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틸유아마인 언틸유아마인 시리즈
사만다 헤이즈 지음, 박미경 옮김 / 북플라자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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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원래 추리 소설을 거의 읽지 않았었는데 저번달에 위선자들을 읽고 추리소설의 매력에 퐁당 빠지게 되었다.

홍보문고가 알프레도 히치콕이 돌아왔다느니 띠지에 굵게 써진 스포일러 금지라느니

홍보가 조금 오버스럽지 않나 했었는데 다 읽고나니 완전히 마음을 바꿔먹게 되었다.

나름 머리를 열심히 굴려서 추리를 해보았는데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반전에 한동안 정신 못 차릴 정도로 충격 먹었다.

내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반전이지만 그렇다고 마지막에 급격히 꼬아서 만든 억지스러운 반전이냐고 묻는다면 절대 아니다.

무심코 지나쳤던 대화 속에서, 어휘 선택에서, 왠지 모를 어색했던 장면 속에서 사건을 논리적으로 결말로 끌여들이고 있었다.

충격에서 좀 벗어나서 안정을 찾는 순간 머릿속에 복잡하게 얽히고 꼬여있던 실마리가 깔끔하게 풀린다.

책이 500페이지에 달할 정도로 손으로 받아들면 꽤나 두꺼워서 언제 다 읽나 싶은데

일단 편안하게 자세를 잡고 읽기 시작하면 내려놓기가 힘들다.

내가 읽을 당시에 조금 할 일이 많았는데 순식간에 우선순위가 언틸유아마인 읽기로 바뀌었다.

그러고보니 언틸유아마인이라는 제목도 책 표지도 지금보니 살짝 오싹하다.

마지막 페이지, 마지막 대사까지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이번 설 연휴에는 추리소설 몇 권 쌓아놓고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위선자들도 그랬듯이 이 책, 언틸유아마인도 여자가 중심인물로 나온다는 것이 또 하나의 매력이다.

책이든 영화든 기존의 추리소설은 남자가 주된 영민한 역할을 맡고 여자는 다소 둔한 역할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언틸유아마인의 주인공급 등장인물인 셋, 로레인, 클라우디아, 조 모두 매력적인 여성이다.

오히려 로레인의 남편 아담이나 클라우디아의 남편인 제임스가 약간 눈치없고 방해가 되는 인물로 그려진다.

정반대의 상황. 지금껏 남자들이 현실세계에서 더 훌륭한 것이 아님에도 문학작품 속에서 훌륭하게 그려졌듯이

여자들이 현실세계에서 남자들을 압도할 정도로 뛰어나지 않아도 문학작품에서는 이제는 그렇게 그려지는 것도 꽤나 신선하고 통쾌하다. 

또 위선자들처럼 다행히도 언틸유아마인 역시 로레인 피셔 경위의 추리를 담은 시리즈물!이라고 한다.


내가 뭐 힘이 있나, 다음 권 출간을 기다리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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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청소년 인문학
조성환 외 지음, 최진석 추천 / 책담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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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에 들어온 첫 한 해, 2015년 내내 얼마나 많은 인문학 도서를 의기양양하게 도전했다가

몇 페이지 넘기지 못 하고 주눅들어서 장렬히 포기했는지..... 양 손,발을 다 동원해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기본적인 인문학 지식이 깔려있지도 않은 상태에서 어려운 전문 서적들 사이에 당차게 머리를 들어내밀었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그래서 도전한 지금 이순간 청소년 인문학! 미성년은 아니지만 난 아직 청소년이니까 당당하게 도전했다!

사실 나이로 따져서 청소년이든 아니든 그게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법적으로 세는 나이 문제에서 말고 인문학이란 분야에서 내 수준은 청소년도 되지 못한 유아, 소아? 그 쯤이니까.


그리고 펼쳐들자마자 곧 바로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인문학에 무지했구나를 통감했다.


대체 인문학이란 무엇일까?


나는 인문학의 정의조차 알지 못 하고 그저 '멋있어 보이니까' 인문학 지식 쌓기를

갈망하고 있었다.

인문학은 말 그대로 '인간人이 그리는 무늬文를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한다.

인간으로서 내가 그리고 있고 전체로서 인류가 그려오고 앞으로도 그려갈 무늬를 연구하는 학문.

요즘 인문학이 싸잡혀서 문사철이라 불리며 세상 사는데 도움이 안 되는 탁상이론이다, 취업을 하려면 상경계열, 공학계열로 가야 한다고 외치지만

사실 인문학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세상을 바라보고 나를 바라보는 눈을 기르지 못하면 다 무용지물이게 될 것이다.


행복,자유,마음,생명,사랑,꿈,리더,공공 총 8개의 챕터로 나누어서 각 주제별로 갖고 있는 문제의식을 친절하게 논한다.

내가 생각하는 이런 류의 청소년 책들의 장점 중 하나는 '~합니다, 어떤가요?' 이런 친절한 말투.

나에게 친근하지 않은 분야의 책을 처음 진정으로 접하게 될 때에는 마치 누군가가 내 옆에 앉아 소곤소곤 나른하게 말해주는 듯한 느낌이 포근해서 좋다.

'교수님,박사님'이 아닌 '선생님'의 분위기가 처음 접하는 분야를 앞에 둔 긴장감을 살살 녹여준다.


8개의 챕터 중에서 굳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하나를 뽑자면 단연코 '생명'!

4번째에 위치해있는 챕터지만 내 생각으로는 책 전체 내용을 모두 아우르고 있다. 생명, 살아있음 속에서 행복, 자유, 마음, 사랑, ...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읽으면서, 읽고 나서 가장 골똘하게 '인문학적'인 생각 속으로 빠지게 해주었다.


'생명이란 무엇인가?'로 시작해서 '당신은 지금 살아있나요?'로 끝맺음지어질 때까지 다양한 생각이 저절로 꼬리를 물게 된다.

중간중간 여러 가지 이야기, 말 들을 인용하여 지루해질 새도 없다.

매와 비둘기, 왕에 관한 이야기는 지금껏 앞 부분만 들어봤었는데 뒷부분이 그렇게 심오한 내용을 담고 있을 줄은 몰랐다.


인문학이 궁금하면서도 두려운 모두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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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바 2 - 제152회 나오키상 수상작 오늘의 일본문학 15
니시 카나코 지음, 송태욱 옮김 / 은행나무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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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9

 

할 일이 너무 많아서 주말에 몰아서 읽으려고 했는데 1권을 읽고 나니 주말까지 기다려서 2권을 읽는 것이 참기가 어려워졌다!

시간 남을 때마다 최고 효율의 집중력을 다 쏟아부었더니 결국 하루만에 다 읽어서 뿌듯!

오랜만에 책 읽기에 흥미들이기 시작한 지난 10월에는 몇 분씩 집중하는 것도 힘들었고 그냥 소설책 100페이지 읽는 데에 4,5시간씩 걸려서 힘겨웠는데

점점 책 읽는 습관을 안정적으로 들이기 시작한건지 아니면 아유무의 이야기에 푹 빠져있었던건지 둘 다인지 하여튼 뿌듯하다!

 

사라바 1권에서 아유무의 미성년자 시절의 비교적 안정적이고 수월한 생활 속에서 눈에 안 보이는 새에 천천히 금이 가고 있었다고 한다면

2권에서는 요즘 말로 혼돈과 파괴와 망각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태어나는 순간, 성장하는 순간을 다 지켜봐온 아유무라 그런지

좌절하고 우울한 모습을 보일 때마다 나도 좌절하고 우울했고 빠져나오려는 노력을 보면서 열심히 응원하게 되었다.

유년 시절부터 간단한 표현으로 기 쎈 엄마와 누나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남들과 조금 다른 방어기제를 발전시켜 온 아유무.

범상치 않은 갖은 사고들을 치고 상처를 받기 일쑤인 누나와 비교하면서 스스로를 높이 세웠고 안좋은 일들의 원인 제공자로 대신 원망한다.

사건에 휘말리기보다는 존재를 지우는 방식으로 늘 회피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인기를 갈구하고 수려한 외모로 인기많은 은근한 본인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낸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점점 내리막길을 걷게되지만 이미 한참을 내려온 뒤늦게야 눈치를 채고 그 후로는 좌절의 연속.

400페이지의 순간순간이 갖가지 사건들을 채워져서 정신없이 읽게 되었다.

 

원래 일본 소설의 특유의 분위기를 싫어해서 거의 읽지 않았는데 생각해보니까 제대로 끝까지 읽은 일본 소설이 한 권도 없다.

어쩌면 나의 성급한 결정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별다른 기대없이 읽은 사라바가 이리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읽을 때 진심으로 즐기면서 읽었던 책이라도 나중에 몇 번이고 또 읽고 싶은 책이 있고 한 번 읽고는 다시 생각 안 나는 책이 있는데,

사라바는 가장 잘보이는 책장에 꽂아놓고 인생에서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아유무를 보며, 다카코를 보며, 야다 아줌마, 야곱 등등 다양한 인물을 보며 기대고 싶어 진다.

 

개인적으로 야곱을 상상하면서 풋풋한 사랑을 하는 어린 소녀로 돌아간 것 처럼 설렜다. 첫사랑의 아이콘같은 느낌!

니시 가나코, 이 작가님 책 더 찾아보고 싶은 욕구가 끓어오른다. 오늘도 좋은 작가 한 분을 더 알게 되어서 행복하다.

 

1권 서평에서도 말했지만 사라바 책 디자인은 봐도봐도 예쁘다.

겉표지도 예쁘고 속표지도 예쁘고 책장에 꽂혀있는 모습 바라만 보아도 입가에 미소 폭발!


+ 책 읽으면서 줍게 되는 좋은 영화,소설,음악 정보는 보너스!

니나 시몬 Feeling good은 지금 듣고 있다. 기분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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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바 1 - 제152회 나오키상 수상작 오늘의 일본문학 14
니시 카나코 지음, 송태욱 옮김 / 은행나무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2016-01-18

 

실제로 책 받아드니까 표지 색감이나 디자인 완전 예뻐서 눈이 멀어버릴 뻔 했다.

책 표지 찌그러지거나 때타는 거 싫어하는 쫄보라 책 읽으려고 조심조심 책 커버 벗겼는데 내부는 더 예쁘다 심지어!

눈 아프지도 어둡지도 않은 딱 적당한 분홍색에 까맣고 아주 작게 그려진 사람 형체랑 하얀 별들 쏟아져있는 속표지 진짜..... 책르가즘.....

인터넷 화면상으로는 보라색으로 보이는데 실제로는 꽃분홍색이 매력적이다. 파란색 계통인 2권이랑 같이 책장에 꽂아놓으면 보기만 해도 흐뭇.

 

줄거리는 간단하게 이란 테헤란, 오사카, 이집트 카이로에서 번갈아 살아온 특이한 이력을 가진 아유무의 성장소설이다.

엄마와 누나 성격과 비롯한 싸움이 정말 장난 아니어서 어렸을 때부터 남의 눈치를 살피고 존재를 지우며 늘 활달한 막내를 연기해온다.

먼저 드는 생각이 안타까우면서도 내 어렸을 때 생각나서 같이 서글펐다.

엄마아빠가 큰 소리로 싸울 때면 그저 이불을 뒤집어 쓰고 다른 생각을 하면서 다른 세계로 빠져버릴려고 노력했으며

시끄러운 싸움 후 찾아오는 끔찍한 침묵의 냉전 기간에는 이불로도 막을 수 없어서 괴롭고 힘들었고

무엇보다 나도 늘 활발하고 걱정 없고 순수한 막내를 연기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기에 나같은 사람이 더 있다는 위로를 얻는 동시에 씁쓸했다.

누가 내 마음 속을 훔쳐본 것이 아니라면 우리 가족도 모르는 내 속을 똑같이 보여주고 이렇게 허를 찌를 수 있을까.

다만 차이점은 나에게는 사라바라고 말해 줄 야곱이 없었다.

 

제목인 사라바는 카이로에서 아유무가 사귄 현지 친구 야곱과의 인삿말.

아유무 스스로 정신적 동성애자라고 표현할 정도로 카이로에서 둘의 달달한 생활을 보다 보면 내 마음이 다 간질간질해진다.

평생을 존재 지우기를 통해 남 눈치를 보며 살아왔다지만 어쩔 수 없이 나잇대에 맞는 순수함을 보여주는 아유무와 야곱을 보다보면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다만 아유무는 이집트 사람이 아니기에 어쩔 수 없이 언젠간 일본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그 순간이 어느 사건으로 인해 갑자기 다가온다.

둘의 마지막 이별 장면은 거창하지는 않았지만 새벽감성을 타고 나까지도 눈물이 찔끔나오더라...

 

1권에서는 아유무의 미성년 시절을 다루고 있는데 태어난 그 순간부터 지켜보던 꼬마애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중학교에 들어가서 첫 여자친구를 사귀고

몽정과 자위를 알게 되고 고등학교 들어가서는 첫 경험을 하게 되는 순간을 다 지켜보고 있으니 내가 키운 애가 쑥쑥 성장하는 듯 해서 아쉬움마저 들었다.

여타 성장소설에서는 느껴보진 못 한 기분이라 신기하다. 아유무라는 인물을 매우 현실적으로, 입체적으로, 그려내고 있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모든 것에 쉽게 흥미를 잃는지라 드라마도 안 보고 해리포터조차도 책이든 영화든 1편만 보고 덮어놨었는데

이상하게 1권을 덮고 나니 2권이 궁금해진다. 1권까지는 아유무가 나보다 어렸어서 내 어린 시절 추억이랑 비교하는 재미로 보았는데

2권부터는 곧 나보다 나이가 많아질테니 묘한? 여하튼 새로운 기분으로 보게 될 것 같다.

딱 20살인 내 나이와 비슷하게 1권과 2권이 남기니 시리즈물이라는 느낌보다는 뭔가 불연속적인 것 같은 기분!



여기에 있는 모두는 언젠가 만날 수 없게 되는 친구들이다.

어렸던 우리는 자연스레 그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므로 그 시간을 소중히 했다.

한순간, 한순간은 우리 안에서 스파크를 일으켰고,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이기에 그 반짝임은 강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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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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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31 

잠시 못된 사대주의에 빠졌었는지 정말 오랜만에 읽은 한국 소설!

일단 번역가나 출판사에 대해 머리 아프게 정보를 안 찾아봐도 된다는 점이 편했다.


읽어보니 왜 베스트셀러인지 완전히 납득이 갔다.

일단 알츠하이머에 걸린 전직 연쇄살인마라는 자극적이면서 흥미가 가는 소재.

단락이 짧게 짧게 나누고 문장도 대체로 간결하고 간단한 구조라서 읽기도 쉽다. 얇기도 얇음.

그리고 깊은 생각 않고도 알아채기 쉬운 복선과 막판의 반전.

명성있는 작가와 영향력 있는 출판사까지 그냥 딱 한 순간 베스트셀러로 지나갈 그저 그런 소설.


복선이라고 던져놓은 것들이 매우 허접...하고 일차원적이지만

대중들의 입맛을 끌려면 그런 쉬운 복선들로 나도 맞출 수 있다!는 뿌듯함을 심어주는게 중요하니까.

물론 나도 날카로운 눈썰미와 심도있는 분석같은 것은 아예 젬병이기에 추리소설은 거의 안 읽지만 말이다.


다만 결말이라고 내놓은 반전이 너무 뻔하고 뻔하고 뻔하고 이미 한물간 흔한 반전...

90년대 중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영화 뒤져보면 이런 류의 반전을 가진 영화가 몇 백 개는 될 것이다.

2013년에 놀라울 반전이라기엔 이미 너무 색이 바란 듯하다.

그저 개인적으로 다시 한국 소설 찾아볼 계기를 제공했다는데에 의의가 있다.

역시 베스트셀러 믿을게 못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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