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 노희경 원작소설
노희경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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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로 다시 한 번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흥행보증수표 노희경 작가의 작품이다. 그 어떤 사람의 마음도 녹여버리고 마는 그의 마법 같은 필력에 대해서야 길게 말하지 않아도 다들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작품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식구의 영원한 부재가 가져오는 슬픔을 다룬 작품이다. 소위 말해 눈물 빼려고 작정한(!) 작품이다. '나무가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이 멈추지 않고, 자식이 효도하고자 하나 어버이가 기다리지 않는다.' 풍수지탄의 의미를 마음속 깊이 되새겨 보게끔 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을 때에는 왜 그 소중함을 알지 못 할까. 특히 더 생각이 났던 작품은 바로 심순덕 시인의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반성하지 않을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결국 모두 누군가의 자식이다. 부모의 사랑에 감동하는 건 순간이고, 그게 당연시 여겨지고 도리어 부모에게 성을 내기까지 한다. 부모라고 허물이 없는 부모가 어디 있으랴. 부모도 사람인데. 그런데 왜 우리는 부모에게는 가혹하리만큼 높은 잣대를 대는 걸까.

  부담스럽지 않은, 정말 우리의 일상생활을 들여다 보듯 편안하게 읽기 시작했던 이 책은 마지막 페이지를 볼 때는 애써 울음을 참게 만든다. 다만, 2010년대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생각보다 뻔한 신파라는 게 이 작품의 한계가 아닐까 싶다. 물론 작가가 이 점을 노리고 정통 드라마대본을 썼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다.(인물 설정이나 이야기 전개에 있어서) 그러나 그 점을 감안하더라도 독자가 예상하는 기대치를 넘어서지 못 한다면 큰 의미를 발견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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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밀란 쿤데라 전집 10
밀란 쿤데라 지음, 박성창 옮김 / 민음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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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고등학생 때 처음으로 밀란 쿤데라의 소설을 읽었다. 그 작품은 바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다. 그가 매우 저명한 사람이라는 것은 익히 알았지만, 오히려 유명작가의 소설이 나를 실망시킨 적이 더러 있었기 때문에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읽었다. 그리고 그의 책을 읽기 전부터 얕보았던 내 자신을 반성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고 나서 두번 째로 읽게 된 작품이 바로 이 책, <향수>다.
  역시나 내 기대 이상으로, 그는 특유의 전개방식을 사용하며 이야기를 더욱 더 심층적이고도 입체적으로 만들어나갔다. 이러한 점에 있어서 그는 진정한 '예술가'다. 그의 문체와 같은 외적인 요소 뿐만 아니라, 이 책이 시사하는 바는 더욱 더 풍부하고 생각할 거리가 많다. 그저 '먼 나라' 체코'에서 망명한 사람들이 겪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 책은 '어딘가'로부터 도망친 사람이라면, 혹은 '어딘가'에서 끝까지 남아 있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서로의 미묘한 심리를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는 일제강점기에 해외이민을 간 우리 조상들이 떠올랐고, 그 다음으로는 지금까지의 내 삶을 돌이켜보게 되었다. 나는 주로  남아서 '지킨' 사람이었다. 겉으로는 어떨지 몰라도, 속으로는 남모르는 우월감이 있었다. 난 너처럼 비겁하게 도망가지 않았어. 고통은 함께 나눴어야지. 넌 내가 여태껏 지켜온 자리에 다시 밥숟가락만 얹는 꼴이구나. 이런 소리 없는 책망을 한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러나 고향에 대한 지독한 그리움, '향수'와 고향과 고향사람들이 주는 고통과 이질감 사이에서 그들 역시 고통받았음을, 이 책을 통해서 느낀다. 인간 심리에 대한 치밀한 묘사가 내 마음을 콕콕 찌르는 듯 하였다. 고향에 대한 지극한 그리움과 귀소본능이 인간의 가장 본질적인 감정 중 하나임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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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유럽여행 - 여자 혼자 떠난 유럽 13개국 자전거 여행
김윤정 지음 / 상상출판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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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 유럽배낭여행을 꼭 한 번 다녀오리라고 다짐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청춘들이 얼마나 많을까. 나처럼 이런 꿈을 품고 사는 모든 이들의 로망을 달래주기도 하고, 꿈을 더 키워주기도하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한동안 조금 질린 느낌이 없잖아 있어서 오랜만에 읽은 여행관련 서적이었는데,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 '혼자' 떠난 '유럽' '자전거' 여행이라니! 말만 들어도 정말 놀랍고 대담한 여성이 아닌가 부럽기까지 하다는 생각이 든다. 단순한 여행지 소개와는 차원이 다르게 저자의 담백한 말투에서 소소한 에피소드가 담겨있어서 큰 부담 없이 즐기며 읽기에 적당한 책이다.

  웨일스의 아름다운 풍경과 자전거 유토피아인 덴마크, 거리의 악사들과 음악을 함께 즐기는 스페인, 도시 곳곳에 창의성이 돋보이는 벨기에에서 맛있는 와플을 먹는 모습까지 내가 마치 그 곳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저자의 말투에는 그 특유의 감칠맛이 있다. 그래서 유럽의 자연과 유러피안의 라이프 스타일까지도 저자의 시각에서 녹여 담아냈기 때문에 더 흥미진진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일반적인 사람들의 여행코스(유명 관광지, 미술관, 박물관 등)와는 다르게 정말 유럽의 문화 자체를 흡수할 수 있도록 일상적인 여행코스에 대한 소개가 많아서 더 좋았던 것 같다. 저자가 주는 각종 여행팁 또한 쏠쏠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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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1등 위인들의 아주 특별한 공부법 니케북스 인물 이야기 책 시리즈 3
박은교 글, 이수영 그림 / 니케주니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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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대학생이기 때문에 중고등학생들, 가끔은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멘토링을 해줄 때가 종종 있다. 구체적인 공부방법에 대해서는 내 경험에 바탕을 해서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정신적인 동기부여를 해주는 데에 어려움을 느낄 때가 많았다. 특히 어린 나이일 수록 구제적인 장래희망이 아직 없는 경우가 많아서 더 어려웠다.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뿐만 아니라, 성인이 된 나에게 또한 신선한 자극이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초등학교 3~4학년 이상의 학생들에게 권하고 싶다.

  마리 퀴리, 세종대왕, 반기문, 안철수, 리처드 파인먼, 오프라 윈프리, 이황, 버락 오바마, 다나카 고이치, 넬슨 만델라와 같이 가히 세계 1등 위인이라 꼽힐 만한 인물들이 차례차례 소개되어있다. 다양한 시대, 국적, 인종, 성별, 분야를 아우르는 위인들이 소개된 것을 보며 인물 선정에 있어서 저자의 세심한 고려가 돋보인다. 한 인물에 대한 소개가 끝날 때마다 약력과 함께 각 인물의 핵심적인 공부법이 소개되어 있기 때문에 머릿속에 정리가 잘 된다. 그리고 각 위인이 동기부여를 얻은 부분이 다 다르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학생들 나름대로 제각기 영감을 받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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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황소
션 케니프 지음, 최재천.이선아 옮김 / 살림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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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동물복지에 관한 강의를 들은 적이 있었다. 그 수업은 도축 뿐만 아니라, 실험용으로 쓰이는 동물들에 대해서까지 광범위한 내용을 다루고 있었다. 내게 명쾌한 답을 주리라는 당초의 내 예상을 엇나간 수업이었다. 마음의 불편함과 결론이 내려지지 않았다는 찝찝함만을 남겼던 썩 좋지는 않은 기억으로 남았다.

  그래서 처음에 이 책을 읽을 때에도 많이 망설여졌다. 혹시 이전과 같은 경험을 또 한 번 하게 되는 건 아닐까? 그렇지만 강의가 아닌 책이니 만큼, 내가 속도를 조절할 수도,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도, 멈출 수도 있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이 책에서 하고 싶어 하는 얘기를 들으려고 노력했다. 인간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황소라는 가정이, 정말 모든 상황을 인간이 아닌 황소의 입장에서 바라보게 하는 데에 도움이 됐다. 그리고 엉프의 마지막을 묘사하는 장면은 읽을 때 마음이 아플 정도였다.

  이 책에서는 동물복지에 대해서 특정한 주장을 내세우는 것도, 사람들이 죄책감을 갖기를 강요하지도 않는다. 그저 잔잔한 목소리로, 동물들에 대해서 한 번 쯤 다시 생각해보며, 인간과 동물이 공존해서 살아갈 수 있는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다. 어린이들에게도, 성인들에게도 추천해주고 싶은 우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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