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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5대 소설 수호전·금병매·홍루몽 편 ㅣ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이나미 리쓰코 지음, 장원철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9년 11월
평점 :
삼국지, 서유기, 수호지, 금병매, 홍루몽 이렇게 중국 5 소설이라 불리는 백화 소설이 있다. 10대 후반, 20대 초반을 거쳐 뿌듯하게 5대 소설을 다 읽으며 매력적인 서사 세계를 거쳐왔다. 시공간을 초월하여 많은 사람들을 매료시켰던 매력적인 등장인물, 장면들에 대한 추억도 시간이 지나도 퇴색되지 않는 선물로 남아 있다. 하지만 오래 전 중국에서 쓰여진 이야기를 배경 지식없이 읽어내려가니 무언가 못 보고 지나온 듯한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중국 5대 소설 수호전, 금병매, 홍루몽 편’은 거의 해당 소설의 스토리 전개를 따라 해설을 한다. 중간 중간에 책에서 중요한 대목이나 대사도 나온다. 해당 소설을 다시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각 소설이 나타나게 된 시대적 배경, 그에 따른 중요 캐릭터의 상황과 그 의미가 설명이 되어 있다. 이 부분을 읽으며 비로소 이해하기 어려웠던 스토리 전개(수호지를 그냥 읽으면 왜 뜬금포로 귀순을 하고 그래??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보면 왜 귀순을 하는 걸로 스토리가 흘렀는지에 대해 알 수 있다.)와 등장 인물들의 행동이 이해가 간다. 작품의 탄생 배경이 된 창작 당시 사회 분위기에 대한 설명도 흥미롭다. 타임 여행이 추가된 해외 여행같은 느낌이 든다. 이러한 배경 설명과 함께 해설자와 함께 본문을 보면, 소설을 읽을 당시에는 단순히 지루하거나 화려하다고 느꼇던 주변 사물에 대한 설명이 생생하게 살아난다. (그 지루함과 화려함도 작자의 의도였다!)
세 소설 중 읽으면서 가장 어렵다는 느낌이 들었던 소설이 홍루몽이었다. 수호지는 인육 먹기, 영아 살해, 맨손을 호랑이 잡기 등 야만스럽고 거친 느낌으로 읽었다면, 금병매는 막장 드라마 느낌으로 읽었던 것 같다. 그에 반해 홍루몽은 부유한 집안을 배경으로 꿈만 같은 세상에서 꿈처럼 아름답고 뛰어난 등장인물들과 추접함 사람들이 뒤섞인 참으로 오묘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소설이라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 주인공 가보옥부터가 어떤 성격의 인물인지 참으로 오묘하다. 이상한 사람같기도 하기고 그렇지 않기도 하고 판단이 어렵다.
이 책의 해설을 읽으며 그 오묘함이 좀 정리가 되는 것 같다. 영원한 미완의 소설(저자가 중간에 사망을 하며 다른 사람이 끝을 맺음)이라는 점도 이 오묘함을 더하는 것 같다. 세 소설 중 홍루몽에 대한 해설이 맨 마지막에 배치된 것도 절묘하다. 꿈만 같은 아름다움이 끝없이 펼쳐진 홍루몽의 세계에서 빠져나오니 책을 읽고 난 2~3일까지도 여파가 남아 있다. 다 읽은 것이 아쉬운 느낌이 든다.
‘중국 5대 소설 수호전, 금병매, 홍루몽 편’을 읽기 전에는 잘 모르는 문학 용어가 등장하는 어려운 책 아닐까 하면서 읽을까 말까 고민을 했었다. 이런 생각은 정말 기우였다. 위 소설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흥미로운 장면을 다시 떠올리며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