. 보통의 청소년 소설이 250쪽 안팎이었기에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짐작했었다. 그러나 519쪽의 잘 넘겨지는 양장본으로 되어 있는 책이 크리스마스 다음 날 도착했다. 멋진 표지 이상의 가치를 지닌 책이었다. 이 책을 읽을 수 있는 행운이 내게 온 것에 매우 감사함을 느낀다.

이 책을 읽는 순간, 나는 내가 짐작도 하지 못할 깊은 산의 중턱으로 이동해서 사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도시와 학교를 벗어나 자연 속에서 펼쳐지는 소설 속의 배경에서 나는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의 향을 맡을 수 있었고 개울에서 흐르는 물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또 벌침에 쏘이는 따끔함도 느낄 수 있었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를 읽으며 레빈이 농부들과 함께 농사일을 하는 장면을 읽으면서 작가가 경험하지 않고는 써내지 못할 듯한 섬세한 묘사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의 작가인 로런 월크 또한 그러한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경제 대공황 이후로 경제적 위기에 빠진 엘리네 가족은 도시를 떠나 에코 마운틴에 정착하게 된다. 어딘가에 정착한다는 건 정착, 이라는 하나의 단어만큼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다. 나는 자연을 좋아하지만 위험이 없는 안전한 자연을 좋아한다. 국내 어디를 가든지 우리는 그러한 환경에서 자연을 마주한다. 그러나 엘리네 가족은 야생 곰과 늑대가 있는 숲 속에서 텐트 생활을 하면서 집짓기부터 시작한다. 그 힘겨운 과정을 겪고 난 엘리의 가족에게 또다른 시련이 다가온다. 게다가 엘리는 그 시련의 원인 제공자라는 누명을 쓰고 엄마와 언니의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살아간다. 엘리와 가족간의 갈등은 크게 드러나지 않고 작은 사건들로 촘촘하게 이어진다. 동생과 언니의 마음을 다치지 않도록 모든 짐을 지고 묵묵히 버티는 엘리의 마음이 측은하면서도 대견하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아빠와 마귀할멈을 살리기 위한 엘리의 기발한 생각들과 실천들로 인해 무겁지 않게, 유머를 잃지 않고 이어진다. 그리고 가족과의 갈등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또한 엘리의 모험 속에서 우리는 광활한 자연과도 마주하게 된다. 엘리에게서 신시아 라일런트의 소설인 '그리운 메이 아줌마'와 같은 특유의 정제된 슬픔이 느껴지기도 한다.

우리는 낯선 사람에게 두려움과 경계심을 갖게 된다. 그건 우리를 지키기 위한 본능과도 같을 것이다. 원래부터 이 에코 마운틴에 살고 있던 이들은 새로 정착하러 온 사람들에게 불평없이 자신들의 자리를 내어주었다. 그러나 새로운 정착민들 중에는 그들에게 감사하기는커녕 오로지 소유에만 집착하는 이들이 있었고, 낯선이에 대한 편견으로 인해 마귀할멈이 생겨난다. 그러나 우리의 주인공 엘리는 모든 위험 속으로 뛰어든다. 그 과정에서 몰래 나무조각들을 선물하던 소년도 만나게 된다. 그리고 독자는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음을 깨우치게 된다. 우리가 관계 맺고 있는 모든 것들이, 모든 사건들이.

외국 소설은 우리가 알던 익숙함에서 벗어나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공간과 문화, 사고들로 우리를 이끈다. 국내의 청소년 소설만 읽었던 청소년들이라면 이 소설을 당장 읽어보길 바란다. 비좁은 곳에만 갇혀있지 말고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열고 도전하고 모험을 해 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엘리처럼.

#밝은미래 #서평 #에코마운틴 #로런월크 #청소년소설 @balgeunmira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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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선택 (크리스마스 패키징 에디션)
이동원 지음 / 라곰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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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신비하고 아름다운 표지를 가지고 있는 책이 눈길을 끄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심심한 표지는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그러나 아름다운 책 표지에 혹해서 읽은 책에서 겉만 번지르르함을 느꼈을 때 드는 실망감은 무척 크다.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니 어떻게 보면 다행이기도 했다. 이 책의 표지 그림은 주인공이 선택할 수도 있는 길을 담고 있다. 그러나 아직 책을 읽지 않은 독자는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을 것이다.

뒷표지에 실린 본문 글의 일부는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를 연상시키기도 했다. "다른 선택의 삶"...우리는 매순간 선택을 해야 한다. 짜장면을 먹을까, 짬뽕을 먹을까, 부터 시작해서 우리의 인생을 결정하는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망설이곤 한다. 긴 망설임 끝에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못하기도 하고, 선택을 한 후 후회하기도 하고, 또는 다른 선택을 했다면 우리의 인생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라는 상상을 해보기도 한다. 주인공은 그가 구해준 한 사람을 통해 또다른 삶을 경험하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주인공의 직업이 작가라는 것이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주인공이 하는 생각과 말과 삶이 이 책의 작가와 동일시되었다. 작가는 말한다. 웹소설의 독자들이 갈등을 참지 못하는 이유는 "현실의 갈등이 너무 버거"워서라고. "소설 속의 세계에서나마 갈등이 사라진 인생을 살고 싶은" 거라고. 그래서 이 책에는 갈등의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까? 아니다. 갈등은 이야기를 끌고 갈 연료와 같다. 주인공이 조금씩 맛보는 다른 삶을 함께 맛보다 보니 어느새 이야기는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맛난 음식을 게걸스럽게 먹다보면 어느새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닫게 된다. 그때부터 남은 음식을 아껴먹듯이, 이 이야기도 절정을 앞두고 남겨두었다가 아껴두고 천천히 그 맛을 음미했다.

주인공과 딸, 작가의 아버지와 작가, 닮았으면서도 닮지 않은 삶 속에서 공통적으로 묻어나는 삶의 진실은 사랑이다. 주인공의 선택을 좌우하는 건 결국 사랑이다. 자식에 대한 사랑, 글에 대한 사랑, 연인에 대한 사랑. 그 선택에 대한 고단함과 무게를 알지만, 그만큼 우리는 사랑하기에 오늘도 선택을 한다. 가끔씩 후회도 하고 뒤를 돌아보기도 하면서.

마감 시간에 쫓기는 이들은 신의 영역에 한 발 다가가는 기적을 맛본 적이 있을 것이다. 주인공에게도 기적적인 말 한 마디가 필요했고, 그 한 마디가 무척 궁금했다. 작가는 그 한 마디를 위해 얼마만큼의 고민을 했을까? 주인공이 뜸을 들인 시간 만큼, 아니면, 그것보다 더 많이? 어떤 말인지는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비상 계엄 선포 이후로도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분노하고 좌절하면서도 이 책을 읽으며 그러한 감정들을 약간이나마 희석시킬 수 있었다. 아무리 현실의 갈등이 버겁더라도 우리는 이 갈등에 맞설 것이고, 그것을 이겨낼 힘이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이 그러한 것처럼.

-이 글은 라곰 출판사에서 증정받은 <찬란한 선택>을 읽고 썼습니다.

#찬란한선택 #이동원 #서평 #북스타그램 #소설추천 #@lagom.book 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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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애리얼리 미스빌리프 - 이성적인 사람들이 비이성적인 것을 믿게 되는 이유
댄 애리얼리 지음, 이경식 옮김 / 청림출판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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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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