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어드 - 인류의 역사와 뇌 구조까지 바꿔놓은 문화적 진화의 힘
조지프 헨릭 지음, 유강은 옮김 / 21세기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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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균, 쇠는 어려웠지만(지명과 이름이 특히나!!) 읽으면 읽을수록 흐름이나 이해가 가치 있는 책이었다. 이 책은 인류학을 전공하던 저자가 사회심리학자인 지인과 함께 비교문화 연구를 위해 검토한 자료를 학술지 및 논문으로 지속적으로 발표한다. 그 중심에는 WEIRD 위어드가 있고, 저자는 핵심이 되는 위어드와 변화한 문화가 진화에 미친 힘을 이야기한다.

서구의(Western), 교육 수준이 높고(Educated), 산업화된(Industrialized), 부유하고(Rich), 민주적인(Democratic) 사람들. 세상은 이들을 ‘WEIRD(위어드)’라 칭한다.

총균쇠가 대륙의 문명이 총과 균, 쇠라는 키워드를 통해 문명 불평등의 원일은 생태지리학, 생태학, 유전학, 병리학, 문화인류학, 언어학 등의 접선을 통해 역사와 문명 분석에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했다면, 위어드는 문화와 관습을 통해 인류의 문명이 각기 다른 길을 걷게 된 계기를 설명하는 책이다. 두 책다 사회진화론적 의미를 분석하는 책이라 여러모로 비슷했으나 각기 다른 관점을 지닌 부분도 있었다. 

총균쇠가 기술의 발전과 인류 문명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면, 위어드는 종교 가족 관습 등 사회 문화의 관점에서 문명의 발달을 설명하는 책이라 볼 수 있다.

위어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나?

위어드란 용어를 거창하게 말했으나 사회를 바꾸는 보다 진보적인 인간의 형태를 의미한다. 위어드의 첫 장에서는 이런 진보적인 사람들의 심리의 요소를 이야기한다. 2장에서는 이런 이들이 사회와 문화를 진화시킨 형태와 심리에 대해 설명한다. 

3장부터 위어드와 문화를 통해 발전된 사회와 문명의 변화를 이야기한다. 사회 구조와 문화를 변화시킨 첫 번째 키워드는 친족의 해체이다. 이는 국가의 성립으로 이어진다. 

국가가 발전된 가장 큰 토대는 종교로 서구 사회에 미친 영향이 커서인지 4장부터 6장까지가 종교에 대한 이야기다. 종교는 서구 사회 문화 가족의 형태와 사상까지 바꾼 기묘하고도 이상한 조직의 형태라 설명한다. 

7장과 9장은 기술의 발전을 통해 변화하는 사회를 설명한다. 7장은 농사의 변화와 함께 변화한 사회와 문화 심리의 변화를 설명한다. 8장은 농업사회에서 상업 사회를 변화하는 기반 중 하나를 일부일처제라는 제도를 통해 설명한다. 결혼제도가 바꾼 인류의 형태는 혁신적이다. 그리고 평등한 가족이 탄생한다. 

친족에서 해방된 개인은 상업혁명을 이끈다. 9장은 집단의 경쟁을 통해 성장하는 사회를 설명하는데 이는 시장과 상업 사회의 탄생과 맞물려 있다. 시장의 형성은 근대 사회로 들어서는 계기를 제공한다. 인류의 문화에서 중요한 키워드로 9장부터 11장까지 길게 설명한다. 시장의 발생으로 인해 도시는 발전되고 집단은 경쟁을 시작한다. 집단과 집단의 경쟁은 갈등을 유발하고 이는 전쟁이 일어나는 하나의 심리적인 요인으로 작동된다.

근대 사회를 이루는 가장 중요한 문화 사회적 요소는 어떤 것이 있을까. 위어드에서는 개인의 권리가 서구 법 제도로 발전하는 것과 민주주의를 얘기한다. 

근대 이후 세계는 더 이상 따로 나누어진 국가의 형태가 아니다. 환경문제만 해도 한 국가가 잘해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근대 이후 국가는 세계화 시대에 들어섰고 서로 연대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유럽은 EU라는 하나의 국가 연합, 공동체 조직을 형성한다. 세계화 시대 위어드가 세상을 바꾸기 위해선 어떤 조건들이 필요할까? 

12장부터는 근대 사회의 위어드의 기반이 된 프로테스탄티즘과 계몽주의 사상가를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는 위어드의 조건과 사회적 심리를 통해 만들어지는 혁신을 이야기한다.

사피엔스와 총균쇠가 더해진

사회진화론 서적

'위어드는 사피엔스와 총균쇠를 함께 읽는 느낌이 드는 책이었다. 이런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일부는 예측 가능한 이야기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첫 장에서는 위어드의 특성을 사회심리학과 진화론을 통해 분석한 부분이다. 위에도 설명했듯이 위어드는 진보주의자, 사회의 변혁을 꾀하는 자들이다. 신기한 것은 위어드 인구 집단은 가족과 친구를 중시하는 이들을 좋지 않게 생각한다는 점이다. 위어드의 개인주의와 개인적 동기를 가진 이들이다. 이들은 조직과 체제에 순응하지 않는 이들이라는 점이 흥미로웠다. 

또한 위어드에서 가장 크게 페이지를 할애하는 부분은 가족의 구성의 변화와 종교이다. 인류의 진화는 가족들이 모여사는 씨족의 형태에서 시작되어 이 친족의 형태가 분해되면서 국가로 발전된다. 씨족이라는 큰 가족의 형태에서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현대의 가족의 형태를 구성이 된다. 위에도 기술했듯이 일부일처제가 인류의 진화에 혁신적이라 평가하면서 한 장을 할애하면서 설명하는 부분도 재밌게 읽혔다. 특히 결혼과 남성 호르몬의 변화를 연관시키는데, 이를 읽으면 인류가 만든 가장 훌륭한 제도가 왜 '결혼'인지 이해가 되었다. 

인류의 문명의 큰 발전을 문해력과 연결하면서 종교를 가져온 점도 여러모로 흥미롭다. 종교가 개인의 생활에서 바꾼 것은 문해력뿐만이 아니다. 종교적 확신은 의사결정과 심리학 사회의 형태를 바꿔놓았다. 또한 믿음과 관행, 기술, 사회 규범 등 사회 전반적인 형태를 바꿔놓았다. 요새 많은 이들은 종교를 믿지 않고 신뢰하진 않지만, 종교가 가진 이 고유의 힘은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이런 사회진화론에 흥미가 있다면 위어드는 지적욕구를 자극할 만한 책이다. 다만 벽돌책이라는 별명처럼 기존에 나온 사피엔스 총균쇠보다 훨씬 두껍고 방대한 양은 마음을 다잡고 책읽기에 들어서게 만든다. (768쪽 손가락 두 마디 정도 되는 꽤 두꺼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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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제어 - 뇌 과학과 시간 감각
마르크 비트만 지음, 강민경 옮김 / 일므디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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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절대적이다. 누구에게나 똑같은 시간이 흐르고, 언젠가는 죽는다. 이것이 삶의 공평함이며 우리가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시간 제어'의 저자 마르크 비트만은 이 말은 맞으면서도 틀렸다 주장한다. 시간은 상대적이다. 어떨 때 시간은 빠르게 흐른다 느껴지고, 어떤 순간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고 느낀다.

이는 일상에서도 흔하게 인지하는 감각이다. 지루한 책이나 영화를 볼 때 시간이 가지 않는다 느끼고,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흘러 시간이 부족하다 느낀다. 하지만 이는 실제 시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인지하고 지각하는 감각된 시간이다. 

에이, 무슨 말이 그래. 말장난 같기도 한 말에 누군가는 허망하게 웃을 수 있다. 하지만 이 감각된 시간을 우리의 뇌가 실재 시간으로 인식한다면 어떨까? 심지어 수명까지도 결정짓는다면 책의 내용이 농담처럼 들리진 않을 것이다.

'시간 제어'는 우리의 몸이 인식하는 시간 감각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인식되는 시간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인간이 느끼는 시간 감각에 대해 설명한다. 전문서적이지만 일상의 예시를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되어 있다. 

인간은 시간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을 이해하고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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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제어'에서는 개인이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인문학적 지식들을 제공한다. 많은 자기 계발서에서는 시간을 통제하여 더 높은 효율을, 성과를 이야기한다. 시간 제어는 시간을 통제하기보다는 내 몸에 맞는 시간 흐름을 파악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예를 들자면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에 대한 긴 시간 동안 이루어진 논쟁이 있었다. 뇌과학자들의 연구 결과 이는 실제로 실험을 통해 증명되었다. 이 실험을 통해 아침형 인간이 저녁형 인간이 될 필요는 없다. 이 시간의 흐름을 이해하고 활용하도록 노력해는 것이 더 큰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저녁형 인간은 사회적 구조와 생체 시계 사이의 괴리를 느낀다. 이들은 자연적인 취침–기상 리듬 때문에 밤에 일찍 잠들지 못하지만 아침에는 원래 일어나야 하는 시간보다 일찍 일어난다. 그래서 평일에 심각한 수면 부족을 겪고, 주말에 잠을 몰아서 잔다. 조사 결과, 저녁형인 사람들은 낮 동안 졸음을 쫓으려고 카페인 음료를 더 많이 마셨고 저녁에는 쉽게 잠들기 위해 알코올을 더 많이 섭취했다. 이런 행동은 전형적인 자가 진단 및 처방이다. 저녁형인 사람들은 아침형인 사람들에 비해 주관적인 수면의 질이 낮았다.

왜 시간이 필요할까? 중에서

또한 건강과 장수의 비밀도 시간에 있다고 말한다. 스트레스와 불안에서 개인이 반응하는 시간의 차이가 난다는 것을 기술한다. 다만 주관적인 시간을 길게 느끼는 사람은 그만큼의 시간을 더 살게 되는지, 그 효과가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 부분에 대한 기술들은 추측성으로 나오는 것이 아쉽다. 아무래도 거기까지는 연구가 도달하지 못한 것 같다.

시간과 장수의 연결고리는 스트레스의 관리로 차이가 나타난다. 책에서는 '카르페 디엠(현재에 충실하라)'이 장수의 키워드라 설명한다.

여러 연구 결과에서도 우울증이나 불안 장애를 겪는 환자들이 시간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특히 불안을 유발하는 상황에 처하면 환자들은 시간이 길게 늘어났다고 느꼈다. 예를 들어 거미 공포증이 있는 사람이 약 45초 동안 가까이에 있는 거미를 관찰할 경우, 이 사람이 느낀 주관적인 시간은 거미 공포증이 없는 사람이 느낀 시간보다 훨씬 길었다. 스트레스가 극심한 상황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주관적인 시간이 늘어났다고 느낄 수 있다.

시간 감각이 만들어지는 법 중에서

시간은 인간이 쓸 수 있는 가장 값진 것이라고 말한다. 흘러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등 시간과 관련된 다양한 명언이 존재한다. '시간 제어'를 통해 우리가 생각한 것 이상의 시간에 대해 알 수 있다. 시간과 보다 친해질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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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물리 이야기
하시모토 고지 지음, 서수지 옮김, 김석현 감수 / 사람과나무사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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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물리 이야기" 제목부터 담대하다. 이 대범함,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미리 보기라도 봐야 한다. 정말 재밌을까? 그것도 세상에서 제일로... 물리학이 살아가는데 필요하지만 재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출판사도 이러한 사실을 모르진 않을 텐데, 세상에서 가장이라는 제목을 달다니. 이건 독자에서 건네는 도전장이 아닐까.

여타의 물리학 서적처럼 물리 이론을 쉽게 풀어쓴 책이라 생각했다. 그 이론들이 쉽고 재밌어봤자 얼마나 재밌겠어, 코웃음을 치며 책을 펼친 뒤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에 휩싸였다. 책에선 전혀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책은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건들에 물리학자의 궁금증을 더해 물리학 이론을 고찰하는 이야기다. 

물리학 이론과 원리가 등장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물리 이야기' 이 책에서 가장 중심을 두는 건 물리학적 사고다. 

불꽃놀이의 불꽃을 보면서 "이번 불꽃은 마그네슘이 많군." "소리가 도달하는 속도로 보아 발화점은 2킬로미터 떨어진 곳이군.(이게 된단 말인가?? =ㅂ=)""지표면에서 올려다 본 각도가 39도인 걸 보니 삼각함수를 사용하기 적당하겠어"라는 생각을 하는 물리학자의 뇌. 그리고 관련된 물리학 공식들과 논증이 등장한다. 


생각해 보니 이 책의 홍보글 내용 역시 만두피와 만두소 어느 쪽도 애매하게 남지 않고 딱 맞게 만두를 빚는 물리학 방법은? 마트에서 사람들과의 충돌을 방지하는 물리학자의 보행법은 무엇일까? 따위를 질문했다. 따위라는 문장이 미안할 정도로 긴 페이지를 할애하며 매우 심도 있게 고찰한다. 

요리의 무한한 가능성이 가능한지 직접 논증하는 사고체계를 보면서 범인은 당황할 수밖에 없다. 저자는 한 챕터에 모든 물리학자들은 근삿값 환자라고 말한다. 물리학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을 엘리베이터. 그 안에 가득 찰 인간들을 구체화하면서 몇 명이 안에 들어가는지를 본능적으로 계산한다고 적는다. 물리학자가 보통 사람은 아니구나를 알 수 있는 책이다.

책의 추천사처럼 이 책을 읽으면 물리학자의 사고체계를 파악할 수 있다. 전제와 논증, 실증으로 이루어진 그들의 사고체계는 범상치 않다. 책 제목을 잘못 지었다. "이상하고 재밌는 물리학자의 사고체계" "물리학자의 세상에 대한 고찰"혹은 "물리학보다 매력적인 물리학자 이야기" 정도가 적당한 제목이 아니었을까(마지막 제목이 딱인 듯). 

물리학보다 매력적인 물리학자들

원래 물리학자들은 이럴까.

알쓸신잡에 등장했던 김상욱 교수님도 매우 독특한 캐릭터였다. 심각하게 진지하고 고찰적이다 보니 특이한 친구. 사랑 하나를 얘기하는데 인류의 진화까지 가져오는 매우 심각하지만 로맨틱한 교수님. 물리학에는 독특하지만 깊이 있는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많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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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물리 이야기를 통해 물리학자들이 세상을 보는 관심, 논리구조들을 알 수 있게 되었다. 동시에 물리학자들의 흥미와 관심사를 살짝 엿보게 되었다. 모든 물리학자들은 연구만 하느라 세상사 관심 없고, 자신들만 물리에 관심 있는 걸 모를 줄 알았다. 책 안 곳곳에서 세상에 인정받지 못하는 물리학자들의 삶(저자는 은근 즐기는 듯 보였다.)을 이야기하느 저자의 태도나 책을 읽기 전 주의 사항을 보니. 물리학자들도 자신이 세상에서 괴짜 취급을 받는 걸 잘 알고 있는듯했다. 주의사항은 공감 사항이 많아 읽는 동안 웃을 수 있었다. 

세상에 제일까지는 아니지만 곳곳에 재미요소가 있다. 읽다가 여러 번 웃을 수 있는 책이다. 신기해서 사고가 기발해서 어처구니가 없어서 여러 가지의 이유로 웃을 수 있는 책이다. 독특한 내용을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은 친구가 주변에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해 주고 싶다. 

책을 읽는 동안 이 책의 저자처럼 재밌는 물리학자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하지만 마지막 장을 덮은 순간 물리학과 친해졌는지는 의문이 든다.

웃으면서 즐겁게 읽을 수 있는 물리학자들의 삶과 일상, 그들의 사고체계를 엿보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덤처럼 물리학 이론이 주어지는 책이다. 저자는 이렇게 독자들이 물리학과 친해지기를 바랐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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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us Gabriel VS - 마르쿠스 가브리엘의 차이와 분열을 극복하는 철학, 서로 이해할 수 없는 사람과 살다
마르쿠스 가브리엘 지음, 오노 가즈모토 엮음, 쓰키타니 마키.노경아 옮김 / 사유와공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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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와 내용이 흥미가 가 철학을 전공한 지인에게 물었더니 읽을 수 있으면 읽을 만한 책이라 추천받았다. 다만 신간이라 내용을 잘 모르는 부분으로 기존에 저술한 '예술의 힘'과 '왜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가'를 추천받았다. 아 그리고 호기심이 생겨 조회를 해보니 바로 알았다. 천재였구나... 천재였어... 철학에서 천재란 기존의 사고방식에 반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이들이라 생각하는데, 마르쿠스 가브리엘이 그러했다. 시대의 천재들이 모여서 썼다는 초예측에도 이름을 올린 것을 보니 (아 초예측 읽었는데... 무슨 내용인지 기억이 안 난다 ㅠ_ㅠ) 시대의 지성이었음, 기존에 읽은 아는 인물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철학이 사상이 어렵다 읽어도 읽어도 기억이 안 나니 말이다.

마르쿠스 가브리엘은 포스트모더니즘 이후 신실재론을 주장하는 철학자이다. 

실재론(實在論)은 의식, 주관으로부터 독립된 실재를 인정하고, 그것을 올바른 인식의 목적 및 기준으로 보는 관점이다. 실재의 유사성은 인정하지만 이해의 정확도를 증명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맥락에서는 관념론과 대조되는 견해로 볼 수 있다. 

일본에서 인기가 많은 철학자로 인터뷰로 구성된 초예측, 이번에 제작된 Markus Gabriel VS까지 다양한 책들이 제작되고 있다. 안타깝게도 한국에서는 조명되지 못하는듯하다. 서적이나 유튜브 영상 철학 해석에 관련된 자료들이 많이 부족한 편이었다.


현대인은 타자와 자기의 관계를 왜곡된 형태로 인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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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us Gabriel VS'는 갈등과 대립이 고조화되는 현대 사회에서 나와 생각이 다른 타자와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사회에 다양성이 존중될수록 분열과 대립은 심화될 것이다. 갈등의 심화를 막으려면 '다름의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

책에서는 가장 먼저 타자성과 정체성의 개념을 확립한다. 신실존주의 타자성과 기존 철학에서 구분 짓던 타자성을 비교한다. 그리고 전혀 다른 타인과 어울려 산다는 것의 의미를 고찰한다. 

2장에서는 1장에서 정의한 개념을 통해 사회에서 분열과 대립을 일으키는 상황들이 나아갈 길을 제시한다. 정치와 종교, 가족, 사랑과 연애, 기술의 발전 등 대립과 분열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과의 관계를 이야기한다. 다만 기술의 발전을 세상의 분열 요소로 꼽았다는 점이 특이하게 여겨졌다. 

철학 책임에도 읽다 보면 심리학 서적을 읽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4장은 제목부터가 '내 감정과 마주하기'다. 대립과 분열을 이야기하면서 왜 '자아'를 이야기할까 고민했으나 한 개인을 가장 크게 분열시키는 것은 내적 갈등이 아닌가 싶다. 특히 개인이 가진 감정은 한 존재의 상태 메시지 창이자 타인을 비추는 거울이다. 내 감정을 오롯이 볼 수 있을 때 타인의 감정을 정확히 알 수 있다. 타인과의 관계에 있어 무엇보다 자신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말한다.


마지막 5장에서는 진리이자 절대적 가치인 종교와 윤리 이야기한다. 

단 이 책의 특이한 점은 사람이 행복하기 위해 추구하는 이타적 행위를 거부한다. 타인을 행복하기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거나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모순에 가깝다. 개인이 가장 소중히 여겨야 할 존재는 '자신'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적는다. 아 최근에 읽은 심리학 서적들이 스쳐 지나간다.

사람이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타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타자에게 행복의 조건을 제공하는 것이어서 그 누구도 타자를 행복하게 할 수 없다. 사람은 오직 자기 자신만 행복하게 만들 수 있고, 타자에게는 행복의 조건을 제공할 수 있을 뿐이다. 행복하게 만드는 것과 행복의 조건을 제공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

내 감정과 마주하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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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란 참으로 재밌는 존재가 아닌가 싶다. 다양한 이론으로 해석하려 하지만 해석되지 않는 존재이기도 하다. 경제학도 철학 다양한 학문들은 시대에 따라 기존의 가치관을 수정해왔다. 최근 인간의 행동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인문학적 학문들은 보다 인간을 담고자 했다. Markus Gabriel VS 역시 기존의 가치관을 수정하고 보다 인간의 관점에서 자아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는 안목을 기를 것을 이야기한다. 다만 수정되는 가치관이 대철학자 칸트의 도덕률을 교정하려는 점이 시대의 지성답다랄까. 아니면 그 정도 지위에 있기에 가능하다랄까... 칸트에 대한 마르쿠스 가브리엘의 관점은 독특하면서 매력적이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타 서적에도 관련 내용이 나와 있다고 하는데 Markus Gabriel VS에서 훨씬 쉽게 풀어서 설명되어 있다.)

도덕을 타자와 자신의 관계에 관한 것으로 생각하는 풍조는 현대 도덕을 둘러싼 담론에서 파생된 혼란이라고 생각한다. 분명 도덕은 타자와 나의 관계에 관한 것이지만, 그와 동시에 나와 나 자신의 관계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 타자와의 관계는 항상 나 자신과의 관계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종교-윤리-타자의 관계 중에서

타자가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자아이지만, 타자에 휩쓸려서는 안된다고 조언하는 점. 철학은 이론에 국한되어서는 안되며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점 등 또한 과학과 기술이 대립과 분열을 일으킨다고 설명하면서 기술을 윤리 아래에 두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젊은 철학자여서 일까, 기존의 가치관을 벗어난 자유로운 이야기들을 다양하게 전개하는 멋진 철학책이다. 최근에 읽은 철학 에세이 '당신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와도 겹치는 부분이 많아 쉽게 연결해서 읽을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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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us Gabriel VS'는 인터뷰집을 엮어서 만든 책이다. 인터뷰기 때문에 각 장점과 단점이 있는데, 장점은 다른 철학서에 비해(마르쿠스 가브리엘이 기술한 전작에 비해서도) 훨씬 쉽다는 점이다. 단점은 인터뷰어의 지식수준에 따라 이야기의 깊이가 정해진다는 점이다. 인터뷰어의 준비와 지식에 따라 이야기가 수준이 너무 낮거나 평이해질 수 있는 점이 이런 책들의 단점이다.

이 책에서는 양쪽의 장단의 적절히 가지고 있는 책처럼 보인다. 이 문제는 Markus Gabriel VS뿐만 아니라 인터뷰로 진행되었던 초예측에서도 나타났던 문제였다. 책을 펴낸 후에 철학자에게 한 번 검수나 교정 작업을 할 순 없는지 조금 의문이 들었다.

장점과 단점을 비교해서 본다고 해도 장점에 조금 무게를 두고 싶은데, 어려울 법한 이야기들을 쉽게 풀어서 설명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마르쿠스 가브리엘의 다른 철학서적을 읽기 전 이 책을 읽는 걸 추천한다. 마르쿠스 가브리엘의 책을 깊이 있게 읽었거나 이해가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심심할 수 있어 왜 세계사의 시간은 거꾸로 흐르는가, 생각이란 무엇인가, 지나치게 연결된 사회 등 다양한 책이 있으니 찾아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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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믹스 - 경제학에도 인문학이 필요하다
디드러 낸슨 매클로스키 지음, 박홍경 옮김 / 세종연구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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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믹스'는 숫자로만 계산되는 경제학과 인간의 심리, 행동의 차이에서 나타나는 오류를 설명하면서 경제학에도 인문학이 필요하다 설명하는 책이다. 이 책은 서문에서부터 경제학자들과 인문학자들을 책의 동지라 표현한다. 한마디로 어렵다는 뜻이다. '예술 진리를 훔치다' 같은 미학 전공서적에 준하는 책도 읽었는데, 이 정도쯤이야...라고 생각했으나 예상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깊이 있는 내용과 싶도 깊은 이해 다 좋지만, 어렵다. 정말 어려운 책이다.

책의 첫 페이지에는 경제학에 인문학이 필요한 기본적인 증명으로 인간의 소유욕을 설명한다. 경제학이 숫자로 이야기한다면 사람들은 노동의 대가가 아닌 돈은 줍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거리에 떨어진 돈을 아무렇지도 않게 줍는다. 이는 인간에게 기본적으로 예시된 소유욕 때문이다. 이는 경제학의 기본 명제와는 다르다는 의미이며, 이로 인해 경제학은 인문학적 지식을 필요로 한다는 증명 같은데... 글을 적는 순간 이 내용을 맞게 이해했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책은 1부 제안과 2부 킬러앱, 3부 의심 세 가지로 나누어져 있다. 1부 제안은 기존 경제학의 문제점과 모순 등을 들어 인문학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한다. 2부에서는 시대의 대풍요는 수사학과 인문학의 산물이라는 근거를 들어 인문학이 경제학에 중요한 킬러앱인 이유를 설명한다. 3부에서는 휴머노믹스를 의심하는 경제학자와 정치철학 인문학자들의 주장을 반박하며, 휴머노믹스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한다. 

여러모로 좋은 내용과 의미 깊은 이야기를 전하는 책이나 접근이 쉽지 않다. 서문에서 부터 기재한 학술서, 학문연구적 성격때문일까.

'휴머노믹스'의 어려움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에서 기인한다. 

첫 번째는 읽는 독자가 경제학 기본 지식이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기술하고 있다. 경제학 이론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의 내용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며 읽는 동안 자신이 맞게 읽고 있는 것인지 의문하게 될 것이다. (지금의 나처럼 ㅠㅠ)

두 번째는 불친절한 번역과 각주이다. 번역은 전문 용어를 그대로 번역한다. 산업의 분업화 이후 산업을 고도화로 발전시키는 과정을 특화(specialization)라 설명한다. 대체 이 특화가 뭘까? 네이버에 몇 가지가 검색이 되지만 설명이 미묘하게 달라 바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어떤 사전에는 특화를 분업화와 혼동되게 기술되어 있는데, 이를 책의 내용과 맞춰서 해석해야 하는 고난도의 해석 능력도 필요로 한다.

문단에 등장하는 각주를 매우 싫어하는데, 휴머노믹스에는 출처를 기재한 각주가 상당히 등장한다. 각주는 내용이 영어로 되어있다. 조금만 친절했으면 어땠을까? 읽는 동안 남는 아쉬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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